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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완결)난,설헌
작가 : 아리곶
작품등록일 : 2016.7.22

조선 중기 최고이자 최초였던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

그 시대와 이 시대의 '허초희'가 만나는 타입슬립 역사소설 <난,설헌>

※ 소설이므로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이며, 사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는 시 구절은 모두 사실이며 출저는 네이버 입니다.^^

 
3화. 강 설 헌
작성일 : 16-07-31 21:47     조회 : 650     추천 : 0     분량 : 3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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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설헌이 입양이 된 지 삼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든 보육원을 떠났다는 상실감과 그리움이 설헌을 찾아왔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슬픔이나 그리움 따위의 감정은 그리 오래 설헌 곁에 머무를 수 없었다.

 

 "아가씨, 식사하실 땐 그렇게 하는게 아니죠!"

 "자 이제 하교하시면 이런 활동들 하러 다니셔야 해요, 아셨죠?"

 

 집 안엔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엔 설헌의 교육을 맡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것 저것 지적하는 것은 양어머니 수영과 같았으며 잔뜩 위축된 설헌이 재밌는지 오히려 더 약올리거나 놀리기도 했다.

 양부모도 모자라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강회장의 집에 오기 전 열 두살, 그때의 활기넘치던 장설헌은 없었다. 설헌에겐 이제 꽤 활발했었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설헌아, 회장님 댁 가서 잘 지내거라. 예쁘고 씩씩하게 커야 해.

 아마 네 친부모님은 더욱 좋아하시겠지...."

 

 떠나오기 전날 밤, 원장님은 설헌에게 그렇게 말했다. 친부모님이 좋아하실거라고. 설헌은 친부모님을 본 적은 없지만 과연 이렇게 살고 있는 날 보며 좋아라 하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리는 순간까지도 걱정했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야 니가 설..헌? 이라는 애야? 이름보다 착하게 생겼네.뭐 좋게말해 칙한거구 솔직히 말하면 찌질한 수준이지만."

 "수현야! 동생이 새로 왔는데 친절히 대해야지."

 "칫~오빠 얘가 무슨 동생이야~"

 "얘가 그래도..!! 안녕 설헌아. 나는 스무 살 강한빈이라고 한다. 앞으로 오빠라고 불러. 아 그리구 얘는 강수현! 열 여섯살이야. 너 보단 나이가 많지만 아직 어려서 이러는 거니 너무 신경 쓰진 말구."

 

 처음 오던 날, 설헌을 태우고 온 설헌의 양부모는 집에 오자마자 휙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어쩌지 하고 문 앞에 서 있는데 지금은 언니라고 부르는 수현이 설헌에게 말을 걸었고, 지금은 이 집 식구들 중 유일하게 설헌에게 상냥한 사람인 한빈도 인사를 건넸다. 입양 온 첫 날이 그렇게 흘렀다.

 

 *

 

 "앞으로 우리 집에선 우리 집 아이에 걸맞게 행동하렴.

 보육원 출신인 거 티내지 말고. 원래부터 이 집에 살았던 양 행동해."

 입양 온 다음 날 설헌이 수영에게서 들은 첫 마디였다.

 이튿 날이 되어서야 설헌은 양부모의 얼굴을 한명 한명 또렷이 볼 수 있었다.

 "대답 안 할거니?"

 "네"

 설헌에게 수영은 매우 엄격했다. 사실 철립이 입양을 결정했을 때도 구지 입양까지 해보여야 하냐며 항의 했지만 철립은 그녀의 말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설헌덕에 기업이미지를 되살리긴 했지만 그걸로 설헌이 가져온 이익은 끝이었다.

 

 "구색은 갖춰야 하니까 기사도 붙여주긴 할게. 아까 다 들었지? 학교 끝나면 집에 기어 들어 올 생각말고 학원 열심히 다녀. 지금 다른 애들 따라잡으려면 너 엄청늦은거야."

 

 '네, 어련하시겠어요.'

 

 이것 저것 배우는 설헌의 모습을 보며 하루에도 수 십번씩 꾸중을 했다. 발걸음이 마음에 안 든다느니. 밥 먹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느니 하면서. 설헌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티 낼 수 없었다.

 양부모가 이렇게 설헌을 대하니 집안 사람들도 설헌을 구지 챙기려 들지 않았다. 그렇게 가족들 사이에서 설헌의 존재감은 점점 더 작아져 갔다.

 

 '대체 이럴거면 왜 절 데려오신거죠?"

 

 강회장과 수영의 의도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설헌은 이 말을 진심으로 묻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자리한 드디어 내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겼다는 감격스러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게 가족이듯 가족 아닌 사람들 속에서 잔뜩 위축된 채, 많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는 열 다섯의 강설헌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설헌에게 남은 유일한 삶의 낛은 학교였다. 입양을 오고 하루가 지난 후, 설헌의 학교가 정해지는 날이었다.

