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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매향유희
작가 : 정린
작품등록일 : 2017.6.3

상처는 아물수록 단단해진다. 사랑의 기억을 이겨내고 강해지는
한 여자의 로맨스무협판타지

 
제 4화. 한양에 입성하다.
작성일 : 17-06-04 17:31     조회 : 282     추천 : 1     분량 : 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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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운향과 혜명은 방어태세로 주위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소리의 정체가 드러나기를 기다렸다. 덩치가 큰 호랑이었다. 혜명은 담담한 듯 미소를 띠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호랑이에게 인사를 하듯 공손히 예를 갖췄다. 사냥을 끝마치고 돌아가던 길이었는지 호랑이는 엄숙한 중압감을 남긴 채 돌아갔다.

 

 숨소리도 멎을 듯 긴장 속에 흐르던 침묵을 이어 행렬도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바람소리는 점점 드세어지고,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있었다.

 

 "스~으~으~슉!"

 

 "샤샤 샤샤~~~ 샥!"

 

 또다시 바람소리에 섞여 나뭇잎들이 스치는 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혜명은 다시 말을 멈췄다.

 

 "쓰으으으으씁!"

 

 "타타 타타 다다다 탁!!!"

 

 혜명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자루를 손에 쥐었다. 운향과 일행 역시 사방으로 경계를 위해 둥근 대형으로 모였다. 혜명은 경계를 타다가 틈을 타 재희의 눈가리개를 칼로 끊었다.

 

 

 "솨솨솩~솩"

 

 

 "휘리~~ 릭!!"

 

 

 

 정체 없는 불청객들의 패거리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짐을 털어가려는 도적떼들이었다. 산에 숨어 살면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진상품들을 노리는 무리 중 한 패였다.

 

 불한당들이 칼과 둔기들을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들 앞에 보인 것은 말들뿐이었다. 7마리의 말과 짐,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라? 이놈들이 다 어디 갔지?"

 

 "이런 겁쟁이들, 우리가 오는 줄 알고 벌써 줄행랑을 쳤나 봅니다."

 

 "지나온 길에 호랑이 용변에 온기가 있었습니다. 호랑이한테 당했거나 겁먹고 도망갔을 수도 있겠지요."

 

 "에이~ 시시하게 벌써 끝나 버린 거야? 요즘 애들은 하나같이 다들 부실해서 원, 이래서 어디 도적질 할 맛이나 나겠어?"

 

 그들이 짐을 털어가려고 말에게 다가갔다. 막 짐들을 내리려고 하는 순간, 그 어떤 기척도 없이 바람보다 더 고요한 움직임으로 내려앉은 일행들이 있었다. 도적떼들은 그들로 포위되었고, 순식간에 그들의 어깨에 매화 모양의 수리검(손에 쥐고 있다가 던지는 작은 칼)이 꽂혔다.

 

 ‘쉬리릭 촥!’

 

 

 긴장을 놓고 있다가 예상치 못한 반격에 도적들도 둔기를 꺼내 휘두르며 맞섰다. 하지만, 소리 없이 날아다니며, 수리검을 던지는 무리들을 향해 반응할 수가 없었다.

 

 

 혜명이 검을 꺼냈고, 그 옆을 지켜 재희가 봉을 들고 섰다. 나머지 수행자들과 운향도 수리검을 꺼내 쥐었다.

 

 이들이 바로 운향이 이끄는 무림계의 전설, 바람소리보다 고요하게 움직이며 향으로만 그 흔적을 남긴다는 소문만 무성한 무림계의 숨은 백호단인 것이다. 그 포스만으로도 도적들은 이미 넋을 놓고 있었다.

