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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심장
작가 : Yak쟁이
작품등록일 : 2017.6.6

외계행성 천한(天漢)에서 온 무리가 고조선을 침공했다. 고조선은 남아 있었지만, 천한의 속국이나 다름 없어졌고 고조선을 지키던 싸울아비들은 몰락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싸울아비의 심장을 지키고 있는 자들이 남아있다.
이건 싸울아비 중에서도 자유로운 바람의 심장을 지닌 고주모의 이야기이다. 싸울아비의 심장을 가졌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주막 운영은 영 꽝이다.
사실은 약빨고 썼습니다. 주5회에서 4회 연재 예정입니다.

 
암흑의 무사 1
작성일 : 17-06-15 22:25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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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둠만이 내려앉은 정오의 저잣거리. 통금령을 알리는 북 소리가 성문 위에서 사방으로 울려 퍼졌고, 더 이상 아사달의 저잣거리엔 돌아다니는 이 없었다. 단 한 명. 석기대신만이 오밤중에도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선글라스를 쓰고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척에 잠시 걸음을 멈춰 세우고 도포 속에 감춰진 검에 살며시 손을 갖다 댔다.

 “자신 있으면 뽑아 보아라.”

 굵직한 목소리가 석기대신의 뒤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눈동자에 의지해 최대한 뒤를 보려 했으나, 녀석은 그의 시야밖에 있었다. 조금씩 걸음걸이가 가까워지자, 석기대신은 청각에 의지해 거리를 재다 검을 뽑으며 동시에 뒤를 돌아 휘둘렀다. 눈으로 보고도 막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지만 무슨 일인지 녀석은 눈앞에서 사라져 있었다.

 “재미없어.”

 석기대신은 이 와중에도 품속에서 단팥빵을 꺼냈다. 입에 가져다 대려는 순간 휘두르는 검의 잔상과 함께 단팥빵이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기가 막힌 은신술이군. 누구냐?”

 질문에 대답하듯 녀석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투명인간이 옥상에서 쏟아진 페인트에 당한 것처럼 머리부터 시작해 온통 새카만 형체가 나타났다. 그가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벗자, 석기대신은 놀라 눈이 커졌다.

 “너, 너는!”

 “잘 가시게. 석기대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녀석은 검을 휘두르며 동시에 석기대신의 뒤에서 검을 집어넣고 마치 클로킹 레이스처럼 그 모습을 감췄다. 홀로 남은 석기대신은 깊게 베인 어깨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근사한 밤이군.”

 

 다음 날 아침 8시 20분. 주막 앞엔 검은 제복의 경찰들이 몰려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금화가 대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당에서 ‘터벅터벅’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대문을 열고 주모가 앞에 나왔다. 금화를 본 주모는 곧장 썩은 표정을 지었다.

 “뭐냐. 부여군이 유물이나 조사하지 여긴 왜 왔어! (실제 부여군은 발굴조사를 하지 않으면 건물을 짓지 못한다.)

 “고고학자냐! 내가! 다른 게 아니고 조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왔다. 묻는 말에나 대답해.”

 “무슨 조사? 주모한테 조사할 일이 있기나 해? 원산지 표시는 제대로 했다고. 봐라. 김치 국내산, 배추 러시아산, 고춧가루 중국산!”

 “완전히 수입산 김치잖아! 그건! 어쨌든 어제 저잣거리에서 석기대신이 불의의 습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순찰 중이었던 우리 쪽 한명이 쓰러진 석기대신을 발견하고 병원에 옮겼지만, 아직까진 병원에서도 뭐라 장담을 못하겠다 하더군.”

 “그래서 용의자로 나를 지목하셨다? 너희는?”

 “범인을 잡으려고 해도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 발자국도 남지 않았고 적외선 CCTV 카메라에도 녀석의 모습은 나타나질 않았어. 마치 석기대신 혼자 유령과 싸우다 검에 베인 것처럼 석기대신은 홀로 검을 뽑았고 그리고 쓰러졌지. 그 유명한 석기대신을 단숨에 중상을 입혔으니, 아무래도 위에서는 조바심이 난 모양이더라. 검으로 유명한 인사들을 감시하라는 명령이다. 네놈을 포함해. 물론 난 인정할 수 없다만.”

 “그러시겠지. 내게 졌으니까.”

 “비겁하게 멀리서 활이나 쓴 주제에! 지금이라도 한 번 붙어볼까? 응?!!”

