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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로판] Hey, Say!!!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8

"세이언 클로이트! 나랑 사귀자!!!" "싫어요." 헤이는 세이언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작렬히 차였다. "나는 사랑을 원하고 너는 우정을 원하고. 그러니까 승부다! 내가 이기면 나랑 사귀고 니가 이기면..." "제가 이길 때마다 책을 사주세요." 수도수비대 '트와일라잇'의 기사, 헤이와 카페 '블루스톤'의 주인, 세이언의 내기의 행방은?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1. 미운 오리 새끼 (9)
작성일 : 17-06-20 00:30     조회 : 379     추천 : 1     분량 : 7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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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와 레빈은 처음 폴을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잠시 주춤했다. 폴에게 부탁을 받았을 때에는 분명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났던 것 같은데 지금은 폴과 멜로니, 아르판만이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조금 주춤한 헤이와 레빈과는 다르게 세이언은 예상했다는 듯이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느긋한 걸음으로 폴과 멜로니, 아르판이 앉아있는 원탁으로 다가갔다.

 

  “어서들 앉으시게. 자네들을 기다리고 있었네. 그래, 사건은 해결 하셨는가.”

 

  “물론이죠.”

 

  헤이는 당찬 표정으로 말하며 레빈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세이언은 방을 한 번 둘러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 방은 손님을 접객하는 곳이 아니군요.”

 

  세이언의 말에 폴이 껄껄 웃었다.

 

  “잘 아는 군. 이 방은 나와 멜로니가 차를 즐길 때 쓰는 곳이네. 이 원탁은 자네들을 맞이하기 위해 임시로 가져다 놓은 것이지.”

 

  헤이는 세이언을 힐끗 바라 보았다. 그는 역시나 멋진 사람이었다. 굉장한 사람이었다. 함께 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던 것을 그는 단번에 알아챘다. 새삼스레 반해버릴 것 같아 그녀는 얼른 눈을 돌렸다.

 

  “그래, 범인은 누구인가.”

 

  “저희가 조사한 바로, 범인은 아르판씨였어요.”

 

  폴의 물음에 헤이가 재빠르게 말했다. 그녀는 세이언에게 순서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꼭 이겨서 그를 자신의 연인으로 하고 싶었다. 다른 누군가가 그를 채어 가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조사한 것들을 종합해 보면 아르판이 가장 유력한 범인이었고 그 외에는 달리 올라온 이가 없었다.

 

  “우선 상단의 사람들에게 그 날의 아르판씨의 행방을 물었어요. 상단 사람들이 말하길 사건들이 일어나는 날 밤에 아르판씨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대해서 혹시 하실 말이 추가로 남아있나요?”

 

  “아니.”

 

  아르판은 탐탁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세이언은 가만히 턱을 괴었다. 레빈은 그런 세이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무언가 말하고자 입술을 달싹였지만 헤이가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어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멜로니는 아르판이 범인이라는 말에 놀랐다는 듯이 살짝 입을 가렸다. 세이언은 멜로니의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습격당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더군요. 아르판씨가 범인이라고.”

 

  “그렇다면 자네들은 아르판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겐가?”

 

  “네, 그렇죠. 특히나 피해자들의 상처는 타격계 무기로 맞은 흔적이었어요. 그리고 상단 내에서 타격계 무기를 잘 다루는 사람은 흔하지 않죠. 바로 아르판씨에요. 아르판씨는 타격계에 능해요. 그 근거로 과거, 이 상단의 호위 중 가장 강했다던 ‘브라트’씨를 쓰러뜨렸다는 얘기가 있었죠. 여기에 대해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헤이는 당당하게 아르판을 쳐다보았다. 아르판은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 불만이 가득 들어찬 얼굴이었지만 그는 추가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르판씨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을 그동안 괴롭힌 사람들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어요. 제가 상단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를 피해자분들이 아르판씨를 그동안 못마땅해 했다고 하던데 맞나요?”

 

  “그래, 그 인간들은 나를 싫어했지.”

 

  아르판이 불쾌한 것을 내뱉듯이 답했다. 헤이는 ‘자백하시는 건가요?’라며 의기양양하게 허리르 쭉 폈다. 레빈 역시 그녀를 도와 이렇게 뿌듯하게 첫 사건을 해결해 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 가? 클로이트 준남작.”

 

  “저는 생각이 달라요.”

