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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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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이광의 인생 개척사.

군 시절부터 복학생시절, 취업과 생존경쟁,목숨을 걸고 나선 치열한 삶의 전장.

이것은 흙수저의 피비린내 나는 인생사이며 성공사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버무린 인간들의 생존사인 것이다.
이 시대를 거쳐간 세대는 모두 영웅이었다.
우리는 이 영웅들이 다져놓은 기반을 딛고 이렇게 사는 것이다.

이이야기는 이 시대가 끝날때까지 계속된다.

 
32 화
작성일 : 16-07-25 16:13     조회 : 507     추천 : 0     분량 :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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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32

 

 

  “이 새끼, 훔친 된장으로 여자를 샀군.”

 헌병이 꿇어앉은 조영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이 새끼야, 무단이탈에 군식량 절도야, 다시 남한산성에 가서 5년은 더 살아야 돼.”

 민가 앞 길가에는 헌병 대여섯 명이 모여 있었는데 모두 느슨한 표정이다. 오전 3시, 민가를 급습한 헌병대는 안에 있던 셋을 잡았는데 둘은 외박을 나온 하사관들이다. 조영관만 잡혀 길바닥에 꿇려있다. 헌병대는 한탕을 한 것이다. 조영관이 머리를 들었다. 옷은 겨우 걸쳤지만 셔츠 단추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고 신발도 굽혀 신었다.

 “저기 말입니다…….”

 조영관이 입을 열었다. 눈동자의 초점이 멀고 벌린 입 끝에 침이 고였다.

 “뭐냐?”

 헌병 하나가 묻자 조영관이 말했다.

 “저기, 무단이탈 아닙니다. 분대장이 가라고 했습니다.”

 “웃기고 있네 개새끼.”

 헌병 하나가 군홧발로 조영관의 등짝을 찼다.

 “분대장이 외박증 끊어주냐? 이 개새꺄.”

 “그리고 된장도 분대장이 떼어 준겁니다. 가서 술로 바꿔오라고 한 것을 제가…….”

 “시끄러!”

 그때 엔진 소리가 울리더니 옆쪽에서 전조등 불빛이 드러났다. 헌병들이 긴장했고 곧 짚 한 대가 나타났다. 어둠 속을 다가온 짚이 헌병들 앞에서 멈춰 섰다.

 “차렷!”

 헌병 하나가 소리치며 경례를 했다.

 “충성!”

 짚에서 답례도 안 하고 내린 장교는 소령 계급장을 붙인 연대 헌병대장이다.

 “이놈이냐?”

 이미 무전 연락을 받은 터라 헌병대장이 조영관을 내려다보면서 물었다.

 “예, 대장님.”

 헌병대장이 조영관 앞으로 다가가 섰다.

 “이 새끼, 사고자라며?”

 “예, 서른여섯입니다. 남한산성에서 3년 살고 나온 놈이라는데요.”

 헌병 하나가 말하자 소령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 새끼, 남한산성에서 나오면 나이 40이 넘겠구만.”

 “저 무단이탈 아닙니다! 분대장이 보내준 겁니다! 물어보십시오!”

 조영관이 소리쳤으므로 소령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정말이냐?”

 “예! 정말입니다!”

 조영관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그리고 된장도 분대장이 떼어서 술하고 바꿔오라고 한 것입니다! 분대 회식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분대 회식을 해? 된장 팔아서?”

 “여기 집 주인한테 물어보십시오! 지난번에도 분대장이 시켜서 레이션으로 여자 몇 명 살 수 있는가? 소주 몇 병 바꿀 수 있는가 물어보고 갔습니다.”

 “너, 거짓말이면 더 살아, 알아?”

 소령이 다그치듯 묻자 조영관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소리쳤다.

 “저는 억울합니다! 분대장 심부름을 왔을 뿐입니다! 왔다가 여자 생각이 나서 그랬을 뿐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와서 물어보고 갔다는 거 확인해 보십시오!”

 그때 소령이 하사에게 지시했다.

 “확인해봐.”

 하사가 헌병 하나를 데리고 다시 민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소령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더니 꿇어 앉아있는 조영관을 내려다보았다.

 “이 새끼들 개판이구만, 이러니 공비가 줄줄 새지.”

 그때 민가에서 나온 하사가 소령에게 보고했다.

 “대장님, 일주일 전에 저놈하고 또 한 놈이 레이션을 지고 와서 여자하고 술을 얼마로 바꿀 수 있느냐면서 흥정을 하고 갔답니다.”

 “그것 보십시오!”

 조영관의 목소리가 어둠 속을 울렸다.

 “그때 흥정을 한 것도 분대장이 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된장으로 술을 바꾸라고 보냈는데 제가…….”

 “저놈 분대가 어디 있지?”

 “이곳에서 8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짚으로 골짜기 아래까지 갔다가 3킬로쯤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하사가 보고하자 소령이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이 개새끼들.”

 소령이 구둣발로 조영관의 허벅지를 지근지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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