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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사혈성
작가 : 장담
작품등록일 : 2017.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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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죽이는 운명을 지닌 저주받은 눈, 천사지안을 갖고 태어난 천유옥.
고아로 궁핍하게 살아가던 와중에도 평생의 친구를 얻고 의부를 만나게 되나,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연인의 손에 죽음을 경험한다.
죽음의 길에서 살아돌아온 뒤 과거를 버리고 전무심으로 다시 태어난 그의 복수가 시작된다.

 
제 23 화
작성일 : 17-05-31 11:46     조회 : 519     추천 : 0     분량 : 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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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유옥이 태연히 말했다.

 “십관이라니까요.”

 “……!”

 장천궁이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천천히 입을 벌렸다.

 “너…… 설마……?”

 “재수가 좋았습니다. 어떤 놈들이 칠관에서 수작을 부린 덕분에 들어갈 수 있었죠.”

 장천궁은 한참 동안 천유옥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큭, 크, 크크크큭! 그러니까, 오래전에 폐쇄된 칠관을 통해서 십관까지 들어갔단 말이냐? 팔관도 구관도 아니고, 십관을?”

 천유옥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팔관은 모르겠고, 구관은 들어가 봤습니다. 죽을 뻔한 고생을 몇 번 겪기는 했습니다만, 뭐 원래부터 죽을 각오를 하고 들어간 곳이어서 그런지 참을 만하더군요.”

 저런 말을 저렇게 담담하게 말하는 놈이 어디 있을까.

 장천궁은 그 생각을 하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놈들이 애물단지를 제거하려다 거꾸로 사자를 키웠구나. 크크크, 쿨룩! 쿨룩!”

 장천궁이 웃다 말고 마른기침을 뱉어냈다. 피 섞인 가래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풍백이 조심스럽게 장천궁의 입가를 닦아냈다.

 잠시 숨을 몰아쉰 장천궁이 천유옥을 격동에 찬 눈으로 노려보았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있었지.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에 들어간 자는 한 자루 검을 얻을 거라고 하더구나. 혹시… 얻었느냐?”

 천유옥이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조용히 웃었다.

 “알고 계셨군요. 핏방울이 흐르는 검과 그것을 쓰는 법을 얻기는 했지요. 하나 언제 끝을 볼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장천궁은 눈에 힘을 주고 풍백을 바라보았다.

 “나 좀 일으켜라.”

 

 “교주께서 삼 년 전에 돌아가셨다.”

 태사의에 앉은 장천궁은 마치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입을 열었다.

 “본래부터 지병이 있던 분이신지라 돌아가실 거라 생각은 했었지. 하나 이렇게 빨리는 아니야.”

 천유옥은 맞은편에 앉아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장천궁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마 마지막쯤 나올 것이다.

 “누군가가 교주의 명을 앞당겼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마 교주의 유언이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게다가 거의 동시에 제일 후계자였던 천왕령주 사도궁조마저 행방불명되었어. 내가 풍백까지 보내 그렇게 말했거늘…….”

 장천궁은 터져 나오려는 분노를 참고 천유옥을 지그시 주시했다.

 “십 년 전, 너는 나의 손발이 되어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 약속이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만…….”

 천유옥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약속은 지켜질 것입니다.”

 그러자 장천궁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나에게는 패왕전의 전주로서 태대원로라는 직함 이전에 또 다른 비밀 신분이 하나 있다. 바로 천왕감찰령의 총령주라는 신분이지.”

 천유옥은 문득 혈왕 단우신결이 말한 천왕수호총령이 떠올랐다.

 그때 장천궁이 손을 내밀었다.

 “십관에서 얻은 검을 보여다오.”

 천유옥은 거리낌없이 혁대를 끌러 장천궁에게 내밀었다.

 십관의 함 속에 들어 있던 눈처럼 하얀 혁대. 바로 그 안에 장천궁이 원하는 검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장천궁은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혁대를 받아 들고는 감회 어린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만은 알았다. 전설이 사실이라는 것을.

 그러나 팔십여 년 전, 구관에서 돌아선 이후로 티끌 만한 미련조차 갖지 않았다.

 그런데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자신의 손에 이렇게 들려 있다.

 어찌 떨리지 않을 수 있을까.

