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현명한 레시피
작가 : 이웃집메이
작품등록일 : 2016.7.21

"우리, 사귀어 볼래요?"
"...큽!"
든든한 식사 이후에 챙기는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음식과 디저트를 만드는 셰프와 파티쉐.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풍기는 그들의 계약... 연애? No! 36살 파티쉐와 28살 셰프의 달콤살벌 계약연애 스토리!

 
01화. 그대는 가토 쇼콜라 같은 남자
작성일 : 16-07-21 14:15     조회 : 470     추천 : 0     분량 : 848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가토 쇼콜라(gateau chocola) : 진한 초콜릿맛과 부드러운 식감의 케익

 

 

 

 

  누군가는 말했다. 연애 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그리워하고 뜨겁게 사랑하며, 서로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관계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연애’란……

 

  똑똑.

 

 

 “지수 씨, 밥 같이 먹어요.”

 “…아.”

 “어머, 이제 팀장님을 현명 씨한테 빼앗겨서 밥도 같이 못 먹네…”

 “아쉬워라…….”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 저, 여기 정리만 마저 하고 갈게요.”

 “얼른 와요, 보고 싶으니까.”

 

 

  ‘…와. 소름 돋았어.’

 

 

  말하자면 ‘계약연애’ 정도?

 

 

  이 뜻은 굉장히 심각한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특출 나지 않고 그저 ‘평범’한 인생을 살아 온 그녀에게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주 평범한 성적으로 수능을 치루고 아주 평범한 대학에 아주 평범한 학과를 들어가 아주 평범한 인생을 살다 아주 평범한 레스토랑에 취직을 하여 미친 듯이 일에 매달린 것도 어언 11년 째. 한 곳에 오래 있다 보니 경력이나 의리 따위가 인정이 되어 이 분야에서는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선 바이다.

 

 

  그래, 딱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다. 평범하게 살아온 것 치곤 꽤 젊은 나이에 유능하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얼굴도 딱히 빠지지 않는 편이라 인기도 꽤나 있었다. 특히나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나 자신감은 적당히 가지고 있어 다른 곳에서도 꿀리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이대로만 계속 살다보면 평범한 남자를 만나 평범한 연애를 하며 평범한 결혼을 하게 될 줄 알았다.

 

 

  ‘그’ 남자를 만나기 전 까지는.

 

 

 

 “어… 현명 씨?”

 “아, 왔네요. 마침 잘 됐어요. 이번에 제가 새롭게 만든 메뉴가 있는데 맛 좀 봐주세요.”

 “예? 그렇지만 그런 건…”

 “제가 처음 만든 음식들 모두, 지수 씨에게 가장 먼저 먹이고 싶어요.”

 

 

  ‘으… 닭살이다, 내가.’

 

 

  지수가 현명이 앉아 있는 맞은편에 앉자마자 그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직, 그녀를 향해 있을 때만.

 

 

 “어… 이건 ‘티본스테이크’네요?”

 “네. 소스를 평소 보다 조금 매콤하게 만들어 봤어요. 손님들이 너무 밋밋하다고 하셔서. 자신 있는 소스니까 한 번 맛 봐 봐요. 자, 아.”

 “…아.”

 

 

  현명이 자신의 앞에 있는 스테이크를 익숙하게 썰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입 안으로 먹여주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모든 행동들이 어색하고 난감했겠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익숙해져야만 하는 행동 중 하나였다.

 

  그녀는 평소 그런 낯간지러운 행동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지고 아무렇지 않아야 되며,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자신이 이 레스토랑에서 일 했던 11년 동안 제대로 된 말 한 마디도 잘 하지 않았던 남자. 말 한 마디를 해도 투닥투닥 거리며 다투기 바빴던 남자. 애초에 물과 기름이라며 서로 디저트와 메인 메뉴의 조화 때문에 자주 감정 싸움을 했던 남자.

 

 

  그런 남자가…… 바로 자신의 ‘계약 연애 상대’가 되었기 때문이었음을!

 

 

 

 

 

 

 

  이 얘기를 하자면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확히 일주일 전, 6월. 그 날은 지수가 오프인 날이었다. 한창 레스토랑이 바쁠 때는 제대로 된 휴가 한 번 받지 못하지만, 6월은 생각보다 바쁘지 않기에 오프를 내기에는 충분한 달이었다. 그런 기회를 보고 가만히 있을 지수인가! 곧바로 사장에게 휴가를 약속 받고 오늘 하루 동안 여유를 즐기기 위해 시내로 나와 돌아다니고 있었다.

