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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6화
작성일 : 17-06-14 20:53     조회 : 306     추천 : 1     분량 : 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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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힐끗 바라 본 옆자리에는 여을이 평소처럼 냉엄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집어 삼킬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섬세한 손길, 모니터의 빛이 반사된 안경에는 서리는 서늘한 빛깔.

 돌연 그 빛이 나를 향했다.

 “?”

 이런 일이 있을까 우려해 처음부터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곁눈질로 살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눈이 마주칠 뻔 했다.

 여을은 꺼림칙한 시선의 정체를 찾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태연한 척 내 모니터를 바라본다.

 직접 묻기는 무리겠군.

 눈을 마주하기도 어려운데 혹시 치트를 쓰고 있냐고 묻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점심시간에 세희와 나운 대화를 떠올렸다.

 

 “그래서 아저씨는 뭘 하고 싶은데?”

 여을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는 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세희가 물었다.

 뭘 하고 싶냐니, 램프의 요정이 소원이라도 묻는 듯한 말투였다.

 “복수?”

 세희가 적당히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그냥 죽었으면 좋겠어요.’

 밉냐고 묻는 다면 미운 거겠지만... 뭔가 조금 다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으으음...”

 내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에 세희가 혀를 찼다.

 “...으이구, 이 답답한. 아무튼 걸리면 큰일인 거잖아. 그 코드인지 뭔지 하는 거.”

 “그렇겠지.”

 게임 회사 직원이 자기네 게임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게 밝혀지면 안 그래도 욕먹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 회사는 가루가 될 것이다.

 “그래도 뭐 당장 큰일이 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여을이 쓰고 있는 건 틀림없이 내가 만든 코드였다. 여을이 코드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을도 쓰고 있는 이상, 공범관계라는 이야기도 된다.

 

 그리하여 내막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뭔가요?”

 결국 좀 전부터 염탐하던 내 시선은 들통이 나고 말았다.

 “아, 아뇨. 아무 것도.”

 애매모호한 내 태도에 여을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진다. 여을이 아무 것도 아니면서 왜 쳐다보냐는 표정으로 들고 일어나기 직전, 건너편에 있던 김인정 팀장이 진화에 나섰다.

 “무슨 일이야?”

 “자꾸만 옆에서...!”

 여느 때처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려는 여을의 말을 다급하게 끊었다.

 “저기, 그! 팀장님!”

 “뭐, 뭐야?”

 당황한 기색의 김인정 팀장.

 여을에게 묻는 건 무리다. 그러나 팀장이라면 뭔가 말이 통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적어도 팀장이니까 말은 들어주지 않을까?

 “잠깐 면담 좀 가능할까요.”

 공기가 얼어붙었다.

 여을이 동그란 눈을 한층 더 크게 뜨고 날 바라본다.

 입을 쩍 벌린 김인정 팀장이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려 한 차례 소동이 났다.

 장소를 바꿔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김인정 팀장이 들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어딘가 심드렁한 태도와 다르게 눈빛만은 진지했다.

 말을 어떻게 꺼낼 지는 이미 오면서 머릿속으로 정리가 끝난 후다. 그걸 되새기는 잠깐 동안의 침묵, 이어서 말을 꺼내려는 순간.

 “미안!”

 돌연 팀장이 고개를 숙였다.

 “정사원 채용은 무리야! 그래도 만약 한울 씨가 그럴 생각이 있다면 그... 재계약이라도... 어떻게 건의해 볼 수는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는 팀장의 모습에 나는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했다.

 그러고 보니 짤릴 날이 얼마 안 남았었지.

 요 며칠간 워낙 다이나믹한 사건들을 겪다 보니 이런 일상적인 일은 잊고 있었다.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일단 이것도 처리해두는 게 좋겠...지?

 “...예, 뭐.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했다.

 뭔가 의도치 않게 중요한 사건이 하나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해결의 주역인 김인정 팀장은 그제야 짐을 덜어놓았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 네가 이렇게 따로 보자고 해서... 그 뭐냐...”

 인정이 말을 고르면서 머뭇거리기에 조금 거들었다.

 “귀찮았다?”

 “그래, 귀찮... 아니 그게 아니고...!”

 헛기침을 하고 자세를 가다듬는 인정.

 “뭐, 귀찮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회사 일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잖아?”

 입이 허전한지 인정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뱃갑을 들이밀기에 나는 양손을 내저어 내가 비흡연자라는 사실을 알렸다.

 “아, 그래? 미안.”

 다급하게 끄려고 하는 걸 제지하자 인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담배 안 피는 것도 몰랐었네... 무슨 얘기까지 했었지?”

 “회사생활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고.”

 회사 일은 늘 하기 싫은 일의 연속이다. 안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그래. 귀찮은 일 투성이에, 이렇게 담배도 안 피는 사람한테 연기 뿜어대고. 나도 뭐 그렇게 담배 배웠는데... 너도 피우게 될 걸?”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그래도 그게 재밌는 거잖아?”

 뭐요?

 “별로 마음이 맞는 것도 아니고 취향도 취미도 가지각색인 사람들 모아놓고 아등바등 뭐라도 만들어보자고 머리를 맞대고 끙끙대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

 “예, 뭐 있긴 하죠.”

 두말할 것 없이 가장 싫어하는 분위기다.

