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이수광
이수광
유호
풍령인
유호
 
작가연재 > 일반/역사
책사
작가 : 권오단
작품등록일 : 2016.4.6
책사 더보기

교보문고
http://digital.kyobobook.co.kr...
>
예스24
http://www.yes24.com/24/goods/...
>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소설 『책사』는 명나라의 시조인 홍무제가 명을 건국한 이후, 제2대 황제 건문제가 천자가 된 1399년(건문 1년 6월)부터 제5대 황제 선덕제가 한왕 주고후의 반란을 평정하는 1426년(선덕 1년 8월)까지, 27년간의 역사가 배경이 된다. 후일 영락제가 되는 연왕이 조카인 건문제의 견제로 자신의 지위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깨닫고 3년간의 내란(정난의 변) 끝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후, 영락제의 아들인 홍희제가 치열한 권력다툼 끝에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고, 손자인 선덕제가 한왕의 반란을 평정하며 권력을 잡기까지 명나라 역사상의 부흥기인 인선의 치세를 주도했던 책사 목풍아의 활약상을 다룬 작품이다.

 
책사 1 - 운수 나쁜 날- 3
작성일 : 16-04-11 09:47     조회 : 501     추천 : 0     분량 : 407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잠시후, 포박된 목풍아와 왼쪽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든 일도가 그 앞에 무릎이 꿇린 채 끌려왔다.

  목풍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미를 바짝 치켜세운 노한 얼굴의 소녀가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금방 뭐라 그랬지?”

  소녀가 허리에 두 손을 잡고 노려보았다. 나이는 자신과 비슷한 듯,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목풍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소녀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소리쳤다.

  “네가 나를 갈보라고 했잖아.”

  소녀는 참을 수 없었던지 목풍아의 뺨을 세차게 때리고 가슴을 힘껏 차버렸다. 목풍아는 맥없이 벌러덩 넘어져 버렸다. 뺨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욱신거렸다. 화가 치솟았다. 먼저 시비를 건 것은 소녀가 아닌가. 시립한 무사들에게 겨드랑이를 잡혀 다시금 꿇어앉은 목풍아의 시야에 연(燕)이라고 써 있는 인장이 보였다.

  ‘이런 망할 일이 있나? 연왕부의 사람이었구나. 연왕부의 사람이라면 혹, 연왕의 딸? 이런, 재수 옴 붙었네.’

  목풍아가 침착하게 말했다.

  “소저, 제가 언제 소저를 갈보라고 했습니까? 골난 자라라는 말은 소저처럼 교양 있고 아름다운 미녀의 입에서 나올 만한 말이 아닌 것 같다고 했지 않습니까?”

  “내가 골난……, 아무튼 넌 나를 갈보라고 했어.”

  “제가요? 그럴리가요? 소저께서 제게 노류장화가 뭐냐고 물어보셨잖습니까? 노류장화가 갈보가 아니면 뭡니까? 갈보를 갈보라고 말하지 요조숙녀라고 말합니까? 무사님들. 제 말이 틀렸습니까?”

  무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가 뾰로통한 얼굴로 다시 말했다.

  “좋아. 그건 그렇다고 쳐. 넌 내 입이 걸레라고 말했잖아.”

  “제가요? 그럴리가요?”

  “넌 분명히 내 입이 걸레라고 말했어.”

  “소저가 선녀처럼 예쁘다고는 말한 적이 있습니다만 소저의 입이 걸레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요.”

  “아냐. 넌 분명히 내 입이 걸레라고 말했어. 넌 내 내면이 갈보같다고 했잖아.”

  “제가요? 아! 이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제 말을 잘 들어보세요. 저는 분명 이슬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고 했습니다. 제 말이 맞지요?”

  소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면이 아름다워야 더욱 아름답다고 말했지요. 아름다운 요조숙녀가 되기 위해서는 내면을 아름답게 해야한다고 말이지요.”

  “너는 분명 내 내면이 갈보 같아서 내면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고 했단 말이다.”

  “제가요? 저는 요조숙녀도 내면을 가꾸지 않으면 갈보처럼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압니다만…….”

  소저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다.

  “이 죽일 놈. 세치 혀로 나를 농락해? 죽여 버릴테다.”

  소녀가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들었다. 무사들이 소녀를 막아서며 말했다.

  “공주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죄 없는 양민을 죽이시면 대왕께서 큰 벌을 내리실 겁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고 나는 도저히 분해서 못살겠어.”

  “그래도 죄없는 사람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죄가 없다니? 저 자가 나를 모욕했으니 저놈을 흠씬 때려줘. 그럼 내 화가 풀릴 것 같아.”

  무사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 하나가 목풍아에게 다가와 말했다.

  “미안하지만 매를 좀 맞아줘야겠소.”

  “매를 맞으라구요?”

  “우리도 달리 방법이 없소. 미안하오. 10 대만 맞아주시오.”

  무사가 목풍아를 달랑 들어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목풍아의 몸이 탁자위에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목풍아의 엉덩이 위로 몽둥이가 떨어졌다. 눈앞이 아찔하며 엉덩이에 불이 나는 것 같았다.

  “아이구, 목풍아 죽네.”

  태어나 이렇게 맞아본 것이 처음이라 죽는 소리가 절로 났다. 형벌이 끝나자 무사가 목풍아의 덜미를 잡아 공주의 앞에 무릎을 꿇렸다. 드센 힘에 목풍아는 허수아비처럼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공주가 목풍아의 이마를 쿡쿡 누르며 말했다.

  “어서 잘못했다고 말해. 그렇지 않으면 네놈의 새치 혀를 잘라버리겠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잘못했다고 말한단 말입니까?”

