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제일 구석에는 늘 비어있는 자리가 있다. 가방이나 실내화 주머니 같은 것은 없다. 책상 서랍 안에도 책이라던가 공책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다. 낙서라던가 껌이라던가, 그런 같잖은 것들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공허. 아니, 공허라기보다는 청결 그 자체다.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완전히 처음 상태 그대로인 책상이다. 주인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야,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으니까. 등교를 하지 않는 건지, 어쩌다 죽은 건지, 그게 아니라면 와 있지만 교실에 오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 자리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은 출석부에 적혀있지 않았다. 학급 인원수 35명 중, 비어있는 36번째 자리의 주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자리는 계속 지켜지고 있다.
정체불명(正體不明).
무주공산(無主空山).
아니, 여기서는 산(山)이 아니라 상(床)이 되려나.
주인이 없다고 해서 아무도 앉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가끔, 반 친구들이 지옥 같은 수업을 피해 적절한 잠자리로 선택한다던가, 수다를 떨 때 마침 창가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앉는 녀석들은 존재한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자면 그 책상은 모두의 책상이기도 했다. 누구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거다.
정해진 규칙은 아니었다.
단지, 주인이 없는 자리니까 아무도 그 점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거다.
문제 될 건 없었다. 주인이 없는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는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비판해오거나,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사람 따위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 걸 하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건 관심 종자이거나 심령현상 마니아 같은 녀석이겠지.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게 된, 주인 없는 36번째 자리의 이야기를 왜 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자면, 그건 우연이었다. 우연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는 알지만, 분명 그건 우연이었다. 그래. 이를테면, 아침에 학교를 가다가 뛰어가던 여자아이와 부딪혀서 시작하는 러브 코미디처럼, 덧없는 우연이었다.
아니,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때 있었던 일들이 종료되고 나서, 언젠가 다가왔을 필연.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입학식 이후의 사건들. 그리고, 이 사건. 연관성이 있다고 하기에는, 조금 억지성을 느끼고 있기는 했지만, 분명 비슷한 사건이기는 했다.
계단을 올라, 교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자리다. 36번째 자리. 가장 구석의 창가 부분에 있기 때문에, 앞문으로 들어가게 되나 뒷문으로 들어가게 되나 정통으로 마주하게 되는 그 자리.
그 자리에, 누군가가 있었다.
창가 너머를 바라보며, 쓸쓸히 앉아있는 소녀. 이름은 모른다.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지만, 절대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초면인 사람.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는 소녀였다.
검은색의 단발 머리카락.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검은색일 것이다. 단정한 교복 차림이 잘 어울리는 가녀린 몸매였다. 다리에는 스타킹처럼 보이는 걸 신고 있었지만, 타이츠라거나 팬티스타킹이라거나 하는 베리에이션일 수도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수수한 소녀다. 비유하자면, 온실 속의 화초 같은 느낌이다.
그런 소녀가 왜,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걸까?
처음에는 전학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절대로 아니다. 아니, 애초에 전제부터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인간이라고 생각한 내 머릿속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창가에서 들어온 빛이 그녀의 몸을 관통한다. 검은색 교복이 물에 젖은 것처럼 반투명한 색을 칠하기 시작했고, 이내 온몸이 투명해지기 시작한다.
눈을 의심해본다.
하지만, 그건 결코 환상이 아니었다.
창가에서 불어온 바람과 함께,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마치, 그 장소에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