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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계식당 곽家네
작가 : 비에이이
작품등록일 : 2017.5.31

식당을 운영하는데 자꾸 이상한 놈들이 꼬인다

 
오해(2)
작성일 : 17-06-02 11:51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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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종원은 2층 다락방의 천장을 통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개업 첫날부터 강도라니..."

  13구역이 슬럼가라고 해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첫날부터 무장강도가 들이닥칠 줄은 몰랐다. 꽤나 충격이었다.

  "아씨, 딴 대로 가지도 못하는데... 전재산 탈탈 털어서 차린 식당인데. 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곳에서 버텨야 한다는 사실에 종원의 한숨은 깊어져만 갔다. 이미 충분히 복잡한 머리 속에서 새로운 고민이 떠올랐다. 바로 마나총에 관한 고민이었다.

  "그런데 마나총은 왜 안 통한거지?"

  꼼짝없이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나총에서 발출된 마나탄은 몸에 닿는 즉시 사라졌다. 자신에게 아무런 피해도 남기지 않고. 그나마 피해라면 입고 있는 옷에 동그란 구멍이 났다는 정도? 신기한 일이었다.

  "설마 나 파이어볼 같은 공격마법도 무시하는 거야?"

  종원은 자신이 마나를 보유하지도, 사용하지도 못하는 특이체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육체에 보유한 마나가 없어서 상대방 체내의 마나를 활용하는 방식인 정신계 마법에 대해 완전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물질화된 공격마법에도 면역일 줄은 몰랐다. 상식적으로, 예를 들어, 날아오는 파이어볼에 맞고도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완성된 공격마법은 그 자체로 질량을 갖기 때문이다.

  "나 완전 마법면역인거야? 아니, 마나면역인가?"

  자신의 육체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종원은 이걸 놓친 이주민 센터의 직원들을 생각하며 궁시렁댔다.

  "하여간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 그리고 마나면역이면 뭐해? 전쟁터 나갈 일도 없는데."

  차라리 '엄청난 마나 친화력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종원은 궁시렁댔다.

  생각을 그만두고 이불을 덮어쓰고 뒤치락거리는데 갑자기 무장강도 3인방이 떠올랐다. 순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들이 처음부터 회칼로 자신을 해하려고 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거다. 그런 생각을 하니 식은땀이 흘렀다.

  잠이 깬 종원은 이불 속에서 나와 무장강도들이 놓고 간 마나총을 오른손에 쥐었다. 지구에서 보던 권총과 비슷한 모양새였다. 탄창이 없다는 점이 달랐지만.

  조심스럽게 방아쇠를 당겨보았다.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마나가 없는 종원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쳇. 재수도 없지. 남들은 이계로 가면 소드마스터다, 대마법사다 그러는데 난 뭐야?"

  순간 종원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헐... 무재능 흙수저네..."

  현실을 직시한 종원은 울적해졌다. 마법이 난무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살게 된 것은 나름 유쾌했지만 마나면역이라는 특이체질로 정작 누릴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계속 있었으면, 응? 강남에 있는 아부지 건물에서 별벅스 하나 차려서 편하게 살면 됐는데. 이게 뭐야. 에이씨... 대마법사는 아니더라도 그냥 마법사라도 됐으면 몰라."

  마나에 대한 친화력과 재능이 전무한 금수저 출신의 종원에게 이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은 아무런 메리트가 없었다. 종원은 재수 없게 이계로 떨어져 무재능의 흙수저가 되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 * * * *

 

  다락방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종원은 잠에서 깨어났다.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0시였다. 개업날에 들이닥친 무장강도들과 무재능의 흙수저가 되었다는 충격에 밤잠을 설친 탓이었다.

  "서둘러야겠네."

  종원은 서둘러서 씻고는 재료들의 상태와 식당 내부를 점검했다. 모든 점검을 끝내고 청소도 하고 나니 12시가 되었다.

  "좋아. 시간은 얼추 맞췄고."

