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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사혈성
작가 : 장담
작품등록일 : 2017.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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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죽이는 운명을 지닌 저주받은 눈, 천사지안을 갖고 태어난 천유옥.
고아로 궁핍하게 살아가던 와중에도 평생의 친구를 얻고 의부를 만나게 되나,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연인의 손에 죽음을 경험한다.
죽음의 길에서 살아돌아온 뒤 과거를 버리고 전무심으로 다시 태어난 그의 복수가 시작된다.

 
제 25 화
작성일 : 17-05-31 11:47     조회 : 630     추천 : 1     분량 : 7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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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홱 몸을 돌리자, 담장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있는 흑의인이 보였다.

 그를 보는 순간, 서늘한 긴장이 사진옥의 등줄기를 타고 죽 내려갔다.

 자기보다 한 뼘은 큰데다, 얼굴을 반쯤 가린 머리카락 사이에서 스며 나오는 눈빛은 한없이 깊었다.

 나이는 자기 또래로 보이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의 능력을 지닌 자인지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눈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이가 절로 악 다물리는 상대. 강적이다.

 누굴까? 무슨 목적으로 왔을까?

 도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갈 때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단혼십삼도는 빠르다고 다가 아니야. 힘이 들어가야지.”

 사진옥의 가느다란 눈이 더욱 작아졌다.

 악다문 턱에도 힘이 들어갔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무사 중 자신보다 윗사람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사진옥은 그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눈앞의 흑의인은 결코 그들이 아니었다.

 사진옥의 입에서 거친 말투가 쏟아졌다.

 “네놈은 누군데 내 앞에서 단혼십삼도를 논하는 것이냐?”

 그때 두 사람 사이에 낙엽이 하나 떨어졌다.

 흑의인이 팔짱을 풀더니, 옆에 삐죽이 자라 있는 싸리나무 하나를 꺾었다.

 그걸 보는 사진옥의 가늘어진 눈에서 싸늘한 광채가 번뜩였다.

 도를 쥔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순간!

 번쩍!

 흑의인의 손에 들린 나뭇가지가 허공을 열십 자로 갈랐다.

 동시였다.

 새끼손가락 굵기의 싸리나무 가지 하나에 흑의인의 신형이 가려졌다.

 사진옥의 도를 움켜진 손이 파르르 떨렸다.

 눈은 더할 수 없이 커져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는 흑의인이 펼친 수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단혼십삼도의 열두 번째 초식.

 “단혼(斷魂)…… 경천(驚天)?”

 낙엽이 떨어지면서 수없이 많은 조각으로 나누어지고 있었다. 그러더니 바닥에 떨어질 즈음에는 가루로 변해 버렸다.

 “힘이 실리지 않은 단혼십삼도는 그저 단순한 쾌도일 뿐이지.”

 흑의인이 뭐라 하는데도 사진옥은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았다.

 흑의인, 천유옥은 다시 나직하면서도 한심하다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다른 애들은 어디 있지? 유상이하고 예종이는? 후명이는?”

 그 말에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던 사진옥이 발딱, 고개를 들었다.

 천유옥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순간 항상 차갑게만 보이던 사진옥이 멍한 표정으로 입을 반쯤 벌렸다.

 “……!”

 천유옥의 입가에 머문 웃음이 잔상을 남기며 흩어졌다.

 “어디 있는 줄 알지?”

 사진옥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믿을 수가 없었다.

 저게 누구야? 정말 그가 맞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대장, 대장 맞지? 정말 대장이지?”

 “왜? 내가 죽지 않은 게 이상하냐?”

 사진옥은 한참 동안 눈알을 떼굴떼굴 굴리며 천유옥의 위아래를 쳐다보고는 갑자기 괴이한 웃음을 터뜨렸다.

 “우흐흐, 사람들은 다 죽었다고 해도 우리는 안 믿었지. 대장은 염라대왕도 귀찮아서 안 받아줄걸?”

 “꼭 내가 독종 같다는 말 같은데?”

 “그럼 독종이지, 독종. 지옥십관의 교두들도 혀를 내두른 독종.”

 한참 동안 두 사람의 눈빛이 섞여들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이었다.

 천유옥이 피식 웃으며 어색함을 털어냈다.

 “허튼소리 말고, 당분간 나에 대해선 알리지 마라. 조용히 지내면서 할 일이 좀 있으니까.”

 “알았어. 대장의 명인데.”

 “명은 무슨……. 다른 아이들은 어디 있어? 멀리 떨어져 있는 거 아냐?”

