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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사탄의 구세주
작가 : 코뿔소
작품등록일 : 2017.6.3

사탄과 천사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와 그 아이의 주변인들이 성장하는 이야기

 
2화
작성일 : 17-06-03 16:02     조회 : 387     추천 : 1     분량 : 7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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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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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국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고선 막내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여대생이 아니라 경찰이라니?”

 “그게…다른 부서에서 그 집 정치 비리 캐겠다고 여경을 한 명 잠복해서 보낸 거 같더라고요.”

 “아놔 진짜. 지들이 무슨 검찰이야?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

 “그게…위에서부터 지시가 내려와서 검찰 측에서도 다 알고 보낸 거라고…”

 

 박 형사는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두 손으로 두 눈을 지그시 누르다가

 

 “그럼 신분이 발각 돼서 죽인 건가? 그 실종된 애는 그럼 뭐야?”

 

 막내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우리 쪽하고 상관없는 애예요. 그냥 중졸에 사기 전과가 있는 애더라고요.”

 “그니까 둘 다 거짓말한 거 들통 나서 그 집에서 죽인 거 아니야?”

 

 그때 사무실 안으로 팀장과 김 형사를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김 형사는 자신도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이다 이내 말을 꺼냈다.

 

 “살해 도구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는 아무리 집을 둘러봐도 나오지 않고요. 부검 결과가 나오긴 했는데 좀 이상합니다.”

 

 경국은 김 형사 손에 있던 서류를 뺏어 들었다. 그런 경국을 보며 김 형사가 말을 이어갔다.

 

 “멍 자국하고 칼자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답니다. 특별히 약물이 검출 된 것도 아니고, 그냥 심장마비로 죽은 거로 부검의가 말하더라고요.”

 

 이에 경국은 신경질적으로

 “아니. 내가 온몸에 멍 자국 있고, 흉상까지 확인해서 사진까지 찍었는데 그게 무슨 개소리야.”

 “여자애 몸에서 그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감식반에서도 딱히 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고요. 그냥 비와 와서 집에 창문이 깨졌고 그거에 놀라서 심장마비로 죽은 걸로 해야 한다고…“

 “지금이 7~8월이야? 태풍 불었어? 창문이 개 박살이 난 것도 이상한 데 뭐가 어쩌고 어째? 왜 탁하고 치니까 억하고 죽었다 그러지?”

 

 경국은 답답하다는 듯이 괜히 죄도 없는 김 형사를 다그쳤다. 그런 경국을 향해 팀장이 조용히 말한다.

 

 “그만해 새끼야. 위에서 지시 다 내려왔어. 그만 손 떼라고. 무엇보다 증거가 없잖아. 증거가 여자애 몸도 말짱한데 뭘 가지고 취조를 하고 검사한테 뭐라고 애기 하냐. 그만해”

 “아 더러워서 진짜…”

 

 경국의 말에 팀장이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친다.

 

 “뭐? 너 뭐라고 그랬어. 새끼야? 너만 경찰이야? 너만 정의로운 형사야? 그렇게 못 미더우면 가서 네 눈으로 똑똑히 봐. 피 한 방울 흘린 흔적이 없어. 직접 김 형사랑 나랑 보고 오는 길이야.”

 “돈 먹고 뭐 했겠죠. 그 부검의 자식도 돈 받은 거 아니야?”

 “야 임마 지문하고 얼굴하고 다 보고 오는 길이야. 그리고 부검의들이 그럴 짓 하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돈이 좋으며 부검의를 왜 하니? 병원 차려서 환자 돌보지. 무엇보다 그렇게 할 만할 기술력이 지금 대한민국에 있기나 해?”

 

 경국은 어이가 없다는 듯 사무실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취조라도 합시다.”

 

 라고 애기한다. 주변에서는 모두 못 들은 척 하고 있고 팀장이 또다시 버럭 소리를 친다.

 

 “미쳤어. 저거 또 시작이다. 야. 증거도 없고 아무것도 나온 것도 없는데 뭘 가지고 취조할래? 저기 밖에 박앤장 이라고 최고 변호인단께서 들어와 계세요. 김경국씨~무엇보다 위에서 당장 멈추라는 데 뭔 개소리야”

 “같은 경찰이 죽었는데 다들 너무 한 거 아니야? 아까 봤잖아 그 여자애 온몸에 멍 자국으로 가득해가지고…”

 

 경국은 주변 경찰들을 한 번 둘러보더니 이내 다 필요 없다는 듯이 손을 한 번 허공에 휙 젓고선 옆에 있던 박 형사를 끌고 사무실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선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지 않는 한쪽 구석으로 박 형사를 데리고 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야 그 세주라는 여자애 있지? 개를 한 번 취조해 보자.”

