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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호원담
작가 : 화아
작품등록일 : 2017.6.13

언젠가, 당신에게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P4
작성일 : 17-06-13 13:27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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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돌아가자 성모님은 이리 말하셨어. 사람을 죽이려 한 벌은 사람에게서 받아야 한다고. 너는 내일 이성을 잃고 그저 축생으로써 사람을 헤칠 것이며 그로인해 죽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말씀 하시고는 가버리셨어.

  산신님의 표정이 슬퍼보이는 이유는 어째서였을까. 나는 그래도 기뻤어. 그저 한낮 도호에 불과한 내가 저 높고 고귀한 하늘에 목소리가 닿았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뻤어.

 

 “ 하지만 죽는 것은 두렵군요.. ”

 

  날이 밝아오는 것이 느껴졌어. 그리고, 나는 정말로 더이상 사람이 아닌 그것이 되고 말았어.

 

 *

 

 네번재

  어쩌면은 과거의 이야기

 

 *

 

 “ 무슨 생각하니? ”

 

  멍한 얼굴을 하고있던 승희는 이내 들려온 례야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아무 것도 아니라며 얼버무리는 승희의 눈은 공허했지만 이내 그 기색조차 감추고 익숙하다는 듯이 자신을 지워낸다.

 

 “ 승희는 그래서 행복했니? ”

 

  례야의 묻는 말에 그저 묵묵히 입을 닫은 승희였다. 그러나, 말로 굳이 뱉어내지 않았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승희의 눈과, 얼굴과, 행동에는 그 답이 조금 보일듯이 어려있기에 마련이었다. 그것에 조금 안심하듯 작은 미소를 짓는 례야는, 자신의 괜한 참견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내 외출에서 돌아온 일라는 투덜거리며 젖은 옷을 벗어 걸었다.

 

 “ 비가 내려도 너무 내리네. 시민들도, 나도 너무 불편해. ”

 “ 그러게 우산 들고 나가시라고 했잖아요. ”

 

  수건을 들고 다가온 승희는 일라의 젖은 머리칼을 말없이 털어주었다.

 

 “ 일라는 어디에 다녀온거야? ”

 “ 어, 례야. 아직 안갔어? ”

 

  웃는 일라의 말에, 서운하다는 듯이 투덜대는 례야의 목소리가 공간을 메워갔다. 그러다 이내 그 투덜거림을 삼켜내는 일라의 시선이 승희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이렇게 읖조리듯이 상냥히도 말하는 것이다.

 

 “ 그거 알아? 나는 승희가 내 곁에 있어서 정말로 행복한데. ”

 “ 그러시겠지요. 저같은 충직한 종복 어디서 찾으실까요. ”

 “ 진심이야, 너무 그렇게 무미건조하면, 나 슬플지도 몰라. ”

 

  간간이 그런 생각을 하는 승희였다. 과연 나는, 그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미없을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긴 세월, 이 자리에서 일라의 곁을 지켜내며 얻은 단 한가지의 진리라고 한다면 말이다. 지나간 것은 결코 돌아오지 않고 지나온 것은 결코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무언가를 결심한 여자는 전화기를 들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밝은 목소리를 내어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으니 나와주었으면 한다, 라고.

  그 목소리에 상대방은 어쩔 줄을 몰라한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곤란함을 이야기한다.

 

 “ 오래 안걸리니까, 조금만 시간 내줘요. 내가 그 쪽으로 갈게요. ”

 “ 아.. 아니 그러니까 - ”

 “ 그게 싫으면, oo역에서 봐요. 올때까지 기다릴거라구요. ”

 

  난감함, 그리고 복잡함. 그 속에 남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단단함, 굳은의지. 그리고 그에게 전하길 바라는 마음. 여자는 단호했다. 그에게 말했던 역 앞의 어느 카페에서 여자는 커피 한 잔을 시켰다. 오전시간, 조금은 이를지도 모를 시간.

 

 “ 여자는 커피와 달콤한 허니브레드를 입안에 넣는다. 커피가 스며들면서 적절히 쓰고 달달한 빵의 한 면을 녹이듯이 입안에서 굴렸다.

  남자는 옷을 입는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하게 한가지는 끝내야 할 것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야만 그녀도 그도 편안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염원이 있다면, 과연 두 사람에게 마음의 깊이를 확인 할 수 있게 되기를. 그 결과가 어찌 되든 후회하지 않게 될 만한 것으로 마무리 되기를.

 

 “ 언젠가 그와의 인생을 다시 되돌아 보라고 한다면, 결코 후회 되지 않게 되기를. ”

 

  승희는 가만히 생각했다. 그 때의 자기가 빌었던 염원이 결코 잘못되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살며시 웃는 그 얼굴을 본 일라는 이렇게 말했다.

