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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최초의 기억
작가 : 루룰루
작품등록일 : 2017.6.6

"난 죽으면 4년 후에 이름 모를 아이로 다시 살게 돼."
9번째 인생을 살고 있는 소녀, 소녀를 통해 음모를 파헤치려는 괴짜 청년.
소녀가 잊어버린 최초의 기억을 찾고자 한다.

 
1-3화. 답장
작성일 : 17-06-17 14:28     조회 : 327     추천 : 2     분량 : 5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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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글이 등록되었습니다'

 ㅇㄴㅇ : 세 줄 요약 좀...

 ㅇㅇ : 뭐냐 이거 광고글이냐?

 11 : 시간을 거스른 관종인갘ㅋㅋㅋㅋㅋㅋ

 ㄹㄹㄹ : 이 글 여기에도 올라왔네

 ㅂㅂ : 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미친놈들아월드컵보자 : 와, 이 듣보 게시판에도 올라왔네.

 다다ㅏ닫 : 저승 방문 하고 싶어서 왔어? 우리 집으로 오면 가능ㅋㅋㅋㅋ

 ㅁㄴㅁ : 그래서 한국이 이겨요? 안 이겨요?

 ㅇㄹㅇㅇ : 350년의 경험으로 알려주세요. 애인 어떻게 만들어요?

 김떡만튀 : 닥치고 김밥떡볶이만두튀김이나 먹어라 김떡만튀만세짱짱

 1234 : 진짜?

 고숫주 : 먼지 몰라도 스고이!

 준치 : 는 생선입니다

 공시공맨 : 합격하게 해주세요 합격하게 해주세요 합격하게 해주세요

 카레맛단무지 : 아 너무 무섭다

 검색맨 : 지금 실시간 검색 순위 봐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너도 왔어?"

 "어, 나도 받았어. 이거 다 퍼진 거 같던데?"

 "팬카페 자유게시판에도 9시 땡 하자 바로 올라왔는데, 와 이게 사이버 테러라는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섭다. '별 전쟁' 게시판에도 올라왔나?"

 "응, 거기도 올라왔어. 우리만 선택받은 건 줄 알았음."

 "테러범한테 선택받아서 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

 "너 근데 그거 알아? 우리 국내 팬카페뿐만 아니라 해외 팬카페에도 외국어로 올라온 거?"

 

 '공지사항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이 정말 사실인가요? 그냥 단순히 한 개인의 장난일지도..."

 "야이씨! 지금 그런 거 따질 처지야? 지금 포털이고 뭐고 어뷰징이 판치는 판국에 여기서 착한 척 해봤자 뭐가 더 있어? 전 세계로 퍼졌잖아! 전 웹 사이트에! 얼른 글 캡처 따고, 제목 가능한 자극적으로 지어서 올려! 내용은 그냥 대충 적고!"

 "아니 그래도 사실 조사는 거쳐야..."

 "이 새끼가 지금 일 한 두번 해봐? 말귀 못 알아먹겠어?"

 

 '생방송 하겠습니다'

 "긴급", "긴급", "긴급", "속보입니다", "속보입니다", "방송 중", "방금 들어온", "잠시 중단하고", "새로운 소식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 "소식입니다", "전 웹 사이트", "글이 올라와", "동시 등록이 되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내용은", "자료", "자료", "현재 나오는", "화면과 같습니다", "이 글은", "글이 등록된", "오후 9시", "21시에 동시",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등록되었습니다", "문제는", "사실확인 조사", "작성자는", "정체불명", "현재 전 세계", "전 세계", "전체 웹 사이트에", "각 나라", "나라", "나라마다 외국어", "작성", "작성되었습니다", "메일", "주소는", "암호화 메일로", "아", "예", "알겠습니다", "소식", "방금", "소식입니다!", "몰도바", "몰도바", "외계인", "생명체", "인간", "미지 생명", "파악", "파악", "확인되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반란", "장난", "테러", "사실 확인 중", "현재 발견", "글 수는", "35,323건", "253,612건", "셀 수 없을", "개인의", "집단 소행", "계속해서", "정보가", "제보가", "온 대로", "전달하겠습니다.

