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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더 포저(The Pauser)
작가 : 송지음
작품등록일 : 2017.6.1

[범죄·추리·미스터리·판타지·로맨스]
일시 정지된 시공간, 멈춰진 세상에서 범죄의 비밀을 쫓는다.
시간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현이우. 특수범죄사무국의 영업팀 김수호.
이우에게 도착하는 의문의 메시지로 인해 스치게 된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과 시즌별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범죄 사건들.
각 사건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범죄조직의 최종 목표를 파헤치는 과정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서로를 위한 헌신과 희생.
수호의 헌신을 통해 잠재된 능력을 깨워가는 이우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시즌제 소설.

 
{ 더 포저 시즌 Ⅱ} 아담의 비밀 ... 9(완결)
작성일 : 17-06-21 18:06     조회 : 324     추천 : 5     분량 : 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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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뜨끈한 욕조에 들어앉아 이우는 새벽집 앞에서 정신을 잃었던 순간을 곰곰이 되짚고 있었다. 호흡으로 들이마셨던 게 뭐였기에 그토록 순식간에 기절을 했을까.

 암전, 퀴퀴한 냄새, 뇌를 긁던 파리떼 소리. 지린내가 진동하던 화장실.

 꿈처럼 토막토막 끊어진 장면을 떠올리던 이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뒤늦게 무서워졌다.

 뉴욕에 살던 동안에는 거친 사람 한둘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했었다. 범죄에 동참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였다.

 총구에 겨눠지기까지 한 적도 있지만 크게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거칠게 굴어봐야 시간을 쓰면 그만이었다.

 이번 일을 겪고 나서야 이우는 마약에 취하면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 메시지를 계속 풀어야 한다면, 이번 같은 기습적인 마약 공격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욕조 마개를 열며 몸을 일으킨 이우는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봉긋한 유방을 지나 체모에 가려진 불두덩에 시선을 세웠다. 한숨이 절로 흘렀다.

 그나마 무사히 빠져나온 게 기적이다.

 문득 찡해지는 코끝을 비볐다. 수호가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방으로 들어오는 수호를 이우가 쳐다보았다.

 “안 잤네?”

 이우는 침대에 누운 채로 웃어보였다.

 “그 메시지 말이야.”

 수호가 침대 머리맡으로 걸터앉으며 말을 꺼냈다.

 “셔츠는 작아요? 제꺼?”

 이우가 딴 소리를 꺼냈다. 이우의 반팔티셔츠를 입고 있던 수호는 제 몸을 힐끗 내려다보고는 킁, 웃었다.

 “뭔 놈의 셔츠마다 죄다 어깨 뽕을 달아두셨냐. 생긴 대로 살아라 인마.”

 이우가 싱겁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감긴 눈을 잠시 보던 수호는 이마를 짚었다.

 “열은 좀 떨어지나 보다. 아직도 머리 아파?”

 “네.”

 이우가 눈을 감은 채 대꾸했다.

 “그 메시지 학교에서 주는 문제 맞아?”

 이우는 가만히 숨을 죽였다. 감은 눈꺼풀이 떨려왔다.

 언제까지 숨겨야할까. 알게 되면, 신기해하고 부러워하고 더 친해지려 하고, 엉뚱한 것을 부탁하고 요구하고, 의심하고 다그치고, 그러다가 점차 피하고 외면하겠지.

 여태 그래왔듯, 결국 또 괴물이 되고, 버려지게 되고.

 “네.”

 “학교 그만두자.”

 바로 이어진 대꾸에 이우는 눈을 떴다.

 “학교 그만둬. 너 학생 그만해. 형도.”

 수호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우와 시선을 맞췄다.

 “형도 니가 하지 말라면 그만할게. 일.”

 이우는 왠지 멍해졌다. 낮춰진 숨을 내쉬며 날카로운 눈매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만두면 돼, 형도.”

 이우는 주춤거리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누워. 머리 아프다며.”