 “야 그만 좀 해 이쯤 되면 판세가 이미 다 기울었다.”

 “정신 연령이 6살에서 7살 정로라며. 그리고 그 날 그 살해 장소에 함께 있었고, 용의자 겸 목격자 아니냐. 개 진술만 잘 나와도 해 볼만 하지 않냐?”

 “야 네 말대로 정신 연령이 6살이야 그런 애한테 진술 받아도 변호 쪽에서 정신이 이상해서 아무 말이나 한 거라 소용없다 그러면 끝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검찰에서 아무것도 안 해 준다니까.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니? 그 집 치려다가 걸린 거라잖아. 그냥 위 아니야. 저 집! 정치 경제 연예 그냥 온 동네를 이 한 손에 다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야.”

 박 형사는 경국이 답답하다는 듯이 얼굴을 두 손으로 쥐어짜는 시늉을 한다. 경국은 그런 박 형사의 양 쪽 어깨를 잡고선.

 

 “그니까 애 진술은 옵션이고 진술을 바탕으로 증거 찾으러 너랑 나랑 가면 되잖아. 어린 애라니까 대충 유인해서…야 같은 경찰 애가 죽었다는데 너는 양심도 없냐?”

 “아 몰라. 몰라. 네가 다 책임져라.”

 

 ****

 조그만 방 안.

 연옥과 천우 그리고 연옥의 남자친구와 변호인단이 함께 앉아 있다.

 이미 세주의 고모인 연옥과 외삼촌인 천우는 모든 게 다 자신들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옥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천우에게 말을 꺼낸다.

 

 “야 봤냐? 내 말 한마디면 정치인이며 검사이며 발발 떠는 거?”

 

 연옥의 말에 천우는 몹시도 피곤한 듯 연신 관자를 누르며 대꾸한다.

 

 “자랑이다. 온갖 비리 저지르고 돈 모아서 사람사고.”

 “야 나 아니었으면 너 감방 가야 해. 이게 사람 살려놓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거야 뭐야”

 “너 아니었어도 어차피 지금쯤이면 시신에 멍 자국이며 핏자국 다 없어져 있고, 증거품으로 들어갈 칼도 이미 허공으로 사라져서 아무 소용없어.”

 “허. 지랄하네. 그래도 사람 죽인 거 너잖아. 내가 다 말하고 그럼 너 인생 끝이야.”

 “이미 끝났다.”

 

 천우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그런 둘을 보다 못한 연옥의 남자친구인 민호가 말린다.

 

 “아 왜들 그래. 보는 눈들도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둘이 사돈인데 좀 사이좋게 좀 지내라.”

 

 민호의 말에 연옥은 다리를 꼬며 천우를 째려보았다.

 

 “사돈은 무슨…격이 맞아야 사돈이지. 거지 같은 게…”

 

 연옥의 말에 천우의 눈빛은 사납게 변했다.

 

 “친일해서 어린 애들 위안부로 팔아넘기고 채굴권 부설권 팔고 나중에는 나라까지 팔아서 돈 챙겨가지고 떵떵거리고. 군사정권 때 어린 학생들은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칠 때 군사 정권 똥구멍 빨아서 돈 모으고!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난리냐?”

 

 연옥은 천우의 말에 기분이 상했지만,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뭐 사실이었으니까. 연옥은 애써 말을 돌렸다.

 

 “네가 세주 지킨다며? 그래서 별채까지 내주면서 밥 먹여주고 재워주고 했더니 지금 이게 뭐냐? 세주를 지킨 거야 이게? 세주 팔 까진 거 안보이니 너?”

 

 연옥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보다 세주 팔이 까진 게 더 중요한 모양이었다.

 연옥의 다그침에 천우는 이내 한숨을 쉬며 나지막이 말한다.

 

 “너희 가문에서 사탄하고 영혼 계약만 안 했어도 세주가 매일 저렇게 고통 속에 살지 않아도 된 거였잖아.”

