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프라하, 그 유혹의 밤
작가 : 데스띠나
작품등록일 : 2017.6.2
프라하, 그 유혹의 밤 더보기

카카오페이지
http://page.kakao.com/home/474...
>
네이버북스
http://nstore.naver.com/novel/...
>
리디북스
https://ridibooks.com/v2/Detai...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파바박. 불꽃이 인다고 느껴졌다. 단 한잔을 마셨을 뿐인데 술에 취했나 보다.

독한 술 때문인지 아니면 몸 중앙에서 이는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이 말랐다. 저도 모르게 붉은 혀가 나와 입술을 핥고 새하얀 치아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반짝하고 빛난다.

유혹.
그녀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도 모르는 어떤 힘이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눈에서 강한 욕망이 느껴지고 또 그는 그걸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술을 털어 넣자 강인해 보이는 목 가운데 툭 튀어 나온 목울대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섹시하다. 술잔을 내려놓은 남자의 손이 아무것도 묻지 않은 자신의 입술을 훔친다.

그녀는 마치 따라하는 것처럼 얼른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인 스트레이트 잔을 들어 한 번에 마셨다. 훅 하고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감싼다. 거울을 보지 않았지만 얼굴이 빨갛게 물든 단풍처럼 달아오르지 않았을까.

저도 모르게 손을 올려 아무것도 묻지 않았을 입술을 닦아 냈다.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 그의 시선이 닿았다. 천천히 입술선을 따라 미세하게 움직이는 회색빛 눈동자.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2화
작성일 : 17-06-02 18:14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35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 정말 이래도 되는 거야?

 

 

 

 첫눈에 홀딱 반한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그녀는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남자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해 내려 애쓰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걸음을 옮겼다.

 

 쿵쿵 쿵쿵.

 그녀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마치 힘차게 달리기를 하고 난 뒤처럼 뒤늦게 거세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 때문에 그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 후우.

 한껏 숨을 들이쉬고 내뱉고를 반복한 뒤에야 그나마 정신을 좀 차리고 가던 길을 갈 수가 있었다. 후광이 비치듯 그의 몸 뒤편으로 펼쳐지는 하얀 빛을 떠올렸다.

 

 카를교. 사랑의 다리에서 그녀는 결국 완전히 넋을 잃게 하는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그러면 뭐 하나, 평생 한 번 보고 말 사람인 것을.

 

 아직도 남자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관광객들을 헤치고 정신을 좀 가다듬기 위해 근처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커피를 시키려다가 거세게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기 위해 프라하에서 유명하다는 벨벳 맥주를 한 잔 시켜 나오자마자 원 샷하고 다시 한 잔을 더 시켰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는 맥주라더니. 사실 오늘 같은 날은 더 독한 게 필요한데 한국에서 소주 팩이라도 가지고 올 걸 그랬나.

 

 시간이 좀 지나자 이제 쿵쾅거리는 심장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됐지만 묘하게 설레는 가슴은 그대로였다. 아마도 이곳이 여행지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래, 그런 멋진 남자와 말을 섞은 것만도 어디야. TV 속에서나 볼 만한 사람을 실제로 봤다는 생각에 주희에게 자랑이라도 하려고 휴대전화를 찾았다.

 

 ―퇴근했어? 대박 멋진 남자 만났는데 그림의 떡이다.

 

 주희는 이번 달이 야간 조니까 이제쯤 퇴근하고 있을 것이다.

 

 답장은 한창이나 지난 다음에야 도착했다.

 

 ―그림의 떡이라는 건 무슨 소리야? 애인이 있어?

 

 ―아니, 외국인인데 그냥 지나가는 사람. 정말 잘생겼어. 미드에서 보던 사람 같아서 낯설지가 않아.

 

 ―그러면 딱 네 취향인데 뭐가 문제야, 그냥 달려들어 봐. 외국인들 동양 여자 좋아하잖아.

