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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거신접속: 블랙홀로 로그인
작가 : liel86
작품등록일 : 2017.6.4

[준먼치킨][반전다수][이계진입][통수전개][퓨전수다]

최첨단 AI가 관리 운영하는 RPG에서 잘 나가던 네임드 유저들, 기이한 퀘스트 종료 이후, 각자 이계에서 눈을 뜨다. 능력도, 외모도 만렙인 채!

게임 세계를 닮은 세계 세르네키아에 온 후, 어쩐 일인지 자신의 이름을 잊은 주인공 (게임 닉네임) 라그나.

그는 마지막 퀘스트에서 쓰러뜨린 악마의 말을 기억하고, 악마가 언급한 '거신들'을 찾아 나서는데...

 
1 세르네키아의 평행 세계(2)
작성일 : 17-06-04 21:39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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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리아, 잠깐 업힐래요?"

 "네...?"

 

 리리아는 잠깐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얼굴을 붉혔다. 붉은 머리 미소녀 얼굴에 홍조가 도니 끝내주게 귀엽다.

 

 "저 여전사가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빨리 가서 구해줘야겠어요. 리리아를 여기에 놔두고 가자니 영 불안해서요."

 "네네! 그게 나을 것 같아요."

 "자, 그럼..."

 

 내가 살짝 무릎을 굽히자 리리아는 내 몸에 착 달라붙었다. 리리아는 무척 가벼운 소녀였다. 내가 힘이 센 걸수도 있지만.

 

 '살짝 님 자를 뺐는데, 자연스럽네. 이제 그냥 리리아 라고 불러야지.'

 

 양심상 리리아의 엉덩이 쪽에 손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허벅지에 어느정도 손목을 걸치는 걸 피할 수는 없었다. 두근두근.

 

 나는 특수 부위(?)의 신체적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로피탈 정리를 열심히 떠올렸다. 그리고 힘껏 달렸다.

 

 "마법사님은 몸도 탄탄하시네요. 언제 운동까지 하신거에요?"

 "그냥 딱히 한 건 없는데 이렇게 됐네요."

 "헉, 믿을 수 없어요."

 

 나도 믿을 수 없어요, 리리아찡. 하지만 사실인걸. 나는 침착하게 이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일단은 받아들이자. 해석, 분석, 고찰, 사색은 일단 다음으로.

 

 바람에 내 윤기 나는 검은머리와 리리아의 붉은머리가 흩날리고 엉켜들었다. 비홀더 블레싱은 계속 효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루빌라 같은 여전사는 지치지 않고 맹공을 펼치고 있었다. 카코이드의 시체가 히스로 뒤덮인 땅에 끊임없이 쌓여갔다.

 

 끼야아악 하는 대사조차 없는 엑스트라 카코이드 27쯤의 뚝배기가 깨졌을 때. 사람도 집어삼킬 것 같은 식충(식인?) 식물이 루빌라 주변의 땅을 가르고 튀어나왔다.

 

 "꺄아아아악!"

 

 리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달리며 물었다.

 

 "리리아, 저게 뭔줄 알아요?"

 "아니요... 이 근방에서 카코이드나 썩은마귀가 가끔 나타난다는 말은 있는데, 저런 괴물은 듣도보도 못했어요."

 

 리리아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루빌라녀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식인 식물은 썩은 피 색깔을 한 꽃이었다. 그것은 꽃잎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었다.

 꽃잎이 크게 벌어지고, 그 사이로 긴 촉수가 뻗어나왔다.

 

 "으 토할 것 같네..."

 "으악, 라그나 님. 왜 쟤는 혀에 눈이 달려있는 거에요."

 

 그래, 꽃이 거대한 얼굴이라면 그 안에서 뻗어나온 촉수는 혀라고 할 수 있겠지. 촉수에 달린 괴물의 눈에 순간 핏발이 섰다. 그리고 꽃에서 멀리서 봐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타액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이 목구멍 주변으로 힘을 준 것처럼 눈이 빨개지고, 더러운 게 쏟아지고... 토하는거네.'

 

 루빌라는 식인 식물의 토악질을 가까스로 피했다. 아무래도 생각보다는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루빌라가 게임 그대로의 능력을 갖고 이 세계로 왔다면 말이다. 루빌라는 마법은 전혀 쓰지 못했다. 그녀는 무기를 매개로만 특수능력을 발휘했었다. 루빌라의 트레이드마크인 도끼가 없고, 수수께끼의 괴물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도 모르고... 영 불안한 시츄에이션이다.