 

 하지만, 칼을 꺼냈으면 끝장을 봐야 하는 법,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고 험한 산 끝자락으로 숨어 들어와 도적질을 일삼는 이들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자존심 같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도적질로 목숨을 연명하는 일, 이들에게 두려움은 자신의 목숨이 아니었다. 이 사내들에겐 허탕치고 빈 손으로 귀가하는 것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자존심이었다.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벌어졌다. 도적들 중에는 무공과 힘, 경험이 많은 장사들이 있었다. 거친 야성이 살아 있는 검게 그을린 근육들이 움찔거리며 둔기를 휘두를 때마다 무게와 힘이 실린 소리가 거칠게 바람을 가르고 붕~붕 소리를 내었다.

 

 혜명은 아직 무공이 약한 재희에게 최대한 곁에 있으라는 신호를 주었다. 유일한 남성인 자신이 재희를 곁에서 지켜야 할 것 같아서, 자신의 상대와 재희의 상대를 동시에 신경 쓰고 있었다.

 

 아주 야비하게 가는 눈썹을 치켜뜬 재희의 상대가 둔기를 휘둘렀다. 혜명이 서둘러 놈의 다리를 타격하였다. 놈이 휘청거렸다. 그리고는 둔기를 휘두르는 끝에 재희의 옷섶이 뜯겼다. 재희는 서둘러 방어하며, 혜명에게 다가오는 혜명의 상대에게 봉을 휘둘러, 머리를 타격하였다.

 

 2대 2의 싸움, 상대들은 재희가 하수인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리고, 재희에게 합공을 하려 하였다. 무림의 세계에 동물적인 감각, 혜명과 재희 또한 본능적으로 그들의 낌새를 알아차려, 두 사람은 바짝 붙어 섰다. 재희에게 쏟아지는 일방적인 합공을 막고 칼과 봉으로 둔기의 공격을 받아쳤다. 가는 눈썹의 상대가 뭔가 의심하는 듯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더니, 순식간에 재희의 뒤쪽으로 붙어 재희의 등 쪽에 붙어 감싸 안았다.

 

 재희 쪽을 바라보며 시선을 뺏긴 혜명, 뒤에서 팔을 높이 들어 둔기를 내리꽂으려는 상대에게 칼을 높이 들었다 가로로 눕혀 옆구리를 베었다.

 

 "촤~앜~!"

 

 "악~!!"

 

 상대가 쓰러졌다. 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재희를 안고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가는 눈썹의 도적에게 향해 있었다. 여인임을 눈치챈 듯하였다. 혜명의 눈에 이글거리는 분노 가득한 경멸의 시선이 놈을 향해 쏘아보고 있었다.

 

 분노는 곧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에 따라 흔들리기 시작했다. 떨어진 낙엽들이 다시 생명을 받아 살아나려는 듯 스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혜명은 분노의 기를 모아 바람을 일으켜 검을 땅에 꽂았다.

 

 "이야~압!"

 

 검을 타고 뿜어 나온 무공이 뱀처럼 소리를 내며 나뭇잎을 타고 빠르게 스르륵~~ 소리를 내며 재희가 있는 곳을 향해 미끄러졌다.

 

 재희는 빠르게 상대가 자신을 안고 있던 팔을 지탱해 상대를 역공하였다. 상대의 뒤쪽으로 어깨를 밟으며 차올라 날아올랐다. 동시에 상대의 뒤쪽 어깨를 발로 가격하여 바닥에 눕혔다. 바닥을 타고 혜명으로부터 뿜어 나온 검의 기운이 그의 몸을 타고 전율케 했다. 상대는 벼락에 감전된 듯 몸을 떨며 신음하다 기절했다.

 

 운향이 무리의 고수임을 알아본 가장 덩치 큰 사내가 운향에게 덤벼들었다. 크고 무거운 둔기를 휘두르며, 앞뒤 가리지 않을 듯 피도 눈물도 없을 듯 냉정한 눈빛으로 무게감만으로도 운향을 제압하고 있었다.

 

 "크아야~얍!!"