 “뭐 그렇지는 않아. 유상은 신월단 절혼대 이조장이고, 예종은 사조장이야. 그리고 후명이는 유천단에 속해 있어. 아마 몇 년만 지나면 전부 대주로 승급할걸? 그래도 칠관을 통과했으니까.”

 “너는?”

 사진옥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절혼대의 대주야. 함께 칠관을 통과한 사람 중 나만 팔관에 들어갈 수 있었거든. 비록 거의 죽다시피한 몸으로 통과해서 구관은 입구도 구경해 보지 못했지만.”

 “호, 대단한데? 팔관까지 들어갔다니.”

 사진옥의 어깨에 은근히 힘이 들어갔다.

 그때 천유옥이 물었다.

 “그래, 군악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지?”

 사진옥의 얼굴이 살짝 이지러졌다.

 “대장, 꼭 알아야겠어?”

 “그럼! 내 친군데.”

 “이런 말 하기는 뭐한데 말이야. 후우, 할 수 없지.”

 사진옥이 정색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군악이는 이제 우리와 다른 사람이야. 정식으로 백리가의 후계자가 되었어. 당연히 지위도 우리와는 천지 차이고.”

 “그래? 우와! 그 녀석, 잘됐군!”

 천유옥이 좋아할수록 사진옥의 얼굴은 어두워져 갔다.

 “군악이는 이제 우리를 잊는다고 했어. 그리고… 대장도…….”

 마지막 말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천유옥이 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하하하, 걱정 마라. 그 녀석은 내가 거지였을 때도 자기가 먼저 친구하자고 한 녀석이야. 다른 사람이 다 나를 외면할 때도 그 녀석만큼은 나를 감싸주었지. 그런 녀석이야, 그 녀석은.”

 사진옥은 힐끔 밝게 웃는 천유옥을 쳐다보았다.

 맑았다.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눈빛이었다.

 절대의 믿음.

 그런 눈빛을 보고 뭐라 할까.

 사진옥은 이해시키는 걸 포기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그 일은 두 사람 사이의 일이었다. 자신들은 끼어들 틈도 없는 그런…….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려. 나가서 애들을 데려올 테니까.”

 

 사진옥이 직접 세 사람을 찾으러 간 지 일각도 되지 않아서 상유상과 예종이 사진옥의 방으로 달려왔다.

 상유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전보다 덩치가 두 배는 더 될 듯했다. 어쩌면 말로만 들은 곰보다도 더 클 것 같았다. 거기다 그 덩치에 맞게 굵은 철곤을 들고 있었다.

 그런 상유상이 천유옥을 보더니 대뜸 눈물부터 흘렸다.

 “으헝! 대장!”

 예종이 당장 한마디 했다.

 “덩치는 태산만 한 놈이 울긴 왜 울어? 이렇게 좋은 날에!”

 “그런 너는, 네 눈에 맺혀 있는 것은 빗물이냐? 아니면 콧물이냐?”

 “그래도 나는 소리 내며 울지는 않잖아!”

 천유옥은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는 빙그레 웃었다.

 “후명이가 안 보이는군.”

 사진옥이 대답했다.

 “후명이는 다른 단에 속해 있어서 조금 늦을 거야. 대장 말대로 소문 내지 말고 오라고 했으니까, 어쩌면 조심하느라 더 늦을지도 모르지.”

 소심한 성격에 만사를 뒤돌아보는 고후명이라면 그럴지도 몰랐다.

 천유옥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십 년이 넘은 세월이다.

 색이 바래고도 남을 시간.

 그런데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겁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친구이기에, 한때 서로의 목숨을 걱정해 주며 함께 지옥을 뒹굴었던 그런 친구이기에!

 

 시간이 지나자 상유상과 예종의 표정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들은 앉아서 뚫어져라 천유옥만 바라보았다. 사진옥과 함께,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사진옥이 물었다.

 “누구요?”

 “나, 후명이.”

 문을 열고 고후명이 들어왔다.

 고후명은 한참 동안 멍하니 천유옥을 바라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뻗고 달려들었다.

 “대장!”

 천유옥도 조용히 웃으며 마주 손을 뻗었다.

 순간, 사진옥과 상유상과 예종이 벌떡 일어서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 소심한 놈이 우리도 안 한 짓을!”

 “얼래? 남자끼리 뭐 하는 거야! 비켜! 안기는 건 여자가 제격이라구!”

