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세번째이야기(기폭제)
작성일 : 17-04-12 01:58     조회 : 429     추천 : 0     분량 : 252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니 이미 친지들이 와있었고 어머니는 거의 실신해 있었다.

 

  나는 목례로 인사를 드리며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 섰다.

 

  아버지가 환히 웃고 계셨다.

 

  나는 절을 두 번 올리고는 식장을 빠져 나왔다.

 

  뒤이어 동생이 상주완장을 건네러 따라왔다.

 

  나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아부지 어젯밤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지금 몇 번을 깼다가 쓰러지셨는지도 모르겠고... 수의 좋은 걸로 입혀서 입관까지 하셨다... 오늘 아침에 반고개가서 무침회랑 제사음식 이것저것 사왔으니까 이제 히야가 맏상제 노릇 좀 하고 서라. 뒤에서 다른 사람들 수군거리는 거 더는 못 듣겠다. 내 먼저 드갈 테니까 금방 드러온내이.”

 

  다시 들어가는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 모금 내뱉었다.

 

  사실 어제 전화만 받았더라도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지만 어제의 행동에 대해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당장 강성보로 달려가 범인을 잡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아버지 살아생전의 모습만 떠올리면 범인 색출의 욕망이 가득 들끓었다.

 

  그러나 내게도 도리란 게 있었다.

 

  사실 동생이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또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장남이 할 일과 차남이 할 일은 친지 어르신들 사이에 분명 존재했다.

 

  그런 허례의식 따위 좋아하지 않아 명절에도 핑계대고 올라가지도 않았지만 이런 자리에서는 피할 수 없어 보여 주어야했다.

 

  장례식장으로 다시 들어가니 어르신들이 위로의 인사를 한마디씩 건넸다.

 

  나 역시 제법 진지하게 상주로서 자리에 섰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진다고 했다.

 

  장례 첫날인 오늘은 가까이 사시던 분들과 가까운 친지 분들이 찾아주셨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달이 떠올랐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동반사적으로 곡을 하던 참에 어느 노인 한분이 들어왔다.

 

  그 노인은 분향소로 들어오지도 않고 곧장 식당으로 지나쳐갔다.

 

  나는 곡소리도 멈추고는 그를 뒤 쫒았다.

 

  노인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더니 그대로 앉았다.

 

  “할배가 여긴 어떻게 알고...?”

 

  나는 떨리는 음성으로 조심스레 물었다.

 

  “클클클 내가 죽음에 관해 모르는 게 어딨겠나. 대의적으로는 영혼을 인도하러 왔다고 생각하게나. 클클클”

 

  노인이 호방하게 웃었지만 내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눈에서는 빛이 났다.

 

  “아니지. 할배는 내게 제물을 요구하러 온 거잖아. 그렇지 않아?”

 

  노인은 아까 전보다 더 크게 웃었지만 식장이 시끌벅적해서인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이거이거 이제야 좀 쓸만해졌구만 그려 클클클 그래 맞았어 제물이 필요해서 왔지”

 

  노인의 그 대답에 내 표정에 화색이 돋았다.

 

  “그래서 제물은?”

 

  “닭! 날개를 힘차게 파닥이는 장닭!”

 

  “바로 준비할 수 있어”

 

  나는 그 길로 식장을 나섰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동생이 팔을 잡았다.

 

  “뭔데 히야 어데갈라 카는데?”

 

  “12시 전에 돌아올게 급한 일이 있다. 니가 좀 서있어라. 참 차키도 주고”

 

  동생은 황당해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내가 주머니에서 차키를 빼가자 그제야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나는 가볍게 무시하고 장례식장을 벗어났다.

 

  오직 복수심에 불타올라 다른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노인의 말은 내 마음속 깊이 파묻혀있던 도화선에 불을 지폈고 멈출 수 없는 기폭제가 터진 것이다.

 

  곧장 칠성시장으로 가서 튼실한 장닭을 한 마리 꺼내어 김광석 거리로 향했다.

 

  화장실에 도착한 나는 주저 없이 송곳을 찔러 넣었다.

 

  닭이 푸드덕 거리며 마구 날뛰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또 하나의 거울조각을 보았다.

 

  검은 양복바지가 비춰졌고 나는 설레기 시작했다.

 

  점점 그 녀석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이었다.

 

  내가 강정보를 제대로 찾으러 돌아다니지 않았던 탓인지 장소는 같이 표기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장례를 치르면서 찾으러 다니기는 무리였다.