  종원은 마지막으로 식당문 옆에 있는 메뉴판에 오늘의 점심 메뉴 '사천탕면'이라고 적고는 식당을 오픈했다.

  "그래. 어차피 지금 내게 선택권은 없어. 최대한 빨리 바짝 벌고 중심가로 식당을 옮기면 되는거야! 어제는 운이 더럽게 나빴을 뿐인거야. 그럼, 그럼. 그리고 마나이뮨이면 뭐 좋은 거지. 길 가다가 마법 맞아도 멀쩡한 거잖아?"

  긍정왕 종원이었다.

  딸랑 소리와 함께 개업날에 봤던 거지 노인이 들어왔다.

  "여기 정말 사천탕면하냐?"

  첫 손님을 환대하려던 종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어제는 무장강도! 오늘은 거지!

  "장사 시작부터 참..."

  "이놈아! 무슨 반응이 그래! 그리고 사천탕면 만들 줄 아냐고!"

  자신을 보고 종원이 한숨을 푹 쉬면서 고개를 떨구자 거지 노인이 역정을 내었다.

  "당연히 알죠. 그러니까 오늘의 메뉴라고 써놨죠."

  "오오. 그래? 그럼 하나만 내와봐."

  "..."

  "왜?"

  "할아버지. 돈 있으세요?"

  "없는데? 딱 보면 몰라? 나 거지야."

  "여기 자원봉사센터 아닌데요."

  종원은 돈도 없으면서 당당하게 음식을 내오라는 거지 노인을 보며 별 희한한 사람을 다 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놈아! 니가 한 끼 책임져 준다면서 왜 말이 바뀌냐?"

  거지 노인은 침을 튀기며 불같이 역정을 냈다.

  종원은 아차했다. 그러고보니 그런 말을 뱉긴 했었다.

  "아, 맞다! 그래도 첫 손님부터 공짜 손님이라니. 오늘도 일진도 참... 그래도 어제보다는 낫구나."

  "웃기는 놈이구먼. 클클클."

  "밖에서 기다리세요. 식당에 냄새 배기면 안 그래도 없는 손님 더 안 와요."

  "시끄럽다! 빨리 사천탕면이나 내와라."

  거지 노인을 터벅터벅 걸어와 조리대 앞의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는 코를 팠다.

  "오. 왕건이네?"

  손가락에 딸려나온 거대한 이물질을 테이블 아래에 대충 쓱싹이는 모습을 본 종원은 학을 몸서리를 쳤다.

  "아! 뭐하는 짓이에요! 아! 아!"

  "클클클클. 뭐, 임마."

  그런 종원을 보며 거지 노인은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웃었다.

  "빨리 사천탕면이나 만들어. 배고파 돌아가시겠다. 클클."

  "아! 그냥 밖에 기다리면 안돼요? 식당은 청결이 생명이라구요. 할아버지 때문에 저 망하면 책임질거에요? 안 그래도 힘든데."

  애원하는 종원의 모습을 보며 거지 노인은 더욱 흉악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놈아! 어차피 여긴 망하게 돼있어. 클클클. 빨리 음식이나 내와라!"

  "아! 아! 진짜! 아! 아! 망했어! 아!"

  종원은 빨리 음식을 차려줘서 거지 노인을 내쫒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해 서둘러 요리에 들어갔다. 재빠르게 앞치마와 두건을 두르고 냉장고에서 사천탕면 제조에 필요한 재료들을 꺼내 손질을 시작했다.

  종원이 재료들을 손질하는 것을 보며 거지 노인은 겨드랑이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오, 재료들만 봐도 벌써 모양새가 얼추 나오는구먼."

  "아! 할아버지, 가만히 있어요! 손톱에 묻어나온 그건... 아악!"

  거지 노인이 손톱에 한웅쿰 묻어나온 때를 의자 아래에 문대는 것을 보며 종원은 식겁했다. 동시에 종원의 손놀림이 두 배는 빨라졌다. 그런 종원의 모습을 보며 거지 노인의 두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클클.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놈이구먼.'

