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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계식당 곽家네
작가 : 비에이이
작품등록일 : 2017.5.31

식당을 운영하는데 자꾸 이상한 놈들이 꼬인다

 
오해(3)
작성일 : 17-06-03 16:21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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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종원은 체념했다.

  거지 노인이 앉아있는 테이블 주위는 이미 만신창이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까지 생각한다면 식당 전부가 끔찍한 상태일 것이다.

  '그래... 올해 액땜을 어제랑 오늘 다 했다고 생각하자.'

  종원은 마지못해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거지 노인을 바라보았다. 거지 노인은 이제는 울음을 그친 상태였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클클. 내가 어린놈 앞에서 추한 꼴을 보였구만."

  "앞말은 부정확한데, 뒷말은 정확하십니다."

  "떼끼! 내가 니놈보다 3배는 더 살았을거다."

  거지 노인은 빈그릇으로 종원에게 휘두르는 시늉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사천탕면의 국물이 후두두둑하고 주변으로 튀었다. 그것을 본 종원의 입에서는 힘없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아..."

  "계집애처럼 굴지 말아라. 클클클."

  멍한 눈빛의 종원을 보며 거지 노인은 다시 웃었다.

  "너도 30년 만에 고향 음식 먹으면 나처럼 행동할 거다."

  "아닌데요."

  "니가 30년 만에 먹어봤어? 니놈이 뭘 알아?"

  "저 요리 잘하는데요. 고향 음식 다 할 줄 아는데요. 그래서 30년 만에 먹을 일 없는데요."

  종원은 거지 노인의 말꼬투리를 잡았다. 이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다행히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울긋불긋 해진 거지 노인의 얼굴을 보니 속이 시원했다.

  "울었다가 웃었다가 화냈다가. 할아버지, 조증 있어요?"

  "조증이 뭐냐?"

  "기분 장애의 질병이요. 양극성 장애라고.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왔다갔다 하는 정도가 심한 사람들이 대체로 조증이더라구요."

  자신을 아픈 사람 취급하는 종원에게 살짝 화가 난 거지 노인은 중지 끝에 내공을 살짝 담은 다음에 딱밤을 치듯이 중지를 튕겨 종원에게 기를 튕겨 보냈다.

  "이놈시키가 누굴 병자로 몰아!"

  거지 노인의 중지에서 튕겨져 나간 조그만 기 덩어리는 종원의 이마에 닿자마자 사르륵 사라졌다.

  "으잉? 뭐지?"

  거지 노인은 종원의 눈물을 쏙 빼놓을 생각으로 날린 기 덩어리가 갑자기 사라져버리자 의아했다. 기분 탓인가 싶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 아까보다 좀 더 많은 양의 내공을 담아 튕겨 보냈다. 황색의 기 덩어리는 종원의 이마를 향해 곧게 뻗어나갔다.

  종원은 거지 노인이 자신에게 코딱지를 튕기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르며 몸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거지 노인이 쏘아보낸 기 덩어리가 훨씬 빨랐다. 황색의 기 덩어리는 종원의 이마에 닿자마자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거지 노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종원의 두 눈은 다른 의미로 휘둥그레졌다.

  "너 뭐냐?"

  "와~. 이제는 코딱지까지 튕겨보내요?"

  "너 뭐냐고?"

  "뭐긴 뭐에요! 식당 주인이지!"

  종원은 성가시게 행동하는 거지 노인에게 짜증이 나서 버럭 화를 냈다.

  "이것도 멀쩡한가 보자!"

  흥분한 거지 노인은 이번에는 더 많은 양의 내공을 담아 탄지공을 쏘았다. 앞서 두번의 시도에서처럼 거지 노인의 탄지공은 종원의 몸에 닿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놈! 제법 고수였구나!"

  "아. 뭐래요! 코딱지나 튕기지 마요! 아, 진짜 더러워 죽겠네!"

  "뭐? 더러워? 그리고 내 탄지공을 코딱지 취급해? 무슨 수법인지는 모르겠는데, 이것도 막을 수 있나 한번 보자!"

  흥분한 거지 노인은 양손에 내공을 한껏 몰아넣었다. 곧바로 개방의 절기인 항룡십팔장이 거지 노인의 손에서 터져나왔다.

  황색 기운으로 이뤄진 용이 거지 노인의 손바닥에서 튀어나와 종원에게 날라갔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내공을 담은 항룡십팔장을 쏘아보내고 나서 거지 노인은 아차! 싶었다. 힘조절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거지 노인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앞의 세번의 시도와 마찬가지의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지 노인의 손에서 튀어나온 황색의 용은 종원의 몸에 닿는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사라졌다.