 순식간에 다섯이 한 덩어리가 되었다. 심지어 항상 차가운 표정이던 사진옥조차 망설이지 않고 끼어들었다.

 “이 건방진 쫄따구들이……! 유상! 너는 너무 크니까 빠져!”

 

 다섯 사람이 엉킨 손을 푼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사진옥이 잠깐 기다리라며 나가더니 술병과 잔을 들고 왔다.

 “안주는 없다.”

 술잔에 술이 채워졌다.

 한 잔, 두 잔, 석 잔.

 그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다섯 잔째가 되어서야 천유옥이 잔을 내려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처음 먹어보는 술에 입 안이 얼얼했다.

 “술이라는 것이 꽤나 독하군.”

 그러고는 피식거리며 웃고 있는 네 사람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군.”

 “음하하하! 이삼 년만 지나면 나도 대주가 될 수 있을 거야. 대장 뭐 어려운 일 있으면 부탁하라고!”

 상유상의 너스레에 천유옥이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부탁 좀 해볼까?”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꺼낸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사진옥이 신중한 표정으로 묻는다.

 “우리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말해, 대장. 뭐든.”

 그러자 자신 덕분에 목숨을 구한 고후명도 눈을 빛내며 입을 연다.

 “도와주기는. 대장 일이면 당연히 해야지. 나는 아직 빚을 갚지 못했거든. 대장, 무슨 일인데?”

 아무 말도 없이 자신만 빤히 바라보는 상유상과 예종.

 그제야 천유옥은 찬찬히 네 사람을 둘러보았다.

 거짓이 없는 눈빛. 십여 년의 세월이 어디로 갔는지, 바라보는 네 쌍의 눈이 그때 그날의 믿음으로 빛나고 있었다.

 천유옥은 가식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찾아온 목적에는 그러한 뜻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지를 않던가.

 “좋아! 말하지!”

 더욱 강렬해진 네 사람의 눈빛을 마주 보며 천유옥이 말했다.

 “굴 속에 숨은 여우와 곰을 조사해보려고 한다.”

 “여우? 곰?”

 “조금 골치 아픈 여우와 제법 사나운 곰이지. 어쩌면 다칠지도 몰라.”

 “죽을지도 모르겠군.”

 사진옥이 천유옥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천유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쩌면.”

 사진옥이 피식 웃었다.

 “사실 그동안 심심해서 죽을 뻔했는데 잘됐군. 누구야? 혹시 그중에 죽일 놈도 있어?”

 “그러게. 만날 무공만 죽어라 익히면 뭐 해? 할 일이 있어야지. 뭐부터 할까?”

 “설마 여자라고 해서 빼는 것은 아니겠지?”

 고후명만이 입을 닫은 채 천유옥을 바라보았다.

 천유옥이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너희가 직접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바라는 것은 단지 그들에 대한 정보 정도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해.”

 “대장, 우리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냐?”

 상유상이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그러자 사진옥이 물었다.

 “대장도 감당하기 힘들어?”

 “당장은. 나중이라면 모르지만. 그래서 그때까지 정보라도 모으려는 거다.”

 사진옥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예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진옥을 쳐다보았다.

 “대주, 왜 그래?”

 “으음……. 대장이 감당하기 힘들다면, 우리는 말할 것도 없겠지.”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대장의 공격을 몇 초나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글쎄, 대장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백 초는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진옥이 고개를 저었다. 자조의 웃음을 지으며.

 “백 초? 훗, 십 초도 어려운데 백 초?”

 상유상과 예종과 고후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사진옥의 칼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금의 천왕교에 떠오른 일곱 개의 별, 칠성(七星). 그 별들 중의 하나인 냉혈성(冷血星)의 주인이 바로 냉혈도 사진옥이 아니던가.

 그런 사진옥이 십 초를 장담하지 못한다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대체 대장은 얼마나 강한 걸까?

 사진옥의 말이 사실일까?

 천유옥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네 사람을 향해 나직이 말했다.

 “너희도 내가 패왕전 사람이라는 건 알지?”

 “그걸 누가 몰라?”

 “태대원로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감찰령주에 대한 권한을 나에게 물려주셨다.”

 “…….”

 네 사람의 눈이 커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교 내 유력단체의 움직임이 수상해. 그래서 천기원과 집마원의 움직임에 대해서 조사를 해볼 생각이야.”

 “맙소사!”

 그제야 네 사람이 입을 떡 벌렸다.