 “죽기 전에 이 검을 볼 수 있게 되다니. 허허허허허.”

 한참 만에야 격정을 가라앉힌 장천궁은 혁대 끝을 움켜쥐고 가볍게 비틀었다.

 퉁!

 고리 풀리는 소리가 맑게 울림과 동시,

 스르르릉…….

 미미한 검명이 울리며 매미 날개처럼 투명한 검신이 드러났다.

 반쯤 뽑자 마치 핏방울이 흐르다 고인 것 같은 문양이 보였다.

 투명한 검신 한가운데 고인 핏물.

 ‘검신이 피눈물을 흘리는 것 같군.’

 장천궁은 떨리는 눈으로 검을 바라보며 나직이 감탄성을 발했다.

 “유리혈루(琉璃血淚), 정말 굉장하군! 과연 암천혈왕의 신물답구나!”

 천유옥은 장천궁이 암천혈왕을 알고 있다는 것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암천혈왕이라는 이름을 아시는군요?”

 장천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천왕감찰령은 수호총령의 전위조직으로 천왕의 율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하나 실질적인 힘을 행사할 수가 없었다. 만들어지자마자 수호총령이 신물이라 할 수 있는 이 검을 가지고 사라졌기 때문이었지.”

 그랬던가?

 천유옥의 두 눈이 놀람으로 홉떠졌다.

 그때 장천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더니 천유옥을 직시하고서 나직이 입을 열었다.

 “그런 만큼 유념할 것이 있다. 지금 이후로, 감찰령주를 따르는 네 마리 사자 외에 이것을 본 자는 그게 누구든 죽여라. 아니면 네가 죽을 테니까.”

 “태대원로께서 감찰령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 안 되나 보군요?”

 “풍백과 나머지 네 마리의 사자 외에 내가 감찰령주임을 아는 자는 극소수다. 지난 삼십여 년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까.”

 장천궁은 유리혈루를 천유옥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리 말한 이유는 힘도 없는 감찰령주라는 지위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호총령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천왕을 비롯한 몇몇은 수호총령에 대해 알고 있다. 수호총령에게 주어진 권한도. 그들에게 수호총령 암천혈왕은 너무도 두려운 존재지. 아마 너에게 그 검이 있다는 것을 알면…… 놈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할 것이야. 그러니 당분간은, 힘을 갖출 때까지는 감찰령주로 활동하도록 하고 수호총령의 존재를 숨기도록 해라.”

 그것으로 장천궁의 말뜻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목을 칠 수 있는 물건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할 것이다.

 특히 욕심에 눈이 뒤집힌 자들은 말이다.

 ‘욕심은 나지만 그리 반갑지 않은 물건이군.’

 그의 마음을 읽었는지 장천궁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네가 선택할 길은 없다. 그것의 주인이 된 이상은.”

 ‘확실한 올가미군.’

 천유옥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첫째는 교주의 죽음에 연루된 자들을 잡아서 무너진 천왕의 율(律)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도궁조의 행방을 찾아라. 죽었으면 시신이라도.”

 천유옥이 살짝 눈을 치켜뜨고 물었다.

 “제가 그러한 일을 행할 정도라 생각하십니까?”

 장천궁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

 “훗, 네가 강해졌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으로선 어림도 없는 소리다.”

 “그런데 왜 저에게 그 일을 맡기려는 것입니까? 차라리 풍백 아저씨에게 맡기시지.”

 “풍백이 세상 사람들 누구도 모르는 고수인 것은 사실이다. 하나 단점이 하나 있다. 그 일을 하려면 백 명을 죽여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을 냉철한 심성이어야 하는데, 풍백은 마음이 너무 여려.”

 마음이 여리다고? 저렇게 차가워 보이는 분이?

 천유옥이 풍백을 바라보았다.

 풍백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표정에 아무런 변화도 없이.

 ‘진짠가 보군.’

 그때 장천궁이 말했다.

 “게다가 표가 너무 나.”

 그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니 천상 너밖에 없다. 아직까지 나를 따르는 놈이 몇 있긴 하지만, 막상 믿고 맡길 만한 놈이 없어.”

 아마 네 마리 사자를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저 역시 그럴 실력이 안 된다 했잖습니까?”

 “만들면 되지.”

 어느 세월에?

