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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키스 인 더 방콕
작가 : 닥터수
작품등록일 : 2017.6.8

지독하게 남자 운이 없던 지아.
그녀는 방콕 여행중 의문의 섹시한 남자를 만나 썸을 타는데,
그런데 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야?

“오 마이 갓! 지금 장난 치는 거지? 어떻게 상대방의 생각이 들려? 그것도 키스 할 때만 들린다고?”
레이첼이 말했다.
“그래. 미치겠어. 그래서 연애도 제대로 못 해.”
지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 이야기를 시작했다.

 
운명의 그대
작성일 : 17-06-17 13:50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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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방콕에서는 레이첼 못지 않게 지아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늘씬한 몸매에 쌍꺼풀 없는 얼굴로 동양 미인의 매력을 물씬 풍겼다. 사실 한국에서는 평범한 그녀였다.

 레이첼 뒤로 키 큰 남자 한 명이 다가오더니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두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아는 얼굴이 확 달라 올랐다. 지아 앞으로도 모델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카오산에는 유럽 관광객이 많았고 그만큼 미남도 많았다.

 귀에는 조그만 귀걸이를 하고 목 근처에 문신을 새긴 남자였다.

 남자는 두 여자 사이로 들어오더니 지아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아가 웃자, 남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지아가 싫다는 듯이 그를 밀쳤다.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두 손을 놓았다.

 레이첼이 지아에게 다가와서는 크게 외쳤다.

  “야! 왜? 완전 대박 미남이던데. 같이 추지 그래?“

  “싫어. 난 저런 남자 별로야.“

  “지아야. 이런데 왔으면 즐기다 가는 거야.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 놀래?“

 레이첼이 웃으며 파트너를 바꿔 다른 남자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아는 어색하고 웃고는 혼자서 몸을 흔들어 댔다. 그녀는 남자보다 클럽 자체가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다.

 레이첼은 조금 전 춤을 추던 남자와 벌써 키스를 하고 있었다.

  “레이첼. 역시 대단해……“

 지아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녀가 놀라서 뒤를 돌아 보려는데,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녀가 거부하려 했지만 남자가 더욱 강하게 끌어안아서 뿌리칠 수가 없었다.

 남자가 빈틈을 보이는 사이. 그를 뒤로 밀치고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꼬집었다.

 그 순간 남자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아야! 이봐 당신 뭐 하는 거야?“

 남자가 오히려 큰 소리다.

 지아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휙 돌아서서 남자의 따귀를 올려 치고 야수처럼 째려보았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자신에게 들이대던 남자가 아니다.

 “어머! 누구세요?“

 지아가 말했다.

 이 남자는 짧은 머리에 귀족처럼 생긴 남자다. 회색 눈, 검은 머리카락, 날카로운 턱 선 그리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차가운 눈빛.

 ‘이 남자 누구지? 분명히 조금 전까지 다른 남자가 나를 끌어 안았는데.’

 옆에서 조금 전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속옷 모델처럼 생긴 남자가 그녀를 보며 웃고 있다.

  “죄송합니다.“

 지아가 귀족처럼 생긴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당신 뭐야? 피 나잖아.“

 남자가 그녀의 손을 낚아채고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죄송해요! 전 다른 남자로 착각을 해서요.“

  “넌 뭐야! 여자가 싫다면 그만 둬야지! 매너는 어디데 뒀어!“

 그때 레이첼이 소리치며, 남자의 따귀를 한대 더 후려쳤다. 남자는 레이첼의 손을 피하지도 못하고 얼굴이 휙 돌아갔다.

  “가자! 여기 물 더럽네.“

 레이첼이 말했다.

 남자는 황당한 표정으로 지아와 레이첼을 보고 있었다.

  “거기 둘! 잠깐만 서봐!“

 남자가 말했지만, 레이첼이 손가락 욕을 하고는 클럽에서 나왔다.

 지아는 알렉상드로와 이날 처음 만났다.

 

 *.*.*

 

 어느 날, 지아가 수상버스에서 잠시 졸고 있던 날이었다. 그녀는 짝두작 시장에서 하루 종일 쇼핑을 해서 무척 피곤했다. 입에서 침이 흘러 내리고 있었는데, 누가 그녀의 옆자리에 털썩거리며 앉았다. 그녀는 잠에서 번쩍 깼다.

  “침 좀 닦지?“

 그녀가 눈을 떠보니 잘생긴 남자가 자신 옆에서 손수건을 흔들고 있었다.

  “누구……?“

  “침. 옷에 다 흘렀어.“

 햇살이 눈부셔서 남자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남자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만 보인다. 뽀뽀를 부르는 다무진 입술이다. 이런 입술은 맛이 어떨까? 그녀는 무심결에 입맛을 다셨다.

  “어! 잠깐만! 당신 혹시! 나 본적 있지?“

 남자가 소리친다.