  조개는 껍데기째 비벼 씻어 소금물에 해감을 하고, 홍합의 수염을 잘라냈다. 새우는 해동해서 물로 살살 씻어냈다. 그리고 호박, 양파, 배추 등의 채소들은 깨끗하게 손질해서 적당한 길이로 썰었다.

  통. 통. 통.

  부엌칼과 도마가 만나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재료 손질을 끝내고 팔팔 끓는 물에 생면을 넣은 뒤, 면이 눌어붙지 않도록 젖가락으로 잘 저었다. 그리고 잘 삶아진 면을 채로 건져 찬물로 서너번 헹궈 면발에 쫄깃함을 더했다. 면발을 준비하고는 뜨겁게 달구어진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대파와 마늘, 생강, 마른 고추를 넣고 맛있게 볶으며 향을 냈다.

  거지 노인이 코를 벌름거렸다.

  "오~. 제법 좋은 향이 나는데?"

  "할아버지. 매운거 좋아하세요?"

  종원은 고추를 넣기 전에 거지 노인의 입맛을 물어보았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손님이라도 손님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은 요리의 기본 원칙!

  "그럼 잘 먹지! 자고로 사천요리는 매워야 제맛이지! 고추 팍팍 넣어줘."

  종원은 손질했던 채소들 중, 부추를 제외한 모든 채소를 팬에 부어 함께 볶았다. 거지 노인의 입맛을 고려해 고추도 아낌없이 팍팍 넣었다. 그 다음에는 준비된 해물들을 넣고 10초 정도 살짝 볶아주었다.

  "이제 닭육수를 부으면... 거의 마무리 단계!"

  "오오!"

  거지 노인은 종원이 요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보며 물개 박수를 쳤다. 거지 노인이 물개 박수를 치자 주위로 먼지가 풀풀 날렸다. 그것을 본 종원의 손놀림이 더욱 빨라졌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소금으로 살짝 간을 맞추고 부추를 넣었다. 그리고는 미리 삶아놓은 면을 따뜻한 물에 한번 헹구고는 물기를 뺀 후, 그릇에 옮겨 담았다.

  그 다음으로 면 위에 건더기들을 올리고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자, 사천탕면 완성! 할아버지, 이거 들고 나가요! 나가서 드세요!"

  "오오! 내가 이곳에서 사천탕면을 먹어볼 줄이야!"

  거지 노인은 사천탕면의 향을 깊게 음미하고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거지 노인의 귀에 종원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직 얼큰한 사천탕면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거지 노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거지 노인을 음식과 함께 밖으로 내보내려던 종원은 당황했다. 가난한 노인에게 너무 야박했나 싶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니. 뭘 울고 그래요... 알았어요. 여기서 드시고 가세요. 드시고 가요."

  "클클클. 그건 당연한 소리고!"

  거지 노인은 사천탕면의 국물을 한숟갈 떠먹었다. 잘 만들어진 사천탕면의 얼큰한 풍미가 목구멍 깊숙히 스며들었다.

  "크~. 그래. 이 맛이지. 이 맛이야...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말야."

  "할아버지가 먹어본 거랑은 당연히 다르겠죠. 그리고 누가 보면 한 10년 만에 먹는 줄 알겠어요."

  "10년은 무슨! 30년 만이다. 클클."

  "네? 30년 만이요?"

  "그래. 30년 만이다. 고향 음식을 먹는 것은..."

  그 말을 끝으로 거지 노인의 두 눈에서 두 줄기의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울면서도 사천탕면을 꾸역꾸역 먹던 거지 노인은 그릇이 모두 비워지기 무섭게 대성통곡을 시작했다. 그리고 눈물과 함께 엄청난 양의 땟국물이 흘렀고 종원의 식당은 무섭게 더럽혀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안쓰럽게 거지 노인을 보던 종원은 지금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거지 노인에게 한 끼를 주겠다는 실언을 했던 어제의 자신을 원망하면서.

  '아아아악!'

  그에게 청결을 제 1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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