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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하얀색 왕과 검은색 기사
작가 : TiAmo
작품등록일 : 2016.7.28

도망쳐나온 스노우와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

"저 왕관을 봐 아름다운 붉은색이지?"

 
2.늑대(1)
작성일 : 16-08-02 13:59     조회 : 406     추천 : 2     분량 : 5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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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들의 우두머리 펠릭스는 전쟁을 증오하고 혐오했다. 이 세상에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냐 있겠느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개중에 몇은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펠릭스는 그런 의심을 받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사람들이 펠릭스를 부를 때에는 보통 전쟁광이라던가 학살자라던가 하는 마치 이보다 더 나쁜 인간은 없을 것이라는 듯이 불렀다. 하지만 펠릭스는 진정으로 전쟁이라는 것을 혐오했다.

 

  펠릭스는 전쟁의 잔인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무리의 무장한 이들이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것부터 전쟁이라는 것은 펠릭스와 어울리지 않았다.

 

  펠릭스는 명예로운 사람이었고 정의의 편에 설 줄 아는 사람이었으며 권위있는 귀족이었다. 처음에 그가 용병대의 대장을 한다고 했을 때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이 그를 말렸다.

 

  하지만 펠릭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부와 명예를 뿌리치고 집을 나왔다. 펠릭스는 늑대를 만들었고 늑대들을 이끄는 대장이 되었다.

 

  늑대는 빠른 발전을 이루었다. 전쟁터에서 늑대의 용맹함은 많은 영주들의 귀에 들어갔고 그들의 활약으로 많은 전투를 승리로 장식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용맹함이 잔혹함이 되어 퍼진 것이 펠릭스의 평판을 좋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펠릭스는 개의치 않았다.

 

  펠릭스가 처음에 생각했었던 목표인 조금이라도 많은 이들을 구원하자는 목표를 충분히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늑대의 일원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늑대의 평판을 듣고 직접 찾아오는 사람도 몇 명 있지만 그것은 매우 극소수이고 대부분 늑대의 일원은 패전한 영지의 포로와 평민들 중에서 자원을 받았다.

 

  용병 일을 하면 항상 죽음과 맞서야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서 자원하는 않는 이들도 많지만 이 일을 하면 일단 가족들에게 많은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하게 신청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그곳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보다 늑대의 일원이 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패전한 영지의 포로와 백성들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한 것이었다. 전쟁에서의 손해는 오롯히 백성들에게만 있는 것이고 전쟁에서의 이득은 영주들에게만 있는 것이었다.

 

  펠릭스는 그렇게 수많은 이들의 비참한 삶은 조금이나마 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칼에 피를 묻히고 나면 항상 침울해져 있기 마련이었다. 자신의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서 한차례 싸움을 끝내고 나면 항상 개인 천막에 틀어박혀서 한동안 나오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현재 늑대의 고용주인 그레이스 가문의 조던 그레이스가 전투 승리기념을 하기 위해 조던의 찬막으로 펠릭스를 초대한 것이었다. 펠릭스는 한차례 정중하게 거절했으나 오지 않으면 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억지를 쓰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그레이스의 천막 안에 앉아있게 된 것이다.

 

  "자자 한잔 받게!"

 

  조던이 펠릭스에게 포도주가 담긴 술잔을 건넸다. 펠릭스는 잔을 받기는 했으나 바로 마시지는 않고 탁자에 내려놓았다.

 

  "저희 둘만 이런 것을 누리는 것입니까?"

 

  "그럼, 자네와 나 이 두 사람이 아니면 누가 이것을 누린단 말인가? 나 조던 그레이스와 펠릭스 로서가 아니면 말이야."

 

  펠릭스의 미간이 잠깐 꿈틀했다.

 

  "그 성은 이미 버렸습니다. 그렇게 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뭐, 그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네만 누린다고 생각치 말게 자네와 내가 누리는 것이 우리 병사들 모두가 누리는 것 아니겠는가. 어차피 내 사병들이야 내 돈으로 먹고 사는 것이고 자네의 충성스러운 늑대들도 돈 많을 이들이 많은 것 뿐이지 내 병사들과 다름없는 삶이지 않은가."

 

  펠릭스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허리춤에 칼을 차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 줄은 몰랐다. 차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자 어서 잔을 들게. 그렇게 안 좋은 표정하고 있어서야 되겠나 이렇게 좋은 날에."

 

  "이제 겨우 한번에 전투에서 이겼을 뿐입니다. 게다가 오늘 전투에서 패배했으니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대응할 테고 그럼 언제라도 전시가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혹은 지금이라도 다시 공격해 올 수도 있죠."

 

  "하하하, 내 이 나이가 되도록 몇 십번에 전쟁을 해왔지만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에 바로 다시 공격해 온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네. 그러니까 마음 놓고 마시게! 어서!"

 

  펠릭스는 어쩔 수 없이 잔을 들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잔이었다. 그레이스가 얼마나 부유한 가문인지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백성들이 얼마나 세금을 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술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자 펠릭스는 도저히 그것을 마실 수 없었다.

 

  "역시 전쟁터에서 술을 마신다는게 영 마음에 걸려서 오늘은 좀."