 “형 하는 일 중요한 일이잖아요.”

 수호는 바로 대꾸하지 못했다.

 묵묵해진 수호를 잠시 보던 이우는 이불 위로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중요한 일일 텐데, 그런 소릴 막 해요? 저 때문에?”

 수호는 픽 웃었다. 이우 앞으로 가까이 들어앉아 두 손을 맞잡았다.

 “중요한 일이지. 살면서 형한테 지금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없었지.”

 이우는 맞쥔 손으로 시선을 내렸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지금 형한테는 니가 더 중요해.”

 수호의 입에서 문득 웃음이 흘렀다.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신기했다.

 언제부터 이런 건지, 이게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지만, 이우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의 자신에게는.

 “형 아니라도 회사 굴러가. 빈자리는 누구든 메우게 돼있어. 형도, 꼭 그 일 아니라도 뭐든 하면 돼. 무슨 일이든 막상 하면 또 그럭저럭.”

 이우는 수호에게 붙들린 손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근데 너는 안 메워질 거 같아.”

 이우가 수호의 얼굴로 시선을 올렸다. 수호는 웃으며 말을 더했다.

 “형한테, 너 좀 대체불가야. 절대 권력자.”

 이우는 찡 울리는 콧등을 찡그리며 웃었다.

 “그 메시지, 아무래도 좀 이상하지? 너도 알지?”

 이우는 입을 열지 못하고 시선만 물끄러미 맞췄다.

 “그거 진짜 교수가 주는 거 맞으면, 학교 그만두자.”

 “학교에서 준다는 말, 안 믿잖아요.”

 이우의 대답에 수호는 잠시 입을 닫았다. 어딘가 시무룩한 이우의 얼굴을 뜯어보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니가 하는 말들, 형은 무조건 믿어. 아니, 믿고 싶어. 상식적으로 믿기 힘든 얘기도 그냥 믿고 싶더라.”

 수호는 맞잡은 손에 힘을 더 넣으며 말을 이었다.

 “학점이니 교수니, 왜 엉뚱한 소리를 했는지는 몰라도,”

 수호는 말 중간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믿고 싶더라. 몰라도 되니까 말 안 해 주겠지. 말 못 하는 사정이 있겠지. 형도 너한테 형 얘기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냥 모르는 척하면 되겠지. 근데,”

 수호는 이우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근데 그 메시지는 형이 모른 척을 못 하겠다 이제.”

 이우의 이마에 수호는 손이 짚어졌다.

 “정답이 죄다 범죄현장이잖아. 너 이렇게 위험하게 하는 건 형이 모른 척 못 해. 그 메시지 답 그만 찾아.”

 “형 형사 맞죠? 비슷한 직업이나.”

 엉뚱한 대꾸에 수호는 이마의 손을 내렸다. 잠시 시선을 맞추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

 이우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는 심란한 얼굴로 말했다.

 “형 이제 큰일 났다.”

 “왜요?”

 “잡혀가서 콩밥 먹어야 돼, 형.”

 “네?”

 이우가 어리둥절 눈을 키웠다. 수호는 괜히 천장 구석을 두리번거리고는 고개를 기울이며 속닥거렸다.

 “국가기밀이거든. 형의 존재는.”

 찰나 멍하던 이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수호가 떨떠름해서 목소리를 키웠다.

 “야, 진짜야. 형 진짜 국가기밀이야. 농담 아니고.”

 이우가 웃음을 꾹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는 슬그머니 약이 올랐다. 진실을 말해줬더니 어쩐지 안 믿는 눈치다.

 수호는 이내 한숨을 팍 내쉬었다. 첫 대면부터, 이우 앞에서는 딱 바보 같은 짓만 해왔던 걸 잘 알고 있었다.

 “메시지 이제 안 풀 거지?”

 수호가 이우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대답을 잠시 망설이던 이우가 입을 열었다.

 “그럼, 메시지 오면 형이 풀어줘요.”