 주모의 조롱하는 듯한 표정에 발끈한 금화는 곧 마음을 진정시켰다. 금화의 손짓에 맞춰 뒤에 서있던 부하가 주사기를 들고 주모에게 다가갔다. 혹시나 있을 저항 때문인지 7명의 부하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주모를 향해 겨눴다.

 “정말 살벌한 예방접종이군 그래! 응? 주사 맞으면 돈까스라도 하나 사주려고 그러냐?”

 “바보냐? 애도 아니고 돈까스 타령이나 하고. 인정하진 않지만 넌 나라에서 지정한 실력자라서 말이야. 행여나 네가 윗사람에게 해코지라도 할까 정부에선 우려하고 있어.”

 주사기를 든 부하는 소독용 솜으로 주모의 왼 팔을 문지르고 주사를 놓았다. 꽤 굵은 바늘인지라 근육질의 주모도 몹시 아픈 얼굴이었다.

 “아프잖아! 인마! 살살 놓을 줄 모르냐?”

 “안 아프게 하려면 엉덩이를 때려야 하는데, 주모의 엉덩이는 때리기 싫지 말입니다.”

 주사를 놓은 부하는 무표정으로 대답하고 물러섰다. 그러자 검을 겨누던 부하들도 모두 무기를 거뒀다.

 “그래서? 이게 뭔데? 뭘 주사한 거냐?”

 “일종의 추적 장치다. 주사액에 들어 있는 나노 머신이 실시간으로 네 위치와 예상되는 행동들이 우리 쪽 서버로 전송된다. 필요시엔 나노 머신은 너의 시신경과 동기화해 네가 보는 모든 것이 서버를 통해 동영상으로 전송되지.”

 “이런 나쁜 자식!! 어떻게 그런 짓을!”

 주모가 화가 나 흥분한 얼굴로 금화의 멱살을 붙잡자, 그의 부하들이 검을 빼들었다. 금화는 어깨 뒤로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후우. 네가 반발할 거란 건 알고 있다. 빌어먹을! 싸울아비들을 몰락시킨 것도 모자라, 감시의 대상으로 삼다니. 이건 마치 나라를 위해 싸웠던 자들을 모두 위험인물로 취급…….”

 “곤란하잖냐! 이 자식아! 앞으로 새벽 한 시에 대한민국 No.3 채널을 볼 수 없다는 거잖아! 정말 중요한 장면이 나오느라 기다리는 동안 네들은 그걸 녹화할 작정이냐!”

 “그것 때문이냐!! 조금은 상식적인 이유에서 화를 내란 말이야! 그런 시답잖은 이유 따위에 내 멱살을 잡지 말고!”

 “이 녀석 보게? 오늘 새벽 한 시에 무슨 영화가 나오는지 모른단 말이야? 무려 ‘젖소마님께서 금야 바람을 피웠소이다!’ 하는 날이란 말이다! 재방 요청을 해도 보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단 말이다!”

 순간 ‘애마마님’이란 영화를 생각한 금화였지만 헛기침만 몇 번 했다.

 “석기대신은 검술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 알려져 있어. 또한 지배층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분이지. 그런 분이 변을 당했으니, 모두들 무서워진 거다. 나 역시 네놈이 범인일 거란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으니, 아무 염려 말고 넌 하던 영업만 계속 하면 된다. 돌아가자.”

 금화가 돌아가자 모두들 일제히 뒤돌아 저잣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주모는 아직도 주사 맞은 곳이 아픈지 소독 솜으로 계속 문질러댔다.

 “하여간 밥맛인 자식.”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동안 치우가 대문 앞까지 걸어오고 있었다.

 “어라? 주모 형. 왜 그러고 있어요?”

 “아, 치우 왔냐? 별로 달갑지 않은 놈을 봐서 말이다.”

 치우는 검은 제복의 경찰들을 보자, 누가 찾아왔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금화 씨가 찾아왔나 보네요. 국밥이라도 먹고 싶어 온 거 아녜요?”

 “석기대신이 어느 자객에게 당한 모양이더라. 아무래도 나라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야.”

 “저도 집안에서 들었어요. 도대체 그 대단한 사람을 저렇게 만들 사람이 있다니.”

 “어쩌면 사람이 아닐 지도 모르지. 애초에 그 인간은 고조선 귀족들에게 명망 높지만, 천한 같이 실질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외계인들에겐 눈엣가시니까. 외계에서 자객을 구해왔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야.”

 이제야 잠에서 깬 나리는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고 나와 주모와 치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주모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뒤돌았다.

