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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알제데움, 욕망의 디사이어
작가 : 팀DCHOMAND
작품등록일 : 2017.6.1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오늘도 꿈을 꾼다.
깊은 절망의 늪에서, 발버둥친다

 
- 가시 - - 쵸지 작가
작성일 : 17-06-19 21:46     조회 : 324     추천 : 1     분량 : 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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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끄럽다.

 멈춰져 있던 감각이 살아난다.

 터질 대로 터진 입에서는 철 씹은 맛이 나고,

 삐---! 거리는 이명만이 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눈은 보이지 않는다.

 정정하자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몸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손가락이 까딱거린다.

 다리가 움찔움찔 거린다.

 고통이 서서히 느껴진다.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 하는 몸에서 눈송이 하나하나의 느낌이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절망감이 머릿속에 끼어 들어온다.

 "으아아아아아!!!!!"

 왜 살아났는지는 모른다.

 그저 죽었다는 절망감과 후회감으로 막연해진 뇌를 달랬을 뿐이다.

 그저 죽었다는 고통을 겪었을 뿐이다.

 하지만 정신은 아직 살아났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저 몸이 멋대로 움직인다.

 주위에 가시를 연상케 하는 검은 물질들이 온 몸을 메워 감싼다.

 그에 반응이라도 하듯 육체는 더욱더 고통스러워한다.

 검은 물질은 점점 나의 몸을 원 모양으로 감싸고.

 곧 아까 들었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머리를 마구 흔든다.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무차별적으로 쥐어뜯는다.

 상처 난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마구 붙잡는다.

 "아파!!!!!!!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살려는 마음은 없었다.

 그저 다가오는 죽음을 고통스럽게 보내겠다는 마음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도 '변명' 이겠지만.

 어쩌면 이것도 '핑계' 이겠지만.

 내가 살아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쓰나미같이 밀려오는 고통을 나는 차마 참을 수 없다.

 손으로 아무리 머리를 흔들어봐도.

 그 고통은 전혀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하지만 그 낌새를 느끼기도 전에 의문의 검은 물질이 상처를 빨아 댕긴다.

 "아아아아---!! 제발!!!!"

 내가 고통의 비명을 지를 때마다,

 검은 물질들은 요란하게 소란을 피우며 자신을 가시 형태로 바꾸며 공격 태세를 취한다.

 아마 10m 앞의 미노타우르스는 죽었으리라.

 흰자에서 흘러나오는 피의 양 만으로도 감히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검은 물질들은 그런 사실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마구마구 찌르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미노타우르스의 형태가 사라진다.

 너무 순식간이다.

 그 열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통나무 집들을 으스러트린다.

 위험하다. 이대로는 아르라드가 누워있는 곳까지 가시가 닿는다.

 멈춰. 멈춰. 제발 멈춰. 이 아픔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줘.

 부탁이야. 더 이상 이러지 않아도 돼.

 나는 나약해.

 인정하는 바야.

 나는 쓰레기야.

 이것도 인정하는 바야.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더기야.

 그러니까--------------.

 "그만 멈추라고."

 몰아치는 가쁜 숨과 함께 검은 물질들이 허공으로 증발하고,

 그와 동시에 머리를 찌그러트리던 두통도 사라진다.

 "하...........하.............."

 직접 내쉬는 숨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귀는 제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그저 시끄러운 이명만 내뱉어내고 있을 뿐이다.

 온몸은 놀란 기색에 흠뻑 빠져 반응조차 하지 못한다.

 여전히 두 손으로는 머리를 쥐어흔들며 복잡한 생각에 잠긴다.

 아까의 주문은 뭐였을까.

 아까의 암흑은 뭐였을까.

 아까의 고통은 뭐였을까.

 아까의 이명은 뭐였을까.

 아까의 죽음은 뭐였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답은 도출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답은 맞아주지 않는다.

 소용돌이 속의 한 부분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다.

 "너무 아파......!"

 두뇌에서 본격적으로 나오는 고통은 분명 끝났을 터이다.

 분명 끝났지만,

 어째서인가 왼쪽 눈이 여전히 흐릿하다.

 이 또한 일종의 부작용인가?

 애초에 부작용이란게 있다면 허점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 그 검은 물질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인가?

