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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러브스토리 인 그리스 산토리니
작가 : 꽃수옐키
작품등록일 : 2017.6.1

인생을 치열하게 준비하는 20대, 그리고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30대, 젊은 우리는 모두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여행 중 운명적으로 만나는 환상적인 로맨스를 꿈꾸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작가의 실제 여행 로맨스를 담았다. 자, 우리 함께 유럽으로 떠나 두근거리는 연애를 해 보자.

 
러브스토리 인 그리스 산토리니 <2화>
작성일 : 17-06-04 03:22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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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그 놈에서 은규로.

 

 “지금 장난 쳐요?”

 

 나는 이미 그놈에게 화가 나 있는데 그 놈은 웃고 있다. 더 화가 난다.

 

 “아까 혹시 내 말에 화났으면 미안해요. 장난치는 게 습관이라 나도 모르게 그랬어요. 화풀어요.”

 

 라고 그놈은 장난 끼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 표정에 악의가 없어서 그만 맥이 풀렸다. 그리고 우리는 길가에 있는 그리스인들에게 물어 물어 짐 보관소를 찾아 갔다. 여태껏 그래왔듯 나는 짐 보관소 직원에게 짧은 영어로 물었다.

 

 “Can I keep my luggage, here?"

 

 파란 눈의 금발머리 보관소 직원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후 내 짐을 방 한 켠으로 가져간다. 그런데 뒤에서 한 마디 들렸다.

 

 “그 영어 문법적으로 맞는 거야?”

 

 이건 또 무슨 개떡 같은 소리지? 하며 뒤를 돌아봤는데 역시나 또 그놈이다. 진심으로 얘 좀 이상한 거 아닌가 싶어서 비아냥거렸다.

 

 “ 혹시 S대 출신이에요?”

 

 내가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쌓은 경험이라면 경험이고 편견이라면 편견인데, 영어 문법을 따지고, 지나치게 어려운 문장을 구사하는 애들은 보통 S대였다. 인도에 갔을 때, 싸구려 숙소에서 숙박비를 깎아달라고 말했던 네모난 뿔테 쓴 남자애는 무려 We can negotiate the hotel price.라며 협상하다라는 단어를 썼다. 그 숙소 주인은 겨우 길거리 영어나 좀 하는 수준이라 그런 단어를 이해하려나 싶었는데. 그 남자애는 어김없이 S대였다. 발음이 미국 현지인 발음이 아니라며 영어로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 굳이 종이에 문장을 써서 유럽인들에게 길을 묻던 아이도 역시 S대였다.

 

 “어 , 어떻게 알았어요?”

 

 그 놈은 내 비아냥에 정말 그렇다며 눈이 땡그래졌다. 어머, 역시 경험은 무시 못 하네.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내 경험상 정말 S대 애들은 잘난 척 하는 놈이 많았으니까. 내 그럴 줄 알았다. 너.

 

 “ 딱 들어보니 그렇던데요? 놀러 다니는데, 문법 좀 틀리면 어때요? 그 걸 꼭 고쳐줘야 직성이 풀려요? 나 아까부터 그쪽 하는 말들 때문에 계속 기분 나빠요.”

 

 “기분 상했다면 미안해요. 문법이 틀렸다고 지적을 하려던 게 아니라, 제가 외국에 처음 나와보고, 외국인이랑 대화도 처음 해봐서 영어로 말하는 게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그래서 혼잣말로 저 문장은 문법상 맞는 건가 따져보려고 그런 건데, 지적하는 걸로 들렸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정말 제가 그 학교 출신인 건 어떻게 알았어요? 제 얼굴이 그렇게 생겼나요?”

 

 진지하게 사과하면서도 자기 얼굴이 s대처럼 보이냐는 그 놈의 말을 들으니, 슬며시 웃음이 났다.

 

 “얼굴은 잘 모르겠고, 잘난 척 하던 게 딱 그래 보이더라구요. 뭐 의도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면 괜찮아요.”