 

  "어허, 마시라니까. 다 괜찮네 자네를 고용한 내가 괜찮다는데 또 무엇이 더 중요한가?"

 

  펠릭스는 전에도 한두번 이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모두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모든 이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꾹 참고 원하는 대로 해주는 수 밖에.

 

  펠릭스는 잔에 담긴 술을 한번에 모두 삼켰다.

 

  "봐봐 잘 마시는구만. 진작에 마실 것이지."

 

  "더는 마시지 않겠습니다. 술을 잘 못하는데다가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요."

 

  펠릭스가 그렇게 말하자 조던이 온 진영에 들릴만한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펠릭스는 영문을 알 수 없었으나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만은 확실히 느껴져서 기분이 좋지 못했다.

 

  "왜 웃으시는 겁니까?"

 

  "늑대의 대장이라고 해서 조금 더 대단한 녀석일 줄 알았더니 이제보니 애송이에 불과하군?"

 

  "그렇습니까?"

 

  펠릭스는 애써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그래, 저렇게 많은 인원을 이끌면서 적들이 무서워서 술 한잔 하지 못한다니! 사람들이 자네를 너무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 같군.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겁쟁이일 뿐인데 말이야!"

 

  "그렇습니까? 저도 종종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내가 볼 때 자네는 좀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어. 저런 무시무시한 이들을 이끄는 사람이 이렇게 배짱이 없어서야. 저들이 이 사실을 알면 당장이라도 반란을 일으킬 걸세."

 

  "참고하겠습니다."

 

  펠릭스는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었다. 펠릭스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 화를 펠릭스의 늑대들이 이해해 줄 것인가를 떠나서, 고용주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조던의 말이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펠릭스는 계속해서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추스렸다. 펠릭스가 보는 정의만이 세상의 모든 정의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보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병사들을 만들어 내는 건가?"

 

  "예?"

 

  "도대체 어떻게 저런 멍청이들을 키워내냐는 말일세. 아무리 많은 훈련을 한 병사들이라도 막상 전쟁터에 나서면 겁쟁이가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자네의 병사들은 겁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더군."

 

  "멍청이라. 그러게 말입니다. 저 멍청이들이 어떻게 제 밑에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군요."

 

  "숨기지 말고 말해보게. 내가 추가수당을 더 얹어주겠네."

 

  펠릭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그동안 수많은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온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그 정도가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자신의 부하들을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에 이어서 그것을 겨우 돈으로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펠릭스를 완전히 건드린 것이었다.

 

  "추가수당 따위로 얻어낼 수 있는게 아닙니다."

 

  펠릭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 이상은 여기 있을 기분이 아니군요."

 

  조던은 펠릭스의 행동에 살짝 당황한 듯 했다. 펠릭스는 천막을 나서려다가 잠깐 멈춰섰다. 그리고는 조던을 보고 말했다.

 

  "한 가지 도움을 드리자면 제 병사들은 그 누구보다도 겁쟁이라는 것 뿐입니다. 애시당초 영주님이 키우시는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겁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겁이 많단 말입니다. 영주님은 평생 병사를 훈련시키셔도 제 병사와 같은 병사는 단 한명도 얻으실 수 없으실 겁니다."

 

  그 때 그레이스 가문의 병사 하나가 급하게 천막으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말해봐라."

 

  펠릭스가 말했다. 병사는 조던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던이 괜찮다는 손짓을 하자 그때야 말을 시작했다.

 

  "가마르 녀석들이 다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조던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펠릭스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펠릭스는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띄고 조던을 바라보며 말했다.

 

  "많은 경험이 전쟁에는 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군요. 감사드립니다."

 

  펠릭스는 천막을 나와서 자신의 병사들이 천막을 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싸울 준비를 마친 병사들이 펠릭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대장!"

 

  그들이 외쳤다. 펠릭스는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았지만 인사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대장이란 직책을 역임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도 그들과 다름 없는 처지이며 한명의 동료일 뿐이라고 펠릭스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펠릭스의 부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펠릭스는 부하들의 모습을 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녀석들이 오고 있다는 말은 들었겠지? 우리는 이번에도 맨 앞에서 싸우게 될거다.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니까 모두들 대충 알겠지. 조던 그레이스가 너희들을 멍청이라고 말하더군. 겁을 모르는 멍청이들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너희가 얼마나 겁이 많은지 말이야. 하지만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가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조던 그레이스 같은 멍청한 자가 너희를 무시할 수 없게 해주길 바란다. 이상이다."

 

  펠릭스가 말을 마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150명 남짓한 이들의 함성소리는 진영 전체에 울려퍼졌다. 펠릭스는 분명 다가오고 있는 적의 귀에도 이 함성이 들릴 것이라 생각했다.

 

  펠릭스는 자신의 손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움찔움찔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었다. 펠릭스는 전쟁이 정말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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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ream 16-08-02 20:01
 
갈수록 재미있군요.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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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mo 16-08-03 16:14
 
계속 읽어주시고 충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꼭 더 좋은 글을 쓰고 수정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청운 16-08-04 02:44
 
잘 읽고 갑니닷. ^^ 쓔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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