 

  세이언이 냉큼 폴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가만히 미소짓고는 멜로니를 바라보았다.

 

  “멜로니씨, 멜로니씨는 사건들이 일어나던 날 밤, 어디에 계셨나요?”

 

  “저 말인가요? 저야, 그 시간에 여기서 차를 마시죠.”

 

  갑작스런 세이언의 질문에 멜로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그 시간에 여기서 차를 마시는 걸 좋아한다는 걸아는 사람은 아주 많아요. 더군다나 이이도 가끔 이곳에 오셔서 저와 함께 차를 즐기시는 걸요? 그렇죠, 여보?”

 

  “그렇다네. 멜로니는 항상 같은 시간에 이곳에 와서 차를 즐기지.”

 

  “하지만 사건들이 일어나는 날에는 두분이 같이 계시지 않으셨죠?”

 

  “무슨 말이야?”

 

  헤이는 세이언을 돌아보았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르판이 범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도대체 왜 세이언은 애먼 멜로니를 잡고 늘어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세이언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저는 아르판씨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럼 자네가 생각하는 범인이 누군가?”

 

  “설마, 생각하시는 게 멜로니씹니까?”

 

  레빈이 어이없다는 듯이 한 숨 쉬듯 말했다. 세이언은 레빈이 그러든지 말든지 여전히 포근한 미소로 답했다.

 

  “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범인은 멜로니씨에요.”

 

  “뭐?!”

 

  헤이는 자기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냈다. 별빛 나들이의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상단 밖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멜로니씨가 범인이라니? 이렇게 황당한 소리는 처음 듣는 그녀였다. 멜로니는 헤이와 레빈을 찾아와 아르판은 범인이 아닐 거라고 분명 오해가 있을 거라며 변호하던 마음씨 착한 여인이었다. 그런 사람을 범인으로 몬다니?

 

  “무슨 근거로 그리 말하는 겐가.”

 

  “우선, 아르판씨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부터 말하도록 하죠.”

 

  세이언은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르판씨는 당연히 사건 당일, 모습을 보일 수 없었을 거예요. 누군가와 함께 있었으니까요.”

 

  “누군가?”

 

  “바로 폴씨예요.”

 

  “폴씨 말입니까? 지금 우리 앞에 앉아있는?”

 

  세이언의 말에 이번엔 레빈이 툭하고 튀어나왔다. 세이언은 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폴은 좀처럼 읽기 힘든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

 

  “폴씨가 저희에게 의뢰한 건 아르판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을 거예요. 자신의 아들이 의심 받는 게 싫으셨겠죠. 더구나 사건이 일어날 때, 폴씨는 아르판씨와 함께 하셨으니 그의 억울함을 잘 알고 계셨어요. 하지만 나서서 변호할 수는 없으셨겠죠. 멜로니씨가 있었으니까요.”

 

  “무슨 말이야?”

 

  헤이는 좀처럼 세이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메로니가 있어서 아르판을 변호할 수 없었다니? 마음씨 착한 멜로니가 무엇을 어쨌다고.

 

  “폴씨는 멜로니씨와 결혼을 하셨지만 사실 그 전에 사랑하던 여인이 있었고 그녀는 아르판씨를 낳았어요. 그 사실을 멜로니씨는 모르고 있다고 폴씨는 생각했을 거예요. 그래서 그녀를 위한 배려로 아르판씨를 변호하지 않으셨죠.”

 

  폴은 조심스럽게 멜로니를 보고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그런 폴의 모습에 멜로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이해했을 거예요. 당신의 아이인걸요.”

 

  “아뇨, 멜로니씨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게 무슨 소리죠?”

 

  멜로니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세이언은 그런 그녀의 눈총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천검의 칭호를 갖고 있는 그가 무서워 해야할 상대는 이곳에 없었다.

 

  “저는 아까도 말했듯이 멜로니씨를 범인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멜로니씨를 의심한 건 아니예요. 저도 아르판씨가 범인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누가 범인인지는 몰랐거든요. 그저 여러 가지 소문들을 종합해본 결과, 멜로니씨가 유력해졌기 때문에 말하는 거예요.”

 

  “소문들을 종합해본 그 결과를 들어봐도 될까요?”

 

  멜로니는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듯 보였다. 그도 그럴 듯이 다른 사람을 처음부터 용의선상에 오르지도 않았던 자신이 갑작스레 범인취급을 받으니 기분이 나쁠 만도 하였다. 멜로니는 세이언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럼 지금부터 이야기꾼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죠. 제 이야기는 이래요. 멜로니씨가 레인저 활동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무기는 ‘블랙잭’맞죠?”

