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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과거를 산다
작가 : Lowe
작품등록일 : 2017.6.14

평소와 같이 잠이 든 주운은 꿈속에서 낯선 장소에 떨어진다.
처음에는 그저 꿈이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조금씩 그의 삶으로 자리잡게 되고, 그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꿈속에 그곳이 과거의 '고구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청년의 고구려 적응기..

 
5
작성일 : 17-06-15 23:00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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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통상적으로 상의를 입지 않고 있는 전사들이 목에 어제 내가 운고토에게서 받은 것과 같은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오모레!"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공터에 아이들에게 목걸이를 건넸다. 마유를 시작으로 마을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좁은 공터로 몰려들었다.

 

 "텐데!"

 "텐데 주운!"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내가 받은 게 단순한 목걸이가 아닌 뭔가를 상징하는 게 분명했다. 내 정보와 아이들의 설명을 종합해 나는 그 목걸이가 '텐데 오모레'라고 불리는 '전사의 증표'라는 걸 알아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서 건네받은 목걸이를 다시 들고 있던 가방(족장이 가죽을 엮어 만들어줬다)에 집어넣으려고 하자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커서 전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는 내 상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는 목걸이인 모양이다.

 

 "됐지?"

 

 목걸이를 목에 건 내가 아이들을 돌아보며 묻자, 아이들은 박수로 답했다. 그리고 귀신 같이 등장한 운고토가 나를 전사들에게 데려갔다.

 

 "그 취가 티냐허사!"

 

 운고토의 말에 다른 전사들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처음 자신들이 목걸이를 받던 순간을 떠올린 건지 다들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도대체 왜 운고토가 나를 전사로 인정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더샤이"

 

 선두에서 걸어가던 운고토가 우리를 향해 손을 펼쳤다. 앞사람에 가려 앞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취가, 샤사!"

 

 도담의 전사들이 뱀처럼 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내가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그들은 목표물에 도달해 있었다.

 

 "왕인을 보호하라!“

 

 말을 타고 있던 남자가 소리쳤다. 이곳에 오기 전에 내가 썼던 것과 같은 언어였다.

 

 "더샤이!! 운고토 더샤이!!"

 

 마음이 급해진 탓에 몇 번이나 넘어졌다. 전투를 시작한 전사들에게 내 목소리는 닿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산길에 도착했을 땐 왕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그를 지키는 호위무사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멸한 상태였다.

 

 "더샤이!"

 

 나는 대치 중이던 두 집단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얼마나 열심히 달렸던지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웠다.

 

 "여기는 저희가 주인하니, 도망하소서."

 "등을 돌리는 순간 창이 날아올 거예요."

 "고려인 뫄?"

 

 호위무사의 말에 답하는 나를 보고 왕인이 놀라 물었다.

 

 "고려인이냐고요? 아닌데, 아무튼 살고 싶으면 제 말에 따르세요."

 "무굴 같은 놈! 왕인이 어안이다!”

 "그럼 얌전히 죽던가요."

 

 내 말에 호위무사가 고함만 지르던 입을 닫았다. 언어가 많이 다르긴 했지만 대충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짐으 오달하라.”

 "뭐라고요? 일단 말에서 내려와요."

 

 호위무사가 또 무어라 입을 열기 전에 왕인이 말에서 내려왔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우아했고, 서두름이 없었다.

 

 "칼도 버려주세요."

 "그건.."

 "저 인이 명을 듣게.”

 

 왕인의 말에 호위무사가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내려놨다.

 

 "그흐 라이가 워."

 "다!"

 

 대충 왕인를 포함한 두 사람을 내 포로로 삼겠다는 말이었는데 의미가 통했는지 다른 전사들이 입을 모아 안 된다고 소리쳤다.

 

 "운고토, 그흐 라이가 워."

 "도"

 

 내 말을 듣고 다른 전사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려던 운고토가 내 손끝에 닿아있는 목걸이를 보더니 마지못해 허락했다.

 

 "고려인이 아니한데 어이 고려어이 화음 뫄?”

 

 전사들에 의해 원래 입고 있던 옷 대신 우리와 비슷한 옷을 걸친 왕인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내게 질문을 걸어왔다.

 

 자신을 지키려던 호위무사들의 죽음과 피신시키려다 전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마지막 호위무사에 대해서는 벌써 잊어버린 모양이다.

 

 "여기서 살기 전에 그 언어를 쓰는 곳에서 살았거든요."

 "고려으 생이 한데, 어이 산적이 뫄?"

 "산적 아니거든요?"

 "뫼에 생이 하여, 오가는 인으 재물을 탐하지 아느냐? 이것이 산적 아니면 뭐란 말이냐?”

 

 대충 산에서 사람들 습격해 재물을 훔치는 게 산적이 아니냐는 물음 같았다. 맞는 말이었지만 인정하기 힘든 말이었다.

 

 "사람을 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말도 안 되는 변명이었다. 왕인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래요. 맞아요. 산적."

 

 순수하고 영리해서 기분 나쁜 왕인이였다.

 

 "어디로 가는 거야?"

 

 운고토를 포함한 전사들이 짐을 잔뜩 실은 말을 데리고 마을과 정반대길로 향하는 걸 보고 중얼거렸다.

