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골목에서 총성이 들렸다.
간간히 들리는 비명소리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넘어지고 공포가 덕지덕지 붙은 소리가 더 많았다.
앞사람이 차례로 쓰러질 수록 뒷사람은 더더욱 두려움으로 물들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며 살기위해 발버둥 쳤다.
그런 사람들의 행동에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는 듯이 검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차례로 사람들을 처리했다.
총을 사람들에게 겨누면 저마다 더 살기위해 다른사람을 지목한다.
그런 그들의 행동이 더 역겹다는 듯 검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아무 감정 없는 눈으로 천천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숨통을 조여왔다.
가끔씩 옷에 피가 뭍을 때마다 더럽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끝에 다다랐다.
"끝났네요.."
"조금있으면 경찰들이 몰려올 거야 서둘러"
"네네"
이들은 경찰이 오기 전 빠르게 현장에서 멀어졌다,
저만치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경찰차는 아무도 없는 현장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경찰들을 반긴건 시체들이였다.
그들의 공포심과 두려움은 표정에 세세하게 나타나 있었다.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시체를 옮기던 경찰들 중 신입들도 있는건지 참혹한 모습에 눈을 감거나 헉구역질을 했다.
시신을 정리하며 범인이 남긴 다른 증거라도 있나 찾아 봤지만 역시 헛수고 였다.
지문도 없고, 사람들끼리만 있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범인들을 지목할 단서가 턱없이 부족하며 아주 작은 실마리 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아..이번만큼은 야근하기 싫은데..."
"저 이번에도 야근하면 여친이 헤어지자고 했단 말이에요 김형사님"
"범인 열심히 잡던가 나도 집에 가고 싶어서 미치겠다."
"아니 나라고 안잡고 싶어서 이러겠냐구요오..아.. 형사님 그러지 말고 저 내일 한번만 휴가 가면 안되요?"
"될꺼같냐?"
"아뇨..."
"그럼 물어보지마"
"아아 제발요오.."
"휴가 낼 수 있었으면 진작에 나부터 냈을꺼다."
"쳇..."
"아..근데 형사님 내일 뉴스에는 어떻게 나올까요...범인도 못잡는 무능한 경찰? 아니면.."
"잡담 그만하고 현장이나 더 둘러봐."
"네네.."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시체 회수 할 동안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기위해 여기저기 다 뒤졌지만 헛수고였다.
경찰들은 더이상 현장에 남아 있어봤자 시간낭비라는 사실을 깨닫고 시체를 회수 하자마자 바로 철수했다.
"아아 정말 경찰은 과연 언제 저희를 잡을까요?"
"아마 우리가 '저희가 범인이에요오 잡아가 주세요오'라고 할 때까지 못잡지 않을까?"
"그만 놀고 가져갈 거 챙겨."
"하..고생했는데 수확이 이정도 밖에 없네요.."
"에게..이건 뭐 일주일도 안되겠다.."
"불평하지 말고 어서 가자."
현장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범인들은 모두 옥상에서 경찰들이 보지 못한 거리에서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다음 임무는...뭔가요?"
매혹적이면서도 어딘가 위험한 미소다.
"이번에도 사람 죽이는 임무면 난 패스"
"우선 아지트로"
고요한 밤하늘처럼 소리도 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