 

 "부스트."

 "리비아 코팅."

 

 각각 이동 속도를 순간적으로 확 올리고, 주변으로 반경 2m 정도의 공간을 외부의 힘으로부터 보호하는 마법이었다. 게임에서 나오는 마법들이었는데, 다행히 여기서도 시전이 가능했다. 실험 성공.

 

 부스트로 500m정도의 거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삭제됐다. 또한 리비아 코팅으로, 몰아치는 바람은 우리의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KTX타는 기분이었다. 나는 리리아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흐랴아아아아압!"

 

 냅다 기합을 질렀다. 코앞에 있는 식인 식물의 주의를 끌어야 했다. 리리아는 토끼눈을 뜸으로써 어안이 벙벙해졌음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괴물은 머리(꽃)를 내게로 돌렸다. 일단 이 놈을 죽이고 봐야겠다.

 

 "프로비던스!"

 

 놈은 내게 타액을 토해내고 있었다. 카코이드보다 더한 악취를 풍기는 그 타액이 나를 향해 몇십 바가지는 쏟아지고 있었다. 저걸 맞으면 어떻게 될까 잠시 궁금증이 생겼다.

 지금은 답을 알 수 없는 의문이었다. 타액은 싹 증발해버렸고 식인 식물은 더 이상 불이 붙지 않는 장작 꼴이 되어 버렸으니까. 나는 화전민마냥 식인 식물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당신은 누구지?"

 

 흑발 미소녀, 아니 미녀가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커다란 물음표가 떠올라 있었다.

 

 "제가 생명의 은인이니까 저부터 물어볼게요. 당신의 이름이 뭐죠?"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니, 제가 맞춰볼게요. 당신의 이름은 루빌라에요. 원래 이름은 기억나지 않고."

 "원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이름이 루빌라 님...?"

 

 마법과 마법사에 관한 온갖 신기한 얘기를 꿰고 있는 리리아도 이게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거다. 루빌라의 입이 충격으로 살짝 벌어졌다.

 

 "맞아... 루빌라. 당신은 이걸 어떻게 알지?"

 

 나는 일단 웃었다.

 

 "이렇게 처음 만나는군, 루빌라. 온라인에서 만나고는 얼마 안 되어서 또 보네."

 "너...?"

 "나야, 라그나."

 

 

 

 "두 분은 그럼 다른 세상에서 오신 건가요?"

 

 리리아가 물었다. 여전히 토끼눈.

 

 "맞아요. 리리아한테는 믿기지 않겠죠. 저희도 뭐가 어찌 된건지 모르겠어요."

 "네가 라그나라면... 이상하네. 캐릭터랑 생긴 게 다르잖아."

 

 루빌라가 맞는 지적을 했다. 게임 캐릭터 라그나는 흑발이 아니라 금발이었다. 얼굴도 지금 나와는 다른 타입이었고. 복색도 이렇지 않았다. 게임의 라그나는 미스릴 스레드(thread)로 짜인 로브를 두른 마법사였다. 반면 루빌라는 게임 캐릭터와 똑같은 외모였다. 도끼만 없었을 뿐.

 

 "그러게. 나는 실제 나랑 똑같은 외모로 여기에 왔어."

 

 생애 최고의 미스터리가 리리아를 괴롭히고 있었다.

 

 "무슨 말씀들이시죠... 도저히 이해가 안돼요. 힝. 힝힝. 두분 혹시 짜고 장난치시는 거 아니에요?"

 

 "장난이었으면 좋겠네."

 

 루빌라가 시크하게 대답했다. 블랙홀이 나타났을 때 잠시 소녀소녀 했던 것 뿐, 이제 터프한 여성으로 복귀한 것 같다. 내 사랑 리리아의 머리를 더 어지럽힐 수는 없었다.

 

 "루빌라, 이따 둘이서만 잠깐 좀 보자."

 

 루빌라와만 할 말이 많았다.

 

 정말 미스터리였다. 난 이곳에 온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루빌라는 왜 일주일이 넘은건지. 당연히 둘다 엇비슷한 시점에 블랙홀에 끌려왔을 텐데. 우린 또 왜 원래 이름을 기억 못하는 걸까.

 

 사실 이런 의문은 풀리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정말 큰 문제는, 이제 뭘 어찌해야 하는가 였다.