 “아~~그 놈의 사탄인지 사탕인지… 그 딴 헛소리 좀 그만 해라. 세주가 너를 너무 좋아하고, 무엇보다 네가 없으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 하니깐 옆에다 두는 거지! 너 그거 아니었으면 나랑 말이 섞을 수 있을 거 같니?”

 “피차 마찬가지야.”

 

 경국의 대답에 연옥은 짜증스럽다는 듯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연옥의 속마음은 달랐다.

 연옥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긴 했지만 지난 밤 그 장면을 보고선 정말 사탄과 천사의 존재가 있을 수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평소와 다르게 두려운 표정을 짓는 천우의 표정만으로도 연옥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다만, 애써 평소처럼 툴툴거리는 말투로 이야기를 꺼낸거뿐 이었다.

 

 한편 변호인단은 사돈지간인데도 싸우는 천우와 연옥을 힐끔거리며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그런 변호사들을 본 민호는 민망하고 창피하여,

 

 “그만들 좀 해!”

 

 라고 말리며 변호사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이쯤 되면 가도 되는 거 아니야?”

 “아! 네 뭐 이 시간까지 말도 못 꺼내는 거로 봐서는 아무것도 못 찾은 거 같습니다. 검사 쪽 하고 경찰 쪽에서도 자기들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 시간 되면 가시라고 했고요.”

 

 민호는 천우와 연옥의 손을 잡아당기며.

 

 “자자! 이제 갑시다. 엇! 근데 세주는?”

 

 그 순간 연옥과 천우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

 한 취조실 앞

 연옥이 날뛰고 있고 변호사들과 경찰들도 난처한 듯 취조실 문을 두드리며 안에 있는 경국과 박 형사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팀장은 이제 망했다는 듯 표정을 지어 보이고, 천우는 힘없이 멀찍이 떨어져 벽에 기대고 있었다. 문제는 연옥이었다. 자신의 유일한 피붙이인 세주 일이라며 물불을 안 가리는 연옥인데 세주 혼자 취조실 안에 들어가 있다는 거에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야 제정신 아니지? 너 이거 안 열어? 네가 경찰이야? 너 옷 벗기 싫으면 문 열어!”

 

 안에서 문을 잡고 서 있는 박 형사는 난처함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아 죄송합니다. 거 잠깐만 이야기 좀 나누고 바로 내 보낼게요. 아 경국아 어떻게 좀 해라!”

 

 그런 정신없는 상황에도 경국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맞은편에 앉은 세주를 향해 말을 걸었다.

 경국은 옆에 핸드폰까지 두어 이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다. 맞은편 유리 막에 녹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다 있지만 사체까지도 바뀌는데 위험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세주라 그랬나? 아저씨가 묻는 말에 대답하면 돼 알았지?‘

 

 경국은 애써 다정한 척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저씨 나쁜 사람이다.”

 

 세주는 한 손에는 사탕을 쥐고 경국을 쳐다보며 말했다. 새하얀 피부에 쌍꺼풀 없는 눈 얼핏 보기에도 또래보다 한참은 어려 보였다.

 

 “아저씨 경찰이야 나쁜 사람 아니야.”

 “고모가 그랬어. 짭새들은 다 나쁘데 만날 이모를 귀찮게 한데”

 

 세주의 대답에 경국은 콧방귀를 뀌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세주 앞에 사진 하나를 꺼낸다.

 

 “아니야 아저씨들은 다 좋은 사람이야. 세주야 그 날 이 사람이 죽었을 때 말이야 기억나?”

 

 세주는 사진을 보고선

 

 “응! 언니가 죽었지.”

 

 세주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경국은 세주의 눈을 또렷이 쳐다보며 다시 말을 걸었다.

 

 “언니가 왜 죽었을까?”

 

 경국의 말에 세주는 입을 꼼지락거리며 사탕을 한 번 빨고는 나지막이 작은 목소리로 경국에게 말을 꺼냈다.

 

 “사탄이 언니를 괴롭혔어.”

 “사탕이?”

 “아니. 아니 사탄!”

 “아…그래 사탄! 그 사탄이 누구였을까?”

 

 경국은 내심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그때였다. 세주는 무섭다는 듯이 몸을 웅크리며 소리쳤다.

 

 “무서워!”

 “뭐가 무서워! 아저씨 무서운 사람 아니야!”

 “아저씨 말고! 아저씨 뒤에”

 

 경국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한 번 휙 돌아보고선 혹시 조현병인가 싶어 다시 질문을 던졌다.

 

 “뭐가 보이는데?”