 

  특히나 그녀는 직업이 직업인만큼 각종 카페나 빵집에 있는 디저트와 빵, 케이크, 커피 등을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다양한 종류의 것들을 먹고 눈으로 익혀놔야 더 발전하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드디어 오프인 날을 맞이하여 시내에 있는 모든 종류의 디저트들을 먹어 보리라 다짐하고서 마음에 드는 케이크 몇 조각들을 포장하여 다른 가게를 찾으러 다니고 있던 그 즈음이었다.

 

 

 

 “다음은 길 건너에 있는 저 디저트 카페 인가? 쿠폰이 있긴 한데… ‘커플’쿠폰… 이네.”

 

 

 

  양 손에는 각종 디저트들을 가득 들고 있는 주제에 다른 카페를 찾아다니며 눈에 불을 켜고 있던 중. 정확하게는 디저트에 굶주려 닥치는 대로 디저트란 디저트는 다 먹을 각오로 있던 그때.

 

 

 

 “현명 오빠! 자꾸 이러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 응?”

 “내 귀로 내가 듣기 싫다는데 왜 이래, 자꾸.”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이 그녀의 귓가에 콕 하니 박혀 버렸다. 그렇다는 건, 즉 자신이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그’가 있다는 것!

 

  지수는 11년 동안 일을 하면서 키운 눈치로 살짝 옆을 돌아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서 있는 횡단보도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그’가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옆에는 꽤나 반반한 외모의 여자를 낀 채로.

 

 

  ‘아아, 오프인 날 까지 이렇게 만나면 분명 폭발하고 말 거야… 그러니까, 적당히 눈치 보다가 얼른 여기를 뜨자!’

 

 

  지수는 더 이상 그와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그의 시선을 피한 채로 시선을 앞에 두었다. 절대 돌아보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 채로, 얼른 횡단보도의 불이 켜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었다.

 

 

  ‘제발… 제발 이 쪽 쳐다보지 마라… 제발…….’

 

 

  레스토랑 안에서도 거의 부딪히는 일이 일상다반사 인데, 오프인 날 밖에 나와서 까지 별로 그를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시선도 두지 않고, 두 눈까지 감아 가며 그가 제발 자신을 지나쳐주길 바라던 그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하지만… 신은 그녀의 간절한 마음을 지나치고야 말았다. 횡단보도가 켜지는 소리에 재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다 무심코 던진 그녀의 시선과, 그의 시선이 마주친 것이다.

 

  그 순간은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자신이 지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잊어버린 채로 그 시선을 회피 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미쳤어… 정말 미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주친 시선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시기는 늦었던 것이다. 그 생각에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해서? 아니면 습관적으로 무심코 시선을 던지는 그 행동을 스스로가 간파하지 못한 것? 아니. 그것은 바로……

 

 

 

 “자기야!”

 

 

 

  레스토랑에서 보던 그 사람과, 지금 이 순간에 보는 그의 모습이 정말 다르다는 것.

  그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네.”

 “어… 으… 그…”

 

 

 

  대뜸 자신을 발견하며 ‘자기야’라는 부끄러운 발언을 할 뿐만 아니라, 지수를 뒤에서 껴안은 채로 볼을 마구잡이로 부벼 대고 있었다. 그 덕에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부러운 시선 등 모든 시선들을 한 번에 받을 수가 있었다. 그가 함께 온 여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덤으로.

 

 

 

 “아까는 바쁘다더니… 이거 나 주려고 만들고 있었던 거야?”

 “그, 그… 이, 이건 가게에서 산…”

 “고마워, 자기야.”

 

 

 

  그의 부끄럼 없는 말에 그녀의 팔에는 닭살이 돋는 것 같은 기분에 별로 좋진 않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다 알겠는데, 왜 하필 이런 식으로 엮여야만 하는 것인지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이미 그와 같이 온 여자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더니 사라진지는 오래. 횡단보도의 초록불도 어느새 빨간불로 바뀌었고, 사람들이 계속 쳐다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의 뒤에서 앉은 채로 여전히 놓아주질 않았다.

 

 

  ‘아니, 상황이 이미 종료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떨어지질 않냐고!’

 

 

  그녀는 당당하게 비켜달라는 말도 하지 못한 채로 가만히 있기만 했다. 그저 빨리 이 주변 사람들이 자신과 그에게 시선을 두지 않고 사라져주길 바랬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 챈 건지 뭔지, 그는 한참이나 말없이 주변을 살피다, 이내 자신의 품에서 그녀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순식간에 사라진 뒤에서 느껴지던 온기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고, 아무 말 없이 그냥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실례했습니다.”

 

 

 

  아까의 애교스러운 말투는 어디로 갔는지, 다시 시크하고 까칠한 말투로 돌아와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그 역시도 레스토랑 오프였는지, 처음 보는 사복 차림이었지만 왠지 위화감은 없었다. 오늘 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게 하고, 그냥 가려고 했던 그녀의 발걸음을 잡은 것도 당황스러워 죽겠는데 이런 식으로 불쑥 뒤에 있다가 자신의 앞에 얼굴을 드러낸 것 까지… 그야 말로 삼 단 콤보를 눈앞에서 당했던 거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없던 짜증도 생기기 마련이다.