 “시간이 몇 시인데 이제야 옴까? 치우는 시간을 좀 더 잘 지켜야 함다.”

 “넌 시간이 몇 시인데 이제야 일어나냐! 내가 며칠 전부터 말했지!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 만들 준비 하라고.”

 “아, 음식이라면 준비돼씀다. 여기.”

 나리는 품속에서 카레가 담긴 국자를 꺼냈다. 어찌된 영문인지 국자에서 김이 폴폴 올라오고 있었다.

 “또 카레냐! 넌 도대체 카레를 어디에서 자꾸 만드는 거냐! 연금술사냐? 카레의 연금술사냐? 간디와 유혈사태라도 일으켰냐?”

 “어엇? 다른 게 필요해씀까? 다른 것도 준비해씀다!”

 주모는 몹시 기대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또 카레가 들어있는 국자였다. 다만 색깔은 이상하게도 완전히 파란색이었다.

 “스0프 카레냐? 이번엔! 가0멜이 카레를 삶아먹겠구먼!”

 “있다가 밥에 비벼먹기로 하죠. 우선 개업부터 준비하자고요.”

 그 뒤 40분 동안은 주막 마당을 쓸고 마루와 밥상을 닦으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부엌을 걸어 잠근 나리는 혼자 모든 식재료를 다듬었다.

 

 그리고 9시. 주막 문이 활짝 열리고 하나 둘씩 손님들이 찾아왔다. 리고 손님 중 한 명 주변의 눈치를 무지 살피는 소년이 있었다. 치우가 다가가 주문을 받으려 했지만, 어쩐 일인지 소년은 우물쭈물하며 말하길 망설이고 있었다.

 “어라? 이상하네.”

 마룻바닥에 앉아 주막을 지켜보던 주모가 치우를 보고 일어나 그리로 다가갔다.

 “왜 그러냐? 치우. 저 꼬마 애는 누구고? 금발머리인 게 조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만. 헤이. 하우 알 유?”

 하지만 꼬마는 계속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인석아! 조선에서 하우 알 유라고 하면 너는 파인 땡큐 앤쥬? 라고 대답해야 되는 거 모르냐? 외계에서 서당 안 다녔냐?!”

 “언제 적 대화에요! 그거. 아무래도 이 아이 길을 잃은 모양이에요. 경찰에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둘이 잠시 고민하고 있는 사이, 대문을 통해 다섯 명의 검을 든 외계인들이 주막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금발의 그 아이를 보자 그리로 걸어왔다.

 “페르디슈! 어딜 그리 쏘다닌 거야! 얼마나 찾았는지 아니?!”

 그들 중 꼬마와 똑같은 금발에 허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긴 머리를 가진 고풍스러워 보이는 남자가 반갑게 손을 들었지만 곧 주모의 목검이 앞을 가로막았다.

 “이런. 별 일이 다 있군. 어느 나라의 바텐더가 이렇게 손님에게 칼을 들이밀죠?”

 “바텐더가 아니라 주모다. 이 자식아!”

 주모의 얼굴을 쳐다본 남자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남자의 미모가 대단한지라 근처에서 밥을 먹던 아낙네들은 밥숟갈을 놓고 남자의 얼굴만 빤히 쳐다봤다.

 “이런. 진짜 주모를 이 자리에서 만나다니. 오랜만이군요. 신궁.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겠지요. 지금은 제 아들을 데려가야겠습니다.”

 그러나 꼬마는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을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엉덩이를 찧었다. 그런데도 너무 무서웠는지 엉덩이를 바닥에 끌며 뒤로 갔다.

 “페르디슈. 너무하군요! 어찌도 이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요?”

 남자는 갑자기 무서운 얼굴로 돌변해 꼬마를 노려봤다. 그러나 주모가 이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어이! 뭐 하는 거냐? 이젠 유괴까지 하는 거냐? 가족 증명서 갖고 와! 이 자식아. 아니면 내키진 않지만 바로 경찰을 부를 테니까.”

 “해 보시지요. 어디. 보고 싶군요. 천한의 장군에게 속국의 경찰이 칼끝이나 겨눌 수 있을지?”

 건방진 그의 말에 주모는 이를 바득 갈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옆으로 비켜섰다. 남자는 씩 웃어 보이며 단숨에 페르디슈에게 접근해 그를 들쳐 업고 주막을 떠나갔다.

 “아,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고주모. 비록 지금 당신이 비켜났다 해도 난 당신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항상 난 당신을 인정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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