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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신라의 옥구슬
작가 : 말순이
작품등록일 : 2017.6.8

하늘의 선녀가 신라에 태어난다! 성장하면서 많은 남자들을 만나는데 누구와 맺어질까? 신라의 꽃 화랑 등장! 그녀는 무사히 천상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

 
2화 - 우물 안 개구리, 세상 밖으로 나오다
작성일 : 17-06-09 17:01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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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물 안 개구리, 세상 밖으로 나오다

 

 

 *

 

 

 "괜찮니? 이제 정신이 좀 드니?"

 

 

 머리가 지끈지끈 쑤셔왔다.

 

 힘겹게 두 눈을 떠보니 서 너 살 정도 많아 보이는 남자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누구세요?"

 

 "인사 올리시지요. 손현이 도련님이십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머리카락 때문에 눈이 완전히 가려진 사내가 대꾸했다.

 

 

 "산 기슭에서 나뒹굴고 있던 아씨를 발견해 도련님께서 거둬주셨습니다."

 

 "그렇구나... 감사드립니다. 생명의 은인이셨네요."

 

 

 절을 올리기 위해 일어서려는데 머리가 핑 돌아 다시 드러누워버렸다.

 

 

 "몸도 성하지 않은 게 뭘 자꾸 일어나려 그러니? 편하게 누워있으렴."

 

 

 현이 도령이 말했다.

 

 

 "여긴 어딘가요? 아... 혹시 여기가 굴아화인가요?"

 

 

 그가 여전히 미소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내 주머니!

 

 

 "내 주머니는 어디에 있죠?"

 

 

 벌떡 일어나 온몸을 뒤지며 주변을 둘러봤다.

 

 

 "무슨 주머니를 말하니?"

 

 “엄마가 저에게 주신 작은 주머니에요... 저를 발견하실 때 아무것도 없었나요? 그렇다면... 아마 도적들이 가져갔을 거예요..."

 

 

 그 순간, 주머니를 가져간 남자아이의 새까만 두 눈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현이 도령이 옆에 꿇어앉은 사내를 흘끔 쳐다봤다.

 

 

 "안타깝지만 아씨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주머니에 제 이름이 새겨져있으니 언젠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참, 제 소개가 늦었네요. 올해 열 살이고 이름은 옥여에요. 구슬이라 불러주세요."

 

 

 목숨을 거두어주신 현이 도령께 절을 올렸다.

 

 

 "내가 네 살 더 많구나. 나에게는 여동생이 없단다. 괜찮다면 네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 여동생처럼 대해도 될까?"

 

 

 뜻밖의 제안이었다.

 

 바로 날 내쫓지 않는구나! 참 다행이야...

 

 같이 왔던 할머니와 헤어진 마당에 앞으로 어떡해야 하나 막막하던 찰나였다.

 

 현이 도령은 웃는 모습이 참 예쁘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시다면 저는 현이 도련님을 오라버니처럼 대할게요. 마침 저도 언니만 다섯이거든요."

 

 

 현이 오라버니 곁에는 항상 그의 호위무사인 진 씨가 따라다닌다.

 

 어릴 적 유괴될 뻔한 이후로 어르신께서 붙여주셨단다.

 

 현이 오라버니는 그를 친형처럼 따랐고 그가 없으면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오라버니는 아침식사를 마치면 산책을 한 후, 책을 읽고 시를 쓴다.

 

 점심 식사가 끝나면 틈틈이 아버지를 돕는다.

 

 이 집 안 어르신은 상인이다.

 

 때문에 긴 외출이 잦았고 지금도 수나라에 가서 한참 후에 나 돌아오신다고 했다.

 

 

 여태까지 난 가족 이외에 다른 누군가를 만난 적이 별로 없었다.

 

 언니들은 외출이 허락됐고 동네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았지만 나는 그래선 안됐다.

 

 엄마는 나에게 되도록이면 마을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행동을 조심할 것을 단단히 일렀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모두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집을 빠져나가곤 했다.

 

 어느 날엔 길을 걷다가 마주친 아주머니들이 수근덕거렸다.

 

 

 "쟤가 저 집 막내딸인가 봐. 세상에, 참으로 곱네. 다른 자식들이랑은 하나도 안 닮았어. 정말로 업둥이 아니야? 쟤가 태어난 후로 다 쓰러져가던 초가집이 으리으리해졌잖아. 뭔가 수상쩍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이 날 이후로 나는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것을 그만뒀다.

 

 엄마가 날 꽁꽁 숨기는 이유를 알고 나니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굴아화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들떠있었다.

