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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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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일취
작품등록일 : 2017.6.7

생사를 뛰어넘는 혈투, 피보다 진한 우정, 목숨을 건 사랑의 이야기

 
2. 석양보다 아름다운 유골
작성일 : 17-06-12 01:05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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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엘라미스 대륙을 창조한 태초신은 대륙을 수호하기 위해 일곱 빛의 권능을 인간의 대표들에게 부여하였다.

 무지개의 일곱빛깔을 따른 이 권능들에는 대륙의 질서를 새롭게 재편할만한 놀라운 힘이 담겨있었다.

 권능은 혈연을 따라 계승되었고, 이를 계승받은 자들은 수호자라 불리웠다.

 초기에 이들은 태초신의 뜻에따라 대륙을 평화롭게 유지시켜 나갔지만,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는... 」

 

   "으악!"

 늑대시체가 홀트에게 닿기직전, 칸이 그를 뒤로 잡아당겼다.

   "횰뜨! 우흐으야!"

 칸은 홀트에게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손짓한 뒤, 구석에 있는 굵고 길쭉한 나뭇가지를 손에 쥐었다.

 나뭇가지를 움켜쥔 그의 손에서 순간적으로 푸른빛이 일렁였다.

 그는 기회를 기다리는듯, 호흡을 가다듬으며 틈새 너머를 주시했다.

 붉은곰 우르크는 대단히 화가 나 있었다.

 숲의 누구도 감히 기웃거리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소를, 자기 집처럼 들락거리는 칸 때문이었다.

 7년전, 한 여자인간과 함께 이 작은인간이 그의 처소에 들어왔었다. 여자인간은 자신의 공격 한방에 목숨을 잃었지만, 이 작은인간은 아무리 위협을 하고 공격을 해도, 항상 쥐새끼처럼 잘도 빠져나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다른 작은인간까지 데려온 것이다. 

 분노한 우르크는, 바닥에 널부러진 동물 뼈들을 들고 동굴의 틈새를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

 수많은 뼈들이 부서지며 파편을 날렸지만, 녀석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번엔 커다란 핏빛 눈동자로 틈새 내부를 노려보았다.

 그 순간, 칸의 나뭇가지가 빛살처럼 뻗어나가 그의 눈동자를 찔렀다.

 크아우울!

 붉은곰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사방에 흩어진 뼈들을 짓밟아댔다.

 뼈들이 부서져나가고, 몇몇 파편은 구석의 틈새로도 튀어들어왔지만, 칸과 홀트에게 위협이되진 못했다.

 붉은곰은 그렇게 한동안 난리를 치더니, 잠시 후, 조용히 몸을 움직여 동굴밖으로 빠져나갔다.

   "칸, 이제, 끝난거야?"

 한시간가량이 지났는데도 아무일 없이 고요하니, 홀트의 마음은 오히려 불안해졌다.

 칸은 홀트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하며 틈새 너머를 살피더니, 다급히 홀트의 손을 붙잡고 반대편 벽으로 몸을 날렸다.

 그 순간, 붉은곰 우르크가 가져온 날카로운 바위가 틈새를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쩌적 쩌저적

 아무리 내리쳐도 끄떡없던 틈새였지만,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자 그동안 누적되어왔던 충격이 한번에 폭발하듯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돌조각이 땅으로 떨어지며 자욱한 먼지를 일으켰고, 작았던 틈새는 이제 동굴안의 두 공간을 연결할만큼 큰 구멍으로 변해있었다.

 붉은곰은 그 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이리저리 휘둘렀다.

   "히야크!"

 붉은곰에게서 눈을 떼지않던 칸이, 곰의 손톱 속에 교묘히 나뭇가지를 찔러넣었다.

 그는 나뭇가지들을 우르크의 다섯 손톱속에 모두 찔러넣고는 발차기로 그것들을 더 깊숙히 박아넣었다.

 크으으아아아아!

 우르크는 고통을 못이겨 구멍에서 손을 빼내며 절룩거렸고, 그 사이 칸은 나뭇가지를 쥐고 잽싸게 뒤쫓아 나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날부터 지금까지 이 맹수를 지켜보던 칸이었다. 그 동안은 잠자는 시간동안 다른 짐승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그를 살려두었지만, 이젠 그동안 미뤄왔던 어머니의 원한을 갚기로 결심했다.