 

 ―됐거든. 벌써 지나갔다.

 

 ―에구 이런. 소매치기당했다고 울면서 도와달라고 떼 좀 써보는 건데 그랬다.

 

 소매치기? 그러고 보니까 아까 카를교에서 완전 넋이 나가 있었는데 소매치기 안 당한 게 다행이긴 하다.

 

 ―얘가 몹쓸 애네. 사기 치라는 소리야?

 

 ―아니, 한 번 상대의 간을 보라는 거지. 저쪽에서도 마음에 들면 갈 데까지 가는 거고, 아니면 경찰서 가라고 하겠지.

 

 하여튼 김민준과 클럽에서 원나잇으로 만나 1년째 사귀고 있는 주희다운 발상이었다.

 

 ―야, 민준 씨 전화 온다. 여행 첫날밤 잘 보내라. 나중에 또 톡 하자.

 

 첫날밤은 무슨. 그래, 짝 있는 놈들은 다 짝 찾아가는구나. 이제야 황조가를 지은 유리왕의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훨훨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워라,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진휘는 그날 밤 내내 그 남자와 손을 잡고 카를교를 걷는 꿈을 꾸었다.

 

 ***

 

 다음 날 오전에는 존 레넌 벽에 가 보기로 했다. 혼자 다니는 게 조금 무섭긴 했지만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주희가 왔으면 엄청 잔소리했겠지?

 

 한쪽 벽이 온통 낙서가 되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일찍 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없다. 군데군데 한글로 된 낙서가 보이니 반가운 마음도 들고 그녀는 가방에서 펜을 꺼내 낙서가 허락된 벽에 그녀의 흔적을 남겼다.

 

 [주희야, 다음엔 같이 오자. 아니, 다음엔 사랑하는 남자랑 올 거다. 흥!]

 

 후우, 혼자여서 자유롭지만 외롭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천천히 블타바 강가를 걸으면서 본 이 모습을 잊을 수 있을까.

 

 천문 시계탑에서 12시에 울리는 예수님의 12 사도의 움직임도 보고 근처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커피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어차피 프라하만 보고 갈 예정이라 배낭여행객들처럼 바쁘게 움직일 이유도 없었다. 그냥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 있으면 구경하고 느긋하게 골목을 걷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는 그야말로 힐링 여행이다.

 

 카를교의 야경을 보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는데 한쪽에서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를 듣고 혼자서 웃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태원의 체코 음식점에 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와중에 카를교에서 만난 그 남자가 다시 떠오른 이유는 뭘까. 그녀의 머릿속에 어딘지 모르게 암울해 보이는 그 회색빛 눈동자가 선명하게 각인 되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눈앞에 놓인 코젤 흑맥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프라하는 맥주로 유명하다. 맥주 맛을 보러 프라하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 맛이 얼마나 좋으면 그럴까.

 

 벨벳 맥주는 어제 마셔 봤으니까 이번에는 필스너 우르켈이다.

 

 캬, 좋다. 오늘따라 맥주가 술술 잘도 넘어간다. 입을 닦으며 식당 입구를 보다가 그녀는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눈을 비비고 입구를 보았다. 분명 그 남자였다. 일행과 함께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하, 어쩌지? 하고많은 식당 중에 하필 왜 이곳에 그가…….

 

 당황스러움도 잠시, 온종일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었던 남자의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이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다.

 

 오늘도 카를교의 네포무츠키 동상에 대고 소원을 빌었다. 어쩌면 이건 그녀가 빌었던 소원에 대한 대답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한 번이고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다.

 

 그녀가 늘 감탄해 마지않았던 드라마 속의 남자 주인공을 닮은, 아니 그보다 더 야성적인 남자. 어딘지 모르게 동양인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같고 그래서 더 신비로운 남자.

 

 정말 주희 말대로 소매치기당한 척 쇼라도 해 봐?

