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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저승 암행어사전
작가 : 휘음
작품등록일 : 2017.4.2

가온은 심부름센터에서 일하는 20세 대학생. 그런데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 변기에 머리가 낀 귀신의 머리를 빼주거나, 망태할아버지의 찢어진 망태자루 수선해주기, 처녀귀신 엉킨머리 풀어주기, 콩콩귀신 머리 스프링 갈아주기... 폼 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을 시작한 거였는 데! 저승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암행어사이야기! <<작가메일 : vento312@naver.com>>

 
1. 제대로 된 일 좀 주세요 (2)
작성일 : 17-04-02 23:39     조회 : 447     추천 : 2     분량 : 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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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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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성장으로 인해 여기저기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는 가운데 남겨진 허름한 골목 한켠 다 쓰러져가는 이층짜리 건물의 2층엔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의 다 찢겨진 허름한 플랜카드가 나풀거리고 있었다. 1층의 구멍가게에선 조용조용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이 골목만이 시간의 흐름이 멈춘 것처럼 그렇게 옛 모습 그대로 있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골목을 깨운 것은 요란한 오토바이 소음이었다. 낡은 스쿠터 한 대가 골목으로 들어서자 골목의 여러 가지가 잠에서 깨어나는 듯 부스럭 거렸다.

 

  “오늘은 학교 몇 시에 가?”

 

  “공강이야.”

 

  가온과 소년, 승후는 스쿠터에서 내리며 기지개를 켰다. 저 꿀꿀한 건물에 들어가자니 더욱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입지 좋은 곳들도 많은데 이런 썩은 건물에서 하루하루 썩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신물이 났다.

 

  “우선 저 플랜카드부터 어떻게 좀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너덜거리는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라고 적혀있는 플랜카드를 바라보며 가온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굳게 닫혀있는 녹슨 철제문을 여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 그냥 집에 가면 안 될까?”

 

  “나도 그 마음은 이해한다만...”

 

  승후는 가온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그 역시도 이 문을 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만가만 문 앞에서 손잡이에 손만 올려놓은 채로 한숨을 두어번 푹푹 내쉬던 가온은 이내 마음을 정했다는 듯이 침을 한 번 삼키고 손잡이를 돌렸다. 아니, 돌리려고 했다. 갑자기 당겨지는 문에 딸려 들어가지만 않았다면.

 

  “우왁!”

 

  “싸랑하는 자기들 어서와~”

 

  가온과 승후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당장이라도 닭이 형님하며 쫓아올 듯이 그들의 살갗은 오톨도톨 닭살이 올랐다.

 

  “고객님이 화장실 물이 정말 잘 내려간다고 연락주셨어~”

 

  “...팀장님, 그 말투 좀 어떻게 안 될까요?”

 

  승후가 굳어있는 가온을 지나치며 말했다.

 

  “안 그럼 가온이가 계속 굳어있을 걸요?”

 

  “재미없게 시리.”

 

  ‘팀장’이라 불린 이는 안경을 추켜올리며 입을 삐죽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서류가 가득한 책상으로 촐랑거리며 다가가더니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런 그의 흥겨운 리듬을 깬 것은 가온이었다. 가온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다음 주에는 쉴 겁니다.”

 

  “뭐? 왜?!”

 

  ‘팀장’은 충격 받은 얼굴로 서류를 이것저것 가온에게 들이밀었다.

 

  “무슨 소리야! 우리를 기다리는 일들이 이렇게나 많은 데! 처녀귀신 옷고름 달아주기, 아기동자 사탕심부름, 자유로 귀신 천연 화장품 만들어주기!!!! 그 밖에도 이러한 일, 저러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팀장이 들이미는 서류를 가만가만 바라보던 가온은 결국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다음 주는 중간고사라고 말 했잖습니까!”

 

  “그랬었나?”

 

  가온의 말에 팀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 가온은 그런 팀장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자신은 저승의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이승의 사람이며 대학생으로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보는 시험에서 F를 받을 수는 없다며 속사포로 쏟아내었다.

 

  “제가 가온이 대신 열심히 할게요.”

 

  가만히 바라보던 승후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자신이 여기서 중재하지 않으면 이 상황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온은 승후의 말에 입을 삐죽였다. 저 팀장이 받아줄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사로써 저승의 일을 한지도 어느덧 만3년. 연차로 4년차였지만 그가 시험을 본다고 해서 봐준 적은 여직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쉬겠노라 이야기 하는 것은 항상 간당간당하던 고등학교 시험에서 모든 애간장이 녹았기 때문에 대학만이라도 편하게 졸업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가온이가 빠지면 이승에서 접수하는 일들은 할 수가 없는 걸?”

 

  맘에 들지 않는 것인지 팀장은 오른 검지를 괜히 책상에 문대며 투덜거렸다.

 

  “쌍둥이들 시키십시오.”

 

  “쌍둥이들은 기물파손을 해서 안 돼. 벌써 보상해준 물건 가격이 얼마인줄 알아?”

 

  가온은 입을 다물었다. 그들이 지금 이승에서 보여 지는 일을 하고 있는 곳은 심부름센터, ‘치킨 런’. 기본적으로 귀들을 상대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승의 사람들이 운영하는 건물이나 기타 장소에 갈 필요가 있었고 그 명분을 위해 이승에서도 직업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건물은 이승의 건물이니 임대료도 역시 이승에 했다.

 

  “방자씨는 어떻습니까?”

 

  현재 ‘치킨 런’에서 이승의 사람은 가온과 쌍둥이를 제외하고 방자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방자는 여기를 지켜야 하잖아.”

 

  “그럼 제대로 된 일을 주십쇼. 시험을 포기하고 하는 일인데 보람찬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온은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안 돼!!! 화장실 귀신 휴지 염색도 해야 한단 말이야!”

 

  “그건 댁이 하시던가!”

 

  승후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또 시작이구나.’라며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이 모습을 본지도 3년이다. 둘은 질리지도 않는 듯이 매번 얼굴을 마주하면 으르렁 거렸다. 승후는 난리통에도 구석에 조용히 앉아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방자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 방자는 이 난리가 익숙한 듯 가만가만 서류를 정리했다.

 

  “당장에 심부름센터 이름부터 바꾸십쇼! 치킨 런이 뭡니까! 치킨 런이! 여기 치킨 집으로 착각하는 사람들 많은 건 아십니까?”

 

  “난 마음에 쏙 드는 데 뭐가!”

 

  승후는 조용조용 방자 옆에 앉아 방자가 처리하는 서류들을 눈으로 훑었다. 모두 잡일거리에 대한 서류였다. 승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이런 잡일은 사양이었다. 암행어사라면 좀 더 괜찮은 일을 할 법 한데 3년간 그런 일을 한 전적이 없었다. 덕분에 바느질, 염색, 보모일, 청소 등등 하찮은 스킬들만 늘었을 뿐이었다.

  그런 왁자지껄한 와중에 갑작스레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방자는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어차피 쓸데없는 일거리라는 생각에 승후는 입을 삐죽였다. 1분여간의 통화를 마친 방자가 가온과 계속해서 말싸움 중인 팀장에게 말했다.

 

  “팀장님, 일거리요.”

 

  “어떤 거야?”

 

  “노래방에서 전등 갈아달라던데요?”

 

  방자의 말에 가온은 울컥 화가 났다. 역시 제대로 된 일이 들어오기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사실을 거듭 깨달은 그는 사무실에서 나가며 말했다.

 

  “어쨌든 저는 안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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