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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감정조절장치
작가 : 오새롬
작품등록일 : 2017.6.7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스스로 감정을 통제 할 수 있는 기계를 얻게 된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인연들이 기계와 연관된 것만 같다.

등장인물들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감정조절장치 12화
작성일 : 17-06-23 09:07     조회 : 397     추천 : 0     분량 : 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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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내 역시 알지 못하는 눈치다. 그가 없이는 벌어진 일들을 해결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굳이 의심 살 만한 행동을 할 것 같지 않았다. 결국 알고 있는 사실들만이라도 듣기 위해 잠잠히 귀를 기울인다.

  “저도 아버지가 술에 취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는 것뿐입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알게 된 사이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왜 그 여자가 아버지를 피해 이사를 가면서까지 아파트에서 쫓아내려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녀가 이사를 간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경비 아저씨가 더 이상 근처에 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누군가의 탓이라고 돌려버리기엔 그가 만난 두 사람 모두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느꼈다. 물론 그녀와 가까워지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파트를 떠나면서 까지 누군가를 쫓아 낼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아무리 헝클어진 퍼즐 조각을 맞추려 해봐도 쉽게 자리를 찾지 못했다. 아저씨와 그녀가 연결 되어 있는 무언가를 떠올려본다. 한참 생각을 정리하다 택배상자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어쩌면 그가 맡고 있던 택배들이 둘 사이를 갈라놓을 만한 이유로 작용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아저씨가 501호 사람의 택배를 저에게 맡기신 적이 있어요. 안에 있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뭔가 연관이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사내가 알지 못한 힌트를 조금씩 떠올리다보니 풀어야 할 숙제들이 점차 쌓이기 시작한다.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이긴 했지만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지 당혹스럽기만 했다. 우선 가장 먼저 할 일을 생각하다 그녀에게 택배상자에 관련된 일들을 묻기로 한다.

  며칠 뒤, 그녀와 함께 보낸 잠깐의 시간을 떠올리며 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세세히 떠올려 본다. 남들보다 솔직하고 눈치가 제법 빠르다는 것 외에는 별 다른 특징이 없었다. 택배상자가 없어졌다며 다급히 그의 집으로 찾아 온 그날. 상자 안에는 과연 어떤 물건이 담겨져 있었을까? 차라리 상자하나를 미리 숨겨놓기라도 했다면 지금 이 의혹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집에 도착한다. 나날이 늘어가는 주량에 맥주 한 캔쯤은 가볍게 딸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전 공적인 일부터 해결하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는다. 소설 속 어린 아이가 꿈속으로 찾아와 많은 사람들이 다칠 거라고 경고했던 일이 떠올랐다. 책 속 주인공은 그의 현실 친구가 될 만큼 친숙하고 가까워진 존재였다. 잠든 사이 일러준 경고가 어쩌면 현실세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만한 이야기들이 그에게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괴롭히고 있었다. 잡생각은 접어두고 어린아이를 끄집어내기 위해 작업에 몰두한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감정조절장치에 다가가 분노와 슬픔을 조금씩 올려놓았다. 긍정적인 감정들만 사용하다 어떤 탈이 생길지도 모르는 불안정안 감정을 실행시키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어둡고 낯선 감정들은 유난히 느리고 묵직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아이는 어른들을 증오했다. 누구도 비밀을 지키지 않았고 자신의 궁금증을 파헤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할 뿐이었다.’

  자신을 이용한 어른들에게 분노를 느낀 아이가 복수를 벌인 이야기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맞물려 흘러간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능숙하게 사람들을 이용할 수 있다면 불안장애에 걸린 어른보단 사이코패스가 돼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어쩌면 불안하고 혼돈뿐인 마음을 틈타 남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결여된 상태인지도 모른다.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뿐 머릿속으로 생명을 빼앗아버린 사람은 이미 수십 명에 달했다. 남들은 평생을 가도 알지 못할 그의 이야기들이 책을 쓰는데 좋은 자극제가 되어 막힘없이 글을 써내려갈 수 있었다.

  감정조절장치의 효과가 정점에 다가설수록 소설에 대한 완성도는 더욱 높아져갔다. 모두 세상을 살아가서는 안 될 더러운 인간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없앴을 수 있을지 마음 속 분노에 부채질을 해본다. 한참동안 소설에 매달리다 딸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분노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작품을 위해선 좀 더 강하게 기계를 이용할 필요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위험한 듯하다.