 

 현이 오라버니 댁에 지내게 된 후로 집에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을 만났고 가끔씩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오라버니와 손을 잡고 마음껏 외출도 했다.

 

 

 "오라버니, 난 지금이 정말 좋아요! 이렇게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기쁜지요. 집에선 언니들이 저와 말을 섞어주지 않아서 하루에 열 마디도 못 한 적이 많았다고요."

 

 "정말 답답했겠구나. 나도 이렇게 밝고 귀여운 여동생이 생겨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단다."

 

 

 빙긋 웃는 오라버니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온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처럼 맘껏 독서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집에는 책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야 해서 서른 번 넘게 읽은 책도 있다고요! 아마 그 책의 내용은 죽어서까지 잊지 못 할 거예요."

 

 

 주절주절 떠들며, 시를 쓰고 있는 오라버니를 방해하고 있을 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진 씨가 들어왔다.

 

 

 "도련님, 서역에서 온 상인들이 도착했습니다."

 

 

 쳇, 진 씨는 꼭 내가 오라버니랑 단둘이 있을 때만 이렇게 방해를 한다니깐.

 

 나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지만 진 씨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 모습에 오라버니는 킥킥 웃으며 가는 손가락으로 내 볼을 콕 찔렀다.

 

 

 "마저 책을 읽고 있으렴. 볼 일이 끝나면 다시 놀아줄게."

 

 

 오라버니가 밖으로 나가버리자 이 넓은 서재 안에는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한숨이 절로 나왔고 더 이상 책을 읽을 기분도 아니었다.

 

 오라버니는 손님들과 만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항상 긴 시간을 그들과 보냈다.

 

 어쩌면 하루 중에 나보다 손님들과 있는 시간이 더 긴지도 모르겠다!

 

 

 밖으로 나와 놀 거리가 없나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이상한 소리가 귀에 포착됐다.

 

 

 “삭삭삭...”

 

 

 소리가 나는 근원지를 찾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며 따라갔다.

 

 땅바닥에 몸을 밀착시키니 과연 쥐들이 기둥을 갉아먹고 있는 광경이 포착됐다!

 

 나는 다시 일어선 후 집 전체를 한눈에 담아보았다.

 

 확실히 지붕이 약간 기울어져있었다.

 

 가끔씩 지붕에서 삐끄덕대는 소리가 들려와 쥐들이 기어 다니나 싶었더니 이게 웬걸, 기둥을 갉아먹고 있었다니!

 

 이대로 두면 위험했다.

 

 쥐도 한두 마리가 아니어서 언제 집이 폭삭 무너져내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나는 곧장 손님방으로 달려갔다.

 

 

 "아씨,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젠장, 문 앞에 진 씨가 있었다.

 

 

 "중요한 일이에요! 오라버니께 말씀드려서 당장 저 못된 놈들을 쫓아내야 한다고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일단 저한테 말씀해주시죠."

 

 

 진 씨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나는 급하게 달려오는 바람에 차오르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쥐들이 기둥을 갉아먹고 있어요. 지금은 아홉 마리나 되는데 언제 숫자가 더 늘어날지도 몰라요!"

 

 "웬 소란이냐?"

 

 

 방문이 삐끄덕 열리더니 그 사이로 현이 오라버니의 모습이 드러났다.

 

 맞은편에는 서역 사람이 셋 앉아있었다.

 

 

 "아무 일도 아닙니다. 방해 드려 죄송합니다."

 

 "아무 일도 아니긴... 읍!"

 

 

 진 씨가 재빨리 큼지막한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반대편 손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의아해하는 오라버니의 모습이 점차 사라져갔다.

 

 

 "푸핫! 숨 막혀 죽을 뻔했잖아요!"

 

 

 진 씨를 째려보며 씩씩 고함을 내질렀다.

 

 

 "어딘가요? 앞장서 주시죠."

 

 

 그러거나 말거나 진 씨는 나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나는 진 씨를 골탕 먹이기 위해 멀쩡한 기둥을 가리켰다.

 

 

 "여기에요! 살펴봐 보세요."

 

 

 진 씨는 몸을 땅에 밀착시켜 마룻바닥 아래로 쑥 들어갔다.

 

 그 바람에 그의 다리만 달랑 보였다.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몰래 킥킥 웃어댔다.

 

 

 "이 기둥은 멀쩡합니다. 쥐는커녕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진 씨가 밖으로 기어 나와 흙이 묻은 옷을 탈탈 털었다.

