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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구슬
작가 : 키라이스트
작품등록일 : 2017.6.6

어느 날 공주가 죽었습니다.
왕자는 공주의 시신을 붙잡고는 그 안을 절규로 가득 채웠습니다.

절규를 들은 저승의 여인은 지상에 입을 벌렸습니다.
배를 가득 채운 그녀는 왕자에게 속삭였습니다.
공주의 죽음이 절망스럽다면 그걸 뒤집어 봅시다.

폐기된 공사현장에서 여학생이 철봉에 꽂힌 채로 발견된다. 주변에 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은 시신의 얼굴은 만족한 듯 편안하다. 자살로 판명된 시신에게 영력이 사용되었음을 알게 된 테인은 그 주변의 조사를 시작하고, 아들인 김호련은 만나고 싶지 않았던 이서영과 같은 학교에 진학한다.

 
둘째 날, 감시.
작성일 : 17-06-18 21:06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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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테인은 아파트 동 입구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동 입구의 유리문에 도어 락이 걸려있었지만 비밀번호는 이전에 조사할 때 건물을 드나드는 학생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는 cctv가 없는 비상계단을 통해 9층까지 올라갔다. 화제 방지문의 역할을 포함한 비상문을 열고 복도로 들어서자 좁은 복도에 두 개의 호실이 나란히 있었다.

 

 그는 왼쪽에 있는 호실의 문에 귀를 대고 눈을 감으며 청각을 높였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귀에 보일러 소리를 넘어 뒤척이는 이불 소리가 닿았다. 감각을 더 높이자 두 개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그는 청력을 되돌리며 문에서 물러나 오른편에 있는 집을 확인했다. 양쪽 모두 아직 새벽인 덕인지 움직이는 소리는 없었다.

 

 테인은 준비해 온 나이프를 꺼내 왼쪽 손바닥을 한번 베고는 왼쪽 집의 문과 바닥에 피를 수차례 뿌렸다. 그는 주머니에서 부적 수장을 꺼내 피가 흐르는 손에 쥐였다. 부적이 피에 젖어들자 그는 부적을 잘게 찢어 피가 마르지 않은 문 위와 바닥에 나눠 뿌렸다. 조각난 부적이 닿은 피는 점점 흐릿해지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테인은 차로 돌아와 동 입구를 바라보며 감시를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머리에 작은 진동이 울렸다. 누군가 집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 3분 정도가 흐르자 교복을 입은 김하윤이 유리문을 지났다. 테인은 잠시 당황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6시 40분, 중학생이 등교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의외의 상황에 잠시 당황하던 그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는 김하윤과 그녀의 집이 있는 9층을 번갈아보다가 차에 시동을 걸고 김하인을 쫓아 단지를 벗어났다. 그의 시야에 막 도착한 버스에 오르는 김하인이 들어왔다. 버스가 마을을 한 바퀴 돈 후 학교 쪽으로 간다는 것을 아는 그는 차를 버스와 반대 방향으로 돌리며 마을을 가로질렀다.

 

 신의 협력자로서 이후에 이어질 살해의 필연성과 죽은 딸에 대한 의무감을 생각하면 어머니인 이하인 쪽의 가능성이 높았지만 집에서 움직이고 있지 않는 이상 둘째 딸 쪽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어머니 쪽이 이후에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 때는 돌아오면 된다. 김하윤의 학교에서 집까지 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학교에 도달한 테인은 학교 정문을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쪽으로 차를 몰았다. 차단기가 없는 단지 입구를 지나 적당한 곳에 주차한 그는 학교보다 약간 높은 지대의 언덕 위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모닝세트를 주문했다. 정문이 내려다보이는 창문가에 앉자 운동장을 포함한 학교 전체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정문 앞에는 김하인이 타고 올 버스가 멈출 정류장이 있고 그 앞으로 몇몇 학생들이 교문을 지나가고 있었다. 7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라 정문을 넘어서는 학생들의 수는 열 손가락에 꼽는다. 5분 정도가 지나자 버스 한 대가 정류장에서 멈췄고 그는 시력을 높였다. 150m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는 여학생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김하윤이다.

 

 ---

 

  16년 전, 결계가 진동했던 날을 떠올리면 아직 생생하다. 그것이 판도라의 영혼을 가진 아이가 태어남으로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은 나중에 하빈이 서영을 감지해낸 이후의 일이다.

 

 반년 전, 판도라가 서영의 몸을 한차례 장악했을 때 결계에 금이 갔었다. 뒤늦게 그녀를 찾아냈을 때는 결계에 대한 영향을 두려워 지금까지 감시를 계속했다. 어쩌면 그때 그녀를 죽였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신이 한 명 지상에 나타났다. 현장에 남은 검은 구슬에 대해 얽힌 일화를 들어본 적이 없는 만큼 그는 신에게 협력하고 있는 협력자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놓았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가능하면 접촉하지 말고 주변 인물들을 잘 살펴보세요. 저희에 관해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했다면 그 이유는 분명 주변 인물들 안에 있을 거예요.’

