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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보통이 아닌 연애
작가 : 꿀크리스마스
작품등록일 : 2017.6.16

준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그것도 6살이나 어린, 갓 대학을 졸업한, 아주 예쁜, 우리 회사 신입사원과.

개자식, 3년 간 사랑이 이거야?

소임은 이를 바득 갈았다.
이별을 고했던 건 소임이었지만,
헤어진 지 이제 한 달 남짓 지난 시기에 새로운 애인을 사귀는 건
임준답지 않았으니까.

“오해하고 있잖아. 어떻게 나를 그렇게 몰라.”
왠지 모를 슬픈 눈으로 자꾸만 소임의 주위를 맴도는 준과

“저한테 고백한 거 아니예요? 나는 우리가 오늘부터 1일인 줄 알았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들이대는 카페 알바생 진기까지.

소임과 준, 그리고 진기가 그려내는
보통인 듯 보통이 아닌 연애 이야기.

 
7 보통이 아닌 연하 (4)
작성일 : 17-06-22 23:49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6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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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보통이 아닌 연하 (4)

 

 

  직장인에게 금요일이란, 불금이란, 주말이란.

  그것이 내가 사는 이유요, 내가 존재하는 이유로다. 일주일이 월화수목금토일 7일이 아닌 금토일 3일인 이유다. 좀비 같은 얼굴로 눈 밑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모니터 화면 속에 빠져 살다가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영원히 월요일 따위는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는 요일이다.

  그런 직장인에게 금요일 야근이란,

  “아주 잣 같다 이거예요.”

  몇 시간동안 참았던 울분을 쏟아내듯, 소임은 회사 건물을 나오면서 그렇게 말했다. 밤 10시가 지난 시각. 금요일이 벌써 다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직장인이 사는 이유고 존재하는 이유고 숨을 쉬는 유일한 시간인 금요일 저녁이 다 지나갔다는 말이다. 그것도 회사에서, 일을 하며.

  “스트레스나 풀 겸 맥주 한 잔 콜?”

  아무리 다 저물어 가는 금요일이라고 해도 끝난 건 아니니까. 남은 불금의 불씨라도 태우고 들어가자는 뜻에서 소임은 도희에게 맥주를 권했다.

  “아, 나 집에 일이 있어. 들어가 봐야 해.”

  “뭐야, 그 반응. 완전 회식하자고 말하는 직장 상사가 절대로 붙잡지 못할 핑계대면서 빠져나가는 것 같은 이 느낌, 뭐야.”

  “너나 뭐야, 무슨 말이 그렇게 길어. 웃겨, 진짜. 나 진짜 일 있어, 가 봐야해. 월요일에 봐.”

  도희는 정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듯 소소하게 웃으며 먼저 뒤돌아섰다. 소임은 이대로 들어가긴 아쉬운 것 같아서 소라와 소혜에게도 연락을 해봤지만 소라는 뉴 데이트 메이트와 함께인 중이었고, 소혜는 다 끝내지 못한 서류들을 검토하느라 무거운 짐을 지고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니까 당장 전화를 끊으라고 난리였다.

  “흥, 오늘은 그냥 가기 아쉬운데.”

  “어디 가는데요?”

  “아아아아악! 깜짝이야!”

  혼잣말을 하고 있던 소임은 불쑥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자지러질 듯이 놀라면서 뒤돌아봤다. 그리고 그곳에는 카페인에 중독된 소임이 회사 내 자판기에서 믹스 커피나 마시면서 금단증상을 참아내게 만든 그 장본인, 진기가 있었다.

  준과 유희를 피할 일이 없어졌다며 나름 안도하고 있던 소임이 다시 누군가를 피하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진기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동안 진기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소임은 결국 이렇게 진기와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못 볼 사람 봤어요? 왜 그렇게 자지러지듯이 놀라요.”