 

  “네, 맞아요. 하지만 그건 현역시절 얘기죠. 저는 부상을 당한 후로 레인저 활동을 하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어요.”

 

  “네, 그렇죠. 멜로니씨는 부상을 당한 후 레인저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상처받은 당신을 폴씨가 따뜻하게 대해주었고 둘은 사랑에 빠졌어요. 당신은 너무나도 행복했죠. 사랑하는 남편과 커다란 상단 남들이 보기에 정말 완벽해 보였어요. 저도 별빛나들이의 사람들은 항상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세이언은 천천히 다시금 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당신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어요. 이상한 소문이 돌았거든요.”

 

  “이상한 소문말입니까?”

 

  레빈이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세이언에게 물었다.

 

  “같이 블루스톤에서 듣지 않으셨나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이었죠. 바로 ‘삼각관계’에 대한 소문말이에요.”

 

  헤이와 레빈은 눈을 크게 떴다. 저 소문은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 소문이었다. 남자인 아르판과 폴이 멜로니와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 소문은 밤에 아르판씨가 폴씨의 방에 함께 있는 것을 본 누군가가 낸 소문이겠죠. 하루 이틀도 아니고 꽤나 자주 드나들었으니 그런 소문이 났겠죠. 게다가 부자관계가 드러날 까봐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에 만났으니 그 의심은 오죽하겠어요. 분명 점점 과장이 되다보니 그렇게 소문이 만들어 진 것이겠죠.”

 

  “그럼 그 소문을 들은 멜로니씨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얘기야?”

 

  “그 소문에 대한 이야기는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런 허무맹랑한 소문을 듣고 제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요? 증거는 있나요?”

 

  멜로니가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세이언을 향해 쏴붙였다. 약간 화가 난 듯 얼굴이 점점 상기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이언은 여유롭게 말했다.

 

  “있죠.”

 

  그의 시선이 멜로니의 손에 닿았다. 그리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장난스런 표정이었다.

 

  “멜로니씨, 혹시 다른 소문들도 아시나요?”

 

  “무슨...”

 

  “이번 사건의 범인이 귀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폴씨와 사랑하던 여인이 아르판씨를 낳고 죽었는데 폴씨가 멜로니씨와 결혼하자 복수심에 이번 사건을 일으킨 거라고요. 이 이야기는 그 날 밤, 사건 현장에서 여성을 목격했다는 목격자의 발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소문이죠. 다시 말해, 사건이 있던 날 현장에서 여성을 목격한 목격자가 있다는 얘기예요.”

 

  멜로니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르판은 그저 세이언을 넋놓고 쳐다보았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의 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굴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걸로도 모자라 거기에 대한 이야기도 술술 내뱉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아르판 역시 범인을 열심히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네가 저질러 놓고 누구한테 덮어 씌우려고 하느냐!’라며 호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세이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르판의 가슴에 콕콕 와 닿았다. 그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괜히 준남작의 칭호를 얻은 게 아니란 건가.

 

  “그리고 멜로니씨. 사고 이후에 블랙잭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하셨죠?”

 

  “당연하죠. 나는 부상을 당해...”

 

  “블랙잭은 멜로니씨의 부상과는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예요. 주머니에 모래나 자갈을 넣고 적을 후려치거나 투척하는 무기인 블랙잭은 양말로도 만들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무기죠.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기습에는 효과가 아주 좋아요. 그래요. 기습에 아주 좋은 무기죠. 게다가 멜로니씨가 부상을 입은 곳은 팔이나 손, 어깨가 아니예요. 그렇죠?”

 

  “......”

 

  멜로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번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상처부위를 봤어요. 헤이씨가 말한대로 그들은 타격계 무기에 의해 상처를 입었죠. 하지만 치명상은 아니었어요. 아르판씨가 사용하는 워해머에 당했다면 상대의 머리나 뼈를 깨부술 용도로 쓰이는 그 무기가 겨우 상해만 입히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거예요. 게다가 부위도 워해머로 당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작았어요.”

 

  “아르판씨는 별빛나들이 제일의 실력자라 불리던 브라트씨를 이겼다고 들었어. 워해머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면 죽이지 않고 그저 상해를 입히는 정도로 끝낼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아까 말했지만 피해자들은 모두 아르판씨을 못살게 굴었어. 그래서 아르판씨는 경고를 하고 싶었던 거야. 건들지 말라고.”