 이 사실이 맞다면 그 검은 물질은 조금 전의 귀를 울리는 주문과 관련이 있는가?

 사실 내가 보기에는 관련이 매우 있어 보인다.

 거의 확신 하다시피 정답은 도출되었다.

 순서대로 정렬하자면,

 1. 주문을 외운다. 2. 검은 물질들이 지목한 자의 근방을 가득 채운다. 3. 모든 것을 파괴한다.

 그리고 마지막의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진 순서.

 4. 특정한 말로 멈춘다.

 솔직히 이 '특정한 말'의 정체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겠다.

 방금은 얼떨결에 주문이 멈추긴 했지만,

 또다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존재리라.

 그만하라는 의사가 담긴 말 한마디로,

 검은 물질은 세차게 몰아가는 배수구 같은 허공의 사이로 끌려 들어갔다.

 여전히 생각해봐도 정답을 모르겠다.

 내가 왜 살아났는지,

 그 검은 물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그리고 계속 이어지던 고통은 무엇이었는지.

 그 순간들이 이어진 건 단 몇 초 사이였다.

 보통 '인간'이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난 분명 '인간'이다.

 '인간'이기에 이런 비열한 방법을 쓰며 미노타우르스를 상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현상은 '인간'의 특징이 아니다.

 자고로 인간이란, 나약하고 비열하고 무능력하기로 유명한 종족이다.

 자신들의 탐욕에 빠져 스스로를 멸망과 재앙으로 몰아가는 멍청이.

 대체로 비상한 머리를 가졌지만, 자신의 쾌락을 누리는 곳에만 그 머리를 쓰는 바보들.

 이런 인간에게서 비현실적인 상황이 나오다니,

 이건 절대로 인간에게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조금 먼 곳에는 아르라드가 칼바람에 조금씩 휘날리는 민들레처럼 처참히 쓰러져 있다.

 눈보라 속에서 점점 파묻혀가고 있는 자태.

 조금씩 손을 내뻗어 보아도 결국은 자그마한 파동조차 일으키지 못하고 그친다.

 그 반동에 나의 육체는 인형같이 풀썩 쓰러진다.

 너무 춥다.

 아르라드는 이미 죽었겠지.

 이런 상황에서 내가 방치하고 말았으니.

 전부 내 잘못이다.

 내가 내 기량을 알아보지 못하고 무턱대고 나섰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결국은 하나도 빠짐없이 내 잘못이다.

 그냥 내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었다.

 유일하게 생긴 말동무.

 이렇게 잃을 수는 없다.

 절대로 잃을 수 없다.

 그렇기에, 온 힘을 짜내서 구해낼 것이다.

 비록 내가 죽는 일이 있더라고 해도.

 아니, 내가 죽으면 오히려 더 좋은 일이니까.

 아르라드만은 꼭 살려내고 만다.

 두고 보라고, 녀석들아.

 낮은 포복으로 힘겹게 아르라드의 근처로 향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마을 사람들이 있었더라면 벌써 구해졌겠지만,

 그들은 익숙한 나무숲의 사이로 슉슉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그 검은 물질이 소동을 부릴 때 죽어 나갔을지도 모른다.

 상관은 없다. 그들은 나를 버리고 간 배신자니까.

 여기서 살고 있던 종족들 중에서도 일부 인간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머지는 마법을 쉽게 익히는 '아카리' 종족.

 그런데도 나를 구해주지 않다니.

 인간이란 욕심의 결합체라는 말이 맞았다.

 비록 나도 '인간'이라는 핏줄이지만,

 그 호칭은 이미 뇌의 끝까지 확실히 낙인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욕심의 결합체.

 욕망의 결합체.

 "커흑---!"

 색이 옅어진 입술과 입술의 사이로 새까만 피가 새어 나온다.

 마치 수도꼭지의 레버를 미처 다 잠그지 못한 듯.

 지나가는 곳마다 검은 발자국을 남겨간다.

 아까 전의 여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검은 물질이 스치고 간 자리에서 자꾸만 검은 피가 흘러나온다.

 그게 점점 퍼져 지금은 피를 토하는 상태에서도 까맣게 흘러나온다.