 

 사내가 기압을 호령하며 운향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운향은 가벼이 날아서 전나무 나무 기둥을 타고 그가 공격해오며 다가오는 다른 방향으로 넘어갔다. 사내가 공격해오는 동안 운향은 나무기둥과 바람을 타고 넘나들면서 희롱하듯 사내의 진을 뺐다. 사내는 점점 약이 올라, 그 무거운 둔기를 한 손에 들고, 나머지 한 손엔 도끼를 들어 둥글게 원을 그리며 휘저었다.

 

 웬만한 사내는 한 손으로 들지도 못할 도끼를 한 손으로 들고 돌리는 사내라니, 저 사내의 내공도 만만치 않은 듯싶었다. 그리고는 운향에게 공격하면서 운향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도끼를 던졌다. 운향의 옷자락이 사내가 던진 도끼에 스치며 나무기둥에 함께 박혔다.

 

 사내가 둔기를 휘두르며, 때를 놓치지 않고 운향에게 덤벼들었다.

 운향은 도끼의 손잡이를 발판 삼아 곡예를 하며, 높이 차올랐다. 둔기를 쓰려는 사내에게 매화 수리검을 던져 사내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꽂았다. 사내의 몸이 순식간에 반쪽으로 갈라졌다.

 

 싸움은 종결되었고 피 냄새를 맡은 호랑이가 다시 어슬렁 나타났다. 일행은 말을 타고, 속도를 내어 달렸다. 포효하는 호랑이의 소리와 괴성이 바람을 타고 산야를 울렸다.

 

 "어서, 밤이 오기 전에 이 산을 빠져나가야 한다. 지체 없이 달려야 먹잇감이 되지 않을 것이야."

 

 운향의 뜯어진 옷자락이 자유롭게 바람을 타고 가볍게 흩날렸다. 말없이 한참을 달려 멀리 민가의 불빛이 나무 사이로 흐릿하게 퍼지면서 보이기 시작했다. 한양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미리 서신을 보내둔 민가에 머물기로 하였으나, 가는 도중 허기를 채우기 위해 주막에 들렀다. 차림새가 남장에 가까우니 주막 안에 사내들에게도 별다른 눈총은 받지 않았다.

 

 시선을 피해 조용히 식사를 하는 중, 근처에 자리한 사내들의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그 사내가 이겼다는 건가?"

 

 "그랬지. 그 묘령의 사내가 휘두르는 칼 솜씨에 죄다 그냥 좌르르, 팔도를 돌면서 여러 장정들을 봐왔지만, 그런 사내는 처음 보았다네. 보기에 멀대같이 키가 커서 무딜거라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말이야. 칼끝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상대를 쏘아보면서, 바람을 딛고 오르듯이 날아차기를 하면서, 칼을 자신의 분신처럼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칼춤을 추는 것 같더군."

 

 "아주 볼만 했겠네."

 

 "좋은 구경이었지. 돈 주고도 보기 드문 광경이었어."

 

 

 식사를 하고 있던 운향이 그 대화가 거슬리는 듯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혜명이 운향의 표정을 살피다가 식사를 마쳤다. 길을 떠날 차비를 하고, 떠나려는데 혼비백산 겁에 잔뜩 질린 사내가 주막에 뛰어 들어왔다.

 

 

 "형님들, 형님들 그 소식 들었습니까? 재 너머에 오늘 한 판 벌어졌나보던데, 아주 그냥 난리도 아니었나봅니다."

 

 "뭐야, 뭐야, 어여 자세히 말해봐."

 

 "한 예닐곱 되는 행자들 봇짐 털다가 전멸 했다고 하더라고요. 호랑이한테 당한 사람도 있다고는 하던데, 처참했답니다."

 

 "재 너머라면 그래도 싸움 꽤나 한다는, 도적단 사는 곳 아닌가?"

 

 "뭔가 심상치 않은 놈들을 건드린 모양이군."

 

 "잠깐, 예닐곱 정도의 행자들이라고 했나?"

 

 

 모두 운향의 일행에게 시선이 몰렸다.

 

 

 "어이,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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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5 19:21
 
굿굿. 내용이 정말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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