  “어쭈. 꼴에 사내라고 호기를 부리는구나. 오냐. 나는 네놈에게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겠어. 네놈이 사과를 안 하고는 못 배기게 해 주지.”

  공주가 일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놈의 손을 잘라라.”

  일도가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저는 아무 잘못이 없는뎁쇼?”

  “시끄러워. 네 주인이 잘못했으니 네가 벌을 받아야지.”

  공주가 무사에게 소리쳤다.

  “뭐해? 저놈의 손을 자르지 않고?”

  일도의 옆에 있던 무사가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어 허공으로 치켜 들었다. 시퍼런 칼날이 햇살에 반사되었다.

  “아이구, 일도가 병신되게 생겼네. 대장. 일도 살려요.”

  일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잠깐 기다려.”

  공주가 목풍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쩔테냐? 이래도 나에게 사과하지 않을테냐?”

  목풍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소저.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소인의 죄를 용서해주시오.”

  “진작에 그럴 것이지.”

  공주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이자들을 풀어주어라.”

  호위무사가 칼을 거두고 일도와 목풍아를 풀어주었다.

  “오늘 일진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시오.”

  목풍아는 허리가 땅에 닿도록 읍을 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호의는 잊지 않겠습니다.”

  목풍아는 일도와 함께 객점을 나왔다.

  일도는 미안한 마음에 목풍아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였다.

  “대장. 죄송합니다요. 저 때문에…….”

  “미안할 것 없다. 그까짓 한마디 말로 네 손을 건졌는데 그만하면 성공한 거지. 생각해보면 한때의 화를 참지 못하여 소인배들에게 대들었다가 개죽음 당하는 것이 사나이의 의기가 아니다. 한신(韓信)은 비천할 때에 일개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 다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소인배라 하지 않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머리를 숙이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니다. 한때의 분한 마을을 참아내는 인내도 대장이 가져야 할 덕목이다. 분한 것을 참지 못하면 사나이라는 소리는 들을지 몰라도 큰 일을 해 낼 수 없는 거다.”

  일도는 감격하여 가슴이 찡하였다.

  “하지만 죄도 없이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고 나니 너무 분하고 억울합니다요. 엉덩이는 괜찮으세요?”

 “호위무사들이 사정을 봐줘서 그럭저럭 견딜만 하구나. 아! 힘이 없다는 것은 이렇게 서러운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렇지만 걱정마라. 나도 사나이인데 이런 모욕을 받고 어떻게 복수를 생각하지 않겠느냐.”

  복수라는 말에 찡그린 일도의 눈이 번쩍 떠졌다.

  “복수라고요? 지금 복수라고 하셨습니까?”

  “왜? 내가 못할 말을 했느냐? 그 계집에게 죄 없이 모욕을 당했는데 그냥 물러나면 대장부 목풍아가 아니지.”

  “대장. 포기하시죠. 상대방은 연왕의 딸이잖아요. 호위무사들도 서른 명이나 되는데 가능하겠어요? 그냥 똥 밟은 셈 치시죠.”

  “그냥 넘어가자고? 겁이 난거냐?”

  “겁이 아니고 이건 미친 짓이라구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왕의 딸이잖아요. 전 못해요. 절대 못해요.”

  일도가 손사래를 쳤다.

  연왕(燕王)이 대관절 누구인가? 그는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넷째 아들로 주원장이 명나라 초기에 막북으로 도망친 원나라의 잔존세력을 막기 위하여 연왕에 봉해 놓은 실력자 중의 실력자였다. 듣기에 남경의 황제까지 연왕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근래에 연왕은 연일 군사들과 함께 사냥을 하는 것을 생활처럼 하고 있는데 이는 남경을 치기 위한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그런 연왕의 딸을 납치하여 복수하겠다니 일도는 목풍아가 미친 사람처럼 생각되었다. 미친 사람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눈을 뻔하게 뜨고 사지로 달려드는 일은 어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는가.

  “대장. 하지만 이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게 생각이 있어. 잘하면 원대한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몰라. 절호의 기회가 나에게 찾아왔어. 그러니 너는 내 말을 따르기만 하면 돼.”

  “대장. 그러지말고 다시 생각하시죠.”

  “딴 생각하지 말고 너는 내 말만 들어. 겁쟁이 같으니라구.”

  목풍아가 일도의 귀를 잡아당겼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책사 1 - 두명의 괴인2 2016 / 7 / 5 484 0 5815   
13 책사 1 - 두명의 괴인 1 2016 / 6 / 30 600 0 5662   
12 책사 1 - 도망자 3 2016 / 6 / 8 525 0 8748   
11 책사 1 - 도망자 2 2016 / 5 / 18 590 0 5732   
10 책사 1 - 도망자 1 2016 / 5 / 17 622 0 6206   
9 책사 1 - 복수전 - 2 2016 / 4 / 26 479 0 4961   
8 책사 1 - 복수전 - 1 2016 / 4 / 22 509 0 10332   
7 책사 1 - 운수 나쁜 날- 3 2016 / 4 / 11 502 0 4077   
6 책사 1 - 운수 나쁜 날- 2 2016 / 4 / 11 735 0 5109   
5 책사 1 - 운수 나쁜 날- 1 2016 / 4 / 8 597 0 8396   
4 책사 1 - 나는 바람이 되련다 - 3 2016 / 4 / 6 540 0 8104   
3 책사 1 - 나는 바람이 되련다 - 2 2016 / 4 / 6 636 0 6132   
2 책사 1 - 나는 바람이 되련다 - 1 2016 / 4 / 6 613 0 8146   
1 책사 - 서문 2016 / 4 / 6 975 0 18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전우치
권오단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