 

 그래, 루빌라나 나나 (말이 이상하지만) 원래 현실에서보다 훨씬 멋있고 예뻐졌으며 슈퍼히어로 이상으로 대단한 힘을 가지게 됐다. 근데 그러면 뭐하나. 대체 왜 이렇게 된거고, 뭘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데.

 

 이대로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건가? 그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부모님과 친구들, 게임, 학교, IOI, 다이아 같은 내 인생의 키워드들이 다 없어진다는 건, 그냥 내가 죽는 거였다.

 

 "그래요, 두 분 모두 엄청 피곤하실 것 같아요. 제 침대랑 흔들의자에서 눈 좀 붙이고 계세요. 저는 펠린을 불러올게요."

 

 여기는 리리아의 집이다. 리리아의 집은 카코이드가 출몰하고 오늘부터 수수께끼의 라플레시아 웜(나중에 보니, 프로비던스에 뿌리가 뽑힌 채로 허공에서 발화한 식인 꽃은 뿌리가 아나콘다 같은 지렁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 놈을 이제부터 라플레시아 웜이라 부르기로 했다)이 나타나기 시작한 험지 근방의 마을에 있었다.

 

 살벌한 장소에 있는 마을인데도, 평화롭고 발랄하기까지 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긴 그러니 리리아 같은 여자가 생산(?)됐겠지.

 

 "응. 나 눈좀 붙일게. 신세좀 지겠어."

 

 루빌라가 흔들의자에 몸을 기댔다. 벽난로의 불에서 따뜻한 열기가 전해졌다.

 

 리리아는 오늘 처음 만난 외지인에 대한 일말의 의심 없이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귀여워, 귀여워.

 

 눈을 감으려고 폼을 잡던 루빌라가 말했다.

 

 "라그나, 아까 마을 입구 지키던 놈들 봤어? 한가닥들 할 것 같던데. 뱁새눈 같은 놈은 온 몸 근육이 꽉 짜여져 있는 것 같더라. 어째 여기 오면서 관찰력도 좋아진 것 같아. 나 원래 우리 과 년들 얼굴도 못 외웠었는데."

 

 "봤지. 유니폼 같은게 없는 거 보니 이 마을 자경단 비스무레한 것이지 싶네. 수가 꽤 많을 것 같기도 하고. 그들 덕에 여기가 안 어울리게 평화로운 것 같거든."

 나는 별 것 아니지만 지금껏 쭉 궁금했던 걸 물었다.

 

 "루빌라, 근데 너 원래 여자 맞지?"

 "이 미친놈이. 당연히 여자지. 대학교 유아교육과 다니던 누님이다."

 

 "...그래? 뭔가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너는 게임 폐인 좆고딩이었잖아. 대학물도 못 먹어보고 여기서 이러고 있고, 꼴 좋다."

 "생명의 은인한테 못 하는 말이 없네? 너 마법 하나도 못 쓰지? 도끼에 기대지 않으면 제대로 싸울 수가 없잖아. 나 아니었으면 너 지금쯤 라플레시아 웜 뱃속에서 곱게 녹고 있을건데."

 

 "꺼져. 짱돌 매개로도 특수기 쓸 수 있거든요? 그 정도 괴물은 그냥 짓이겨놓을 수 있었어."

 

 "뭐? 도끼 없이도 그런게 된다고? 너 도끼만 썼잖아. 검으로는 기술 구사가 안됐고..."

 

 "여기로 오면서 뭔가 미묘하게 바뀌었어. 니 면상처럼 말야."

 

 "내 얼굴은 현실 그대로라고요, 입 걸걸한 누님."

 

 천연덕스러운 구라를 발사한 후, 나는 나무로 된 바닥에 드러누웠다. 몸은 괜찮았는데 정신이 피로했다. 한 잠 자고 싶었다.

 

 "오래 잘 필요 없어. 메디테이션 다이브meditation dive 잠깐이면 체력 회복 완전히 되더라."

 

 뭐라고?

 

 게임에서 하이스트 패러딘들이 피 및 마나, 상태이상 회복용으로 하던 그 메디테이션 다이브가 실제(?)로도 된다고? 어떻게?

 

 "니 마음 다 읽히네. 일단 눈 감고 잠을 들게 할 법한 멜로디를 아무거나 떠올려봐. 그리고 그 '소리'를 '색채'로 바꿔. 바꾸는 원동력은 마나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생각하고. 곧 재밌는 게 보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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