 천유옥이 장천궁을 올려다봤다. 장천궁이 말했다.

 “내 아무리 다 죽어가는 노인네에 불과하지만, 너 하나 그렇게 만들 정도는 된다. 몸은 썩었어도 아직 공력이 바닥 난 것은 아니거든. 임독이맥을 타통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게야.”

 천유옥의 눈이 굳어졌다.

 말이 임독이맥타통이지, 그게 어디 주먹질 몇 번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던가.

 더구나 지금의 장천궁이라면, 임독이맥을 뚫어주고 곧 죽는다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저는…….”

 “그게 세 번째 명령이다. 너는 결코 거부해서는 안 된다.”

 거부도 하기 전에 장천궁이 먼저 못을 때려 박았다.

 “하오나…….”

 “내가 숨 쉴 수 있는 시간은 잘해야 일 년이다. 일 년 먼저 죽으나, 일찍 죽으나 마찬가지야. 게다가 힘이 없어서 꼴같잖은 놈들이 하는 짓거리를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도 지겹기만 해. 왜, 다 죽어가는 노인의 소원도 들어주기 싫으냐?”

 이미 작정한 듯한 말투였다.

 천왕교의 누구도 꺾지 못한다는 천하제일옹고집 장천궁의 결심이었다.

 천유옥은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은 장천궁의 눈빛에 구원을 청하는 표정으로 풍백을 힐끔 쳐다보았다.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모를 정도로 가늘어진 풍백의 두 눈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데 끄덕, 눈이 마주치자 풍백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승낙하라는 말이었다.

 의외였다. 풍백만큼은 반대할 거라 생각했거늘, 오히려 승낙을 하라니.

 그때 풍백이 슬쩍 손을 들더니, 장천궁이 볼 수 없는 각도에서 빠르게 글을 썼다.

 [어르신은 이미 너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시기로 작정하셨다. 네가 거부한다면 더한 방법을 쓰실지도 모른다. 그러고도 남을 분이거든. 그러니 가실 때만큼이라도 웃으며 가실 수 있게 승낙해라.]

 풍백의 말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장천궁의 성격대로라면 격체전력으로 모든 공력을 넘겨주고 죽겠다고 할지도 몰랐다.

 그래도 준 것 없이 무작정 받기만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대체 무엇으로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단 말인가.

 ‘가만! 대가를 치를 수 없다면……!’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천유옥의 눈이 반짝 빛났다. 대가를 치를 수 없다면,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되면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천유옥은 굳은 얼굴로 장천궁을 직시하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럼, 제 구배를 먼저 받아주십시오. 적어도 그 정도는 되어야 태대원로님의 모든 것을 이을 자격이 되지 않겠습니까?”

 제자로 인정해 달라는 말.

 그 말을 듣는 순간 장천궁의 얼굴이 굳어졌다.

 “뭐야? 어째 남은 것 있으면 통째로 다 내놓으라는 소리 같구나. 날도둑놈 같으니라구…….”

 “태대원로님의 일을 대신해 드리는데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굴에서 오래 살더니 말만 늘었어. 쯔쯔쯔…….”

 혀를 차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장천궁의 두 눈에는 가벼운 열기가 떠올라 있었다.

 사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싶었다.

 그래서 그냥 주려 했다. 몇 가지 일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그런데 막상 천유옥의 입에서 스승의 예로 대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자신도 모르게 들뜬 기분이 들었다.

 “험, 좌우간 내가 지닌 것을 다 가져가려면, 아마 몇 년간은 죽어라 고생을 해야 할 거다, 제자야.”

 천유옥이 씩 웃었다.

 “고생이라면 질릴 정도로 해봤지요. 지옥십관의 암흑 속에서 혼자 수년을 한 제가 아닙니까, 사부.”

 장천궁도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축 처진 눈꺼풀이 슬며시 말려 올라갔다.

 그가 왜 모를까. 고생이라는 말 정도로는 결코 천유옥을 겁줄 수 없다는 것을.

 “그래? 그렇게 자신있다면, 어디 구배를 올려봐라.”

 

 

 3

 

 

 사흘 후, 장천궁은 싫다는 천유옥에게 천왕으로부터 얻었다는 두 알의 천심단(天心丹) 중 한 알을 건네주었다.