  “아, 게스트 하우스 손님 이시구나. 그렇죠?“

 수상 버스에 그늘이 지자, 남자 얼굴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분명해! 지난밤에 클럽에서 꼬집고, 따귀 때리던, 변태 여자잖아!“

 남자가 또 소리친다.

 연아도 놀라서 커진 눈으로 남자를 본다.

  “당신은 왜 내 옆에 있어요? 너 스토커니?“

 두 남녀는 서로를 가리키며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남자가 검지손가락으로 지아를 가리키며 말을 잊지 못했다. 그런데 하필 그 순간 버스가 출렁거리더니 왼쪽으로 급하게 기울어졌다. 승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지아도 입을 벌린 체 몸이 왼쪽으로 쓰러지는데, 그만, 그녀의 벌어진 입 속으로 남자의 검지손가락이 쏙 들어왔다.

 연아는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었는데 버스가 중심을 잡고 정차하자, 마치 지아가 남자의 검지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빠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둘은 놀란 얼굴로 서로를 보았다.

 지아는 너무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는데 그 순간 마치 손가락을 빠는 것처럼 혀가 남자의 손가락을 핥게 되었다. 뽁, 소리가 나도록 남자의 손가락을 뱉어냈다. 그의 손가락이 침으로 반짝였다.

  “당신 정말 변태구나?“

 남자가 말했다.

 지아는 잠시 흐린 시선으로 남자를 보다가, 잽싸게 수상 버스에서 내렸다. 입에서 짠 맛이 났다.

 지아는 서둘러 선착장으로 달려갔고, 돌아서서 그 남자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 남자의 황당한 시선이 꼬리를 물고 그녀를 따라왔다.

 지아는 짜두짝 시장에서 사온 물건들을 들고 카오산 로드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걸어갔다.

 힘겹게 게스트 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 공용 식당에 물건을 내려 놓았다. 비닐 봉투만 여섯 개가 넘었다.

  “이게 다 뭐야? 시장 다녀왔어?“

 레이첼이 커피 한잔을 들고 식당으로 들어왔다.

  “응. 이번에 게스트 하우스 새 단장을 한다는데, 내가 힘 좀 보태주기로 했지.“

  “공짜로?“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게스트 하우스 일만 해도 얼마나 힘든데.“

 레이첼은 그녀가 사온 소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나 오늘 오다가 그 변태 남자 또 만났다.“

  “변태? 누구?“

  “클럽에서 만난 남자 있잖아. 우리가 따귀 때린…….남자.“

  “그래? 우리가 따귀를 때렸니? 왜?“

 레이첼은 기억 안 난다는 표정으로 소품들을 뒤적거렸다.

  “이 가방 예쁘다. 얼마야?“

  “400바트 싸지?“

  “오 마이 갓! 400달러 라고 해도 믿겠어.“

 그녀들이 한 참 수다를 떨고 있는데 게스트 하우스로 배낭여행객 한 명이 들어왔다. 큰 키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회색 눈, 검은 머리카락, 날카로운 턱 선 그리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차가운 눈빛.

  “어머! 당신 또!“

 지아가 놀라서 소리쳤다.

  “지아 너 아는 남자니? 멋진데?“

 레이첼이 남자를 보고는 금발머리를 쓸어 올렸다.

  “여기서 또 만났군.“

 그가 검지손가락으로 지아를 가리켰다가 다시 서둘러 내렸다.

  “저 남자 애인없니?“

 레이첼이 남자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변태 남자잖아. 우리가 클럽에서 따귀 때린.“

  “설마. 내가? 아니지? 나도 때린 건 아니지?“

 레이첼이 말했다.

  “네가 젤 세게 때렸어.“

  “오 마이 갓!“

 레이철이 고개를 숙였다.

  “여기 숙소 관리자를 찾고 있는데. 어디 있는 줄 알아?“

 남자가 배낭을 식탁에 내려놓고 말했다.

 두 여자는 그의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봤다.

  “카오산 로드는 처음이에요?“

 레이첼이 말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여기 관리자에요.“

 남자가 지아를 보고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럼 여기는 변태 업소?

 남자가 말하자 레이첼이 킥킥대며 웃었다.

  “아니거든요. 이 곳이 싫으면 나가시던가요.“

 지아는 그에게 게스트 하우스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일주일치의 숙박비를 받았다. 남자는 겉보기와 다르게 제일 저렴한 방을 원했다. 그곳은 열 다섯 명이 이층 침대에서 묶는 방이었다. 그 방에 레이첼과 지아도 묶고 있다.

  “세 번 이나 만났으면 운명인가? 이름이 알렉상드로라고 했지?“

 레이첼이 알렉상드로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어휴. 저 엉덩이 좀 봐. 어쩜 저리도 탱탱하고 귀엽니 깨물어 주고 싶다.“

 레이첼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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