 

 “문아하여 답지하면 아니 뫄?”

 

 내 옆에 진드기처럼 붙은 왕인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거든요?

 

 같은 언어 같기도, 다른 언어 같기도 한 왕인과 대화를 나누는 게 쉽지 않았다. 입을 닫고 산길을 벗어나 30분 정도 걷자 저 멀리 동굴이 하나 보였다. 하지만 통로가 커다란 바위로 막혀있어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지토, 지마, 구오무.”

 

 동굴 앞에 도착하자 운고토가 처음 나와 함께 사냥을 나갔던 세 사람을 앞으로 불러냈다. 몸을 풀며 바위 쪽으로 걸어갔다.

 

 “하!”

 “하!!”

 

 운고토의 함성에 맞춰 세 사람이 바위를 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위가 움직였다. 운고토를 포함한 전사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힘껏 바위를 밀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힘 하나는 끝내주는 민족이었다.

 

 “샃!”

 

 운고토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전사들이 부싯돌로 횃불에 불을 붙였다.

 

 “이러하여도 산적이 아니 뫄?”

 

 안으로 들어온 왕인이 동글 끝에 아무렇게나 싸여있는 고급스러운 옷과 보석, 각종 금은보화를 보며 물었다.

 

 “이게 다 뭐야.”

 

 전사들은, 아니 이제는 도적이 돼버린 도담의 남자들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빼앗은 물품들은 정해진 룰에 의해 정리했다. 금장식이 들어간 무기들, 화려한 예복들, 반짝이는 보석들은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철로 된 검과 더 단단한 갑옷을 두고도 야생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도담인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리 다한 무구와 갑주를 유안하여도, 석기와 목기를 강여로 사용하는 윤은 무엇이 뫄?”

 

 왕인도 나와 같은 이유로 놀라고 있는 것 같았다. 더 좋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조금씩 이해의 범주로 들어오던 도담인들이 또 한 번 훌쩍 내게서 멀어졌다.

 

 “그러게요.”

 

 당연한 듯 답하자 왕인이 어이없다는 듯 입을 닫았다. 갑옷과 무기를 들고 패션쇼를 펼치던 전사들은 운고토가 지시하자 빠르게 입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았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전사들은 데리고 온 말을 목을 땄다. 이 시대의 가장 좋은 이동수단을 죽이려는 전사들을 말려도 봤지만 그들은 내 말을 들은 채도 안 했다.

 

 “워 다 쓰우 시타드 무고!”

 “워 다 쓰우 시타드 무고!”

 “워 다 쓰우 시타드 디고!”

 “워 다 쓰우 시타드 디고!”

 

 말을 피를 얼굴에 바른 족장이 소리치자 마을사람들이 그의 말을 따라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서는 자부심과 비슷한 감정이 느껴졌다.

 

 “사용하지 아니한데 왜 유안한 것이 뫄?”

 “네?”

 “사용하지 아니할 무구를 어찌 유안하고 있지 뫄었다.”

 “아, 쓰지도 않는 무기를 보관하고 있냐고요? 어!? 근데 저 말을 알아들으세요?”

 “북쪽이 어이가 아니 뫄, 유년기에 학익하였다.”

 

 방금 전만 해도 짐짝 같이 느껴졌던 왕인의 존재 가치가 순식간에 상승했다. 어느 정도 내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도담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수월하게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저건 무엇이 뫄?”

 “움막이잖아요.”

 “오, 무얼 하는 진이 뫄?”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하죠.”

 “궐과 같은 곳이 뫄?”

 왕인이 내 몸짓을 보고 이해한 듯 다시 물었다.

 

 “뭐, 비슷하죠.”

 “저건 무엇이 뫄?”

 “아이들이잖아요.”

 “아이들이 소지한 것 말외다.”

 “토끼요?”

 “토끼로 뭘 하고 있는 것이 뫄?”

 “가죽 손질하고 있잖아요.”

 “왜 손질을 하는 것이 뫄?”

 “먹으려면 가죽을 벗겨야 되니까요.”

 “아~ 어일 가느 뫄?”

 “따라와요. 족장 소개 시켜드릴게요.”

 “오! 이진이 왕 말이더 뫄?”

 

 왕인은 내가 질문할 시간은 주지도 않고 폭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결국 그의 질문공세를 멈추기 위해 그를 족장에게로 데려갔다. 방금 전까지 피를 뒤집어쓰고 있던 족장은 우물가에서 피를 씻어내고 있었다.

 

 “운장로!”

 “흐허찬!”

 

 내가 족장을 부르기 무섭게 왕인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내 발음보다는 도담인들의 발음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문장이었다.

 

 “그 누마?”

 “워 왕인 고련.”

 “왕인!?”

 

 왕인이 자신의 정체를 밝혔는지 족장이 그를 찬찬히 뜯어보며 물었다. 자신이 처한 처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왕인은 낯선 이방인의 시선을 즐기듯 온몸을 꼿꼿히 세운 채 우아함을 뽐내고 있었다.

 

 “운고토!”

 

 족장의 부름이 말고기를 썰던 운고토가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다가왔다. 외부인에게는 꽤나 충격적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지만 왕인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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