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
 1  2  3  4  5  6  7  8  9  >>
 
자유연재 > 현대물
1주간의 내기
작가 : 쯔눈
작품등록일 : 2016.7.27

한 밤중 자살을 하기위해 이름 모를 건물의 높은 옥상으로 간 나.
내가 떨어지려던 찰나, 불량해 보이는 여학생이 나타났다.

" 저랑 내기 할래요, 아저씨? "

내기의 내용은 1주동안 여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
나는 결국 소녀의 내기를 결국 받아버린다 .

 
최악의 만남
작성일 : 16-07-27 17:22     조회 : 609     추천 : 0     분량 : 540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오늘과 내일이 바뀌는 경계 10분전.

 그 경계를 기다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나.

 곧 다가올 새벽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밤하늘은 여느 때보다도 새까맣다.

 금빛으로 우두커니 하늘에서 혼자 빛나는 달을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며 나는 잠시 분위기에 잠겼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은 이름 모를 빌딩의 옥상.

 층수는 9층 정도일까, 별로 특별한 가게나 그런 것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9층이나 되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단지, 폐건물인데도 이렇게 높다는 것에 소리 없는 감탄만을 내는 나.

 이 건물에서 가장 하늘에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평소 걸으면서 보는 하늘보다 무척이나 하늘이 달라보였다.

 단지 기분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별로, 기분 때문이어도 문제는 없지 않은가.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아니지, 간단하다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슬프지 않은가.

 뭐, 어찌되었건 나는 여기서 떨어질 생각이다.

 표현을 다르면서도 좋게 말하자면... 낙엽이 떨어지듯이, 꽃이 지듯이.

 현실은 계란이 바닥에 떨어져서 뭉개지고, 깨지는 것처럼 나도 그런 꼴이 되어버리겠지만 말이다.

 

 구깃구깃 구겨진 흰색 와이셔츠를 만지작거리면서 나는 내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순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에는 무언가 아깝다...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떨어지는 것은 깔끔하게 12시로 정해놓았다.

 정확한 시간으로는 0시, 또는 24시.

 그 때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

 어제와 오늘, 혹은 오늘과 내일에 경계에서 깔끔하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나의 조금마한 고집... 이었기에 아직 10분간은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야만 했다.

 물론,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아까운 것을 실용적으로 썼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말이다.

 하늘을 바라보며,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기억을 다시 보는 것도 좋겠지만 어차피 사람은 죽기 직전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다시 본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대충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

 

 대충 신발가게에서 편한 것을 찾다가 발견해서 사버린 운동화.

 검은색 바탕에 밝은 푸른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얘들 취향인 나의 마음에 상당히 들었기에 애용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지금은 먼지와 때로 인해, 밝은 푸른색 줄무늬는 군청색으로 보였다.

 상당히 정들었는데... 하고 작게 혼잣말을 해보지만 한심한 자신을 발견하자, 금세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본 것은 언제 샀는지도 모르는 청바지.

 바지는 내 몸보다 조금 큰지 신발을 포근히 덮어주었다.

 조금은 몸이 더 크겠지... 하고 생각해서 고등학생 때 조금 큰 것으로 산 것으로 대충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 전혀 안 커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조금은 큰 걸 산 것에 후회를 가졌지만 뭐,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것 보단 낫지 않은가, 이렇게 트레이닝복처럼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을 본다면 말이다.

 

 뭐, 그 다음은 계속해서 내가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흰색 와이셔츠와 안에 입은 검은 티셔츠.

 아마 산 것은 1년 전, 백화점에서 할인하는 것이 보여서 두 개를 같이 충동구매를 했었던 것 같다.

 1년 동안이나 써서 그런 것인지 내가 너무 한 옷만 입어서 그런 것인지 와이셔츠는 처음에 완벽한 흰색에서 꽤나 색깔이 변해 있었다.

 샀을 때에는 아무리 할인을 했었다 하더라도 상당히 후회를 했었다.

 무슨 메이커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할인을 했더라도 꽤나 부담이 큰 금액이었기에.

