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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기억에 접속
작가 : 연화랑
작품등록일 : 2017.6.1

타인의 기억을 볼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누구의 기억을 들여다 보실래요?

능력자 오수민과 과거의 사고로 인해 알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오피스걸 차도희의

치유와 사랑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 여러분을 몽환적이고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들의 재회 - 하
작성일 : 17-06-19 23:42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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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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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희는 하루종일 격무에 시달리고 저녁에 퇴근해서 회식자리에서까지 회사사람들에 치여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피곤했다.

 

  물론 회사에 다니고 돈을 벌어 그걸로 동생을 여태 잘 먹이고 공부시키고 한 사실임에는 변함이 없고 또 더 위로 올라가고싶은 욕심도 있지만 때론 회의가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더구나 요즘은 그 마음이 한결 더 했다.

 

  아마도 남자친구인 강철이 상사인 이유도 있겠지만 자신의 이상과 꿈을 응원해주지 않는것이 더 화나난게 사실이었다.

 

  회식은 늘 그랬듯이 삼겹살에 소주였는데 먹다가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1차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답답한 맘에 길을 걷다가 와인바를 발견!

 

  그래 오늘은 좀 안먹던걸 먹어봐야겠다 싶어 들어가버렸다.

 

  약간 어두운 조명에 따뜻한 촛불, 달콤한 와인, 짭쪼름한 치즈와 꼬치들

 

  그래 소소한 행복이란게 이런거지 생각이 드는 도희.

 

  그런데 여자 혼자 앉아있는게 만만해 보였던지 남자들이 와서 귀찮게 굴었다.

 

  “나 오늘은 혼자있고 싶다고! 저리 좀 가라!”

 

  “에이 여자혼자 무슨 술나발이야. 같이 마시자니까.”

 

  첨에는 그냥 합석한다고 치근대더니 이젠 노골적으로 어깨를 감싸면서 달려들자, 도희는 엄청나게 짜증이 나서 뿌리치려고 했지만 술탓인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 더러운 손 치워주실까요. 그 사람 혼자 아니니까.”

 

  “당신 뭐야?”

 

  “아까 저쪽에 앉아있던 사람 같은데, 누가 속을줄 알고 우리가 먼저 찜했어.”

 

  남자 둘은 막무가내로 비키지 않았고, 수민은 하는 수 없이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분명 비키라고 했는데 꼭 저리 말을 안듣는다니까.”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실적에 수민이 운동을 좋아해서 자주 아버지 친구분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놀러갔었고 거기서 서툴지만 권투 기본기도 배우고 태권도를 배웠었는데,

 

  평소에는 잘 쓰지 않고 가끔 운동이 하고싶을때나 필요할때만 써먹곤 했다.

 

  오늘이 바로 그 써먹을 때인듯 했다.

 

  “경고했으니까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후회는 하지마시길.”

 

  남자 둘은 코웃음을 치며 설마 둘이서 하나 못당하겠냐며 한명이 눈짓을 하다 다른 한명이 수민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고 하다가 수민이 슬쩍 피하면서 손목을 잡아체 옆으로 넘겨버렸다.

 

  남자는 그대로 옆테이블로 넘어졌다.

 

  그러자 도희를 붙잡고 있던 남자가 수민에게 덤볐고 수민은 팔을 꺾어 쥐고는 귀에 속삭였다.

 

  “조용히 사라지던지 아니면 좀 더 망신을 당할지 선택해.”

 

  “이거부터 놔! 간다고 가!”

 

  남자는 일행을 데리고 수민을 향해 한마디 날리며 사라졌다.

 

  “흥! 누가 아쉽데나. 놀아주려고 했더니. 오늘은 그냥 가지만 당신 내가 기억했으니 나중에 두고보자!”

 

  수민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손사레를 쳐주고는 도희에게 다가갔다.

 

  도희는 그제야 술이 좀 깼는지 수민을 알아보고 미소지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수민씨. 근데 여긴 무슨일로?”