 “그래! 그럼 되지!”

 수호는 득달같이 대답했다. 범죄를 예고하는 메시지. 차라리 자기한테 넘겨주면 속이 얼마나 후련할까, 바라던 바였다.

 “대신,”

 이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장소 확인하러 갈 때 저도 같이 가요.”

 “뭐?”

 수호는 인상을 팍 구겼다.

 “꼭 같이 가야 돼요. 꼭.”

 “왜!”

 수호의 목청이 버럭 커졌다. 움찔 눈치를 살피던 이우가 싱겁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제가 꼭 가야 되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저한테 오는 거예요, 그 메시지.”

 “야 인마.”

 수호의 한숨이 팍팍 터져 나왔다. 이우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자신의 말솜씨에 울화통이 치밀었다. 이를 악물고 애써 조곤조곤 말했다.

 “이우야. 니가 형 얘기를 이해 못 했나 본데, 자 봐봐. 저번 선바위 때 메시지, 장소뿐 아니라 범행 날짜랑 시간까지 정확하게 예고했어. 너 이번에 받은 메시지도 정확한 주소에 마약인 거까지 완벽하게 암시했고.”

 “정확한 주소요? 마약이래요?”

 이우의 눈이 커졌다. 수호는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웃었다.

 “마약 아니면, 참 내. 너 어제 왜 그랬는데? 뭐에 미쳐서 울고불고, 형한테 막 소리 지르고, 형한테 막, 응? 막 그러고, 형 셔츠 다 뜯고, 형 가슴에 막, 응?”

 어리바리하게 맺어지는 말에 이우가 웃음을 꾹 깨물었다. 얼굴이 새삼 뜨거워졌다.

 “그 퀴즈도 형이 다 풀었어요. 도산대로 새벽집 맞은편 칠 번지 구 번지. 지하 이 층, 아담. 아담이 엑스터시예요. 엑스터시라고 혹시 들어는 봤어요?”

 “아…….”

 이우는 탄식을 흘렸다. 그렇게 답답했는데, 꽉 막혔던 체기가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정확한 메시지가 있을 수 있어? 그건 정보 수집으로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의 메시지가 아니야. 그건 분명."

 수호는 이우를 괜스레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

 “범죄자가 보내는 메시지야. 보내는 놈이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히 위험한 새끼야.”

 이우는 멍하게 눈을 깜빡였다. 피해자를 도우려는 메시지가 아닌 범죄자의 메시지, 일까. 그게 말이 될까. 범죄자라면 계획을 숨기겠지 무슨 이유로 예고를 한다는 걸까.

 “어차피 니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잖아. 지난번도 이번에도 전부 형이 해….”

 수호는 마른입을 다셨다. 이걸 정말 다 말해버려야 하는 걸까. 기밀 엄수가 중요한가, 이우가 중요한가.

 수호는 한숨을 팍 쉬고는 말을 이었다.

 “형이 해결했어. 두 건 다. 놀랐지? 저번 공사현장에서 나쁜 놈들 엄청 잡아들인 거 너 몰랐지? 형이 죄다 때려잡았어요. 어제도, 그 약쟁이 새끼들 두목 놈도 형이 때려잡고. 넌 쓸데없이 나섰다가 포컷, 나쁜 놈들한테 잡혀가서 이 고생만 하고.”

 이우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입술을 꾹 씹었다. 수호가 다 때려잡은 줄은 정말 몰랐었다.

 수호는 선바위 하이드를 떠올리며 허공을 노려보았다.

 “너한테 약 놓은 새끼, 그건 이제 형한테 죽은 목숨이야.”

 “이번 메시지 답 찾은 건 진짜 몰랐어요.”

 “그니까 하는 말이잖아. 한마디로, 너 어차피 장소 찾아가 봐야 도움 안 된다 이거야. 도움도 안 되는데, 형이 혼자 가서 해결하는 게 편하지, 안 그래? 너 있으면 형이 너 신경 쓰느라 나쁜 놈들 못 잡아요.”

