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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조동길
작가 : 서현
작품등록일 : 2016.4.7

삼도천의 개구신 조동길의 어린시절 이야기입니다.

 
조동길 2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작성일 : 16-04-07 12:01     조회 : 628     추천 : 0     분량 : 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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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 아닌데.’

 겁내는 게 아니다. 만만치 않다는 거다. 싸움에서 덩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일단 덩치가 크면 맷집이 좋다. 무협소설에서처럼 혈도라는 것을 알면 콕 찍어 버리면 될 텐데 불행이도 모른다. 만약 녀석이 재수생이고 이놈들과 한 패거리면 고생 좀 해야 할 것 같다.

 나를 보는 녀석의 눈에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저 정도 덩치면 자신이 있을 만도 했다.

 “니도 재수생이가?”

 나의 물음에 녀석이 고개를 흔든다.

 “그럼 뭐고? 와 왔는데?”

 “오.....오.....줌 누러.”

 겁 먹은게 아니다. 녀석을 원래 말을 더듬는 것 같았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장실에 변을 보러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녀석의 덩치만 보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 내가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라 녀석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래 눠라.”

 큰 덩치에 맞지 않게 쭈뼛거리며 소변을 보는 녀석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근데 지금은 웃을 때가 아니다. 나를 이곳으로 불러들인 재수생들에게 마지막 한방을 줘야 한다. 다시는 까불지 못하게 만들어 놓아야 학교생활이 편안하다.

 딩동댕동!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린다. 재수생 녀석들에게는 행운의 종소리였다.

 

 *

 

 한 달이 지났다. 그 날 이후로 재수생 녀석들이 찾아오는 일은 없었고 학교생활은 편안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편안함이 유지되기 힘들 것 같다.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 담임이 성적이 떨어진 녀석들을 일일이 불러내 떨어진 성적만큼 따귀를 때리는 것이었다.

 “조동길”

 담임이 나를 부른다. 국어과목을 가르치는 우리 담임은 인간시장의 저자인 김홍신 작가와 똑 같이 생겼다. 키도 얼굴도 휜 머리도 비슷하다. 그런데 확실히 다른 게 하나 있다. 무지막지하게 폭력적이라는 것이다.

 월남전 참전 용사라는 소문이 있는데 저 키에 월남전에 갔으면 베트콩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어떻게 살아 돌아 왔는지 의문스럽다. 사전 설명으로 예측하겠지만 닉네임 베트콩이다.

 “예.”

 대답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담임이 손가락을 까닥거린다.

 “이리 나와라.”

 몇 대나 맞을까? 조금 전 성적이 15등 떨어 졌다는 길호는 따귀 다섯대를 맞았다. 그럼 나는? 물론 떨어진 성적만큼 맞을 것이다.

 “동길이 니는 우리 반 17등으로 들어왔다. 알고 있나?”

 “몰랐심더.”

 진짜 몰랐다. 아니 가르쳐 준적도 없으니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 그건 몰라도 된다. 중요한건 이번 시험 성적이니까. 니 이번에 몇 등한 줄 아나?”

 “모르는데요.”

 “진짜 모르나?”

 느낌이 서늘하다. 그냥 몇 등인지 말하면 될 것인데 자꾸만 묻는다. 절대 좋은 성적이 나올 수는 없다. 원인은 우리 반 최고의 골통인 청섭이와의 자장면 내기 때문이었다. 누가 빨리 시험을 치고 나가냐가 내기였고 지는 사람이 자장면을 사기로 했다. 승부라면 절대 질 수 없는 나는 OMR 카드를 받자마자 자를 대고 그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은 지 1분도 되지 않아 밖으로 나갔으니 승리는 나의 것이었다. 그 날 청섭이에게 얻어먹은 자장면이 지금 이 순간 화가 되어 돌아오고 있었다.

 “52등이네.”

 52등. 놀라운 성적이다. 우리 반에 축구부가 2명이나 있다. 사실상 꼴찌는 축구부2명을 제외한 50등이다. 그런데 그 축구부를 제쳐 버리는 저력을 보였으니 담임의 눈빛이 저럴 만도 했다.

 “동길아.”

 “예.”

 “OMR 카드에 자대고 쫘악 그었제?”

 사실이다. 문제는 담임이 알고 있다는 것. 즉 OMR카드 까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네. 살짝.”

 그냥 대답하기 민망해서 ‘살짝’ 이라는 말을 붙였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

 “반항이제?”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는 반항 맞다. 몇 대 맞을래?”

 한 대만 맞겠다고 말 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뇌가 그리 해서는 안 된다고 말렸다.

 “니가 원하는 대로 때려 주께. 말 해봐라.”

 속으면 안 된다. 이런 유인 작전에 걸려들었다가 잘못을 모른다고 뒤지게 맞는 수가 있다. 이럴 때는 그저 입 다물고 있는 게 최상의 방책이다.

 “그냥 세지 말고 맞자. 샘이 팔 아프면 그만 때리께.”

 담임이 시계를 푼다. 왼쪽 손목에 있는 시계를 풀어 놓는 것의 의미는 한가지다. 양손 다 쓰겠다는 것이다.

 ‘젓됐다.’

 몽둥이로 맞으면 차라리 낫다. 그냥 아프면 된다. 그런데 따귀는 다르다. 육체적 고통보다 자존심이 무척 상하는 일이다.

 “어금니 깨물어래이. 이빨 나간다.”

 말 안 해도 깨물려고 했다. 입 벌리고 맞다가는 피 터지는 수가 있으니까.

 짝!

 별이 번쩍한다. 스냅을 이용한 따귀 때리기다. 이건 따귀를 전문적으로 때려 본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기술이며 파워다.

 키 작다고 만만히 생각했더니 완전 잘못된 판단이었다.

 정확히 일곱방. 강력한 오른손으로 네방. 조금 약한 왼손으로 세방.

 52등에서 17등을 빼면 35가 나온다. 그러니 정확히 일곱방. 모두에게 공평한 담임임은 분명했다. 배구선수의 스파이크 같은 따귀 때리기를 선보인 담임이 시계를 채우면서 말했다.

 “동길이는 다음에는 맞을 일 없겠네.”

 담임의 말이 맞다. 52등 아래는 없으니까. 더 이상 떨어질 성적이 없으니 맞을 일도 없다.

 “맞제?”

 이럴 때가 가장 애매하다. 대답을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대답을 하지 않으면 담임 말을 업신여기는 것이 되고 대답을 하는 순간 반항으로 간주 될 수도 있다.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해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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