  선을 넘지 않게 감정을 조절한 상태에서 불쾌해진 마음에 휴식을 갖는다. 즐겨마시던 달콤한 커피 한잔을 들고 며칠 전 그녀가 음식을 차려 준 식탁 앞에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경비아저씨와 그녀의 관계가 그리 오래 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늘 그를 통해 전달 된 물건들이 좋지만은 않은 사이를 대변하고 있었다.

  지금 쯤 아버지의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있을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남긴다. 더 이상 직접적인 표현은 불쾌하게 느껴 질 수 있었기에 간단한 안부인사 정도로 대화를 시작했다. 한가한 점심시간쯤이 돼서야 인사에 대한 답이 도착했다. 출근한지 3일 만에 회사 일을 완전 마스터했다는 사실과 혼자서 일 처리를 할 수 있는 부서로 발령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예상보다 발랄한 메시지 내용들이 무거웠던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준다.

  어두운 표정과 기분 좋은 말들 속에 진정으로 그녀가 갖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좋지 않은 안색을 하고서 그를 맞았던 여자는 어느 순간부터 누구보다 밝고 명랑해지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 필요한 감정들을 모두 알고 있는 듯 보인다. 그저 우연일지 모르는 많은 일들을 핑계로 쉽게 사람을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어떤 말들로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 이내 좋은 방법이 떠올라 메시지를 입력한다.

  ‘방금 전 택배가 저희 집으로 다시 배달됐어요. 제가 오늘은 급한 일정이 있어서 그러는데 다음에 찾아 가시겠어요?’

  택배이야기가 나오자 5분이 지나지 않아 곧장 답장이 도착했다. 예상한대로 굉장히 다급하고 서두르는 느낌이 든다.

  ‘아니오. 괜찮으시면 501호에 그대로 옮겨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직은 빈집이라 따로 가져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하루라도 빨리 물건을 찾아가고 싶어 하는 모습이 여느 여자들과는 다르지 않아 보였다. 웬만큼 중요한 물건이라면 급히 찾아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이유들은 또 다시 그의 머리를 스쳤다. 왜 그녀에게 도착하는 택배들은 당사자도 예상하지 못하는 시점에 갑자기 배달되는 것일까? 만약 직접 주문한 물건들이 오는 거라면 굳이 예전에 살던 집으로 올 이유도 없었다. 고작 택배하나에 고정된 생각은 반나절이 지나도록 답을 찾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만다.

  우선 그녀의 집에 택배를 대신하여 놓을 물건들을 떠올려본다. 그녀가 이 아파트에 살던 시절 화가 나서 상자를 발로 찼던 일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 정도 기억으로 물건을 대체할 다른 것들을 찾아내는 대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는 수 없이 경비실 근처에 쌓인 여러 상자를 모아다가 주소까지 직접 써넣으며 당시와 비슷한 상자들을 준비했다.

  세 개의 상자를 쌓아놓고 그때와 똑같은 각을 맞춰 조심스럽게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걸어서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 이웃집이었지만 실제 빈집으로 남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건장한 청년들이 그를 둘러싸고 탈출하지 못하도록 붙잡아 놓을지 모른다. 괜한 상상이 그의 발을 붙잡았지만 이내 불안감을 떨쳐내고 미리 전해들은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에게 찾아 온 기회마다 최대한의 힌트를 얻기 위해 주위에 이상한 물건이나 의심 갈만한 것들은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이사를 가던 날과 같이 널려있는 종잇조각들이 그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없었음을 알리고 있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발코니와 창틀 심지어 화장실까지 뒤졌지만 별 다른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왠지 누군가가 찾아올 것만 같은 싸늘한 기분에 급히 벗어 놓은 신발을 구겨 신었다.

  어느 샌가 풀려버린 신발 끈을 묶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집에 발견되기는 힘들어 보이는 조각 하나를 발견한다. 단순히 바닥에 떨어진 나뭇조각 같아 보였지만 이것 역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 주머니에 다급히 물건을 챙겨 넣고 도망가듯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아무도 지켜보고 있지 않았을 짧은 시간에도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지는 바람에 호흡이 가빠왔다.

  자리를 잡고 앉아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물체를 요리조리 살피며 의미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것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익숙한 질감이 그가 갖고 있는 물건들과도 연관 있는 듯 보였다. 이제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단순한 오지랖일지 모르는 의문의 끈에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보인다. 시간이 지나도 최고조가 되어버린 집중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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