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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는 내 꿈을 산다
작가 : 노란선인장
작품등록일 : 2017.6.4

어느날 은연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저한테 꿈을 파세요. 은연은 형사인 그에게 꿈을 팔며 어느새 적극적으로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2화 까치꿈 (1)
작성일 : 17-06-07 22:01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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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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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섰다. 하원이 눈을 안 뜬지 어느새 일 년 가까이 된다. 청춘을 즐기고 있는 또래와 달리 수척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여동생이 안타깝다.

 네가 지금이라도 일어나 널 이렇게 만든 놈이 누군지 말해준다면 당장 그 놈을 죽이러 갈 텐데…. 주먹이 절로 세게 쥐어졌다.

 내가 너한테 더 신경 썼어야했다. 오빠랍시고 해준 것 없이 너무 무관심했다.

 “어머, 오셨어요. 미리 말씀해주시지.”

 애교어린 음성에 뒤돌아보니 간병인이 수줍게 웃고 있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나무 위에 있는 까치들을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안개가 낀 것 같지만 그녀의 얼굴은 알아볼 수 있다. 제법 강한 꿈이다.

 드디어 그녀가 쓸모 있는 꿈을 꿨다. 성실해보이지 않았던 그녀를 굳이 간병인으로 고용한 보람을 이제야 느낀다.

 의자에 올려두었던 케이크 상자를 건넸다.

 “올 때마다 뭘 이런 걸 사오세요. 너무 받기만 하니까 미안해요.”

 기뻐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장난치듯 말했다.

 “그럼 대신 꿈 파세요. 오늘 꾼 꿈 없습니까. 이참에 로또 당첨 돼봅시다.”

 “아하하. 그러고 보니 꿈을 꾸긴 했어요.”

 “잘 됐네요. 꿈 사겠습니다.”

 “푸하핫. 네, 팔았습니다.”

 여자는 재밌어하며 내 장단에 맞췄다.

 

 차에 타 연락을 기다렸다. 너무 오래 걸렸다. 하원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야했다. 글로브박스에서 수십 번 넘게 봤던 종이를 꺼내 펼쳤다.

 처음엔 장희아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했던 동생이 왜 가평에서 교통사고가 난 건지 의아했다. 궁금한 걸 물어볼 새도 없이 갑자기 미국으로 가버린 장희아가 이상했다. 그러다 내 책상 위에 있는 유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 오빠, 정말 미안해. 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 모임에 가지 말았어야 했나봐. 욕심이 나서 희아한테 졸랐는데 그럼 안 됐었어.

 나 그 사람들 앞에서 죽으려고. 사랑하는 여자 생일에 죽으면 날 영원히 잊지 못하겠지. 죽으면서 그 여자한테 모든 걸 밝힐 거야.

 오빠 미안, 정말 미안해.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자기 자식을 죽인 그 놈이 너무 증오스러워.

 난 복수를 해야 돼. 억지로 내 아이를 죽였으면서 그 여자와 행복해지면 너무 억울하잖아.

 그 여자가 생일마다 내 죽음을 떠올릴 걸 생각하면 미안해. 질투가 나서 내심 미워했지만 나도 이런 짓까지 하고 싶었던 건 아니야. 그 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죄송하다고 대신 전해줘.

 희아한테도 네 잘못 아니라고 말해줘. 걘 착한 애라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 많이 할 거야.

 오빠. 나보다 아홉 살 많은 죄로 돌아가신 부모님 역할까지 해야 했던 불쌍한 우리 오빠. 그때 오빤 고작 열여덟이었는데… 어렸을 땐 되게 어른처럼 보였어. 그 나이가 되고 나서야 오빠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 상상이 가더라. 항상 고맙고 사랑했어. 못난 동생이라 정말 미안해. 오빠는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이름도 없는 불쌍한 아이… 이제 외롭지 않도록 엄마가 갈께. ]

 난 아무것도 몰랐다. 동생이 임신했던 것도, 스스로 죽겠다 할 만큼 고통스러워한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안색이 안 좋다고 생각했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넸다. 그때 괜찮냐,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으면 달라졌을까.

 진동이 울려 핸드폰을 보니 진용이다.

 ‘형, 놀라지마. 내가 드디어 한 건했다. 장희아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

 예상했지만 놀란 척을 했다.

 “진짜냐? 네가 드디어 밥값을 하는구나.”

 ‘아씨, 형!’

 “고맙다. 내가 밥살께.”

 ‘비싼 걸로 사. 주소 문자로 보낼게.’

 전화가 끊기고 곧이어 문자가 왔다.

 

 1602호. 호수를 확인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렸다.

 “누구세요?”

 “하원이 오빠.”

 “…”

 “문 열어.”

 단호하게 말하자 잠시 뒤 문이 천천히 열렸다. 장희아는 당황한 듯 보였다.

 “오빠….”

 “뭐 좀 물어보자. 들어가도 되지?”

 장희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비켜섰다. 나는 신발을 벗고 복도를 지나 고급스러운 내부에 들어서 소파에 대충 앉았다.