 이우는 입술을 잘근거렸다. 뭐라고 설명해야 데려가려나. 분명 시간이 필요한 일이 있으니 자신에게 보내지는 메시지일 텐데.

 “이우야, 형 말 좀 들어라. 응?”

 수호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달랬다. 이우는 입이 말랐다. 말을 해야 할까.

 “대답 안 해줘? 현장 찾아가지 말기. 응?”

 “형, 우리 잠깐 휴전.”

 “응?”

 “생각 좀 해볼게요. 머리도 좀 아프고요. 이따 또 얘기해요, 네?”

 수호는 이를 앙다물며 이우를 째려보았다.

 

 

 “재미 좀 보고 있냐?”

 전화를 받은 기웅은 운전석 시트를 뒤로 뉘였다. 차 밖으로 지나치는 남자의 얼굴에 시선을 올렸다.

 -형은 영업?-

 “그래 인마. 파트너 결근하신 덕분에 종아리 터지게 다닌다.”

 -형이 째라며.-

 “니가 언제부터 째란다고 진짜 쨌냐.”

 -참 내, 지금이라도 나가? 혼자 힘들어?-

 “됐어 인마. 나도 한 시간만 더 보고 땡땡이 칠거네요.”

 -김 실장은 별말 없어?-

 “니가 웬일로 결근 신청을 다 한다 하겠지. 걱정 마.”

 -알았어. 내일 일찍 들어갈게.-

 기웅은 지나가는 중년 남자 하나를 힐끗 살피며 대꾸했다.

 “좋겠다. 애인이랑 이틀 밤이나 보내고.”

 -애인은 무슨, 아픈 애 혼자 있으니까 있는 거지.-

 “허이구, 아픈 애 데리고 딴짓은 안 하셨고요?”

 -절대 안 했거든요?-

 기웅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하여간 답답한 놈. 떠먹여줘도 못 먹어요.”

 -에이 진짜, 이우가 무슨 요구르-

 기웅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가 선글라스를 끼며 차에서 내려섰다.

 아이스커피를 들고 슬렁슬렁 걷던 기웅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미간에 힘을 주며 이마를 긁적였다.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네, 저예요. 사람 하나만 봐주세요. 현이우. 한국 나이 스물둘이고 하버드 연계 서울대 교환학생이구요. 네, 남성이요. 신분증넘버 제가 알아요. 전화번호랑 같이 전송할 테니까 확인하시구요. 부모는 미국 뉴욕에 있다 그러는데 정확히 확인해주시고, 현재 연락 주고받는 사람이나 기관, 통화 메시지내역. 만나는 사람, 방문 장소. 꼼꼼하게 좀 봐주세요. 네. 아니요, 거주지는 필요 없어요. 네 고마워요.”

 통화를 끊자마자 메시지를 전송한 기웅은 빨대를 입에 물며 슬슬 걸음을 옮겼다.

 

 

 “정말 내가 하는 말은 다 믿어요?”

 이우는 식탁으로 앉으며 물었다. 죽 포장을 벗기던 수호가 시선을 들었다.

 “어떤 허황된 얘기를 해도, 다 믿어요?”

 반복된 물음에 수호가 입을 열었다.

 “얼마나 허황된 얘긴지 들어보고 결정하면 안 될까?”

 “치, 그게 뭐야. 안 믿는 거네요.”

 “그러는 너는? 너도 형 국가기밀인 거 안 믿잖아.”

 이우가 아랫입술을 슬그머니 깨물었다.

 “저 봐. 자기도 내 말 안 믿으면서.”

 새는 웃음을 킥킥 터뜨린 이우를 째려보던 수호가 옆자리로 붙어 앉으며 물었다.

 “뭔데? 뭐, 비밀얘기야?”

 이우는 계속 망설였다. 자신을 온전히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수호를 잃게 될 것이 뻔하다는 확신이 팽팽하게 부딪혔다.