 그래도 꽤나 돈이 나가는 것을 입는다고 생각하니 겉으로는 후회를 해도 속으로는 기뻤지만 말이다.

 뭐랄까 한 번쯤은 느끼지 않은가.

 자신이 비싼 옷을 입는다는 뿌듯함을.

 물론, 내가 입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비싸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말이지.

 

 손목을 감싼 가죽이 다 떨어진 낡아빠져 간신히 돌아가는 손목시계를 보자, 시간이 2분밖에 안 흘렀다는 것을 깨닫는다.

 1분, 1초가 이렇게 느리다는 것에 신기함을 느꼈다.

 평소에는 그렇게 빨리도 가던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유일하게 나뭇가지에 마지막 잎사귀를 바라보는 소녀처럼 8분밖에... 아니지 8분이나 남은 시간을 생각하며 휴대폰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전화 올 사람도 없었기에 마지막 기록은 일주일 전, 광고 문자가 다였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사람과 통화 해본 적이라고는 한 달 전쯤 방세를 깜빡 잊고 안내자, 주인아주머니에 방세를 독촉하는 전화였다.

 그 때, 주인아주머니가 꽤나 소리를 지른 것이 기억의 한구석에 남아있다.

 원래도 성격이 다혈질인 분이시라 최대한 성격을 안건들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날 한 번 제대로 걸렸었다.

 휴대폰 전화목록을 바라보자, 무의식 적인 충동에 빠지기 시작했다.

 

 ‘ 만약 여기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

 

 이윽고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깨닫자, 스스로에게 조소를 띄웠다.

 이제 와서 도움을 청한다한들 누가 나를 도와주겠는가.

 조금의 위로라면 모른다.

 

 ‘ 왜 죽으려고 하는 거야? ’

 

 ‘ 삶을 열심히 살아야지. ’

 

 입에 발린 위로의 말.

 그런 말은 지긋지긋하다.

 만약 그 말을 듣고 자살을 멈춘다면 아마 세계의 자살률은 90%쯤 떨어질 것이다.

 애초에 자살이란 것은 그것들을 상정하고 하려는 것이지 않은가.

 만약 그런 말들을 듣고 자살을 멈추려고 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피에로와 같이 자신을 위로해 주길 바라는 거짓말쟁이.

 나는 그런 것이 매우 싫었다.

 

 나는 휴대폰에 있는 카메라 기능으로 나의 얼굴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마지막에 나는 무슨 얼굴을 하고 있을지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남성의 얼굴.

 잘생긴 것도 아니며, 못생긴 것도 아닌 평범한 얼굴.

 평범한 코, 평범한 붉은 입술, 평범한 황색 피부.

 마지막은 깔끔하게 가자...하고 생각하여 여기까지 오기 바로 직전에 깔끔하게 자른 황갈색 머리.

 평생 동안 보아왔던 얼굴.

 그 얼굴은 지금 웃고 있었다.

 잘못 본 것이 아닐까도 생각했었지만 이내 깨달았다.

 나는 그저 웃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제대로 바라보자, 그저 입 꼬리만 올라간 가식적인 웃음에 쓸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한 때, 누군가가 예쁘다고 해주었던 눈은 이미 삶을 포기한 것 같은 공허한 눈이었는데 말이다.

 

 젠장.

 하고 작은 혼잣말로 스스로에게 욕을 했다.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고 있는 나는 마치 스스로를 비웃고 있는 것 같았기에.

 

 ‘ 네가 진짜 죽을 수 있어? ’

 

 하고 나에게 말하듯이 말이다.

 스스로의 한심함에 구역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바라보자, 눈에 들어오는 11시 58분.

 역시라고 해야 하나,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빨리가긴 하나보다.

 길게만 느껴졌던 10분이 이제 2분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훨씬 편해지기 시작한다.

 슬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옥상에 모서리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높은 곳이라 그런지 찬바람이 내 온몸을 스쳐지나간다.

 바람이 지나가면서 후회란 감정이 내 온몸으로 밀려들어왔다.

 

 ‘ 다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

 

 ‘ 난... 잘할 수 있지 않을까? ’

 

 한 발짝, 한 발짝 끝으로 다가서기 위해 걸으면 걸을수록 가슴 깊이 들어오는 후회의 감정에 한 번 정한 결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를 악물고, 계속 걷기 시작했다.