  진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소임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매번 불쑥 불쑥 찾아와서 놀라게 하면서, 왜 자꾸 그렇게 놀라냐고 물어보면 내가 뭐라고 대답하겠니.’

  그렇게 말하고 싶은 소임은 마음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자꾸 어디선가 툭 튀어 나와서 갑자기 말을 걸잖아요.”

  “누가요?”

  “그 쪽이요.”

  “그 쪽이 누군데요?”

  “뭐야, 자꾸 이럴 거예요?”

  “이름 좀 한 번 불러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요?”

  “뭐야, 진짜……”

  “빨리요.”

  진기는 대답을 재촉하듯 귀엽게 애교를 부리고 있었고, 소임은 그런 진기의 모습이 나쁘지 않았다. 작게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그 쪽이요. 진기씨가요.”

  “그렇게 이름 들으니까 좋네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태연하게 말하는 진기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낯설어서, 소임은 조금 얼굴을 붉혔다.

  “소임씨가 자꾸 나를 피하니까, 이렇게 나타나야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비밀리에 진기를 피하고 있었다고 믿었던 소임이었다. 하지만 소임은 잘 모르고 있었다. 너무도 티가 나게 진기를 피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진기의 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소임은 당황하고 말았다.

  “제, 제가, 언제? 언제 피해요? 그 쪽을?”

  “피했잖아요. 하루에 몇 번이고 오던 카페를 갑자기 딱, 끊었는데. 커피를 끊었을 리는 없고.”

  “아, 아니, 아니예요! 커피 끊었어요! 맞아요, 내가 커피를 끊었어요.”

  “아닌데. 헐리앗이 아닌 저어어기 프렌차이즈 카페로 갔다는 정보를 입수했어요.”

  “헉.”

  딱 한 번이었다. 믹스 커피는 너무 달달하고 텁텁했다. 연한 아메리카노가 간절했던 소임은 헐리앗 카페를 돌고 돌아 회사에서 좀 떨어진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연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소임의 취향을 몰랐던 알바생이 실수로 진하게 커피를 줬지만 말이다.

  “내 뒷조사하고 다녀요?”

  “거기 카페 알바생이 제 친구예요.”

  “아…… 아니, 그, 그건. 미안합니다……”

  가만히 소임을 바라보던 진기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소임은 진기가 장난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뭐예요, 장난이예요?”

  “네, 장난은 맞는데요. 저 피하고 있던 것도 맞는 것 같은데요?”

  소임은 모든 걸 다 들켜버려 아주 부끄러웠다. 당장이라도 진기를 밀치고 달려서 집으로 곧장 들어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숨고 싶었다.

  “내일 주말인데 뭐해요?”

  진기가 다시 한 번 훅, 들어왔다. 소임은 말려들지 않기 위해 재빨리 대답했다.

  “자요! 잘 거예요. 평일 내내 너어어무 힘들었어서 하루 종일 잘 겁니다.”

  “그럼, 일요일은?”

  “일요일도요. 제가 원래 잠이 많아요.”

  소임은 멋쩍은 듯 웃으면서 말했다. 진기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늘은요?”

  “아, 어, 오늘 밤부터예요. 자는 거. 푹 잘 거예요.”

  “계속 잔다라…… 약속은 없다는 뜻이네요?”

  그 틈새를 노리고 치고 들어오는 진기였다.

  “아, 그렇지만…… 전, 자야 하는데……”

  “내일도 자고, 모레도 자고. 어차피 잘 거면 오늘은 좀 늦게 자도 되잖아요? 가요.”

  “네? 어딜 가요?”

  “영화 예매했어요. 심야영화. 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서둘러야겠다. 빨리 타요.”

  “아니, 잘 거라니까요? 피곤해서?”

  “그럼 영화관 가서 자요. 영화 보면서. 내가 차로 영화관까지 데리고 갔다가, 집까지 고이 모셔다 줄게요. 푹 자요, 내 옆에서.”