 부들부들 거리며 손을 뻗는다.

 바들바들 거리는 왼쪽 손이 빠르게 얼어붙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운뎃 손가락이 아르라드의 차가운 몸과 닿으려 발버둥을 친다.

 제발. 제발. 제발.

 그 오랜 바램에 신은 드디어 대답을 하며,

 "닿았다...!"

 1 남짓한 체력이 살아남으려고 괴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이내 또다시 겪었던 고통이 서서히 옆으로 다가와,

 옆에서 죽음의 노크를 시도한다.

 쿵.

 시야가 또다시 흔들린다.

 무거운 안개가 잔뜩 낀 듯 빛이 보이지 않는다.

 손과 발에서는 전기가 닿은 듯 자꾸만 찌릿찌릿 거린다.

 젠장. 왜 또다시 찾아온 거야.

 아까의 현상은 도대체 뭐였냐고.

 "『나, 그대. 세상이 흔들려 종말의 길로 접어들 때 비로소 힘을 다하리라.』"

 뭐? 뭐라고?

 세상이 흔들린다니.

 종말의 길로 접어든다니.

 그리고 힘을 다한다는 뜻은 뭐야?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 울려 퍼지는 소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대화 도중에 끼어 얹는다.

 머리가 터질듯이 아프다.

 이 두통을 이겨낼 방법이 없다.

 머리를 터트리더라도 이 두통은 평생 내 꼬리를 물고 쫓아다닐 것만 같다.

 머리가 띵하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무언가에 이끌린 듯 정신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정신이라는 끈을 꼭 쥐어 잡는다.

 추워진다.

 점점 추워진다.

 계속 추워진다.

 더욱 추워진다.

 죽을 것 같다.

 잠이 온다.

 내 몸속에 깊게 뿌리를 뻗어 수면을 유도한다.

 조금만 잘까?

 지금이라면 모든 고통을 잊고 잘 수 있을 거야.

 모든 고통과 욕심과 탐욕과 불평이 사라질 거야.

 그러니, 잠시만 자자.

 눈이 서서히 감긴다.

 시야의 검은 부분이 위와 아래에서 왔다 갔다 한다.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검은색이 차지하는 부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결국은 뿌연 안개만 눈동자를 차지하고 만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희미한 귓가 사이로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비명이 들린다.

 "여기요! 사람이----어요!!"

 잘 들리지 않는다.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무전기를 귀에 갖다 댄 것처럼.

 자꾸만 지지직 거린다.

 소리가 의도적으로 끊기는 듯 하다.

 온 눈을 스치듯 흘러가는 검은 빈칸들이 시야를 포근히 감싼다.

 한동안 그 현상이 지속된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자리에는 위화감만이 곁에 머물고,

 풀이 간지럽히고 간 자리에는 포근함만이 곁에 머문다.

 검은 빈칸들이 점점 보라색 점들로 매워져 가고,

 새로운 공간이 눈앞에 창조된다.

 코에서 느껴져 오는 지하실의 향기.

 이국적인 건물의 내부가 눈에 띈다.

 그 속에서 희미하게 나의 목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온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다.

 마치 처음 듣는 외계 언어처럼 알아들을 수가 없다.

 분명 같은 언어다.

 하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몇몇 익숙한 언어들이 들리는데도 불구하고 문장 자체를 번역시킬 수가 없다.

 "-, - ---?"

 "뭐?"

 "-- --- -. -- - -- -- - --."

 지지직.

 신경이 마비된다.

 또다시 어둠의 커튼이 쳐지고, 고독의 터전으로 스며들어 간다.

 아직 갈 수 없는데.

 저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튼은 무심하게 시야를 가려간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차가운 고독이 지나간다.

 고독이 지나간 몸에는 따스함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나무가 불에 타는 소리가 들린다.

 타닥 타다닥.

 언젠가는 들어보리라고 맹세했던 그 소리.

 사막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던 앳된 소리.

 그 소리가 점점 선명해진다.

 타닥 타다닥.

 몇 번이나 반복되었을까.

 붉은빛이 동공을 가득 메울 때는 이미,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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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요정 17-06-19 21:48
 
나는 그자리에 없었다...
전율이 몸을 타고 오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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