  충격파도 없었다. 충격음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마주한 거지 노인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자신이라 해도 조금 신경을 써야 막을 수 있는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흩어냈기 때문이다.

  "전력을 쏟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쉽게 내 항룡십팔장을 흩어내...?"

  자신의 옷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을 보고 상황을 파악한 종원은 입을 굳게 다물고 거지 노인을 째려보았다.

  '뭐야? 나 공격하던 거였어?'

  종원은 어이가 없었다. 기껏 베풀었더니 돌아오는 것이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니!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랬구나!'

  경계하기 시작하는 종원에게 거지 노인이 진지한 어투로 질문을 건냈다.

  "넌 누구냐?"

  "말했잖아요. 식당 주인이라고..."

  거지 노인이 알고보니 무림인 고수라는 것을 알게된 종원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거지 노인이 재차 달려들까봐 무서웠다.

  다행히도 거지 노인은 그러지 않았다. 흥분을 가라앉힌 거지 노인은 자세를 풀고는 사과를 했다. 자신과 동향 사람일지도 모르는, 그리고 30년 만에 고향의 음식을 맛보게 해준 고마운 식당 주인과 싸우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먼저, 흥분해서 실수를 저지른 걸 사과하겠네. 미안하네."

  그 모습에 종원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시 무턱대고 공격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부는 개방의 18대 방주인 걸왕 위타천이네."

  '어쩌라고요...'

  종원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여전히 표정이 굳어있는 종원을 보며 거지 노인이 대답했다. 아까보다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자네의 별호와 이름에 대해서 알 수 있겠는가?"

  "곽종원이요... 별호 같은 건 없는데요."

  "자네 같은 고수가 별호가 없다라. 숲에서 무공 연마만 했나 보군. 그렇다면 자네의 스승의 존함이나 별호를 알려줄 수 있는가?"

  "스승요? 그런 거 없는데요..."

  "흠, 비밀이 많은 친구로군. 그래, 자네가 밝히고 싶지 않아 하니 더 묻지는 않겠네."

  '뭐래.'

  종원은 어제의 무장강도 3인방처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거지 노인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 종원을 보며 걸왕 위타천은 뗏국물이 흐르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혼자말을 이어갔다.

  "흥분이 가라앉으니 이제야 내가 놓친 것들이 보이는구먼. 지금 이렇게 자네와 마주하고 있음에도 기척을 느낄 수 없어. 개방 최고수인 내가 말야. 클클클. 게다가 요리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지만 자네의 손놀림에서 무공을 익힌 흔적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지. 정말 대단해. 무의식 중에 조그만 습관이라도 나오게 되어있거늘. 클클."

  기척을 숨긴게 아니다. 그냥 없는 거다.

  특이체질로 인해 마나 혹은 내공이 없기에 기척도 없는 것이다. 종원이 엄청난 고수여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종원은 무공의 '무'자도 모른다. 배운 적이 없으니 흔적이 없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걸왕 위타천은 자신만의 생각에 갖혀 제대로 오해의 나래를 펼쳤다.

  걸왕 위타천과의 실랑이가 끝내고 종원은 식당을 정리했다. 식당을 더럽히고 난장판으로 만든데에 상당한 책임을 느낀 위타천이 청소를 도와준다고 했지만 필사적으로 막았다. 더 지저분해질 것이 확실했다.

  종원은 위타천에게 식당 밖으로 나가주는 것이 오히려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위타천을 내쫒았다. 다행히도 위타천은 종원이 자신보다 우위의 고수라고 생각했는지 말을 고분고분하게 들으며 밖으로 나갔다.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끔찍한 말을 남기고.

  어제 무장강도 3인방이 나가고 나서 소금을 뿌렸던 것처럼, 위타천이 나가자 종원은 소금을 뿌렸다. 위타천이 다시 오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종원이 식당 내부를 모두 정리하고 코딱지와 뗏국물로 더러워진 테이블과 의자를 깨끗하게 만드는데 2시간이 소요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사이에 추가로 손님은 없었다.

  "휴. 다 끝났다. 정말 끔찍했어."