 

 전날 밤 대화에서 하빈이 그에게 했던 당부. 그는 지금 그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아직 1교시 수업이 끝나지 않았지만 창문을 넘어 확인한 그녀의 올곧은 자세는 4일 전과는 믿기 힘든 변화다. 그는 스마트폰을 열어 김하윤이라는 폴더를 열었다. 문장 단위로 정리된 문서들이 늘어졌다. 지난 4일간 그가 아파트와 경찰서, 학교를 오가는 그녀와 주위 사람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엿들은 대화들을 기록한 내용들이다.

 

 그녀가 경찰서에서 언급했던 언니에 대한 관심과 깊은 애정, 주변인들에게 언니에 대한 호감을 숨김없이 드러냈음은 4일 전 멍하니 수업을 듣던 그녀의 행동 변화와 부합했다. 하지만 지금의 긍정적인 변화가 자살에 관해 나온 기사에서 언급되지 않은 언니의 이름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 4일 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어야 한다.

 

 점심시간이 되자 김하인은 교실을 벗어났다. 감시 위치를 바꾸기 위해 카페를 벗어나려던 테인의 시선에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는 검은 마티즈 한 대가 들어왔다. 차주가 김진근임을 확신한 그는 미소를 지었다. 이유인 쪽은 아직 집에서 외부로의 외출이 없다. 이쪽이 정답이다.

 

 ---

 

 책상에 앉은 호련은 서영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가 했던 첫날의 실수 탓인지 오전 동안 그녀는 그의 인사 한번 받지 않는다. 유일한 조언이라 할 수 있는 하빈의 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막막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서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그녀를 따라 교실에서 복도로 나서자 어깨에 손이 닿았다. 돌아보니 교실의 반장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찾으셔. 30분 있다가 교무실로 가봐.”

 “왜?”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어떤지 물어보는 간단한 상담이야. 어제 전학 온 너와 저기 가는 애를 제외하고는 다들 끝냈어.”

 

 호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복도 끝으로 멀어져가는 서영을 따라 움직였다. 어제처럼 우연을 가정해 그녀와 같은 가게에서 식사하는 것은 불쾌할 테니 그는 근처에서 감시하며 점심을 빵으로 때우다가 30분에 맞춰 김현수를 만날 것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김현수는 그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서영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다. 학교에 애정은 없지만 그의 눈 밖에 날 생각은 없었다.

 

 ---

 

 교무실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은 김현수가 그를 불렀다. 그가 다가가자 김현수는 옆 책상의 의자를 빼어 그에게 권했다.

 

 “어서 와라. 점심시간에 불러서 미안하다. 지금 밖에 시간이 없었거든.”

 “괜찮습니다. 반장은 상담이라고 하던데......”

 “그것도 있고. 그 전에, 서영이 기억하지? 너랑 어제 같이 인사했던 여학생. 어떻게 생각하니?”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던데요. 인사도 받아주지 않고. 몸도 많이 말랐던데, 혹시 상처가 있는 아이인가요? 따돌림이라던가.......”

 

 서영의 전학서류를 받은 김현수가 사고에 관해 모르고 있을 리는 없다. 하지만 호련은 그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일부러 연관된 단어를 섞어 그를 떠보았다. 면담 전에 서영의 이야기를 꺼내는 건 그녀와의 교우관계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자신을 잡았으리라는 추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도 했다. 김현수는 짓궂게 웃었다.

 

 “네가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고?”

 “그럴 지도요. 제가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었을까요?”

 “하루 밖에 안 됐는데 실없는 소리를. 서영이 같은 애들을 만난 적이 있니?”

 “그럴 리가요. 그냥 추측이에요.”

 

 테인은 책상에 꽃인 서류 파일 하나를 꺼내 내용물을 책상 위에 뿌렸다. 세 종류의 볼펜으로 이리저리 마킹된 지도 사진이 첨부된 세장의 a4용지가 호련의 시야에 들어왔다. 각각 강원도와 인천, 일산의 지도다.

 

 “어제 너희가 학교에서 돌아간 이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퇴근한 뒤 네 이전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분이 너에 관해 말씀해 주신 것 중에서 특이한 점이 있어서 조금 알아봤지.”

 

 그는 허리를 숙여 호련과 시선을 맞췄다.

 

 “얼버무릴 생각은 마라. 여기 있는 지도 사진은 너와 서영이 거주했던 곳들을 표기한 거야. 어느 곳이건 그 사이가 1km를 넘는 곳은 없지. 왜 그 애를 쫓아다니지? 그것도 마을과 마을이 아닌 시와 도를 넘나들면서.”

 “굉장한 우연이네요. 같은 마을에 살았는데 한번도 만난 적이 없으니. 이걸 보고 운명이라고 하나요?”

 

 호련은 미소 지으며 장난스럽게 지도에 표기된 주점을 손가락으로 이었다. 김현수는 그의 손에서 지도들을 빼앗았다. 호련을 노려보는 그의 입가가 비틀렸다.

 

 “오늘 면담은 여기까지 하자. 가서 서영이 불러오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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