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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쌍극의 탑
작가 : 낙원의새
작품등록일 : 2017.6.1

『선택해라. 목숨을 걸고 너희 본래의 삶을 되찾을 것인지, 아니면, 내가 마련해준 이곳, ‘낙원’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지….』

불의의 사고로, 병으로, 스스로 죽은 2만 5천명의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세계의 관리자>가 제안한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면 '탑'을, 배고픔도 가난도 노화도 장애도 없는 이 <낙원>에서 영원한 삶을 살고 싶다면 '미궁'을 정복하라.

돌아가야 하는 자, 남아야 하는 자, 두 세력의 삶을 건 게임.

 
Prologue. 평범한, 그러나 특별한.
작성일 : 17-06-01 13:49     조회 : 478     추천 : 0     분량 : 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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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바벨탑> 87층 던전의 끝, 그 높이만 10m에 가까울 거라 생각될 정도로 거대한 철문 앞에 약 5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복장은 각기 달랐다.

 

 누군가는 가죽 갑옷에 검을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이야기 속의 마법사가 입을 법한 로브를 입고 오른손에 두꺼운 책, 즉 마도서를 들고 있었다. 누군가는 풀 플레이트 아머와 방패를, 누군가는 활을, 누군가는 창을 들고 있었다.

 

 연령대는 적게는 10대 중반에서부터 많게는 40대 중반까지, 폭넓은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그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굳게 닫힌 철문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지금, 그들은 그들의 전쟁터로 들어가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그들의 맨 앞, 그 중에서도 가운데에 서 있던 청년, 현성이 허리에 찬 두 자루의 검을 뽑았다. ‘스르릉’하는 검이 뽑히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를 신호로 모두 각자가 든 무기를 들었다. 청년은 굳게 닫힌 철문을 노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휘는 맡긴다, 카인.”

 

 “Roger, Sir.”

 

 

 녹빛 머리에 녹빛 로브, 그리고 목재로 만들어진 긴 지팡이를 든 청년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신감 있는 태도에 검을 든 청년, 현성은 입가를 밀어 올려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철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자.”

 

 짧은 한 마디.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그 한 마디가 떨어지자 모두의 표정에 긴장이 감돌았다. 현성은 검을 든 오른손으로 철문을 살짝 밀었다. 절대 열릴 것 같지 않던, 굳게 닫힌 문이 굉음을 내며 열렸다. 그 안에서 거대한 원형의 방이 나타났다.

 

 지름은 약 200m, 높이는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방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은 방의 크기에 집중되어 있지 않았다. 그 방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방의 주인. 그 거대한 존재감에 모두의 주의가 집중되었다.

 

 아름다운 은빛 매였다. 날개도, 몸도 모두 은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깃털로 덮여 있었다. 날개를 접고 잠을 자듯이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조차 몸높이가 10m는 되어 보였다. 은빛 매의 머리 위로 고유명이 떠올랐다. <흐래스벨그(Hræsvelgr)>. 그 뜻은, ‘시체를 삼키는 자.’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고 자신이 가진 팀원 지원 버프들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각종 아름다운 빛과 축복이 모두의 몸을 감쌌다. 

 그 모든 축복들을 받고서, 아름다운 푸른색의 풀 플레이트 아머로 몸을 감싸고 거대한 타워실드와 장검을 든 청년이 포탄처럼 은빛 매, <흐래스벨그>에게로 튀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모든 멤버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를, 10m 사정권 진입. 후위부대 위치 완료. 시작해.』

 

 

 지휘하는 <드루이드> 청년, 카인의 전음이 들려왔다. 카를이라 불린 청년은 그 자리에서 돌진을 멈추고 방패를 앞으로, 검을 뒤로 뺀 자세로 반경 10m 내의 적을 도발하는 <가디언>의 스킬, <하울링>을 사용했다. 물빛 파동이 카를의 반경 10m 범위의 공간을 덮쳤다. 은빛 매, <흐레스벨그> 역시 그 파동의 사정권 내에 있었기에, 파동은 은빛 매조차도 덮쳤다.

 

 

 “키이이이이이―!!”

 

 

 <흐래스벨그>가 포효했다. 듣는 것만으로 고막을 터뜨려버릴 것만 같은 소리로 울부짖은 아름다운 은빛 매는 본격적으로 그 은빛 날개를 펼쳤다. 날개 끝에서 끝까지 30m는 족히 돼보였다. 루비와도 같이 아름다운 붉은 빛으로 빛나는 눈이 카를을 포착했다. 카를이 사납게 미소 지으며 외쳤다.

 

 

 “와라, 닭대가리! 도축해서 치킨으로 만들어주지!”

 

 “키야아아아아아―!!!”

 

 

 카를의 외침에 <흐래스벨그>는 귀청을 터뜨릴 듯한 포효로 대답했다. 카를의 검이 붉은 빛으로 빛나더니 약 5m 길이의 붉은 오러 블레이드를 형성했다. 카를은 그 붉게 빛나는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러 <흐래스벨그>를 깊게 베었다. 자신에 대한 적대치를 크게 상승시키는 <가디언>만의 공격 스킬, <팬텀 블레이드>다.

