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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2. 혹부리 할아버지 (2)
작성일 : 17-04-19 11:40     조회 : 424     추천 : 1     분량 : 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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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온과 승후가 향한 곳은 조금 전에 전구를 갈아 끼웠던 노래방이었다. 노래방은 그들이 방문했을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계산대에 서있던 할아버지가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또 왔누?’라고 말했다. 가온과 승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수상한 기척이 느껴진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다시 와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혹시 장난친 거 아냐?”

 

  “설마, 팀장님이?”

 

  가온의 말에 승후가 고개를 저으려했지만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한 승후는 팀장이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라는 것을 알기에 입을 다물었다. 승후는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노래방 도착했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요?”

 

  “그래? 그럼 다시 와.”

 

  가온과 승후는 순간적으로 살의가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은 승후는 그 깊은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분노에 헛웃음을 흘렸다. 멋지고 폼 나는 일 좀 시켜달라고 했다고 지금 이렇게 갚는 건가?

 

  “역시 그냥 때려 쳐야한다니까.”

 

  승후는 가온의 중얼거림에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의아해하는 할아버지를 뒤로한 채 노래방 밖으로 나갔다.

 

  “때려 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온이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암행어사의 일을 절대로 그만 둘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귀를 보는 눈을 가진 화랑들이야 그나마 인원이 많은 편이지만 어사의 경우에는 말이 달랐다. 조건이 까다로운 암행어사는 인력이 없을뿐더러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조차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희소했다. 그런 암행어사를 저승에서 놔준다? 그보다 더한 넌센스는 없을 것이다. 가온과 승후는 서로를 짠한 눈으로 쳐다보다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서로가 이렇게나 불쌍해 보일 줄이야.

 

 

 

 *

  가온은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깨끗하게 씻고 잘 다린 셔츠를 입었다. 머리도 잘 정돈하고 신발도 깨끗한 것으로 꺼내 신었다. 그리고 그의 등에는 책이 가득 든 가방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학교 가?”

 

  승후의 물음에 가온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부터 강의가 있는 날이 싫을 법 했지만 가온은 등교하는 날이 좋았다. 학교에 앉아 강의를 들을 때만큼은 팀장, 이몽룡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가온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등교를 서두르는 가온의 모습이 부러웠는지 승후는 연신 가온을 쳐다보았다. 가온은 이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오늘 싫어하는 교수님 강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괜찮아. 팀장님보다 싫진 않으니까.”

 

  가온을 곯려줄 생각으로 말을 던져보아도 돌아오는 반응이 영 시원치 않자 승후는 괜시리 샘이 났다. 그 때 헤븐워치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냐고 물어볼 것도 없이 몽룡이었다. 하지만 가온의 얼굴은 찌푸려지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네, 오늘은 등교일인 가온입니다.”

 

  “오늘 등교일인건 알아. 그래서 말인데, 강의가 끝난 후에 혹부리 노래방에 다시 한 번 가줄 수 있어?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아.”

 

  “아, 참고로 저 오늘 강의 끝나고 과모임 있습니다. 오늘 일 못해요.”

 

  “진짜?! 부럽다!!!”

 

  승후는 부담스러운 눈길로 가온을 쳐다보았다. 학교에 가는 것은 부럽지 않았다. 가온의 파트너인 승후 역시 그를 따라 학교에 가니까.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죽어서 저승에 속하는 승후는 몽룡이 부르면 언제나 어디서나 쏜살같이 달려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온은 언제나 말버릇처럼 “나는 장수할거야. 불사(不死)할거야. 아주아주 오래 살아서 저승엔 늦게 갈 거야.”라고 말을 하곤 했다. 승후가 얼마나 피곤하게 사는지 그의 눈으로 익히 봐왔기 때문이었다. 그럴 바에야 장수해서 조금이라도 더 저승에 가는 시간을 늦춰 보이고 말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과모임 꼭 가야하는 고야? 그런 고야?”

 

  “그런 말투 그만두시라고 했습니다. 신입생은 필참이니 꼭 가야하는 자립니다.”

 

  가온은 문을 열었다. 오늘따라 햇살이 아름다웠다.

 

  “어쩔 수 없지 그럼.”

 

  가온과 승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렇게 팀장이 포기할 사람이 아닌데?

 

  “잘 놀다가 와, 자기야~”

 

  몽룡은 이 말을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가온은 ‘자기야’라는 소리에 온 몸에 닭살이 올랐다. 팀장이 알아서 물러난 것도 어딘가 수상했다. 기분이 좋았지만 수상했다. 몽룡이 알아서 철이 들어서 갓 새내기가 된 신입생의 마음을 이해한 것은 아닐 거란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왜 이렇게 순순하게 물러나 주는 거지? 평상시라면 가온이 그냥 막 끊어도 몇 번이고 전화해서 계속 졸라댈 텐데?

 

  가온은 학교에 도착해서 강의를 듣는 내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온을 따라다니며 승후역시 고개를 연신 갸웃했다. 가온이 가지 못하면 그 다음엔 승후에게 연락이 와서 사건 아니, 잡일을 해결하라고 방방 뛰었을 텐데 오늘은 잠잠했다. 몽룡의 이 이상행동이 가온과 승후는 불안하기만 했다.

 

  “마지막엔 분명히 잘 놀다 오라고 했지?”

 

  “응. 그랬어. 잘 놀다오라고... 말이 돼?”

 

  둘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았지만 도저히 몽룡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일을 시키면 시켰지 잘 놀다오라고 말할 사람이 아닌데 몽룡은 분명 그렇게 말했다. ‘잘 놀다와 자기야~’라고. 처음엔 자기야라는 말에 닭살이 올랐지만 몽룡이 자주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젠 거의 익숙해졌으니까. 그런데 잘 놀다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둘의 고민은 과모임이 시작되는 밤까지 계속되었다. 어쨌든 몽룡이 잘 놀다오라고 했기 때문에 가온은 간만의 휴식을 만끽하기로 했다. 물론 무서운 선배들도 몇 있었지만 몽룡보다 상대하기 좋았다. 적당히 기분을 맞춰주고 치켜세워주면 그냥 넘어갔기에 그는 변수가 많은 몽룡이 더욱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마셔라 부어라 하는 1차가 끝나고 2차 장소가 결정 나기 전까지 가온은 그저 즐겁게 놀았다. 승후도 가온의 옆에서 안주를 집어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랬다. 그들은 정말 한티의 걱정 없이 즐겁게 놀았다.

  그들의 팀장이 몽룡이라는 것을 그들은 잠시 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허허...”

 

  승후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날렸다.

 

  “여기가 서비스 많이 준다더라.”

 

  “어떻게?”

 

  “뭐가?”

 

  가온은 다급하게 물었다.

 

  “여기 어떻게 알았어요?”

 

  “아, 그거?”

 

  가온의 물음에 회장이 자랑하듯이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보여주면서 말했다. 그건 몽룡이 만들어서 유포한 ‘치킨 런’ 어플이었다.

 

  “잡심부름을 해주기도하고 모임장소 같은 것도 예약 대행해주고 그런데 인데 이번에 이벤트해서 여기 노래방 예약하면 30%할인 해준다고 해서.”

 

  가온과 승후는 넋이 나간 듯 노래방 간판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으아~ 이몽룡!!!!’이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런 둘의 헤븐워치가 짧게 알림음을 뱉어냈다.

 

  [노래방에서 잘 놀다와~]

 

  세상에 신이 있다면 제일먼저 제발 이몽룡을 제거해달라고 빌고 싶다는 생각이 둘의 머리에 차올랐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혹부리 노래방’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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