 

 나는 재빨리 웃음을 멈추고 크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어머, 여기가 아니었나? 그럼 저 기둥인가 봐요!"

 

 

 그렇게 하나둘 셋 넷...

 

 진 씨는 아무 군소리 없이 묵묵히 들어가 기둥을 점검했다.

 

 그때마다 나는 바닥에 뒹굴며 큰 소리로 웃어젖히고 싶었지만 꾹 참아야만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아씨 장난에 더 이상 놀아날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 진짜로 쥐가 갉아먹고 있는 기둥만 남았는데 진 씨가 휙 돌아가버렸다.

 

 

 "잠시만요, 여기에요! 진짜로 이 기둥을 살펴보시면 쥐들이 보일 거예요!"

 

 

 진 씨는 더 이상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난 부랴부랴 진 씨를 잡기 위해 뛰었다.

 

 그러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내가 장난을 너무 쳐서 하늘이 벌을 내렸구나.

 

 무릎이 쓸렸는지 아려왔다.

 

 

 "어디에 있나 한참 찾았단다. 저녁 먹으러 나갈 건데 서역 상인들이 너도 함께 가자고 했어.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뒤돌아보니 현이 오라버니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오라버니의 손을 잡자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기분이었다.

 

 

 굴아화에 왔을 때가 초겨울이었는데 어느새 싱그러운 봄이 되었다.

 

 해가 지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 사이로 오라버니의 손을 꼭 잡으며 나란히 걸었다.

 

 우리 뒤에는 서역 사람들이 따라왔고 그 뒤에는 진 씨가 있었다.

 

 

 우리는 오라버니와 가끔씩 왔던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곧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고 나는 군침을 꼴깍 삼켰다.

 

 진 씨랑 장난 좀 쳤더니 체력 소모가 꽤 된 모양이었다.

 

 기름기가 쏙 빠진 윤기나는 잘 구워진 닭다리 하나를 오라버니가 내게 건넸다.

 

 

 "어서 먹으렴. 그동안 이게 먹고 싶었을 거야. 서역 상인 덕분에 먹는 거니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렴."

 

 "저도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잘 먹을게요!"

 

 

 서역 사람이 내 말을 알아듣든 말든 간에 나는 먹음직스러운 닭 다리를 어서 입안에 쑤셔 넣고 싶었다.

 

 입을 한껏 크게 벌리고 촉촉한 닭 다리를 한입 뜯었다.

 

 그랬더니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구나.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으렴."

 

 

 오라버니는 곧 서역인들과 술을 따라 마셨다.

 

 나도 마셔보고 싶었지만 오라버니는 아직 어려서 안된다며 냄새도 못 맡게 했다.

 

 나는 방 앞을 지키고 있는 진 씨에게 아까 했던 행동이 좀 미안해져서 닭고기 하나를 건넸다.

 

 

 "먹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요."

 

 

 닭고기를 건네는 팔이 무안해질 정도로 진 씨는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이 사람... 분명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아깐 미안했어요. 배고플 텐데 빨리 받아요. 이 맛있는 걸 안 먹으면 진 씨만 후회하지. 자기 전에 생각나서 미쳐버릴걸?"

 

 

 놀리듯 말해도 그에겐 소용이 없었다.

 

 그래, 내가 괜한 짓을 했지!

 

 그만 포기하고 팔을 내리려는데 진 씨가 닭고기를 휙 낚아채갔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여서 뭐가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쿡쿡 웃으며 다시 먹는데 집중했다.

 

 

 이야기는 길어졌고 뱃속을 기름진 음식으로 가득 채우니 꾸벅꾸벅 졸리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 잠이 들랑 말랑하는데 갑작스러운 오라버니의 언성에 잠이 화악 달아나버렸다.

 

 

 "안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절대 안 됩니다. 가당치도 않는 소리 마시죠!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의자를 넘어뜨리며 벌떡 일어난 오라버니의 얼굴은 몹시 시뻘개져 있었다.

 

 온순한 오라버니가 무슨 일 때문에 저리 화가 난거지?

 

 오라버니는 거칠게 내 손을 잡곤 방을 나섰다.

 

 오라버니가 이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서역인들이 무례한 짓을 한 걸까?

 

 누가 쫓아올 새라 서둘러 집에 도착한 뒤, 오라버니가 내게 신신당부했다.

 

 

 "오늘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렴. 아까는 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지만..."

 

 "늦었구나. 잘 자렴."

 

 

 오라버니는 곧바로 방문을 쾅 닫아버리고 나가버렸다.

 

 대체 무슨 일일까... 내가 알아선 안되는 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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