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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꿈에서 만나다
작가 : 시아
작품등록일 : 2017.6.11

잠이 들면 꿈여행이 시작된다.
내가 막 10살을 넘긴 무렵부터 시작된 꿈여행은, 25살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이어졌다.
단순한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한, 어쩌면 다른 차원을 넘나드는 것 같은 꿈여행은 나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꿈에서 만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데...

 
01. 처음이야
작성일 : 17-06-11 14:29     조회 : 406     추천 : 0     분량 : 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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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고개를 젖혀 올려다 본 하늘은 여전히 오묘하다. 파랑색 물감과 보라색 물감을 절묘하게 섞어 놓고, 그 위에 흰색 물감을 총총 뿌려 놓은 듯 보였다.

 

 '오늘도 참 아릅답구나, 이 도시는.'

 

 서서히 고개를 내리는 순간,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5살에서 6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사탕을 물고 나를 보고 있었다. 거리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아이는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다가가서 입을 열려는 순간, 아이가 눈을 피하고 어딘가로 뛰어간다.

 

 "형아!"

 

 그 곳엔 한 남자가 서 있다. 남자는 옅은 웃음을 지으며 아이를 양 손으로 안아 든다.

 

 "이세준, 이제 컸다고 형아 올 때까지 얌전히 잘 기다리고 있네."

 

 "당연하지! 나 이제 6살이야. 애기 취급 하지마."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형제로 보였다. 뒤돌아서 가는 것 같더니, 남자가 다시 뒤돌아 나를 흘깃본다. 좀 전의 옅은 웃음은 사라지고, 남자의 표정엔 차가운 냉기만 남았다. 저 정도면 메소드 연기자거나, 이중인격자 급 아닌가. 작게 중얼거리는 순간,

 

 눈 앞이 환해진다.

 

 

 ***

 

 

 "그래서, 오늘도 그 꿈 때문에 늦은거야?"

 

 "뭐 그런 셈이지."

 

 어젯밤 꾼 꿈은 유독 이상했다. 전에도 평범했던 건 아니지만, 여자의 직감이란게 그랬다. 나는 좋게 말해선 꿈여행자, 나쁘게 말하면 정신이상자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평범과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이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 생일 이후로 곧 25살이 되는 지금까지 계속 꿈여행을 하고 있다. 이런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는 방금 말한 김도희라는 친구 뿐이다.

 

 "근데 어젯밤 꿈은 좀 이상했어."

 

 "왜. 똥이라도 밟았냐?"

 

 쟤도 딱히 정상은 아니다.

 

 "아니라서 유감이고. 꿈에 의좋은 형제가 나왔는데, 아무래도 역시 이상해."

 

 "헐. 잘생겼든?"

 

 "그건 딱히 생각해 본 적 없고. 한 명은 6살 꼬마였어."

 

 도희는 아쉬운 듯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자기 일도 아닌데) 시큰둥하게 물었다.

 

 "그런데 뭐가 이상하단 거야."

 

 그러게. 나도 그게 궁금했다. 딱히 이상한 행동은 없었는데,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마지막에 남자의 이중인격성을 봐서 였을까. 하긴, 요새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메소드급이었지. 그냥 이 꿈도 평소에 꾸는 꿈들 중 하나일 뿐이야. 너무 의미부여 하지말자.

 

 "아니야, 그냥 별거 아니겠지. 시간 벌써 이렇게 됬네, 수업이나 들으러 가자."

 

 "아. 빨리 졸업을 하던가 해야지."

 

 대학생활은 역시 피곤함과 배고픔의 끝이야. 툴툴거리는 도희를 달래며 강의실로 향하던 중, 강의실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여자가 보였다. 이리저리 안절부절 못하며 스마트폰을 꽉 쥐고 초조하게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꼭 뭐 마려운 강아지 같았다. 무시하고 강의실에 들어가려는 찰나, 여자가 내 손목을 잡더니

 

 "죄송한데 좀 도와주세요."

 

 밑도 끝도 없이 도와달라는 말에 당황한건 나뿐만이 아닌지, 옆에 있던 도희가 내 팔을 끌며 말했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저희 수업이라서요.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한지안 씨. 맞으시죠?"

 

 도희와 마주친 두 눈이 가볍게 흔들렸다. 처음 본 여자에게서 들려온 내 이름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뜬금없지만 어젯밤 꾼 꿈이 생각났다. 아침에 현관 앞에서 소금이라도 진탕 뿌리고 나올걸. 후회해봤자 늦었지만 말이다.

 

 "도희야, 먼저 들어 가 있어. 아마 오늘 수업 못 들을 것 같다."

 

 도희는 찜찜한 표정을 지은 채, 강의실로 들어갔다. 복도에는 여자와 나만 남았다.

 

 "무엇을 도와달라는거죠?"

 

 "여기서는 좀 그렇고.. 일단 학교 밑 까페로 가요."