 

  “안타깝게도 그 이야기는 틀렸어요. 헤이.”

 

  세이언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브라트씨에게 다녀왔는데 그가 그러더군요. 아르판씨는 브라트씨를 이기지 못했다고.”

 

  “뭐? 하지만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브라트씨를 이겼다고 했어. 브라트씨는 그 때문에 다리를 다쳤고.”

 

  “브라트씨가 직접 말해줬어요. 브라트씨의 부상은 그 전부터 있던 거라고요. 오히려 아르판씨가 브리트씨를 이긴 게 건방지다고 하더군요. 브라트씨는 그 대련에서 일부러 아르판씨에게 진거예요. 나이 들고 상처 입은 브라트씨를 대신해 아르판씨가 상단의 호위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갖고요.”

 

  세이언의 시선이 다시금 멜로니의 손으로 향했다. 멜로니는 세이언의 시선이 느껴지자 서둘러 손을 감췄다. 그녀의 엄지와 검지의 가장자리가 붉게 쓸려 있었다.

 

  “블랙잭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특징이죠. 손을 보여주시겠어요? 블랙잭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멜로니씨의 손이 왜 그런지 물어보고 싶군요.”

 

  “저는...”

 

  멜로니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폴은 고개를 푹 숙였다.

 

  “준남작의 말대로 제가 부상당한 곳은 팔이 아니에요. 전 사고로 배를 다쳤죠. 그리고 여자로써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말았어요.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 거죠.”

 

  그녀는 가만히 폴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그의 남편은 묵묵히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푹 숙인채 들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듣게 됐어요. 폴이 바람이 났다는 말을요. 저는 제가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를 이해하려고 했죠. 하지만 그 대상의 정체를 안 순간 더욱 화를 주체할 수 없게 되었죠. 그는 자신의 아이를 몰래 만나고 있었어요. 그리고 알았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나를 받아들인 이유는 그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사랑하는 그녀 이외의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걸. 실제로 그는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제가 고아원에서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했을 때 거절했어요. 그에게는 이미 아이가 있었으니까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였죠.”

 

  멜로니는 주먹을 꽉 쥐었다.

 

  “저는 그의 아이를 가만히 둘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죽일 수는 없었죠. 그의 아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냥 둘 수도 없었어요. 그의 곁에서 떨어뜨려 놓고 싶었어요. 밤에 몰래 만나느라 나와 만나는 시간도 점차 줄었으니까요. 이곳은 아까 그이가 말한 대로 차를 마시는 공간이에요. 그이와 내가 좋아하는 곳이죠. 이곳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정말 좋아했어요. 하지만 지금 그이는 이곳에 잘 오지 않아요. 그의 아들과의 밀회를 나와 만나는 시간보다 더 좋아하기 때문이죠.”

 

  멜로니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헤이와 레빈은 그녀의 말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조신하고 아베나 사람들의 롤모델인 그녀가 범인이라니. 그녀가 블랙잭으로 사람들을 상처입혔었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폴이 조용히 고개를 들어 멜로니를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나를 좋아하지 않았겠지만 더 정나미가 떨어졌겠군요. 폴.”

 

  “그건 아니에요. 멜로니씨.”

 

  세이언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는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폴씨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이 상단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죠.”

 

  “별빛나들이는 폴이 사랑하던 그녀와 함께 했던 밤나들이에서 온 말이에요. 사람들이 말하지 않던가요.”

 

  “틀렸어요. 말해주세요. 폴씨.”

 

  세이언의 말에 폴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별빛나들이라는 이름은 레인저 일을 하던 멜로니, 당신의 눈부신 모습을 보고 만든 이름이었소. 주로 밤에 활동하던 당신이 일을 하러 가면 사람들이 별빛 속으로 나들이를 가는 거라고 말하고는 했지. 거기서 따온 이름이라오.”

 

  “폴씨는 청년시절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하지만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 여기고 다른 여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으려 했지만 불가능했죠. 그런데 사고를 당한 당신과 재회하게 된 거예요.”

 

  세이언은 부드러운 미소로 멜로니를 바라보았다.

 

  “멜로니씨, 당신은 처음부터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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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제너 17-06-21 11:39
 
작가님..담에 또 올게요. 행운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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