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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감정조절장치
작가 : 오새롬
작품등록일 : 2017.6.7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스스로 감정을 통제 할 수 있는 기계를 얻게 된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인연들이 기계와 연관된 것만 같다.

등장인물들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감정조절장치 5화
작성일 : 17-06-14 09:33     조회 : 449     추천 : 1     분량 : 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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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화를 마친 여자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급한 일이 있으신가보네요? 혹시 집에 빨리 가셔야 하나요?”

  단 둘이 그의 집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어쩌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을 배려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그녀가 무언가를 고민하더니 이내 결심 한 듯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급한 일이나 서둘러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어요. 근데 지금 그쪽이랑 단둘이 이 집에 있기에는 불편하네요. 아까부터 잃어버린 상자를 찾는 척 하면서 계속 쓸데없는 행동만 하고 있잖아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직설에 속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 당혹감이 밀려온다. 아직 기계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요동치는 심장은 잠잠해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처음부터 여자에 대한 큰 호감이나 관심은 없었지만 알아보고 싶은 무언가는 분명히 존재했다. 자신과 같은 감정을 갖고 있는 듯 비슷한 표정과 생활패턴이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 된 것이다.

  서로가 느끼고 있을 불편함에 더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무거운 상자를 직접 1층까지 옮겨 주기 위해 천천히 쌓인 짐들을 정리한다. 굳이 도움을 받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이 집에 와준 것에 대한 마지막 보답인 것 같아 무거운 마음으로 상자를 날랐다. 1층 로비에 수많은 상자가 전부 놓이자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들어가 버리는 그의 뒤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고마웠어요. 과일도 맛있었고요. 다음번에 제가 식사대접 해도 될까요? 아무래도 집은 좀 그렇고 근처 식당에서 봬요.”

  처음부터 무거운 표정이었던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초대를 받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그녀를 부른 것은 꽤 성공적인 작전이었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 고장 난 기계를 살피며 문제점을 찾기 시작한다. 중요한 순간에 아무런 값어치 없이 끝나버린 결정적인 한방이 아쉬웠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만 작동되는 거라면 그녀와 함께 있을 때 두근거리던 마음을 왜 변화 시켜주지 못했던 것일까? 한참동안 주변을 살피다 발견한 기계 끝에는 미쳐 콘센트에 연결되지 못한 코드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코드를 꽂지 않고 기계의 볼륨버튼만 열심히 돌려놓은 자신의 행동에 맥이 풀린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간단히 맥주 한 캔 정도를 마시며 허탈함과 설렘을 적절히 융화시키고 싶다. 냉장고에 다가가 찬찬히 내용물을 살펴보지만 그 흔한 술 한 방울도 준비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겉옷을 걸친 채 집 앞 편의점으로 향한다.

  간만에 느끼는 밤바람의 향기는 제법 달콤하고 여유로웠다. 햇볕이 내리쬐는 낮보다 시원한 밤을 더 좋아했지만 밖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직 두렵고 불편한 시간들이다. 심호흡을 하며 불안해져가는 마음을 천천히 달랜다. 사람들과의 마주침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앞만 보며 걸었다. 술을 사서 나오는 시간까지 큰 무리 없이 해내는 발전된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

  빠른 걸음으로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퇴근을 위해 교대하고 있는 경비아저씨가 보였다. 인사도 없이 서둘러 들어가려다 몇 번의 말을 주고받은 아저씨의 시야에 이내 발각되고 만다.

  “거기 502호 총각! 잠깐 이리 와줄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집까지 쉽게 들어가긴 틀린 것 같아 억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음을 돌린다. 가까이 다가온 그에게 말을 하려다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이야기한다.

  “지금 막 퇴근하려던 길인데 혹시 같이 한잔 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맥주 한잔 하려던 참인 것 같은데 괜찮으면 같이 마셔요.”

  지극히 개인주의자인 그에게 안면만 있는 경비아저씨와의 술자리가 편하게 느껴질리 없었다. 불편하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꺼내기엔 실례가 될 것 같아 최대한 정중히 사양해본다.