 내 기색을 살핀 인정이 쿡쿡 웃었다. 그녀가 보기에도 나는 그렇게 보였다고 한다.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처음일 정도니. 그렇게 가까이 앉아 있고 같은 팀인데 같이 밥 한 끼 먹은 적도 없고, 사실 지금도 거의 미지의 존재지.”

 그리 좋은 의미로 하는 얘기는 아니었다. 날 보고 회사에 왜 나오나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좋아서 나오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보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나오니까 나오는 것이다.

 인정이 내 말에 흐릿한 미소를 흘렸다.

 “뭐, 대부분 그렇지.”

 “팀장님은 다른가요?”

 “뭐, 그건 대강 설명했으니까 넘어가고.”

 이러니저러니 말을 해도 회사 생활, 조직생활을 좋아한다는 건 제대로 얘기를 나눈 적이 없어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정확히는 동료 간의 유대감이나 신뢰 같은, 믿을 수 없는 속성들을 추구하는 타입이다.

 그 일환인지 자기 팀 내에서는 끊임없이 말을 놓고 편하게 대화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나는 꼬박꼬박 존대를 함으로써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애초에 생사여탈권이 팀장에게 잡혀있는 계약직에게 부담 없이 대하라는 것도 상당히 가식적인 얘기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계약직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기 선에서 할 수 있는 일까지 찾아 본 건... 뭐 자기 몸보신을 위해서라는 게 근본적인 이유겠지만, 그 속에는 저런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는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할 말이라는 건 뭐야? 그냥 저 계약 얘기였어?”

 그렇다면... 그걸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뇨, 그건 아니고...”

 죽느냐 사느냐 하고 있던 거에 비하면 사실 계약 건이야 별반 중요치 않은 일이다. 오히려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사내에 우리 게임 하는 길드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게임을 좋아하는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회사답게, 사내에는 브소를 하는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길드도 당연히 존재했다.

 “어, 있지. 왜? 들어오게?”

 당연히 무리 짓기 좋아하는 김인정 팀장이 이끄는 프로그래머 팀에도 길드가 있다.

 “아뇨, 그 얘기가 아니고... 테스트 쪽 얘긴데요.”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건 유저 입장에서 밸런스를 체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길드에 대해서다.

 나는 오기 전부터 정리해놓은 말을 꺼냈다.

 “테스트 목적으로 하는 길드는 전용 아이템이나 커맨드 같은걸 쓸 수 있는 거죠?”

 “응,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인 걸 테스트하려고 만든 길드니까.”

 그런 길드는 사적으로 운용하는 길드와 다르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테스트 팀인 것이다.

 거기서 테스트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치트 아이템이나 능력치는 일견 내가 만든 코드와 비슷한 점이 있다.

 “거기서 나온 아이템이나 장비를 사적으로 쓰고 있는 직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돌연 인정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사실이라면 당연히 보통 일이 아니다.

 “증거는?”

 나는 이전에 코드를 써서 세계기록을 남겼던 로그를 보여줬다.

 “버그는... 아닌 거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기록에 인정이 난색을 드러냈다.

 “그런 얘기 들어온 적 없잖아요?”

 그걸로 문제가 생겼다면 제일 먼저 인정의 귀에 날아와 꽂혔을 것이다.

 “...지웠어?”

 “네, 일단은.”

 다른 누군가 발견하기 전에 가장 먼저 손을 써둔 후다. 문제가 생기면 보고를 하고 서류를 남기는 것이 규정이지만 그런 귀찮은 잡음을 만들지 않고 수면 아래에서 처리할 수 있으면 융통성 있게 처리하는 것도 미덕으로 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분위기였다.

 나는 이 문제가 아직 그 정도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 다는 암시를 넌지시 내비췄다.

 “어떤 미친놈이...”

 인정이 갑작스러운 두통에 이마를 짚었다.

 “일반 유저는 아니겠군.”

 이런 게 일반 유저들한테까지 퍼져있으면 벌써 지옥문이 열렸을 것이다. 내가 곧장 지운 로그 외에는 문제가 불거져 나온 기색도 없으니 사용자는 비밀을 알고 있는 내부자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 진범인 나는 차분하게 인정을 내가 정한 답으로 이끌어 나갔다.

 “테스트 팀도 아니겠죠.”

 “그렇지, 걔네가 뭐가 남는다고.”

 안 그래도 게임에 출시되지 않은 것들을 다루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있다. 개인적인 재미를 위해 이런 짓을 하는 건 별 의미도 없고, 돈을 벌고 싶다면 이미 통용되는 재화를 불리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우리 팀 내부에 있는 게 아닐까요?”

 “...설마.”

 데이터를 직접 변조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 팀이라면 가능은 하다. 그러나 가능성으로 보면 회사 내부에서 테스트 팀과 거래를 한 사람이 있다는 것보다도 낮은 가능성일 것이다.

 어느 정도 통제를 받아야 하는 자기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테스트 팀이 테스트용으로 주어진 전용템을 자기 멋대로 쓰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만으로도 이미 팀장의 머릿속에서는 다양한 가정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직접 데이터를 건드린다면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중에서 범인이 있을 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한 차례 힘이 실렸다가 이내 사라진다. 범인이 자신에게 이런 상담을 해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인정은 이내 여러 후보 중에서 한 가지 가능성에 도달한 것 같았다.

 티나지 않게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

 이 시점에서는 동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순전히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 중 하나를 떠올렸을 것이다.

 나는 넌지시 물었다.

 “혹시 여을 씨도 브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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