 

 그와 그 옆 친구는 지도를 보며, 어젯밤 숙소 로비에서 만난 관광객들이 알려줬다는 로도스 관광 열차 타는 곳으로 나와 민정이를 이끌었다. 아까 샀다던 병맥주를 돌려 마시며 그들이 S 대학교 2,3학년이고 그 놈의 이름은 은규라는 것. 그 친구의 이름은 상우라는 것을 알았다. 원래 동기 셋이 오기로 했는데, 한 명은 그들과 같이 모든 준비를 다 하고, 공항에 도착해서출국 수속을 밟으면서 자신의 여권이 만료된 사실을 알았단다. 당연히 그 친구는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그 친구는 자기 대신 데리고 가 달라며 인형이 달린 목베개를 은규 목에 걸어주었단다.

 

 로도스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은색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해변 가에는 금빛 모레가 깔려 있고, 햇빛을 가리기 위한 하얀색 파라솔과 선배드가 열을 맞춰 앉아 있다. 햇볕에 그을린 비키니를 입은 서양 여자들이 금빛테의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선배드에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소꿉놀이 도구를 가지고 모래성을 짓는 서양 아이들이 꺄르르 웃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넷은 맥주 한 병을 돌려 마시며 여행을 오게 된 계기에 대해서, 그리고 이 아름다운 로도스의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해변을 따라 걸었다. 은규가 더운 날씨에 맥주가 금방 미지근해진다며 투덜거리며 나에게 넘길 때, 빨리 마셔버리면 들고 다니기 귀찮지 않을 것 같아서 그 병을 입속에 털어버렸다. 평소엔 맛이 없어서 술을 잘 안 마시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있거나 또는 필요할 때는 맥주 한, 두 잔은 마시곤 했다.

 

 

  RODOS ROUND TRIP 10EURO. 라고 쓰인 간이 정류장 앞에 꼬마 기차가 서 있었다. 에버렌드에 가면 종종 타곤 했던 그 열차, 창문 없이, 쇠사슬로 간이 문을 한, 경치를 보기 최적화 된 그 기차에 올랐다. 은규가 맨 끝에 앉아 나를 봤다. 경치 감상을 하고 싶어서 나는 민정이와 상우가 은규 옆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햇빛이 강해서 다리가 뜨거웠지만, 햇빛을 안고 있는 바다가 너무 반짝여서 나는 맨 끝 자리가 좋았다. 여행 다니며 하루에 셀카 100장을 남기는 내 취미조차 잊을 정도로 바깥 풍경을 보며 넋이 나가 있었다. 은규는 그 풍경을 사진에 담아내고 민정이와 상우는 둘이 뭐가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이야기를 나눴다.

 

 로도스 해변을 따라 돌던 꼬마 기차는 오르막길을 따라서 야자수와 열대나무가 서있는 야트막한 산을 지났다. 노란 벽에 흰 지붕을 이고 창가에 붉은색 꽃을 한 아름씩 안고 있는 그리스 집들이 세련된 자태로 연이어졌다. 중간 중간 아테네 신전을 닮은 도서관과 그리스와 유럽연합 깃발을 걸은 유럽식 공공기관 건물도 지나갔다. 풍경 사진을 찍던 은규는 종종 민정이, 상규, 나까지 다 들어간 단체 셀카도 찍었다. 여기 보세요. 하던 애가 같이 열차를 타서 조금 더 편해졌다고 생각했는지 꼬마기차에서 내릴 때 쯤엔 누나, 여기 봐요. 했다. 한 시간 쯤 로도스를 돌던 열차는 우리가 탄 곳에 우리를 다시 내려놓았다. 자. 이제 그럼 정말 산토리니 가는 크루즈를 타러 가보자고 우리 넷은 아까 맡긴 짐을 찾아 택시에 올랐다. 흰 외벽에 파란 글씨로 BLUE STAR FERRY라고 쓰인 크루즈 선박은 높이가 5층까지 있는 거대한 크기 답게 자동차와 버스가 연이어 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미리 배표를 산 민정이와 나는 A등급 자리에 짐을 풀고, 여행에 임박해서 표를 끊은 상우와 은규는 C 등급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상우와 민정이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에 빠졌다. 상우가 고등학교 때 모범생으로서 선생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에 민정이는 마치 자신의 학생을 보는 것 같다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진 상우와 민정이를 보고 빙긋이 웃던 은규는 나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 누나 우리 바다 보러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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