  “오늘은 그냥 간단히 마시고 자려던 참이었어요. 필요하시면 한 캔 드릴 테니까 집에 가서 드시고 나중에 같이 한잔 하시죠.”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여유롭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천천히 설명했지만 한번 마음먹은 아저씨의 고집을 꺾긴 힘들 것 같았다. 어느 새 경비실 벤치 앞에 자리를 잡은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손에 쥐인 맥주를 들이켜고 있었다. 오늘따라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유난히 찬란하게 느껴진다.

  적극적이었던 아저씨도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단지 누군가와 술을 마시고 싶었던 것처럼 옆에 앉은 그와 눈만 가끔 마주칠 뿐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있다.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은 술자리였지만 대충 차려입고 나온 그에게는 조금씩 추워지는 밤바람을 버텨내기는 힘들었다.

  자신이 마신 캔들을 봉지에 집어넣으며 슬슬 술자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간단히 눈인사를 던진다. 집으로 향하려는 그의 모습을 발견한 아저씨도 남은 맥주를 한 번에 들이켜며 감사 인사를 건넨다.

  “오늘은 괜히 혼자 술을 마시기 아쉬운 날이었어요. 집에 가봤자 가족들도 다 자고 있을 시간이라 같이 마실 사람이 필요했거든. 무리한 부탁 들어줘서 고마워요 총각.”

  단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것인 줄 알았던 아저씨의 속마음엔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 그리고 오늘부로 이 아파트 경비 일은 그만 두게 됐어요. 나 같은 늙은이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알아서 떠나기로 했어요.”

  생각지도 못한 아저씨의 마지막 인사가 그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무거워진 분위기를 알아차린 아저씨 역시 고개를 떨어뜨리며 못 다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일한 곳이었는데 물건이나 사람이나 오래되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말이야. 겉보기에 낡았다고 완전히 볼품없어지는 건 아니거든. 우리 같은 노인들은 그저 보기에 낡았다고 버려지는 게 일상이지.”

  집에 들어가기 전 전해들은 안타까운 사연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비해 떠오르는 말들이 많지 않았다. 곁에서 같이 한숨을 내쉬며 들어주는 것만이 최선인 것 같다. 아저씨의 푸념이 길어질수록 듣기 싫은 소리가 아닌 상처받은 인간으로써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일을 도와야 할 것 같아 머릿속에 급히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 한다.

  “제가 내일 휴일이기도 하고 앞으로 뵙기도 힘들 것 같은데, 괜찮으시면 저희 집에서 한잔 더 하고 가시겠어요?”

  처음 눈인사만 건네고 들어가려던 모습과 달리 따뜻한 어조로 이야기를 전하는 그의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말을 잇는다.

  “저도 사람들한테 시달린 일이 많아서 오늘은 좀 해방되고 싶었거든요. 이미 잘 시간은 훨씬 지나서 졸리지도 않네요.”

  갑작스러운 호의에 이야기를 늘어놓던 아저씨 역시 크게 거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조용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 현관문 앞에 다다른다.

  오늘처럼 외부인의 방문이 잦았던 건 그가 이 집에 혼자 살게 된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늘 친척들과의 시끄러운 싸움에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성인이 된 이후 아무도 집 안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처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집에 들어올 자격이 충분한 것 같아 흔쾌히 문을 열고 발을 들여 놓는다.

  미처 치우지 못한 과일들과 음료가 흩어져 있었지만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두 사람에게는 방해요소가 되지 않았다. 보충한 술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술자리를 잇는다. 아저씨의 우울한 마음을 달랠 겸 코드를 꽂아놓은 감정조절장치에 즐거움 버튼을 반 바퀴 돌려놓는다.

  “오늘은 저도 오랜만에 술 한 잔 하는 날이니까 아저씨도 피하지 말고 드세요. 내일 아침에 해장도 하고 가시고요.”

  기계의 작동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경비실 앞에 앉아 술을 들이켤 때 우울했던 분위기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고 유쾌한 웃음소리는 밤새 이어진다.

  다음 날 아침, 태엽처럼 감겨진 기계의 버튼이 딸깍 소리를 내며 원래의 각도가 되어 정지되었다. 불편한 소음도 편한 마음으로 잠이 든 그에게는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처럼 다가온다. 밤새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소파 밑에 이불을 깔고 잠들었던 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김수정 17-06-15 12:27
 
아저씨 뭐 훔쳐간거 아님???????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hipea**** 17-07-10 22:01
 
그건 아닐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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