 

 여자는 학교의 지리를 잘 아는 것으로 보아, 우리 학교 학생인 것 같았다. 꿈여행자라는 것 빼곤 딱히 눈에 튀는 행동을 한 적이 없는데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과에서도 그나마 친하게 지내는 애라곤 도희뿐인데, 도희도 모르는 사람 같았으니 도대체 누굴 통해 알게 된건지가 제일 궁금했다.

 

 

 ***

 

 

 "무작정 도와달라고 끌고 와서 죄송해요. 저도 급한 얘기라서.. 우선, 저는 수의학과 주희진이라고 해요."

 

 가까이서 보니 여자는 귀신이라도 본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고, 식은땀도 흘리고 있었다. 분명 긴급한 상황이란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아시다시피 한지안이에요. 급한 얘기라는게 뭐죠?"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듣고 싶었다. 여자, 아니 희진은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더니 조금은 차분해진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지안 씨 이름을 알고 있어서 놀라셨을거에요. 그렇다고 스토커나 사이비 같은 건 아니니까 걱정마세요. 지금부터 하는 제 얘기가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지안 씨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찾아왔어요. 저는 지안 씨가 특별한 사람이란 걸 알아요. 꿈 속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꿈여행자잖아요, 지안 씨는. 저를 못 믿으실까봐 얘기한 거에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여기까지 들었을 때,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여태껏 나만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특별한 사람이 있다.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거지.

 

 "저는 커뮤니케이터에요. 이렇게 말하면 평범해 보이지만, 동물과 식물 심지어 사물과도 대화를 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람이 되는거죠. 지난 주에 우연히 지안 씨가 수업 듣는 강의실 책상으로부터 지안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마 친구 분인 도희 씨와 하는 얘기를 엿들었나봐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찾아온 건 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요. 한 눈에 알아본건 책상이 알려주길 머리색이 초록색이라 했는데, 한국에선 흔치 않은 색이라 바로 알아봤어요. 그래도 초면에 무례했다면 죄송해요."

 

 희진은 다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커뮤니케이터라, 어쩌면 나보다 더 특별한 사람일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물과도 대화를 하다니, 이래서 옛 어른들이 말조심하라고 했나보다. 무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오늘 학교 도서관 근처에 있는 오래된 고목(古木)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바람의 기운이 좋지 않다고,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고 얘기했죠. 그냥 가볍게 흘러듣기에는 평소에 그런 얘기를 하는 나무가 아니라서 직접 물어봤죠.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은지. 그러자 고목이 이렇게 말했어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고. 그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다른 세계라는 말을 듣자마자 지안 씨가 생각났어요.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면, 저를 미친사람 취급했겠죠. 하지만, 지안 씨는 다르잖아요."

 

 "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 저를 찾아오셨다면, 그건 틀렸어요. 저는 꿈여행자는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세계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요. 그저 우리가 사는 이 곳보다 좀 더 몽환적이고 조용한 곳이에요. 무엇보다 그 세계 사람들은.."

 

 그 때, 갑자기 생각났다. 하루종일 꿈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이유. 평소에도 이상하지만 오늘따라 더 이상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 세계에서 누군가 나를 봤다는 것이다. 15년이란,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그 꿈 속에서 나는 완벽한 이방인이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건가 했었다. 이 곳이 어딘지 물어보면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사람을 만져봤는데 내 손이 유령처럼 그 사람을 그대로 통과했다. 그 세계에서 나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 나를, 어젯밤 꿈에선 두 사람이나 본 것이다.

 

 "저를 보지 못했는데, 어젯밤 처음으로 두 사람이 저를 봤어요."

 

 희진은 잠시 멍하게 나를 쳐다보더니, 아까 미처 다 뱉지 못한 말을 이었다.

 

 "...하루종일 고목의 말이 신경쓰여서, 아까 다시 고목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숨소리조차도. 불안한 마음이 계속 들어서, 무작정 지안 씨를 찾아왔어요."

 

 희진은 아직도 멍한 눈빛이었다. 나도 덩달아 혼이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어젯밤 꿈과 오늘의 이 일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가.

 

 "혹시... 그 고목 말고 다른 식물이나 사물, 동물들과는 대화가 되나요?"

 

 희진은 잠시 집중하면서 테이블 위의 꽃을 쳐다봤다. 이내, 가벼운 숨을 내쉬더니

 

 "네, 아직은. 저 꽃도 고목을 걱정하네요."

 

 "그럼 고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거군요. 제 생각엔.. 분명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어젯밤 꿈에서 저를 본 두 사람과, 오늘의 이 일이."

 

 "그렇게 말하시니 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고목은 제가 이 학교와서 만난 좋은 스승이자 친구 같은 나무에요.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희진의 눈이 빛났다. 그녀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이 일에 있어서 쓸데없는 사명감이 들었다. 그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희진의 말처럼 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어젯밤 꿈에서 본 이중인격자와 그 동생. 그들을 빨리 꿈 속에서 만나고 싶었다. 그들은 무언가 알고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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