 

 그녀도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몇 잔의 맥주를 연거푸 원샷을 한 후라 취기가 살짝 있는 상태였다.

 

 슬며시 지갑을 가방의 맨 아래로 집어넣고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숨겼다. 그리고 카드 한 장을 꺼내 비상용으로 따로 두었다. 혹시라도 그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많은 현지인들 앞에서 나라 망신을 시킬 수는 없었으니까.

 

 근데 류진휘, 정말 이래도 되는 거야?

 취한 게 틀림없다. 서울에서도 하지 않던 이런 음모를 꾸미다니. 아,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 미리 연기 공부하고 해 놓을 걸 그랬나.

 

 [도와줄 사람도 없단 말입니까?]

 

 [아까 사람들 많은 데서 소매치기당했나 봐요.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들어온 게 잘못이에요.]

 

 류진휘는 지금 미친 거다.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천지 차이. 이미 시작한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입이 얼어붙어 영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식당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녀와 종업원을 향하고 있고 주변을 살피다 보니 언뜻 그녀가 있는 곳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그 남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버리고 싶다. 이렇게 앞뒤 안 가리고 일 저지르는 성격은 아닌데 술을 몇 잔이나 마셨다고 이런 사달을 만들어.

 

 그녀가 풀린 다리 때문에 의자에 주저앉아 지금이라도 생각난 것처럼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할까 하고 있는데 저음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일입니까?]

 

 [아, 손님, 시끄럽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이 손님이 식사를 다 하고 난 뒤에야 소매치기당했다고 하는 바람에 어떻게 해야 하나 저희도 난처합니다.]

 

 [얼마입니까?]

 

 [네?]

 

 [이 손님이 지불해야 할 금액이 모두 얼마냐고요.]

 

 종업원이 얼른 테이블 위의 빌을 들어 계산한 뒤 그에게서 카드를 받아 갔다.

 

 [괜찮아요?]

 

 [네. 감사합니다.]

 

 진휘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식당을 나온 남자는 일행을 먼저 보내고 그녀와 마주하고 섰다. 그녀는 남자가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내려다보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불쌍한 무전 식객을 내려다보는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이런 눈길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죄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왜 이제야 생각나는 거냐고.

 

 빨려들 듯한 그의 회색 눈동자가 아까보다 더 짙어졌다. 그의 눈에서 나온 어떤 보이지 않는 끈이 그녀의 온몸을 친친 감는 것 같다.

 

 [이제 어떻게 할 거죠?]

 

 머리 위에서 들리는 남자의 낮은 목소리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말았다. 작전은 애초에 실패했으니 이대로 헤어져 호텔로 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개망신은 인제 그만.

 

 [난처한 상황에서 구해 줘서 고마워요, 그럼 저는 이만.]

 

 [숙소로 가면 돈은 있나? 여권까지 잃어버린 건 아니고?]

 

 자리를 벗어나려는 그녀를 붙잡기라도 하는 듯 다급하게 반말로 그녀를 불러 세우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녀는 돌아섰던 몸을 돌려 남자를 보았다. 지금 이 남자가 그녀가 여권도 없고 돈도 없을까 봐 걱정해 주는 건가?

 

 [어제 카를교에서 놀라게 한 것 때문에 오늘도 정신 놓고 다닌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따라오지.]

 

 소매치기를 당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제 그 때문에 놀라 정신 놓고 다닌 건 맞다. 따라오라면 아직 작전이 살아 있는 건가.

 

 남자는 그들이 서 있는 곳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 시내의 호텔로 들어섰다. 남자와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가면서 진휘는 너무 놀라 가슴에 손을 얹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5화 2017 / 6 / 2 270 0 4321   
4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4화 2017 / 6 / 2 258 0 4407   
3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3화 2017 / 6 / 2 262 0 4259   
2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2화 2017 / 6 / 2 287 0 4350   
1 프라하, 그 유혹의 밤 001화 2017 / 6 / 2 433 0 438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