 “아저씨 엄마! 지옥에 갔나 봐. 아파서 막 소리 질러. 불쌍해”

 

 순간 경국은 엄마라는 소리에 표정이 굳었다.

 

 “아저씨 엄마는 평생 자식들을 위해 사셨던 좋은 분이야 교회도 만날 가시고. 세주도 그런 좋은 사람 되려면, 과외 해주던 언니가 왜 죽었는지 아저씨한테 말해 줘야해“

 

 경국의 말에 세주는 다시 한번 사탕을 쪽 빨아먹고선. 조그만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입을 열었다.

 

 “금옥이라는 여자애가 있었어.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는 술주정뱅이에 만날 금옥이랑 금옥이 여동생을 때렸지”

 

 순간 경국은 아무 말도 없이 세주를 쳐다봤다. 금옥은 경국의 어린 시절 첫사랑이자 옆집에 살던 동갑내기 여자아이 이름이었다. 세주는 안타까워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아버지한테 매일 맞으면서도, 돈이 없어도, 금옥이는 포기하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버지 몰래 대학 등록금도 모았어.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게 꿈 이었거든 근데… 그 돈을 누가 훔쳤어.”

 

 경국은 멍하니 있다가 말을 했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거 금옥이 아버지가…”

 

 경국이 말을 미처 다 끝내기도 전에 세주는 손을 절래. 절래 흔들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니야! 그거 아저씨 엄마가 훔쳤어! 그래서 아저씨 대학 갔어.”

 

 경국은 세주를 쳐다봤다. 아무 말도 없이.

 

 “원래 금옥이는 대학을 가서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 운명이었는데, 아저씨 엄마 때문에 그냥 공장에 갔지. 그리고 공장에서 공장장한테 몹쓸 짓을 당하고 도망치듯 멀리 갔어. 그리고 애를 한명 낳았지.”

 

 경국은 어느새 사건과 무관한 세주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금옥이가 애를 낳았어?”

 “응! 여기!”

 

 세주는 자신의 조그마한 집게손가락을 경국이 보여준 사진의 가져다 대며 말했다.

 경국은 애써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분명히 자신들의 뒷조사를 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20년도 더 된 예전 이야기를 그것도 세주의 말이 사실이라며 그 사실은 자신의 어머니 밖에 모르는 이야기이지만, 경국은 그런 거라고. 아니 자신을 헷갈리게 하기위해 장난질 하는 거라 생각했다. 경국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물었다.

 

 “그래 그건 나중에 애기하고, 그래서 이 사진 속 언니는 어떻게 죽었어?”

 

 경국의 질문에도 세주는 다른 말을 했다.

 

 “아저씨도 지옥에 갈 거야. 가서 아저씨 엄마를 만나겠지.”

 

 경국이 인상을 쓰며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라고 소리치자 세주는 갑자기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두려운 듯 잔뜩 어깨를 웅크리며 말했다.

 

 “살려주세요! 여기 화숭동 인데요. 어딘지 정확히는 모르는데 골목길이 많은 집에 납치가 되었어요. 어떤 아저씨가 저한테 나쁜 짓을 하고 죽이려 해요. 구해주세요.”

 

 순간 경국은 표정이 굳고 식은땀을 흘렸다. 십여 년 전 자신이 신고센터에서 일 할 때 걸려온 전화였다.

 다급하게 구해달라는 목소리… 하지만 경국은 그냥 부부싸움 정도로 생각했다. 옆에 앉아 있던 선배가 그냥 부부싸움일 거라는 말에 경국 또한 그런 줄 알았다. 아니 그러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날 경국은 먼저 그 전화를 끊어버렸고 그 여자를 찾으려는 노력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여자는 다음 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경국은 애써 다 지난 일이다. 자신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그런 거다.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다. 아마 매 사건마다 목숨 걸고 범인들 잡아내려고 애쓰는 이유도 그 때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씻어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세주의 울먹이는 목소리와 표정에 경국은 그만 감추고 싶었던 자신의 치부이자 잘못을 꺼내 보인 기분이었다. 경국은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세주만 바라보았다.

 

 세주는 그런 경국에게 얼굴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어느새 사늘한 표정으로. 마치 아까 세주의 과외 선생이었다는 여자가 말했던 그 눈빛처럼.

 

 “네가 그때 구했으면… 살았잖아. 이 *발아”

 

 그리고선 다시 수줍은 어린 아이 같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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