 

 "니가 수현이나 한빈이가 나온 학교는 안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네?"

 "아니, 너 정도의 애가 재벌집 애들 다니는 학교 다녀 뭐 할래?

 내가 전에 얘기했을텐데? 너 지금 다른 애들 따라가려면 한참 늦었다고?"

 강 회장의 서재에 또 한번 불려갔을 때, 철립이 꺼낸 말을 막 이해하려고 하던 찰나 수영의 쐐기박는 말로 설헌은 단번에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 내가 그런 데 가면 꼴찌만 된다? 그러니까 내 수준에 맞는 학교나 다녀라?'

 

 하지만 설헌은 차라리 고마웠다. 학교나마 자신이 원하던 곳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부모는 설헌이 원하는 학교를 말하자 단번에 전학절차를 밟고 학교에 입학시켰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으니 초등학교 적응도 쉽진 않았다. 그렇게 1년이 흘러갔다.

 

 *

 1년이 지나도 역시나 소문은 빨랐다. 중학교에 진학했을때 마저 설헌에 대한 소문이 학교에 파다했다.

 "야.야! 쟤가 그 L그룹 막내 딸 걔라며..?"

 "와 생각보다 별로 우리랑 다를 거 없네."

 "쟤 초등학교때 별로 안 나대고 조용했대."

 

 중학교에 가던 첫 날. 설헌에 대한 소문은 이미 학교 전체에파다했고 덕분에 설헌은 전교생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애써 주위 시선을 무시하고 교실로 들어왔을때 누군가 설헌을 불렀다.

 

 "설헌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누구지...?'

 

 누가 자신을 이렇게 부르나 싶어 설헌이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를 보고 밝게 웃고 있는 한 아이가 있었다.

 

 "설헌아! 나야 지현이!"

 

 '지현이..지현이..?!'

 

 지현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아 곰곰히 생각하던 설헌이 그제야 지현을 기억해냈다. 지현은 아버지 한 분 밖에 안 계신 편부가정의 자녀였다. 일에 치여 지현을 돌보기 어려워진 지현의 아버지는 잠시 설헌의 보육원에 지현을 맏겼다. 한 달이 못되어 다시 지현을 데려가긴 했으나 그 사이 동안 설헌과 지현은 참 많이 친해져있었다.

 

 "지현이..너 그 지현이 맞아? 나랑 같이 보육원에 있던 그 지현이..?!"

 "응 맞아~왜 나 아빠랑 다시 살게 됐잖아. 그 때 너 다시 못 보는 줄 알았는데. 너 나랑 같은 반이야! 어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설헌에겐 다행이었다. 집에서도 마음 둘 곳 없이 외로웠는데 학교에서 마저 혼자가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학교에선 외롭게 지내진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설헌은 안도감마저 느꼈다.

 

 *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설헌과 지현은 2학년도 같은 반 친구로 남을수 있었다. 국어 수업 시간이었다.

 

 "자 오늘 국어 수업은 시 한 편을 읽고 마쳐볼까 해요."

 "에~이. 샘 무슨 시를 읽어요-! 빨리 끝내 주세요."

 

 시를 읽겠다는 선생님의 말에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하나같이 수업이나 빨리 끝내달라고 하소연이었다.

 

 "조용~! 오늘 선생님이 준비한 시는 조선 중기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감우]라는 시에요. 느낌을 살려 읽어볼 사람?"

 

 역시 그 누구도 먼저 손 드는 아이는 없었다. 물론 설헌도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손들진 않았다.

 

 "그럼 시켜 보겠어요. 강..설헌? 이름이 비슷하네~ 한번 읽어볼까?"

 "네..? 네."

 

 '그래, 뺄 이유는 없잖아.'

 

 설헌은 자신의 이름이 불릴 줄 몰랐지만 우선 불렸으니 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우........'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가을 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흡"

 

 시를 읽기 시작하며 덤덤하던 설헌이 울먹거리고 있었다.

 

 '내가 왜이래..?'

 

 설헌도 자신의 모습이 낯설어 속으로 생각했다.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설헌아 괜찮아? 너 왜 그래..?"

 

 설헌이 겨우 시를 다 읊고 자리에 앉자 지현이 물어온다.

 설헌은 왜인지 몰랐다. 그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시를 읽고 울어본 적은 없었다.

 

 '오늘 유달리 감정이입을 했나..? '

 

 "설헌 학생이 몰입을 유난히 심하게 했나봐요 여러분~ 자 빨리 수습되도록 박수 세번 치고 오늘 수업 마치겠습니다!"

 

 짝-짝-짝!

 수업이 끝났고 설헌은 알 수 없는 감정을 추스르느라 힘들었다.

 그리고 하루가 다 가도록 시 구절은 설헌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감우...허난설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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