 수호는 입술만 씹고 있는 이우를 물끄러미 보았다.

 왜 저렇게 속만 태울까. 말하기 힘든 얘기라면, 듣기에 좋지 않은 이야기라면, 자신은 알고 싶은 걸까. 덮고 싶은 걸까.

 “그 얘기, 형한테 꼭 해야 되는 이유 있어?”

 수호의 말에 이우가 시선을 맞췄다.

 “말하기 어려운 얘기 같은데 뭔지는 몰라도. 입도 안 떨어지는 얘기를 형한테 꼭 해야 되는 이유, 있어?”

 이우는 가만히 숨을 죽였다. 그냥 믿어볼까 수호를.

 “뻔하지.”

 말을 더한 수호는 이우의 죽 그릇을 당겼다. 수저로 죽을 휘저어 식히며 말했다.

 “억지로 말해야 되는 이유, 설득하려고 그러는 거밖에 더 있어?”

 수호는 이우와 시선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형이 국가기밀까지 턴 이유가 뭔데. 너 퀴즈 그만 쫓아다니라고 설득하고 싶어서 그런 건데. 너도 지금 형 설득시키려고 그러지? 퀴즈 장소 가겠다고?”

 빤히 시선을 맞추던 이우가 슬며시 끄덕였다.

 “안 통해.”

 수호는 딱 잘라 말했다. 식힌 죽을 이우에게 밀어주며 말을 더했다.

 “무슨 얘기를 해도 안 통해.”

 “알고 나면 이해할 거예요. 형도.”

 “아니.”

 수호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절대 이해 안 할 거야. 무슨 말을 털어놔도 안 통해. 니가 무림의 초고수라도 못 가.”

 이우의 입에 또 웃음이 샜다. 무림의 초고수는 또 뭘까.

 “니가 설마 슈퍼맨에 배트맨에 초능력자에 외계인이라서 온갖 살벌한 능력 다 갖다 쓴다고 해도.”

 이우는 가만히 숨을 죽였다.

 “그래도 안 통해. 위험한 곳은 절대 못 보내.”

 “초능력자는 위험할 게 없잖아요.”

 “뭐어? 차암 내.”

 수호가 눈을 부릅떴다.

 “넌 영웅물 영화 안 봐? 초능력자고 나발이고 아무리 슈퍼히어로라도 죽기 직전까지 너덜너덜해져야 간신히 이겨. 몰라?”

 이우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울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수호가 갑작스러운 헛웃음을 킁, 흘렸다.

 “니가 설마 흉갑조끼 입고 슈퍼맨으로 변신할 수 있다 그래도 형은 너 못 보내. 왜냐, 너 잘못되면 내가 못 사니까.”

 이우는 싱겁게 웃으며 찡한 코끝을 비비적거렸다.

 “형이랑 약속 좀 해줘. 그 퀴즈 형한테 맡기기로.”

 수호가 새끼손가락을 펼쳐 내밀었다.

 “푸는 건 니가 다 풀어. 가는 것만 안 하기. 응? 응?”

 세워진 손가락을 물끄러미 보던 이우는 한숨 실린 웃음을 흘렸다. 새끼손가락을 세워 맞걸자 수호의 눈이 환하게 부릅떠졌다.

 “약속했다 너?”

 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질거리는 둥근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던 수호가 고개를 불쑥 내밀어 코끝에 촉, 입을 맞췄다.

 이우는 뜨거워지는 얼굴로 쑥스러운 웃음을 헤헹 웃었다.

 

 

 

 - 더 포저 시즌 2. 아담의 비밀 끝 -

 

 

 ***{ 시즌 3. 그들의 포커스 } 로 이어집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김연옥 17-06-21 21:41
 
잘읽었습니당~ ^^ ~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송서진 17-06-21 22:35
 
흉갑 조끼 입고 슈퍼맨 변신 ㅋㅋㅋㅋ
반쯤 맞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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