 흔들리면 안 된다, 이미 결정한 일이다 하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모서리에 있는 약간 올라온 바닥에 왼발을 올려놓자,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높고 낮은 건물들, 일을 하러 가는 것인지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도로 위를 오가는 차들.

 세상은 넓구나.

 높은 곳에 서야만 다시 한 번 느껴지는 감정.

 아무리 먼 곳을 쳐다보아도 끝이 없는 건물이 보이자, 내가 사는 세상이 넓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여기서 한 발짝 발을 더 딛게 된다면 나는 이 넓은 세상에서 이별이라고 생각하자,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한 걸음이면 생사가 바뀌는 순간.

 그런 순간이 되고나서야 많은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슬픔, 후회, 절망... 그리고 동경.

 떨어지기 직전에서야 나는 스스로가 행복하기를 동경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행복 하고 싶었던 것인데.

 

 ‘ 내가 죽으면 누군가가 슬퍼해줄까...? ’

 

 가장 자살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은 생각.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생각해버린 자신에 대해 한심함을 느꼈다.

 슬퍼할 걸 알면 왜 자살을 시도했단 말인가.

 자살하기 직전에 이 생각을 한다면 죽기 싫다는 생각이 들지도 몰랐기에 절대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가장 생각하기 싫었던 생각을 해버리자, 불쾌감이 치솟는다.

 하지만 다행이면 다행인 것이,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내가 죽는다고 해서 슬퍼해줄 사람은 없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방금 그 생각에 마음이 움직일 뻔 했다.

 이럴 때에는 대인관계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이 도움이 된 모양이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흰색 콘크리트 바닥이 보였다.

 저기가 내가 생을 마감할 곳이라 생각하니 보통 흰색 콘크리트 바닥이여도 무언가 색다르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아래를 봤을 때, 무서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별로 공포심이 들지 않자 신기함을 느꼈다.

 공포심보다는 반대로 호기심이 느껴졌다.

 

 ‘ 진짜로 떨어지면 죽을까? ’

 

 갑작스런 호기심은 나의 이성을 망가뜨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지상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지금까지의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매력적인 호기심에 나는 입에 고인 마른침을 삼켰다.

 입 속에 고여 있던 침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위액과 함께 쓴 맛을 자아냈다.

 평소 같으면 불쾌했을 쓴 맛이었지만 지금만큼은 그 어떤 것보다도 달았다.

 아마 방금 삼킨 침이 내가 스스로의 의지로 삼킨 마지막 침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왼발뿐만 아니라 남은 오른발마저 모서리에 올렸다.

 모서리에 올라온 바닥은 생각보다 뭉툭해서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다.

 조금만 정신을 놓는 다면 몸이 앞으로 쏠려서 단숨에 떨어질 수도 있었다.

 

 내 뒤에서 앞으로 부는 바람에 몇 번이나 몸을 휘청거렸지만 꿋꿋이 나는 모서리에서 버텼다.

 앞으로 1분.

 1분 후에 난...

 나는 감상에 젖으면서, 마지막으로 초침이 움직이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이 초침이 60번 움직인 후에 자신은 아래에 몸을 던지고 있을 것이었다.

 내가 떨어지고 나서 뭉개지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자, 씁쓸하게도 자연스레 입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 저기, 아저씨. 자살할거면 딴 데에서 해주면 안 되겠어? ”

 

 건방진 말투.

 내 귀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지라 말한 사람이 나를 향해 했다는 것을 당연히 알 수 있었다.

 나의 시선은 자연스레 말소리가 나온 쪽으로 향했다.

 내 시선이 향한 곳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교복을 입고 자신 있게 담배를 물고 다가오는 여학생이 보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최악의 만남 2016 / 8 / 21 334 0 5535   
3 최악의 만남 2016 / 8 / 9 330 0 6086   
2 최악의 만남 (2) 2016 / 7 / 29 418 0 5488   
1 최악의 만남 2016 / 7 / 27 610 0 540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