 만일 그 목적이, 전대 교주의 죽음과 천왕령주 사도궁조의 행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거란 걸 알면 어떤 표정들을 지을까?

 천유옥은 차마 그것까지는 말할 수 없었다.

 그 일은 안다는 것만으로도 위험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그걸 조사하기에는 네 사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다. 비록 자신들은 인정을 안 할지 몰라도.

 “사실 너희에게 부탁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지.”

 탕!

 그때 사진옥이 탁자를 치며 벌떡 일어섰다.

 “좋아! 까짓 거, 한번 해보지 뭐!”

 상유상과 예종이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에이 씨발! 죽으면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나도 하겠어!”

 “말만 해! 뭘 조사해야 하는 거야?”

 그러자 고후명도 천유옥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느릿하니 입을 열었다.

 “알지? 그날부터 이미 내 목숨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거. 대장은 그냥 말만 하면 되는 거야.”

 천유옥은 가라앉은 눈으로 네 사람을 하나하나 직시했다.

 열정에 찬 눈빛들!

 어떻게 된 놈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 변한 게 없다.

 ‘그래! 군악이뿐이 아니라, 이놈들도 친구였지. 지옥 속에서 함께 뒹굴고, 힘들 때마다 서로를 끌어안았던 친구.’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 천유옥은 자신의 눈에 어린 열기를 감추기 위해 잔뜩 힘을 주어 말했다.

 “너희! 다시 만났을 때 나 무시하는 놈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더니, 무서워서 괜히 그러는 거지?”

 “어? 어떻게 알았지?

 “들켰네.”

 “그럼 취소할까?”

 “우흐흐흐…….”

 “크크크…….”

 “하하하하!”

 한바탕 대소가 다섯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리고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천유옥이 눈빛을 빛내며 네 사람을 쓸어보았다.

 “너희가 원한다면 내가 강하게 만들어주겠다. 나 때문에 너희가 다치는 것은 나도 원치 않으니까.”

 그 말에 네 사람의 눈빛이 번뜩였다.

 사진옥을 십 초에 꺾을 수 있는 대장. 그 대장이 자신들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자신들도 모르게 심장이 벌떡거렸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때 천유옥이 말을 이었다.

 “일단 진옥이는 후명이도 절혼대로 끌어들여라.”

 사진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이어진 천유옥의 말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나도 절혼대로 들어갈 것이다.”

 “대장이?”

 “뭐 할 수 없지. 조용히 움직이려면, 기분 나빠도 당분간은 너를 대주로 모시는 수밖에.”

 “크윽, 이거 골치 아픈 수하를 두게 생겼군. 툭하면 상관을 심부름꾼으로 부려먹을 텐데…….”

 “그 정도쯤이야 친구라면 당연히 알아서 해줘야지.”

 “젠장!”

 

 

 4

 

 

 “당분간은 절혼대에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꼭 그렇게 해야겠냐?]

 “숲을 알기 위해선 숲으로 들어가는 수밖에요. 밖에서 전체를 보는 것은 아버지가 해주세요.”

 [놈들이 눈치 채면 위험할 텐데.]

 “걱정 마세요. 저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요. 아버지도 잘 아시잖아요?”

 [그거야 그렇다만……. 좌우간 조심해라. 벌써부터 놈들이 이곳을 이상하게 보고 있어.]

 “저도 알고 있어요. 사실 그래서 밖에서 지내려는 거예요. 그래야 아버지도 편하실 테니까요.”

 풍백이 자기 머리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천유옥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가늘게 떨리는 눈으로 천유옥을 올려다보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나에게 와라. 내 너 하나쯤 지킬 실력은 되니까.]

 천유옥이 빙그레 웃었다.

 “예, 그렇게 할게요.”

 그러고는 앞에 있는 풍백을 와락 끌어안았다.

 느닷없는 행동에 풍백이 빠져나오려 버둥거렸다.

 그럴수록 천유옥은 풍백을 끌어안은 손에 힘을 더했다.

 “참나! 아들이 안아주면 가만히 좀 계세요. 좋으면 좋다고 하시지…….”

 점차 풍백의 버둥거림이 잦아들었다.

 “좋죠?”

 풍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진짜 좋다, 아들아.’

 따뜻한 물기가 가슴으로 스며든다.

 단순히 옷만 적시는 것이 아니다. 마음마저 축축이 젖어든다.

 천유옥의 입가에 조용히 웃음이 걸렸다.

 “저도 좋아요, 아버지. 자주 올 테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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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냥이 17-06-24 00:28
 
재밌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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