 

 

 『적대치 최대. 원거리 공격진들 공격 개시. 전위직들, 접근해.』

 

 

 카인의 지시가 떨어졌다. 형형색색의 공격이 은빛 매에게 쏟아졌다. 번개도 있었고, 화염도 있었으며,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도, 섬광처럼 보이는 저격도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몸으로 받아내며, <흐래스벨그>는 눈앞의 중갑 전사에게 집중했다. 부리로 쪼기, 날개로 후려치기, 발로 밟기 등, 공격을 이어가던 은빛 매, <흐래스벨그>는 그 거대한 날개를 펴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캬아아아아아―!!”

 

 『범위공격! <팔라딘>들은 범위 방어 전개! 전위직들은 측면으로!』

 

 

 다시 떨어진 카인의 지시. 원거리 공격계 직업들과 회복계 직업과 함께 이동한 <팔라딘>들은 방패를 앞세워 후위직들을 보호하듯 그들의 앞으로 나왔다. 그들의 방패가 황금빛으로 변하더니 곧 황금빛 방어막이 전면에 전개되었다.

 

 그리고 그 직후, <흐래스벨그>의 날개가 공중에서 크게 퍼덕였다. 단 한 번의 날개짓으로 <흐래스벨그>의 전방으로 거대하고 강력한 돌풍이 범위 내의 모든 것을 으스러뜨리려는 기세로 불어 닥쳤다.

 

 가장 앞에서 공격을 막던 <가디언> 카를도, 후위에서 후위 직종들을 지키던 <팔라딘>들도 필사적으로 그 공격을 버텼다. 돌풍이 멈추고 <흐레스벨그>가 내려오자 카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HP 감소량 약 30%. 카를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오자마자 회복계 직업들의 회복스킬이 그를 휘감았고, 곧 HP가 완전한 상태로 끌어올려졌다.

 

 

 『돌풍공격 카운트 시작. 공격 재실시.』

 

 『카인, 전위직들 위치 완료. 공격 시작한다.』

 

 『Roger. 시작해. 돌풍 공격의 전조동작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거니까, 즉시 측면으로 피하고.』

 

 

 카인의 말이 떨어지자, 어느새 다가온 전위직들의 무기가 은빛 매에게 휘둘러졌다. 자신의 HP를 대가로 적에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는 <버서커>의 스킬, <광격>, 적에게 해당 부위를 사용할 수 없는 ‘부위 손실’ 상태이상과 지속 데미지를 주는 ‘출혈’ 상태이상을 부여하는 <글라디에이터>의 스킬, <힘줄 가르기>, 돌풍처럼 회전하는 창을 적에게 꽂아넣는 <스피어맨>의 스킬, <스파이럴 쓰러스트> 등, 각종 스킬들이 <흐레스벨그>의 HP를 깎아내고 있었다.

 

 온 신경을 집중해서 무기를 휘두르고, 활시위를 당기고, 마법을 영창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게임’을 한다는 즐거움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은 <바벨탑>. 무한한 부활의 은총을 받는 <에덴>의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에서의 죽음은, 진짜가 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의 작은,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목숨을 걸었다.

 

 마치 판타지 세계의 일원 같은, 또는 거대 괴수와 맞서는 영웅들의 모습을 한 그들 중에, 이 이세계(異世界)의 주민은 없었다. 그들은 영웅도, 전사도, 판타지 세계의 기사들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펜을 잡고 열심히 미분과 적분을 푸는 학생이었고, 누군가는 웃는 얼굴로 고객을 맞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였으며,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일을 하는 주부였다. 

 회사원도, 요리사도, 가수도 있었다. 각자의 삶을, 그 누구보다도 평범하게,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빛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누군가의 자식이었으며, 누군가의 반려자였고, 누군가의 부모였다.

 

 하지만 누군가는 학생 대신 <가디언>이 되었다. 주부 대신 <프리스트>가 되었고, 회사원 대신 <글라디에이터>가 되었다. 펜을 잡던 손으로 검을 쥐었고, 가족을 위해 주부습진이 잡힌 손으로 활을 잡았다. 고객에게 상냥한 목소리를 건네던 입으로 마법 주문을 영창하고 있었다.

 

 『선택해라. 목숨을 걸고 너희 본래의 삶을 되찾을 것인지, 아니면, 내가 마련해준 이곳, ‘낙원’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지….』

 

 그곳에 있는 모두의 머리에 각인된 목소리였다. 삶을 잃어버린 그들은, 삶을 되찾기 위해 일어섰다. 무기 따위는 잡아본 적도 없는 손에, 갖가지 무기를 쥐었다.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었기에, 힘을 모았다. 그들은 모두 필사적으로 무기를 휘두르며, 같은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들이 삶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삶이 주어진 날. 이 모든 것이 시작된, 3년 전의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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