 

 '인터뷰 들어갑니다'

 "박사님은 이 사태가 단순히 한 개인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세요?"

 "예, 이건 간단한 웹 프로그래밍 지식과 대형 서버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교수님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집단의 소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맞습니다. 이건 한 개인이 쉽게 저지를 짓이 아닙니다."

 "전문가님은 지성을 가진 외계인이 이 지구에 첫 출몰한 것으로 보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현재 반려 외계인으로 키우는 '미랭이'나 피부미용으로 사용하는 '펠리라우투스'와 차원이 다른 생명체입니다."

 "하지만 전 지구 웹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 같은 글을 올린다는 게 개인의 소행으로 보기 어려운데요."

 "하지만 이 글에서는 어떤 잠재적인 위협이나 사회에 큰 해악을 초래할 내용은 보이지 않는데요."

 "하지만 이 글을 쓴 사람은 '인간'이라고 적혀있는데요."

 "분명 그 의견에 저도 충분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에 성급히 판단할 수 없음을 알려드리고 싶군요."

 

 '회의 시작합니다'

 "*'COMEST(과학기술윤리위원회)'는 이번에도 우리 몰래 숨기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이번 'FFM(Find First Memory)' 사태는 저희와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

 "과거 포탈로 인해 '황천의 문'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COMEST'는 사건과 연관된 내부 관계자가 있음에도 협조치 않고 침묵하지 않았습니까!"

 "진정하세요. 다시 말하지만, 저희는 이번 사건과 아무 연관도 없습니다."

 

 '현재 99,999+ 읽지 않은 메일이 있습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굽니까?」

 「고퀄 사이버 테러 강의 해주시면 안됩니까」

 「안녕하십니까, 저는 QMCR-2255 행성 외계인입니다」

 「EN입니다. 인터뷰 요청을 하고자 합니다.」

 「사실 내가 너의 도플갱어야, ㅎㅎㅎㅎ」

 「남자예요? 여자예요?」

 「이 사탄 녀석아! 내가 너를 찾아 네 두개골을 쪼개주마」

 「저는 당신이 구세주라고 생각합니다! 어서 정체를 밝혀주세요」

 「ㅗㅗㅗㅗㅗㅗㅋㅋㅋㅋㅋㅋㅋ코ㅗㅗㅗㅗㅗㅗㅗㅋㅋㅋㅋㅋㅋ」

 「이제 이 이메일을 제가 해킹하겠습니다」

 「외로운_밤_최신_VR_엄선작_100편.AVI」

 「배팅만 했는데 띠요옹! 300 노동시간량 제공!」

 「저는 당신의 4번째 생에 결혼한 사람의 자식입니다」

 

 "성공적이야, 츄카! 세상이 난리 났어."

 츄카는 눈을 깜빡이며, 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도 메일이 쏟아져 오고 있구나. 미안해, 츄카. 나 때문에 이렇게 혹사하고."

 머리로 생각한 결과는 때때로 상상을 초월한다. 9번째 삶을 살고 있음에도 나는 지금도 우물 안 개구리다. 내 부모님은 아침부터 내가 쓴 게시글에 관해 열띠게 떠들었다. 언론은 수많은 허위 정보에 속아 가짜 뉴스를 퍼뜨렸고, 학교 대화방은 서로 암호화 메일에 이메일을 보냈다며 인증샷을 찍어 자랑했다. 한 백과사전 사이트 이용자는 'FFM/올라온 사이트'라는 카테고리를 만들더니, 내 게시글을 샅샅이 뒤져 자음 순으로 글이 올라온 곳을 정리했다. 일부 SNS는 #Find_First_Memory라는 해시태그를 만들더니 서로 자기가 몇 살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난다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다. 정작 내가 쓴 글의 목적과 부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츄카는 휴일 동안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사막의 모래처럼 퍼진 말 속에서 맨 손으로 땅을 헤집고 다닐 츄카가 너무 안쓰럽다. 고생하는 츄카의 모습을 생각하니 교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는 참으로 천하 태평하고 한심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도덕 선생님의 말은 옹알이처럼 들렸고, 하늘 위에 떠 있는 하얀 태양은 가만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아. 지금아! 내 말 안 들려?"