 “앉아.”

 안절부절 못하고 내 눈치를 보던 장희아는 멀찍이 떨어진 스완체어에 앉았다. 여차하면 도망갈 기세다.

 “너희 가평에 왜 갔었냐.”

 입술을 세게 깨문 장희아는 이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하원이가 힘들어해서 기분 전환할 겸….”

 “왜?”

 “그건 몰라요. 하원이 성격 아시잖아요.”

 잘 안다. 고민이 있으면 입을 꼭 다물고 혼자 끙끙 앓는다. 그게 못마땅해 말하라고 윽박질러도 묵묵부답이었다. 그걸 핑계 삼아 동생을 방치했었고 그 벌을 지금 받고 있다.

 “어쩌다 사고 난 거야?”

 하원이 갑자기 차로 뛰어들었다는 증언만 있을 뿐, 그 흔한 블랙박스, CCTV조차 없어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장희아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 전 그때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거든요.”

 “하원인 어디 있었는데.”

 “저희 집 별장이요.”

 장희아가 병원에 있는데 하원이 혼자 별장에 있었을 리 없다.

 “걔가 너한테 모임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사람들이랑 같이 있었냐.”

 놀란 장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원이가 오빠한테 모임 얘길 했어요?”

 “뭐하는 모임이야?”

 “…그냥 저희 오빠랑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노는 거죠.”

 장태수, 재벌가 자제분답게 젊은 나이임에도 YK화학 이사로 취임해 한때 경제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했었다.

 “친구들은 누군데.”

 “윤현우 오빠는 아시죠, 신해그룹. 또 진민후 오빠라고 진면건설 아들이에요. 송은현 오빠는 무슨 게임 어플 회사 대표라던데… 어쨌든 넷이 대학 동기라 친해졌대요.”

 “하원이는 왜 그 모임에 가고 싶어 했어?”

 그녀는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장희아는 불안한 듯 손을 가만 못 두었다.

 “괜찮으니까 사실대로 말해.”

 “…인맥을 넓히고 싶어 했어 했어요. 하원이 배우 지망했었거든요.”

 전혀 몰랐다. 순간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설마…”

 “아니요! 오빠가 무슨 생각하실지 아는데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있는데 그런 일이 있겠어요?!”

 장희아는 기겁하며 변명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최악으로 일어나버렸다.

 “알았다. 별장에는 왜 간 거야?”

 “은현 오빠 사촌동생 생일이었거든요. 도은연이라고 그 언니 축하할 겸 놀러 갔었어요.”

 그냥 운 없이 교통사고 당했을 가능성도 생각했지만 이로서 확실해졌다. 하원은 그 여자 생일에 사실을 밝히려 별장에 갔고 그러다 사고 난 거다. 용의자는 셋. 장태수, 윤현우, 진민후.

 “그 중 도은연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뜬금없는 말에 장희아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오빠들이 그 언니한테 호감은 가지고 있긴 할 거에요. 놀라울 만큼 미인이거든요. 근데 좋아하는 것까지는 모르겠네요. 자존심들이 강해서 절대 티 안 내는데다 제가 물어봐도 대답 안 해줄 거예요. 띠 동갑이라 저 어리다고 무시하거든요.”

 “그 사람들 별장에 다녀오고 난 후 이상한 점 없었어? 평소와 달랐던 점이나….”

 “글쎄요.”

 장희아는 내 질문이 희한하다고 여기는 것 같으나 그래도 성실히 떠올리려 노력했다.

 “아, 은현오빠 회사 투자 받았어요. 그동안 투자자 못 구해서 힘들어했거든요. 분명 오빠들한테 받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물어봐도 얼버무리더라고요.”

 난감하다. 이미 일 년이 지나 별장에 가도 찾아낼 수 있는 게 없을 거다. 내가 기댈 수 있는 건 하원과 같이 있던 사람들의 증언밖에 없다.

 만약 그날 있던 일의 입막음용으로 투자 받은 거라면 송은현은 물론 도은연도 사촌을 위해 입을 다물 것이다.

 둘 중 그나마 말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도은연… 하원과 그녀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 여자와 되도록 마주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도은연 번호 있어? 물어볼 게 있어.”

 “그 언니 그런 거 싫어해서 알려줄 순 없어요. 그래도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있으니까 거기로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혹시나 제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원하는 바였다. 장희아가 말한 곳은 서 근처였다.

 “고맙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보자. 너 그동안 왜 연락 안 된 거야?”

 그녀의 말에 의하면 장희아가 껄끄러울 건 없다. 하지만 그녀는 크게 잘못한 게 있는 양 날 피했고 그런 행동은 내 의심을 살수밖에 없었다.

 “…오빠 보기 죄송해서요.”

 장희아는 내 눈을 못 마주쳤다. 겨우 그런 이유로 외국에까지 나가있던 건 말이 안 된다. 찝찝하지만 장희아한테 도움 받을 일이 많기에 더 이상 채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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