  소임은 거절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진기한테 진 것이다.

 

 

 *

 

 

  진기는 영화를 보자며 소임을 극장으로 데려왔는데, 정말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의도뿐이었던 건지도 몰랐다. 소임에게 그럼 이제 잠을 자라고 말하더니 팔짱을 끼고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영화가 시작된 순간부터 소임에게 말을 걸거나, 눈길을 주거나 하지 않았다. 오로지 영화 감상.

  소임은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내심 편했다. 어두컴컴하고 소리라고는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가 전부인 공간, 그리고 편안한 의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왠지, 바로 집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날이어서, 조금 고맙기도 했다. 하지만 소임은 내가 지금 어쩌다 여기서, 이 남자와 함께 영화를 보고 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야. 갑자기 나한테 친근하게 구는 것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고.’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앉은 진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평소 같았으면 금방이라도 획, 고개를 돌려 왜 봐요? 내가 그렇게 좋아요? 같은 당황스러운 말이나 내뱉었을 진기였는데, 영화에 꽤 집중했던지 진기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럼 나도 오랜만에 영화 감상이나 해볼까.’

  소임은 진기가 집중해서 보고 있는 영화관의 스크린으로 서서히 시선을 옮겼다.

  영상은 은은했고 대사와 배경음악은 잔잔하게 흐르는 외국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중년의 부부였는데, 새로운 권태기를 겪고 있는 두 사람, 치열한 갈등들 끝에 둘이서 바래진 사랑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함께 찾아가려는 내용의 영화인 듯 했다.

  영화의 막바지, 여자 주인공인 중년의 여성이 말했다.

  [익숙함이 익숙해진, 당신의 모습이 서운했어요.]

  그녀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중년의 남성이 말했다.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몇 년인데,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소? 오히려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당신과 함께 라는 그 소속감이 행복했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당신이 어떤 마음인지, 그래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아무하고나 맺을 수 없는 관계가 아니오?]

  그 역시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녀와 그는 그런 식의 대화를 무던하고 과장되지 않게 진행했다. 그 잔잔하고도 조용한 대화를 들으며, 소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아마도, 준과의 이별의 과정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진기와 영화관 좌석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불현 듯 뇌리에 들어와 박혔다. 준이 아닌 진기와. 소임은 분명 준이 떠올랐다. 술을 못했던 준, 언제나 당차고 자신만만했던 준이 은밀히 즐기는 취미가 있다면 그것은, 집에서 혼자 맥주 한 캔을 홀짝이며, 그 맥주에 취해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었다.

  소임과 연애를 하며 종종 준은 그 은밀한 취미를 소임과 함께 하고자 했다. 준과는 영화관 보다는 준의 집에서 디비디로 영화를 보는 일이 더 많았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보며 즐거워했었다.

  너와 나도 영화 속 중년 부부처럼 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면,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을까, 소임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흑……”

  그런 추억에 젖기 시작하자 소임은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고, 그 감정에 못 이겨 울음을 참는 소리가 흘러 나왔을 때, 영화는 종료되었고 어두웠던 영화관에 환하게 불이 켜졌다. 그러니 당연히 진기는 울고 있는 소임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소임씨, 괜찮아요?”

  “앗, 네. 흡, 영화가, 흑, 감동적이네요.”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요. 피곤하죠? 데려다 줄게요, 가요.”

  다행히 소임은 갑작스런 눈물의 원인을 영화라고 둘러댈 수 있었고, 감명깊게 영화를 본 진기는 그런 소임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유희는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중이었다. 높은 하이힐의 뒷굽이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 들키지는 않을까 뒷꿈치를 더 들고 힘을 주고 걷느라 종아리 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쥐가 날 지경이었다.

  “아우씨, 어디까지 가는 거야?”