   "스카르!"

 우르크는 달려드는 칸을 보자마자, 고통을 잊은듯이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띄며 두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동안 자신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던 작은인간이 드디어 눈앞에 튀어나온 것이다. 드디어 이 귀찮은 인간을 찢어죽일 수 있게되었다.

 크아울!

 붉은곰 우르크의 거대한 양발이 칸을 덮쳤다.

 어마어마한 기세와 풍압이 그를 묵직하게 내리눌렀지만, 그는 그것을 가까스로 이겨내며 옆으로 몸을 돌렸다.

 양팔을 아래로 내린, 곰의 옆모습이 칸 앞에 무방비로 드러났고, 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스카르카!"

 순간적으로 그의 손에 쥔 나뭇가지가 푸른빛을 내뿜으며 우르크의 귓속을 파고들어갔다. 그것은 우르크의 뇌까지 꿰뚫으며 머릿속에 깊숙히 박혔다.

 그르르륵

 우르크는 눈을 까뒤집으며 몸을 비틀거렸다. 

 정신을 잃은 거대한 붉은곰은, 최후의 일격을 펼치려는듯이 사방을 난폭하게 휘저어댔고, 그 공격은 더는 피할 공간이 없던 홀트에게까지 이르렀다.

 지금까지 중, 가장 거칠고 강력한 공격이 홀트를 향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저리 가! 이 덩치만 댑따큰 곰탱이 자식아! 당장 안가면 가만 안 둘꺼야!"

 칸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주저없이 몸을 날렸다. 

 우르크의 일격에 목숨을 잃었던 엄마가 떠올랐다. 그 눈물어린 따스한 품을 잃고나서, 최초로 만난 사람이었다.

 저 아이도 엄마처럼 죽게 놔둘 순 없었다.

   "효올뜨! 우흐으야!"

 칸은 온몸으로 홀트를 감쌌다. 동시에 우르크의 잔혹한 일격이 칸의 등뒤로 떨어져내렸다.

 홀트의 눈빛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자신을 구해줬던 아이가, 또다시 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억눌린 피가 발끝에서부터 솟아올라 머리끝을 꿰뚫었다. 그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져내려온 분노와 슬픔, 회한과 절망이 그의 온몸을 휩쌌다.

 온몸이 아릿하게 떨리며, 이유를 알수없는 눈물이 두 눈에서 떨어졌다. 동시에 지금껏 알지못했던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은 홀트의 몸속을 거칠게 항해하다, 그의 손바닥으로 급속히 모여들었다.

 시간이 멈추었다.

 칸과 그 뒤를 덮치는 우르크의 손이 멈춘 사이, 홀트의 손바닥은 재빠르게 우르크를 향했다.

 새하얀 빛이 손바닥을 감싸며 눈부시게 빛났고, 빛은 점차 한곳으로 모여들며 하얀 구체를 형성하였다. 

 그 구체가 앞으로 쏘아지려던 순간

 휘휘휘휙

 회전하는 거대한 양손검이 붉은곰의 어깨죽지를 지나 목까지 반으로 쪼갠 뒤 동굴벽에 들이박혔다.

 붉은곰은 비명조차없이 스르륵 허물어졌고, 그 곰을 향하던 홀트의 하얀 구체는 그대로 날아가 동굴 천장에 부딪혔다.

 그그그그극

 동굴이 크게 들썩이더니 거미줄같은 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돌조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다급해서 힘을 지나치게 쏟아부었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젊은 사내는, 다 떨어진 누더기 망토를 걸치고, 구멍이 숭숭뚫린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동굴안으로 그림자처럼 스며들더니 칸과 홀트를 양 옆구리에 끼고는 급히 동굴밖으로 뛰쳐나갔다.

 쿠궁 쿠구구궁

 잠시 후, 동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흐헉, 브란체스카! 내 '브란체스카'가 저기에......"

   "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그래 꼬마들아, 몸은 좀 괜찮니?"