 

 “ 그럼그럼. 누가 들어준 소원인데, 잘못 됫을리가 없지. ”

 

  그리고 일라를 보며 승희가 이렇게 말했다.

 

 “ 그러게요. 덕분에,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라는게, 행복했어요. ”

 

  일라가 방긋 웃었다. 그 웃음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살며시 웃었던 승희는.

 

 “ 그나저나 말 없이 사라지는 짓은 왠만하면 하지 마시죠. 손님도 많았지만 례야님이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구요. ”

 “ 말이 없다니. 난 분명 말하고 갔잖아? ”

 “ 네에, 네에. 그러셨죠. 분명히. ‘ 나 잠시 어디 갔다올게~ ’ 라고. 이렇게만 쓰면 어쩌라는 거죠? 남들은 이걸 가출이라고 합니다만, 전혀 자각 없으시죠? ”

 

  이윽고 이어지는 잔소리를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던 일라는 가만히 승희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 날 원망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네가 참 좋구나. ”

 

  그녀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승희는 이렇게 말했다.

 

 “ 말 돌리시지 말구요. 아무리 일라님이라도 걱정되니까요. ”

 “ 큭, 역시 안통하는건가. 알았어. 미안해,

 “ .....그리고 과거는 돌아보지 않는 것이라고 당신에게서 배웠으니까요. ”

 

 *

 

  그러니까, 호랑이 처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길지라도 들어주길 바란다. 어쨌거나 하나의 이야기가 재대로 끝맺음을 하는 것이 중요하니 말이다.

  승희가 일라를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승희는 그를 죽였다. 그것도 기억조차 못하는 잔혹하고 황홀한 감정을 가지고 그를 물어 찢어 죽였다. 애타게도 사랑했던 그를 그렇게 자기 손으로 죽인 승희는, 더욱 절망하며 스스로를 죽이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녔다.

 

  안쓰럽게도 그녀를 나서서 죽일 수 있었던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 포악하고 잔학한 학살자를 잠재우기 위해 사람들은 산신님에게 기도를 올렸다. 한동안을 밖을 나다니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말 절실하게 산신께 빌었고 산신은 그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호랑이가 승희라는 사실을 알았던 산신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난감했다. 제 손으로 그녀를 죽이게 두기엔 너무나도 기구했기 때문에, 혹은 그저 두어버리기엔 인간들이 너무나도 많이 죽어야 했기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 선택을 한다고 한들 그것이 선도성모의 심성을 건드릴 만한 일이 되지는 않을것인가 하는 여러가지의 입장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 내가 좀 도와줄까? ”

 

  그 때, 례야의 난감함을 듣기라도 한 듯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일라였다.

  지금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은, 다른점이 있다면 단 한가지 복장 뿐인 이 여인이 나타나, 례야에게 이렇게 당돌히도 말하는 것이다.

 

 “ 어때, 내 제안을 받아줄거야? ”

 “ 달리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넘어가겠지만, 참으로 괘씸하기 그지없는 계집이로구나. 보아하니 예삿계집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으나 - ”

 “ 일라야. 계집이 아니라. ”

 

  그때도 지금처럼 정말 당돌했다. 아니 당돌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어려운 그 당당함이 있었다. 마치, 그때에 이미 천년을 산 그, 례야로써도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없을 만큼의 당당함은 과연 이유가 없는 허세가 아니었으니 참으로 첫인상이 그리 강렬할 수가 없었다.

 

 “ 여우구슬을 훔쳤다는게, 고내한 허풍은 아니었구나. ”

 “ 그럼. 난 능력있거든. 그러니까 죽지않고 이렇게 여기 서있잖아? ”

 

  그 말은 확실히, 탁월한 표현이었다. 자비롭지만 잔학한, 삼기산의 그 흑여우신이 인정하여 살려둔 인간이었으니 알만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이 상황을 타계할 마땅한 수가 있는 걸까.

 

 “ 그 계집호랑이를 나에게 대려다 줘. ”

 “ 성도성모께서 말씀하신 일이다. ”

 “ 흑여우신님을 눈을 믿어. ”

 

  하늘에 닿은 여주인과 대지의 뻣은 여주인 이라는 거대한 두 존재 중 누군가를 골라야 한다는 것은 괴롭고도 불경한 짓이다. 분명 그녀를 보낸 것은 그 누군가의 뜻이 있었으리란 생각이 닿기야 하다마는, 그러나 그저 한낱 인간의 껍질을 가진 이 계집의 자신감은 어떻게 여겨야 했을까.