  테이블 아래에 덕지덕지 뭍은 위타천의 코딱지들을 떼어낼 때를 생각하며 종원은 몸을 떨었다. 청소를 마친 종원은 식당 밖의 저녁메뉴란에 볶음우동이라고 적고는 다시 내부로 들어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정말 다사다난했다. 종원은 두 다리를 다른 의자 위에 올리면서 위타천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걸왕 위타천은 이곳으로 넘어온지 30년이 된 무림인이었다. 개방의 방주직을 후계에게 넘기기 위해 후계를 만나러 가던 중에 이곳, 라프라스 대륙으로 넘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30년의 시간 동안, 위타천은 라프라스 대륙의 전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대륙 중심에 있는 카노바 제국은 물론, 서쪽의 리디 왕국, 남쪽의 산호 왕국, 동쪽의 트렌츠 해양 왕국 그리고 북쪽의 프레질 산맥까지.

  중원에서의 삶이 질려서 은퇴하려던 참에 이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된 것은 정말 축복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만나는 새로운 강자들과 무공들 그리고 다양한 문화들까지 모든 것이 위타천의 삶에 활력을 줬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는 위타천의 얼굴은 굉장히 밝았다. 그러다가도 고향인 중원을 떠올리면서 언뜻 슬픈 기색이 보이기는 했지만.

  아, 그리고 위타천은 이주민 센터의 교육을 1개월 만에 수료했다고 한다. 정확히는 도망쳤다고 한다. 이주민 센터의 직원들이 자신에게 자꾸 목욕을 시키려 했다고 한다. 고작 목욕을 시키기 위해 별별 수법들을 모두 동원한다면서 그들이 참 치사했다고 외쳤다.

  그렇게 말하는 위타천을 보며 종원은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고작 목욕인데 그냥 좀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타천은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신이 났는지 침을 튀겨가며 그때의 일을 설명했다. 자신이 무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십왕 중 1인인 걸왕인데 감히 그런 조잡한 수에 당하겠냐느니 마느니하면서 손발을 휘둘러가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개방인에게 더러움은 일종의 정체성이라고 하면서 목욕을 하는 것은 개방인으로써 정체성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이상한 말을 했다. 위타천의 되도 않는 말에 종원은 무림인에 대해 편견만 커졌다.

  아, 그리고 위타천은 종원을 자신처럼 무림에서 넘어온 이주민이라고 생각하고 떠났다. 전혀 아닌데...

  종원은 위타천과의 대화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저녁 메뉴인 볶음우동을 만들기로 했다.

  "일본식 볶음우동이나 만들어 먹어야겠다."

  종원은 레시피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조리를 시작했다.

  먼저, 돼지고기와 양파 그리고 당근 등 고기와 채소들을 손질하고 마나레인지에 불을 켰다.

  참고로 이런 마나제품들은 종원도 사용할 수 있었다. 종원이 사용하지 못하는 것들은 자신의 마나를 직접 넣어 사용해야하는 마법 도구들 뿐이다. 마나레인지처럼 제품에 장착되어 있는 마나석의 마나를 활용하도록 만들어진 on/off 식의 조리도구들의 사용은 종원에게도 문제가 없었다.

  마나레인지의 on버튼을 누르며 불을 키울 때, '딸랑'소리와 함께 새로운 손님이 들어왔다.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손님이 들어오면 이제 경계부터 하게 되었지만 다행히 평범한 손님으로 보였다.

  "어서오세요! 곽가네 식당입니다!"

  종원을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손님을 환대했다. 그런데 손님의 표정이 이상했다.

  "저, 저기. 소,손 괜찮으세요?"

  손님의 말을 듣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본 종원은 당황했다. 오른손이 마나레인지에서 뿜어나오는 불 위에 올라가 있었다. 아무런 느낌도 없어서 모르고 있었다. 마나레인지에서 생성된 불도 마나로 이뤄진 불이다. 그렇기에 종원에게 피해가 없었다.

  종원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조금 신기했는지 마나레인지의 화력을 최대로 키우고 불 위에 손을 올렸다. 역시 아무렇지도 않았다. 불 위에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실험을 하던 종원은 손님이 와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님을 바라보았다.

  "아차. 아하하... 죄송합니다. 손님, 와서 앉으세요."

  종원이 활활 타오르는 불에 손을 가져다 대며 희열을 느끼던 모습을 본 손님은 뒷걸음치더니 식당 밖으로 도망갔다. 도망치는 손님의 왼손에는 흉악스러운 철퇴가 들려있었다.

  그도 무장강도였다.

  다음 날부터 13구역에서 곽家네 식당의 주인은 자신의 몸을 불로 지지며 희열을 느끼는 자학성 변태라는 소문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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