 

 

 

 “후… 당황스럽네요. 오프 날 까지 이렇게 만나게 되고, 이상한 일까지 엮기게 만들다니.”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라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모든 것을 잔뜩 비꼬는 말투로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이미 뱉어진 뒤에서야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생각에 흠칫거리며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미쳤어, 한지수… 나보다 어린 사람한테 이런 식의 말투라니. 정말… 최악이다…….’

 

 

  사람을 비꼬거나 나쁜 말을 하는 것은 자신도 들어봤기 때문에 정말 기분 나쁘다는 것을 아는데. 알면서도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사람에게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다니… 최악일 수밖에 없다.

 

  지수가 자신을 탓하며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를 한참이나 빤히 쳐다보던 그는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 해 보였다. 아까와 같은 시크한 무표정이었지만, 미간이 살짝 좁혀진 걸 보아하니 평소완 다르게 꽤나 진지한 고민인 것 같아 보였다.

 

 

 

 “음.”

 

 

 

  자신도 모르는 낮은 탄신을 내뱉던 그 남자. 그녀는 아주 짧은 이 순간 자체도 너무나도 난감하고 어색할 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던 중, 갑자기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아버리는 그 남자.

 

 

 

 “…아?!”

 “그럼 우리 오늘 같이 놀래요?”

 “예?”

 “오늘 그 쪽도 오프인 것 같고, 나도 시간 많고. 딱 좋잖아요.”

 

 

  ‘좋기는 무슨… 난 댁이랑 같이 있는 게 더 어색하거든요.’

 

 

  대뜸 손을 잡으며 하는 말이 너무나도 황당스럽게 느껴지자, 그녀는 빨리 그의 곁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했다.

 

 

 

 “제가 오프인 건 맞고, 셰프님 시간도 많은 거 알겠는데\, 왜 제가 꼭 셰프님이랑 오프 날 때 만나야 하는 거죠?”

 

 

 

  사실은 아까 비꼬듯이 말 한 것을 사과해야 하는데, 이런 식의 대화라면 그런 사과조차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사과는, 레스토랑에서든 어디서든 할 테니까, 지금은 벗어나고 싶다!’

 

 

  그녀가 올곧은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고, 그가 황당하다는 듯이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당장 이 상황에서 사라져주길 바라던 그녀의 바람은.

 

 

 

 “제가 미안하니까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 상처받지 않은 표정으로 똑같이 그녀를 올곧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떼 하나 묻지 않은 진실성이 가득한 눈빛. 아, 이 눈빛을 어찌 하오리까. 그녀는 의외의 대답에 난감한 표정으로 낮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거 지금 데이트 신청 하시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난감하게 물어보면 이제 좀 사라지겠지.’

 

 

  그녀가 더는 안 되겠다는 듯이 최후의 통첩 같은 방법을 내보였다. 이제는 올곧은 눈빛이라기 보단, 얼굴에 짜증을 가득 품은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독한 말에, 이런 싸가지 없어 보이는 표정 까지. 모든 것을 고루 갖추었기에 이젠 제발 사라지기를 바랐지만.

 

 

 

 “네.”

 “…어이가 없네요.”

 

 

 

  그의 대책 없어 보이는 반응에 졌다는 듯이 그의 손을 찰싹 거리며 뿌리쳤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초록불이 켜져 있는 횡단보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사과고 뭐고, 일단 여기를 뜨자.’

 

 

  지수가 혼자 생각하며 맞은편에 있는 디저트가게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

 “…가지마세요.”

 

 

 

  그가 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득 안았다. 졸지에 그의 품에 쏙 안기게 된 지수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당황스러워 온갖 몸부림을 쳤지만.

 

 

 

 “오늘,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다 정에 약한 내 탓인 거야… 그래, 내가 원래 정에 좀 약한 걸 어떻게 하겠어? 안 그래?’

 

 

  지수는 자신의 앞에 있는 먹음직스러운 각종 디저트들을 바라보며 생각하다 그대로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물었다.

 

 

  ‘하… 진짜 맛있어. 그래, 여기 오길 잘했지. 마침 나한테 커플 쿠폰이 있었으니까. 그래, 단지 그런 것 뿐 이야. 지금…… 내 앞에 ‘서현명’이 있는 이유는 그것 뿐 이라고!!’

 

 

  갑자기 목이 타는 것인지, 그녀는 앞에 있는 커피를 그대로 꿀꺽꿀꺽 들이마셨다.