 

  이제 3일만 더 지나면 그녀석의 얼굴이 들어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노인은 장례식장으로 제물을 요구하러 왔고 나는 도둑고양이를 제물로 바치고 또 두류공원에서 강아지를 훔쳐다가 제물로 바쳤다.

 

  거울은 오직 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보였다.

 

  흰 셔츠에 까만 넥타이까지 열렸을 때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복장은 그리고 지금까지를 생각한다면 단 한명 밖에는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클클클 이제 다섯 조각을 다 열었으니 누군지 알겠나? 앞으로 한번만 더 제물을 바친다면 확실해지겠지만 클클클”

 

  “이미 의미는 없지만 제물은 바치고 싶네요. 마지막 제물은 뭡니까?”

 

  “클클클 사람! 마지막 제물은 사람이네. 어때 할 수 있겠나?”

 

  이미 눈이 뒤집힌 나는 씨익 웃었다.

 

  이미 제물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었지만 바라던 바였다.

 

  그리고 이번엔 장소가 떴는데 그건 바로 이곳이었다.

 

  나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웃음이 멈춰지지가 않았다.

 

  장례를 마치고 아버지를 공동묘지에 묻는 순간까지도 나는 입 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장례의 모든 순서를 마치고 친지들과 중국요리로 식사를 하는 가운데서도 나는 동생만을 응시했다.

 

  입가에 시뻘겋게 야끼우동 소스를 묻혀가면서도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켜보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3 사신 - 네번째 이야기(좋아요) 2018 / 12 / 31 304 0 1320   
32 사신 - 네번째 이야기(붉은꽃) 2018 / 12 / 31 323 0 3252   
31 사신 - 네번째 이야기(유명인) 2018 / 12 / 31 340 0 3539   
30 사신 - 네번째 이야기(사생팬) 2018 / 12 / 31 322 0 2417   
29 사신 - 네번째 이야기(SNS스타) 2018 / 12 / 31 339 0 1196   
28 사신 - 세번째이야기(거울) 2017 / 4 / 12 428 0 1568   
27 사신 - 세번째이야기(기폭제) 2017 / 4 / 12 430 0 2526   
26 사신 - 세번째 이야기(넥타이) 2017 / 4 / 12 445 0 2300   
25 사신 - 세번째 이야기(송곳) 2017 / 3 / 12 476 0 5132   
24 사신 - 세번째이야기(제물) 2017 / 3 / 10 563 0 4027   
23 사신 - 세번째이야기(퍼즐) 2017 / 3 / 8 483 0 4011   
22 사신 - 세번째이야기(자맥질) 2017 / 3 / 7 479 0 5017   
21 사신 - 두번째이야기(편지) 2016 / 11 / 2 538 0 4622   
20 사신 - 두번째이야기(양심) 2016 / 10 / 31 475 0 4202   
19 사신 - 두번째이야기(정보) 2016 / 10 / 31 435 0 4267   
18 사신 - 두번째이야기(피래미) 2016 / 10 / 30 503 0 4706   
17 사신 - 두번째이야기(트라우마) 2016 / 10 / 28 608 0 4621   
16 사신 - 두번째이야기(불출) 2016 / 10 / 22 457 0 5953   
15 사신 - 두번째이야기(매미) 2016 / 10 / 21 522 0 6282   
14 사신 - 두번째이야기(진상) 2016 / 10 / 20 488 0 7297   
13 사신 - 두번째이야기(감사) 2016 / 10 / 19 459 0 5758   
12 사신 - 두번째이야기(십자가) 2016 / 10 / 18 453 0 5510   
11 사신 - 두번째이야기(붉은달) 2016 / 10 / 17 426 0 2540   
10 사신 - 첫번째이야기(운명) 2016 / 10 / 16 470 0 3000   
9 사신 - 첫번째이야기(히어로) 2016 / 10 / 15 457 0 5240   
8 사신 - 첫번째이야기(거래) 2016 / 10 / 14 680 0 5781   
7 사신 - 첫번째이야기(실타래) 2016 / 10 / 13 481 0 4369   
6 사신 - 첫번째이야기(죽) 2016 / 10 / 12 479 0 5038   
5 사신 - 첫번째이야기(신기루) 2016 / 10 / 11 484 0 5348   
4 사신 - 첫번째이야기(히로인) 2016 / 10 / 10 484 0 528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내가 나를 죽였
휘닛
잘자남? 못자여!
휘닛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