   "도와주신건 고맙지만, 저흰 꼬마가 아니거든요! 아! 저! 씨!"

 꼬마라는 말에 순간 울컥했지만, 최대한 감정을 자제한 홀트였다.

   "아, 그, 그래, 미안 꼬마야, 아, 아니, 젊은, 친구들? 내가 마음이 급해서 그러니까 조금 이따 얘기하자"

 사내는 말을 마치며, 무너진 동굴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밖으로 던졌고, 홀트는 사내가 왜 무너진 동굴을 헤집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뭐 하시는거에요?"

   "저 안에있는 내 브란체스카를 어서 구해내야 해!"

  "네?"

 잠시 눈앞의 사내를, 이상한 사람보듯 바라보던 홀트였지만, 자신들을 구해준 사내를 홀로 고생하게 내버려 둘 순 없었다.

 칸도 그런 마음이었는지, 어느새 무너진 동굴위에 올라 바위들을 집어던지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홀트도 급히 합류했다.

   "칸! 그렇게 혼자 고생하면 어떡해, 이 '형'과 같이 해야지"

  "형?"

 홀트가 특별히 형이라는 말을 크게 강조했기에, 칸은 그 말이 무슨뜻인지 되묻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홀트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칸과 자신을 나눠 손짓했다.

  "칸! 홀트 동생! 홀트! 칸 형"

 칸에게도 따라해보라고 손짓하자, 칸은 바위를 던지다말고 홀트를 따라 말했다.

  "칸, 효올뜨 동생, 횰뜨, 칸 형"

  "히히힛, 좋아. 이제 넌 내 동생이야! 누가 뭐라해도 이 형이, 널 지켜줄께!"

  사내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홀트를 보더니, 자신도 싱긋 미소를 지으며 바위를 던져냈다.

 어느새 동굴은 예전의 윤곽을 알수있을만큼 변해있었다.

 사내는 붉은곰 우르크가 죽었던 부근으로 뛰어가며 아이들을 불렀다.

   "젊은 친구들, 이쪽부터 치우자고"

 셋이서 힘을 합치니 순식간에 바위가 사라지며 우르크의 시체와 돌가루에 뒤덮여있던 양손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사했구나, 브란체스카!"

 사내는 촉촉한 눈망울로 검에 붙은 돌가루를 털어내더니 이윽고 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검면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문자에서 주황 빛이 번뜩였다.

   "그게 브란체스카에요? 이야, 바위에 깔렸는데도 날이 하나도 안 상했네요!"

   "당연하지. 이 검은 대륙의 7대 명검 중 2개를 만드신 투반께서 직접 만드신 세번째 검이야! 다른 검들과는 차원이 다르지"

   "투, 투반 명장님의 검이라고요?"

   "너 투반님을 아는구나!"

 사내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여러 각도로 뒤틀었다. 석양을 머금은 검날이, 아름답게 빛났다.

  "딱 한번만 만져보면 안될까요?"

  "미안하지만, 그럴 순 없어. 주인을 인식하는 마법이 새겨져있어서 다른 사람이 만지면 5써클 수준의 익스플로젼(화염계 폭발마법)이 발동되거든"

   "으그그극, 나도 갖고싶다!"

 홀트는 아직 무기를 다룰줄은 몰랐지만, 시도때도 없이 대장간에 들락날락거릴 정도로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검을 볼때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한참동안 눈을떼지 못하곤 했다. 

 그런 홀트가 가여워서인지 대장장이 브로딘은 그를 손자처럼 생각하며 대장일에 대해 이것저것을 알려주었고, 때문에 홀트도 간단한 무구류는 직접 만들고 손질도 할 수 있었다.

 푸서석

 검을보며 생각에 잠긴 둘과는 달리, 칸은 계속해서 바위를 치워나갔다.

   "칸, 이제 그만해도 돼"

 홀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칸의 손은 멈추지않았다.

   "칸?"

 칸의 볼위로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마침내 손을 멈춘 그는, 산산히 부서진 작은 해골더미를 발견했다.

 석양보다 찬란한, 어머니의 유골을 품에 안고, 칸은 한참동안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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