 

 

 

 「 오늘,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

 

 

 

  분명 저 말은 불과 몇 분 전의 상황에서 들었던 말 이었다. 그냥 무시하고 가려고 했던 지수의 행동을 빠르게 붙잡고서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이던 그 말. ‘오늘,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라니. 그것도 간절한 말투로, 마치 누군가에게 버려진 새끼고양이 마냥.

 

  지수는 그 말을 듣고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곧바로 그를 데리고 디저트카페로 들어왔다. 익숙하게 쿠폰을 사용하며 이것저것 주문을 했고, 그 때문에 지금 지수의 바로 앞에 그가 있는 것이다.

 

 

 

 “어.”

 “네? ……아.”

 “묻었길래.”

 

 

 

  한 마디도 없이 그저 커피와 케이크, 쿠키 등을 먹고 있던 그녀의 입가에 갑작스러운 손길이 닿았다. 놀란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하기도 채 전에 지수의 입 주변에 묻은 크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대뜸 자신의 입 안으로 가져가는 게 아닌가.

 

 

  ‘아… 정말로 부끄럽다. 진짜… 진짜 부끄럽다!!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역시나, 젊은 나이에 잘생겼으니 과거에 여자를 좀 갖고 놀아봤겠어. 그러니까 더더욱… 엮이면 안 돼!!’

 

 

  지수가 갑자기 발그레 해지는 자신의 볼을 막으려 애썼지만, 자신의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왜 얼굴은 붉어지며 심장이 자꾸 콩닥콩닥 거리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절대적으로 무시하고 싶은 사실이었다.

 

  그녀가 민망하다는 듯이 커피를 다시금 벌컥 벌컥 마시며 어떻게든 지금 느껴지는 이 갈증을 없애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정작 이 행동을 한 현명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신만 너무 오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었지만… 어차피 지금 이 순간만 같이 있다가 갈 거니까.

 

  정작 이렇게 생각이 많은 그녀와는 달리, 그는 뭐가 그리 여유로운지 그녀 입 주변에 묻은 크림을 먹은 뒤로는 각종 케이크와 쿠키를 조금씩 먹어보기 시작했다. 맛을 음미해보기도 하며, 정말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은은한 미소를 지어가면서 까지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저렇게 잘 웃으면서, 왜 레스토랑에서는 그렇게 인상 쓰고 있대…….’

 

 

  지수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커피를 마시며 최대한 진정이 했을 즈음.

 

 

 

 “우리, 사귀어 볼래요?”

 “…큽!”

 

 

 

  갑작스러운 그의 발언에 마시던 커피를 뿜어내며 콜록콜록 거리는 그녀는 팔을 팔락거리며 다급히 물을 찾았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옆에 놓인 물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가 물을 건네받자마자 빠르게 물을 마셨고, 한 모금을 시원하게 마신 그녀는 겨우 진정을 찾은 듯 했다.

 

  진정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자신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그를, 그녀는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후… 서현명 씨, 그게 지금 무슨 말 이에요.”

 “음? 설명이 필요한 가요?”

 “아니, 아니아니…”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 녀석이다.

 

 

 

 “말 그대로예요.”

 “아니, 아니… 하… 저기요.”

 

 

 

  지수는 너무나도 어이가 없고 황당한 나머지 손 부채질을 하며 지금 오른 열을 끌어내리려고 했다. 결코 이정도의 바람 가지고는, 내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앞에 있는 커피를 다시금 벌컥벌컥 들이키며 제대로 된 한 마디를 하려고 할 때, 똑같이 커피를 마시던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파티쉐님이 아니면 안돼요.”

 “…무슨,”

 “파티쉐님이 싫으시다면, 당분간 만 이라도 좋으니 저랑 사귀어 주세요.”

 “당분간 이라니…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을…”

 “세 달.”

 “…….”

 “딱 세 달만 저랑 사귀어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9 너랑 나 마카롱 먹고 샤샤샤 2019 / 10 / 2 194 0 8956   
8 08화. 안심스테이크를 먹으니 안심이 되는 구… 2019 / 9 / 30 195 0 12274   
7 07화. 내가 너의 티라미수가 되어 줄게! 2019 / 9 / 27 201 0 8491   
6 06화. 스파게티 면에 칼국수 국물을 끼얹나 2019 / 9 / 22 202 0 9776   
5 05화. 알리오 올리오 같은 관계입니다? 2019 / 9 / 21 214 0 13604   
4 04화. 포춘 쿠키 속 메시지에 유의 하세요 2019 / 9 / 18 209 0 11348   
3 03화. 때로는 밀푀유 같이 철벽 치는 그대 2019 / 9 / 14 223 0 11290   
2 02화. 그녀는 티본스테이크 같은 여자 2019 / 9 / 13 208 0 10604   
1 01화. 그대는 가토 쇼콜라 같은 남자 2016 / 7 / 21 471 0 848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