 

 

  시간으로는 찰나의 시간이었다. 홀연히 자리를 떠난 일라는 멀지않은 산자락에서 슬피우는 한 호랑이를 만난다. 인기척에 경계하듯이 슬픔을 표효하는 가엽은 아이는 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일라를 공격했다. 분명히 그랬다.

 

  발톱이 날아들었다. 가볍게 스쳐지나간다고 하더라도 그 날카로운 것은 사람의 목숨을 쉽게 빼앗아 버릴 그런 것이었다. 야수의 발톱이란 과연 그런 것이었다.

 

 “ 얘야. 그건 위험하잖아. 난 그저 너랑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온거야. ”

 

  닿지 않는 발톱과, 놀람과, 동시에 이 상황이 이해가지 않았던 호랑이는 더욱 강한 발길질을 해댔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그에게 닿는 것은 없었으니 그 자존심이 어찌나 상할 것인가. 비록 인간이 되고 싶다고는 할 지언정 승희의 본연은 호랑이인 것이 확실하니 말이다.

 

 “ 거 참. 말을 안듣는 아이로구나. ”

 “ 당신, 누구야. ”

 “ 드디어 대화를 할 마음이 든거야? ”

 “ 누구냐구.. 누구기에 내 앞을 그렇게.. ”

 “ 일라. 검은 여우골에서 왔어. ”

 

  그리고 그 순간에 일라를 감싸안은 빛이 깊고 영롱하고도 검게 빛났다. 그 빛 사이로 일라가 살갑게도 웃으며 이리 말하는 것이다.

 

 “ 너, 염원이 있지않아? ”

 “ ... ”

 “ 내가 들어줄게. ”

 “ 무슨 뜻이에요. ”

 “ 말 뜻 그대로야. 내가, 들어줄게. ”

 

  호랑이는 비웃었고, 처절하게 절규했다.

 

 “ 당신이 신이라도 돼? ”

 

  일라는 웃었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 죽지 않고, 늙지않고, 세속의 일을 바꿀 수 있는게 신이라는 존재라면. 맞아. ”

 

  그 간결하고 확신에 찬 말에, 호랑이는 짐짓 비웃음도 멈춘 채로 긴장감을 갖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럴 리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어댔다. 그야,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한가지의 이질점만 제외한다면 완벽하게 인간이라고 판단을 할 수박에 없었으니까.

  그런 호랑이의 태도에 이해한다는 얼굴로, 또한 이렇게 덧붙여버리는 것이다.

 

 “ 내가 뱉는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어. 정말이야. ”

 

  그 찰나의 시간이 억겁과도 같았던 호랑이에게 그보다도 좋은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는 분명 석연치가 않았으니 그야 믿을 수 없는 ‘평범하지 않은’ 것임에도 반박할 여지가 있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일라의 말은 호랑이의 그 작은 틈새에 세어들어가 이렇게 미묘하게 확신으로 느껴지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 그 전에 이름을 알려줄래? 호랑이 아가씨? ”

 “ 승희. ”

 “ 좋은 이름이구나. 아까우면서도 잘 어울려. ”

 “ 소원.. 그냥, 나를 죽여줘. ”

 “ 미안. 넌 인간이 아니라서 죽여주지는 못해. ”

 “ 장난해...? ”

 “ 그렇지만 인간에 관한건 가능해. 너, 인간을 사랑하잖아. ”

 “ 그렇지만.. 그는..이미... ”

 

  미안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죽었다. 자연의 섭리는 죽은 이를 살릴 수는 없을테니까.

 

 “ 날 죽이지도 못하고, 그를 살리지도 못하는데, 나는 도대체 당신에게 어떤 기대를 걸어야 하는거지? ”

 “ 음... 죽은 사람을 살리지 못한 다는 말은 안했는데. ”

 “그..그럼 살려줄거야? ”

 “ 아니. 과정이 귀찮거든. ”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말한다. 승희는 그 책임감 없는 말에 피가 거꾸로 솓구치는 것 같았고 닿지 않을 발길질을 다시 시작했다. 장난치듯이 피해버리는 일라의 행동은 더욱 열불이 터져나가게 되어버리는데,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듯이 쳐다봐버리는 것이다.

 

 “ 꽤나 영리하니까, 생각해낼 수 있어. ”

 “...”

 “ 이건 진심이니까 믿어도 좋아. ”

 

  진중한 얼굴, 그것에 한껏 가라앉은 승희는 이내 입을열었다.

 

 “ 내가, 그와 만났던 시간을 없애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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