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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무월(無月)
작가 : 천무
작품등록일 : 2017.6.12

조선 중기 양란 속에서 위험에 빠진 조선을 구하라.

어둠 속에서 활약해야 하는 무월의 처절한 사투를 다룬 무협소설

 
- 새로운 시작-
작성일 : 17-06-12 00:18     조회 : 374     추천 : 1     분량 : 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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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숲속.

 몇 십년 혹은 몇 백년이 지났는지 모를 세월을 품은 나무들이 그 자태를 뽐내며 뜨거운 햇빛마저 가리우고 있는 깊은 산골.

 

 그 울창한 수목(樹木)을 따라 사람들이 몇백년 동안 지나오며 자연스레 생긴 작은 오솔길을 한 아이와 한 노인이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노인은 숲 속을 관람하듯 자연스럽고 천천히 그 길을 일정한 보폭으로 걷고 있었고, 아이는 몇 시진을 걷다 지친 것마냥 땀을 뻘뻘 흘리며 노인의 걸음 따라가기 바빴다.

 

 앞서가는 노인의 일정하고 느긋한 보폭을 금방이라도 따라 잡을 듯 빠르게 걷지만 좀체 노인의 걸음을 따라 잡지 못하고 계속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갈 뿐이었다.

 

  아이는 걸음을 잠시 멈추며 노인에게 물었고 노인은 천천히 돌아보며 말했다.

 “헉..헉...어르신 얼마나 가야 되는겁니까?”

 “명도야. 사부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았더냐?”

 

 뻘뻘 흐르는 땀을 닦으며 조금 짜증나는 목소리로 명도라고 불린 아이는 다시 물었다.

 “춘삼사부님. 얼마나 가야 되는 거냐고요!”

 “춘삼이라는 이름은 빼고~”

 “춘삼이라는 이름을 춘삼이라고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불러...쳇..”

 명도는 작게 중얼거리며 툴툴거렸다,

 분명 자신의 고을이나 주변 고을에 널리고 널렸던게, 춘삼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유독 자기의 사부는 춘삼이라는 이름을 싫어하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이놈아 다 들린다. 얼른 따라오기나 해라.”

 노인은 멈췄던 걸음을 다시 돌리며 명도를 재촉했다. 언뜻 지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탁! 탁!탁!

 

 노인의 걸음이 조금 빨라진 듯 한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 지팡이를 짚는 속도도 빨라진 것 역시 기분 탓일까.. 주변 수풀 하나 건드리지 않고 간결한 걸음으로 오솔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 또..또.. 일부러 저렇게 빨리 가시네. 같이 가요! 사부님!”

 

 기분 탓이 아니었나보다. 지난 며칠 동안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몇 시진을 숲 속을 걸으며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항상 일정한 속도로 춘삼은 명도와의 거리를 유지했고, 자기의 보폭을 따라 걸으라고 일부러 지팡이와 발에 힘을 주어 흙길에 자국을 남겼고, 명도에게는 그 보폭과 간격으로 따라 걸으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잠깐 동안 숨을 고르고 나면 어김없이 걸음이 빨라지곤 했다.

 그런데 유독 오늘은 춘삼이라는 이름을 불러서 그런지 걸음 속도가 더 빨라진 건 단순히 명도의 기분 탓일 거다.

 

 "헉...헉.. 사부..사부님 같이 좀 가요. 왜 이렇게 걸음을 재촉하는 거.....“

 턱!

 “아야. 갑자기 멈추면 어쩌.....”

 사부의 걸음을 놓칠세라 땅을 보며 하염없이 걷던 명도는 갑자기 멈춘 춘삼의 등에 머리를 부딪혀야 했다.

 조금 짜증섞인 목소리로 사부를 부르던 명도는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그리고 그 곳엔 언제 도착했는지 하염없이 걸어서 올라온 산릉너머가 보였다.

 

 “우아!”

 기나긴 산줄기를 따라 넓게 펼쳐진 산릉과 푸르게 우거진 산자락. 저 멀리 들려오는 산새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그 너머에 펼쳐진 산을 따라 흐르는 강줄기가 따뜻한 햇빛에 비춰 반짝이는 모습은 가히 비경이라고 할 만하였다.

 

 “스승님 정말 멋집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습니까?”

 명도는 그동안의 산행을 잊었는지 어린아이 특유의 감탄사를 연발하며 산과 강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7살의 어린나이에 어촌마을에서 자란 명도에게 이렇게 큰 강줄기와 어우러진 크고 넓은 산세는 신선하면서도 순수한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 벌써부터 감탄이 나오는게냐. 허허..녀석도 참..”

 감탄섞인 명도의 표정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춘삼은 지팡이를 들어 강줄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우리는 저 남강줄기를 따라 배를 타고 단성현(丹城縣)으로 갈게다.”

 “단성현요?”

 “그렇단다. 단성현을 지나면 이 사부가 살고 있는 지리산으로 가는게지.”

 “지리..산..”

 명도는 고개를 돌려 자기가 걸어왔던 산 너머를 바라보며 조용히 되뇌었다.

 명도의 표정에서 잠깐 우울하고 슬픔이 묻어났고 춘삼은 그런 찰나의 표정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왜 그러는 게냐?”

 “그냥 모든 것이 새로워서... 이제 진짜 사부님을 따라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슬픈게냐?”

 작게 고개를 저으며 명도는 말했다.

 “그게 아니라... 부모님 목숨으로 살아남아 이리 멋진 모습을 보며 새로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미안해서...”

 그런 명도의 모습에 춘삼은 작게 미소가 지어졌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 아비규환과 굶주림 속에서 부모님을 여의고 살아남아 떼를 쓰고 울어도 모자를 나이였다.

 허나, 명도 이 아이는 자신의 굶주림보다 부모님의 복수를 다짐했고 새로운 삶의 시작 속에서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미안함을 생각했다.

 

 이렇게 밝으면서 올곧은 어린 아이를 산전수전 다 겪은 세월동안 몇이나 보았을까...

 그리고 이런 아이를 이 길로 데려오는 것이 잘하는 짓일까...

 춘삼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겠지.....’

 명도를 보며 짓던 미소를 거두며 춘삼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었다. 혼란의 난세 속에서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길 빌 수 밖에 없었다.

 

 “자 이제 가자꾸나!”

 “예! 사부님!”

 그렇게 일소일노(一少一老)는 각자의 생각을 접어둔 채 다시 산 속으로 그 모습을 맡기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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