 갑자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나는 화들짝 놀랐다.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니 선생님은 아이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열심히 자기 말만 하고 있었다.

 "지금아! 나야 나."

 옆을 돌아보니, 그 아이였다. 아이는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호기심 반 걱정 반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입가를 띄우고 안심한듯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어, 미안. 잠깐 딴생각 좀 하느라."

 "지금이는 늘 딴 생각하잖아. 미안할 일이 뭐 있어."

 아이는 다시 고개를 돌려 선생님을 슬쩍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여전히 자기 이야기 속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왜? 왜 부른 거야?"

 "아, 재밌는 이야기 들으려고. 저번에 또 들려준다 했잖아."

 나는 잠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는 내 표정에 동요치 않고 유심히 날 꿰뚫듯이 쳐다봤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지금이한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네가? 네가 나한테 이야기를 해준다고?"

 "응! 내가 아주 재밌는 이야기를 떠올렸거든. 지금이도 좋아할 거야."

 아이는 입가를 손으로 가리더니 살며시 웃었다. 마치 숨바꼭질에서 이불 속이나 커튼 뒤로 숨은 꼬마를 보고 웃는 미소와도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라서 이토록 재밌게 웃는 것인지 조금 궁금해졌다.

 "뭔데? 어서 말해봐."

 아이는 나를 보며 눈을 크게 뜨더니 또 다시 웃음소리를 참았다.

 "진짜 큽 말해도 돼? 흐흡흐힛."

 "응, 어서 말해줘. 궁금해."

 "나, 크흡 흐흐. 알아. 큽! 크흐흐."

 그 순간 아이의 웃음소리가 내 등을 서늘하게 했다. 누군가 뾰족한 송곳으로 내 등에 바짝 댄 것만 같았다. 동요를 감추지 못한 나는 섣불리 아이에게 말했다.

 "뭐, 뭘... 아는거야? 응?"

 침착하자는 생각도 잠시.

 "흐흐, 뉴스에 나온 글. 히히히"

 송곳이 등에 깊숙히 들어왔다. 살이 찢어지면서 뜨거운 피가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렸다. 호흡은 점점 거칠어지고, 식은땀이 온 몸에 흘러 내렸다. 의자에 붙은 엉덩이는 피가 고여 점점 축축해졌다. 나는 의식의 끈을 부여잡고 아이에게 말했다.

 "뭐, 뭐? 뉴스 뭐?"

 아이는 책상에서 몸을 빼더니 내 얼굴에 가까이 다가왔다. 청색 리본 머리핀, 곱슬곱슬한 머리, 반짝이는 갈색 눈동자, 살짝 치켜 올라간 눈썹, 벌렁거리는 코와 미세하게 움직이는 입술. 먹이를 삼키기 전에 혀로 맛을 보려는 포식자가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지금이가 쓴 거지?"

 "너희 수업시간에 뭐하니!"

 선생님 말에 깜짝 놀란 아이는 균형을 잃더니 나를 붙잡고 함께 우당탕 넘어졌다. 당황한 선생님은 우리에게 황급히 달려왔다. 아이들은 방관자처럼 자리에 앉아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구경했다.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고 서로 숙덕거렸다. 그 대화 속에 환청이 뒤섞였는지 '쟤가 그랬대!', '지금이가 적었다며?'라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아, 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

 욱신거리는 엉덩이를 만지며 고개를 드니 포식자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나를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눈물을 억지로 참아내고 있었다.

 "울지마, 울지마, 나루야. 나루가 크게 잘못한 게 아니야. 지금이는 괜찮니? 어디 안 다쳤어?"

 선생님은 울먹이는 아이를 도닥여주고, 내가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했다.

 저 아이의 이름은 '나루'였다. '나루'는 내가 게시글 작성자인 것을 안다. 오만가지 불빛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나루'는 어떻게 알았지? '나루'는 왜 나한테 말한 거지? '나루'는 다른 사람한테 이 사실을 다 떠벌렸을까? '나루'가 원하는 게 뭐지? '나루'를 어떻게 속이지? '나루'는, '나루'를, '나루', 나루'...

 

 * COMEST : Commission on the Ethics of Scientific Knowledge and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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