 “하나는 내가 먹었다. 약효가 너무 강해서 두 알 먹으나 한 알 먹으나 마찬가지인 것이 바로 천심단이야. 그러니 이건 네가 먹어라. 아마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해 복용한 듯하다. 두 알을 먹어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 말을 듣고도 풍백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천유옥은 몸이 약한 사부를 두고 자신이 영약을 복용할 수는 없었다.

 천유옥은 지옥십관에서 이상한 구슬을 먹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니 저는 먹지 않아도 됩니다. 놔두었다가 사부님이 드십시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 그럼 더 잘됐군. 이 기회에 그것까지 모두 네 힘으로 만들어봐라.”

 그러고는 곧 죽을 놈이 무슨 영약이냐면서, 먹어봐야 더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네가 안 먹으면 똥통에 버려 버릴 거다!’라는 어이없는 협박을 하며 천심단을 홱 던졌다.

 결국 천유옥은 울며 겨자 먹듯이 천심단을 받아 들고는, 눈을 부라리며 지켜보는 장천궁의 앞에서 단숨에 삼켜 버렸다.

 그제야 만족한 장천궁은 풍백을 시켜서 만 하루 동안 천유옥의 혈도를 최대한 활성화시켰다.

 그리고 다음날, 장천궁은 천심단의 효력이 최대한 퍼진 것을 확인하고는, 격체전력으로 자신의 남은 공력을 이용해 천유옥의 임독이맥을 뚫기 시작했다.

 그 일은 사흘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아마 삼 년 정도 노력하면 세맥(細脈)마저 뚫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일체 남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말고, 내가 전해주는 무공을 완성하는 것에만 신경 쓰도록 해라. 내가 맡긴 일은 네가 강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군악이나 다른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안 됩니까?”

 “지금까지 잘 참았지 않느냐? 조금만 더 참도록 해라. 어차피 네가 간다고 해도 그 아이를 만날 수 없을 거다. 천기원의 비전을 익히느라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고 있을 테니까.”

 아쉬움이 가슴을 쓸고 지나갔다.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 만남이 또 미루어져야 하다니.

 하지만 장천궁의 말대로라면 자신이 찾아간다 해도 만날 수 없을 게 분명했다.

 ‘할 수 없지. 군악아, 우리 조금 더 큰 다음에 보자.’

 

 다음날 아침, 천유옥이 장천궁을 찾아가자, 장천궁이 천유옥에게 두툼한 책 두 권을 건네주었다.

 “패왕의 무공은 간략하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나는 그 두 가지 무공만 구십 년 넘게 익혀왔다. 네가 거기에서 무엇을 얻을지는 오직 너의 노력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천궁이 천유옥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단 두 가지였다.

 암천(暗天)의 기예(技藝), 구전암황기(九轉暗晃氣)와 일명 천강벽월(天|劈月)로 알려진 패왕의 수공, 천강파천공(天|破天功)이 그것이었다.

 바로 거기에 장천궁이 백 년을 넘게 살아오며 얻은 모든 심득이 담겨 있었다.

 “천왕에게 무릎을 꿇은 삼왕은 불철주야 천왕을 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대를 이어 도전했지. 하지만 지난 이백여 년간 누구도 천왕을 꺾지 못했다.”

 가히 절대의 힘이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일었다.

 혈왕의 무공을 익힌 그이기에,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사부님께서도 이기지 못하셨습니까?’

 그렇게 묻고 싶었다. 그러나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장천궁의 말에 이미 답이 나와 있었다.

 그때 장천궁이 말했다.

 “나 역시 오십여 년 전에 도전을 했었다.”

 번쩍 고개를 든 천유옥은 눈에 힘을 주고 장천궁을 쳐다보았다.

 “이틀간 쉬지 않고 싸웠지. 그리고 결국은…….”

 갑자기 장천궁이 말을 끊고 천유옥을 바라보았다.

 환장할 일이다. 거기서 말을 끊다니!

 ‘그래서 어떻게 되셨습니까!’

 천유옥은 목구멍까지 기어나온 질문을 억지로 구겨 넣었다.

 이겼냐고 묻자니 상대가 천왕이다. 그렇다고 졌냐고 물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장천궁이 그의 마음을 눈치 챈 듯 슬며시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

 “왜, 궁금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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