 

  “유희씨가 걱정된다고 저한테 찾아달라 전화를 했어요. 마침 근처라 찾으려던 차에 이렇게 만났네요. 도희씨가 여기 계셔서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아, 그랬군요. 아까 기분이 너무 별로라 유희한테 연락하는걸 잊었었네요. 죄송해요. 저때문에.”

 

  “아니에요. 유희씨한텐 제가 문자를 넣었으니 걱정안하셔도 되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감사해요. 괜찮다면 잠시 앉으실래요? 답례로 한잔 살게요.”

 

  “이미 꽤 드신거 같으니 그럼 저만 한잔 주세요.”

 

  수민이 잔을 하나 부탁한후 도희에게 다가가 앉았다. 도희가 앉은 테이블은 바텐더 앞이었기에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도희가 수민의 와인잔을 채워주자 수민이 물었다.

 

  “오늘 기분이 안좋은 일이 있었나요?”

 

  “아니요. 특별한 일은 없었는데 오늘은 그냥 마시고 싶었어요. 아마도 그동안 쌓인게 있었나봐요. 저도 모르게.”

 

  수민은 도희의 기억속이 캄캄했던 걸 떠올리고 아마도 그럴수 있었겠다 싶었다.

 

  “도희씨. 저라도 괜찮다면 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 어떤말도 괜찮으니까.”

 

  “어떤 말도요?”

 

  “네. 어떤 것도 괜찮아요. 털어놓으면 좀 가벼워지실거에요. 모르세요? 저 치료사잖아요. 비밀보장 확실히 해드릴게요.”

 

  도희가 웃으며 수민을 향해 말을 이었다.

 

  “매번 되게 힘들때만 수민씨랑 마주치는거 같아요. 하지만 왠지 수민씨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이유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래도 제 말을 들어주셔서 인가봐요.”

 

  “저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네요. 사실 이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도희씨는 뭔가 다른거 같아요. 여러가지 의미로.”

 

  “그런가요? 전 제가 아주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아주 보통인 사람이라고. 헌데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심지어 결혼상대까지 왜 다들 저에게 기대려고만 할까요. 제가 그리 능력자처럼 보이나요?”

 

  도희는 정말 힘들어보였다. 눈가가 촉촉해져 수민에게 되물었고 수민은 그 눈빛에서 슬픔이 느껴졌다.

 

  “전 처음봤을때부터 도희씨는 보호받아야겠다 생각했는걸요.”

 

  두근. 도희는 수민의 말에 가슴속에서 뭔가 따스한것이 올라왔다. 사고이후로 도희는 누군가 보호해주거나 지켜준적이 없었다. 동생도 집도 직장도 전부 도희가 지켜야할것만 있었기에 부담감도 컸고 어리광을 부릴 사람도 없어 외로웠다.

 

  “보호받아야 한다니. 전 지켜야할게 더 많은걸요. 동생도 회사도 연애 까지도요.”

 

  “동생은 제가 볼 때 더이상 연약하지 않아요. 지금도 누구보다 언니를 걱정하고 있고요. 조금더 기대셔도 됩니다. 회사일은 도희씨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더 앞으로 나가기 힘들게 만들수도 있으니까요. 연애는 제가 참견하기 어렵겠네요.”

 

  “수민씨 말을 듣고보니 그렇네요. 제가 너무 강박에 사로잡혔을지도요. 5년전 그 일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살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을 매일같이 했으니까요.”

 

  “5년 전 일이요?”

 

  “네. 그 버스사고로 전 많은 걸 잃었고 많은 걸 포기했고 많은 걸 짊어져야했어요.”

 

  순간 도희가 그때 일이 떠올랐는지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수민은 어찌할바를 몰라 가만히 지켜보다가 손수건을 꺼내 내밀었다.

 

  수민이 내민 손을 본 도희가 손수건을 잡다가 수민의 손까지 잡았고, 취기가 올라서였는지 손의 온기가 좋아서였는지 수민도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마주잡은 손 때문인지 수민에게로 도희의 기억이 흘러오기 시작했다.

 

  수민은 다시 기억세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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