  유희는 직장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주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멈춰있던 유희가 다시 구두 굽에 온 힘을 가하며 살금살금 누군가를 뒤쫓기 시작했다. 그 누군가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유희 역시 동태를 찬찬히 살피다 미끄러지듯이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 있지?”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을 하며 유희는 누군가의 행적을 쫓았다. 그리고 카페 한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과 서류 더미를 꺼내는 준을 발견했다. 유희는 카운터로 다가가 음료를 한 잔 주문했다. 음료가 나올 때까지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유희는 점원이 건네주는 음료를 신경질 적인 손짓으로 낚아챘다. 점원이 기분이 나쁜 표정을 지었지만 유희는 신경쓰지 않았다.

  “어머, 임대리님이 여기 어쩐 일이세요?”

  태연하게 자리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던 유희는 아주 우연히, 발견했다는 듯 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 저는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유희씨는 여기 어쩐 일이예요?”

  “근처에 일이 있어서 들렀는데, 일이 또 취소가 돼서요. 날도 좋고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서 카페 잠깐 온 건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임대리님께서 계시네요?”

  점원에게 짓던 날카로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유희는 아주 사근사근한 말투와 밝은 미소로 준의 맞은편에 앉았다. 준은 갑작스럽게 합석을 하는 유희를 당황스럽게 쳐다봤지만, 유희는 조금 뻔뻔스러운 태도로 앉아도 되죠? 하고는 바로 앉아 버렸다.

  “이렇게 만나니까, 정말 반갑네요.”

  “네, 저도 그렇네요.”

  준은 예의바른 태도로 유희를 대했다. 미안하지만, 마쳐야 하는 일이 있어서…… 와 같은 말을 꺼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하며 유희의 말을 스치듯 들으며 대꾸를 하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오늘 안에 일을 끝내지 못할 것 같아 마음을 먹고 말을 꺼내려던 준은 미처 말을 뱉지 못했다. 유희의 입에서 소임의 이름이 나와 버린 것이다.

  “맞다! 차대리님 애인 있으신가 봐요?”

  “아, 왜요?”

  “아니 어제, 야근 끝내고 회사 밖에 나왔는데 차대리님이 어떤 남자분이랑 이야기하고 계시더라고요.”

  그 자식이다, 라고 준은 생각했다.

  “아니, 뭐…… 이야기한다고 다 애인인가요, 어디.”

  “그, 뭐랄까. 분위기? 같은 거 있잖아요. 되게 묘하던데.”

  “그래요?”

  준은 별일 아니라는 듯 혹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 더 이상 관심이 없는 척을 했다. 유희 같은 경우, 준이 소임과 3년간의 연애를 한 후 얼마 전 헤어졌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아니, 적어도 준 그리고 직장 사람들 또한 모를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유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척은 하지 않았다.

  “막 이야기를 하더니, 차대리님께서 그 남자 분 차를 타고 가시더라고요.”

  “크흡, 헉, 흠흠. 차, 차요?”

  뜨거운 커피를 마시려던 준은 유희의 말에 화들짝 놀라 사례가 걸리고 말았다. 커피의 온도가 꽤나 뜨거웠는데, 목구멍이 다 데어버린 느낌이었다. 낯선 남자의 차라니. 준과 연애를 하고서도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준의 차에 타던 소임이었다. 누군가의 차에 탑승한다는 건, 왠지 그 사람이 혼자 사는 자취방에 들어가는 느낌이라나, 뭐라나.

  그렇게 당황하는 준의 모습을 보며 유희는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딱,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정해져 있었다.

  “좀 이르기는 한데…… 어디가서 맥주 한 잔이라도 할까요?”

  죄송하지만 제가 술을 못 마셔서, 라고 생각을 하던 준은

  “그럼, 그럴까요?”

  하고 대답하고 말았다. 유희는 뭔가 소임과 그 남자 사이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느낌이었고, 잘 하면 그런 것들을 말해줄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유희는 그 이상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이런 준의 반응은 유희가 노린 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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