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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세번째이야기(제물)
작성일 : 17-03-10 23:09     조회 : 563     추천 : 0     분량 : 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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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그는 노인이었다.

 

  인상착의는 다를지 몰라도 눈빛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오한의 느낌과 함께 닭살이 돋기 시작했고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지체 없이 차에서 내리면서도 그와의 눈을 떼지 않았다.

 

  그 노인은 나를 향해 씩 웃어 보이더니 거리의 군중 사이로 파묻혔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사거리를 가로질렀다.

 

  다른 차들의 클락션 소리와 욕지거리가 귀에 따갑게 울렸지만 내게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다만 저 노인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이 온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마구 밀치며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에는 김광석과 관련된 벽화가 줄지어 그려져 있었지만 한가롭게 구경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뛰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거리의 끝에 다다라 대백프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전봇대를 부여잡고 허리를 숙여 가쁜 숨을 몰아쉬던 중 누군가의 뜀박질 소리가 들렸고 나는 또다시 소리가 난 골목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

 

  골목은 점점 어두워졌으며 좁아지기까지 했다.

 

  골목의 끝에는 오래된 공중 화장실이 있었다.

 

  ‘이런 곳이 있었던가? 게다가 왜 이렇게 어두워? 낮에도 여기는 사람이 안 드나들겠는데...’

 

  나는 잡생각을 하며 휴대폰으로 라이트를 켰다.

 

  그러자 바로 눈앞에 노인이 서 있었다.

 

  “으악”

 

  나는 놀라서 휴대폰조차 떨어뜨리며 뒤로 나자빠졌다.

 

  “클클클 용케도 따라 왔구먼 그려”

 

  “다 당신 누구야!”

 

  나는 벌벌 떨면서 어둠속으로 물었다.

 

  “자네가 쫒아오지 않았는가? 클클클”

 

  간신히 집어든 휴대폰을 십자가마냥 손에 꼭 쥐고서 어둠을 비추었고 노인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당신 그 자리에 있었지! 내가 봤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클클클 그래 그곳에 분명히 있었지”

 

  “당 당신 뭘 본거야? 바른대로 말해!”

 

  떨리는 가운데서도 나는 단호히 물었다.

 

  “뭘 봤냐고? 나는 그날 쭉 그 자리에 있었지. 클클클”

 

  노인은 모든 질문에 웃음을 빼놓지 않고 답을 했고 나는 점점 소름이 끼쳤다.

 

  “당신이, 당신이 그런 거야?”

 

  “클클클 나처럼 왜소한 노인네가 자네 같은 거구를? 클클클 클클클 나는 사람에게 직접 해를 가하지 않아!”

 

  노인은 마구 웃더니 갑자기 돌변하며 윽박질렀다.

 

  나는 놀라서 잠자코 있었다.

 

  노인은 움츠러든 나를 보더니 다시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클클클 하지만 누가 그랬는지는 알고 있지”

 

  “그게 누굽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존댓말을 쓰게 되었다.

 

  “그냥은 알려줄 수가 없지 클클클”

 

  “제가 뭘 해야 합니까? 뭔가 필요한 게 있으셔서 저를 이곳으로 부른 것 아닙니까?”

 

  나의 질문에 노인은 더욱더 호방하게 웃기 시작했다.

 

  “클클클클클 눈치가 제법 빠르구먼 그려 클클클 내게 제물을 바치면 돼”

 

  “제물이라면 무엇을?”

 

  “우선은 간단하게 금붕어부터 시작하지 클클클”

 

  웃고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뭐하고 섰나? 어서 움직이지 않고 클클클”

 

  그제야 나는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를 뒤로한 채 골목을 나섰다.

 

  ‘노친네가 노망이 났나? 제물이라니... 완전 미친게이한테 현혹 당했네.’

 

  정신 차리기 위해 가로등에 기대어 앉아 담배를 한 대 꺼내어 입에 물었다.

 

  “히야!”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그곳에는 민재가 뛰어 오고 있었다.

 

  “어데 갔었는데! 한참 찾았다 아이가!”

 

  “요 앞에”

 

  “몸은 개안나? 뭐꼬 무슨 땀을 그래 흘리는데”

 

  동생은 나의 몰골을 보더니 달려들어 땀을 닦아 주었다.

 

  그제야 나도 내 상태가 말 같지도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히야가 거서 내리는 바람에 내 완전 식겁한 거 아나?”

 

  “그건 모르겠고 니 일로 와 바라”

 

  나는 다시 휴대폰에 불을 켜고 동생의 손을 이끌어 화장실로 들어갔다.

 

  “뭐고 화장실이가? 억시 오래된 거 같은데... 여는 우예 찾았는데?”

 

  동생이 신기해하며 물었지만 내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 영감재이 어디로 갔지? 나오는 길은 이 골목 밖에 없는데’

 

  나는 필사적으로 화장실을 뒤졌지만 노인에 대한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히야 이 바라 여 화장실에 거울이 다 뿌사져있다. 인자 고마 나가자 소름 돋는다.”

 

  동생은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버렸고 나도 뒤따라 나왔다.

 

  “니 여서 할배 못 봤제?

 

  “술 챘나? 귀퉁배이 주 쌔리주까?”

 

  “댔다 마 여까지 와 준건 고마운데 집에는 먼저 가라. 내는 여서 볼일이 좀 있다.”

 

  동생은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고마 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히야 빙시짓 고마하고 집에 드가가 디비자자 쫌!”

 

  “쫌따 드간다고! 씅내기 전에 먼저 가래이”

 

  “아 진짜 와 그카는데! 내 진짜 가뿐데이”

 

  “그래 쫌 가라고! 가라 안 카나!”

 

  “뗑깡도 억시 심하네”

 

  동생은 투덜대며 골목을 나갔고 나 역시 몸을 돌렸다.

 

  대백프라자에서 금붕어를 한 마리 사오면서도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화장실에 들어서는 순가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클클클 늦었구먼 그려”

 

  나는 커다래진 동공을 보이며 물었다.

 

  “영감님 대체 정체가 뭡니까?”

 

  “클클클 사신이랄까?”

 

  “저보고 그런 시답잖은 말을 믿으라는 겁니까?”

 

  나는 약간 흥분하여 언성을 높였지만 노인은 전혀 동요하지도 않으며 웃어 넘겼다.

 

  “믿어달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걸세. 그건 자네가 판단할 몫이니. 단지 나는 자네의 아비를 데리러 왔다가 그저 자네가 딱해서 도와주고 있을 뿐이라네. 클클클 그래 제물은 가져왔고?”

 

  나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조심스레 대답하였다.

 

  “예.. 뭐 여기 있습니다.”

 

  “클클클 그럼 이제 이것의 목숨을 끊어 주게나”

 

  나는 인상을 확 구겼다.

 

  “이 살아 있는 걸 죽이란 말씀입니까? 저는 그런 짓은 못합니다.”

 

  “해! 어서 제물로 바치란 말이야! 범인을 찾고 싶은 것 아니었나?”

 

  지금껏 장난스럽게 웃고 있던 노인의 얼굴이 일순간 사납게 찌푸려졌다.

 

  강한 어투의 명령조에 마냥 망설이고 있던 나는 금붕어를 꺼내어 금이 간 세면대에 던져놓았다.

 

  금붕어는 고통스럽게 펄떡펄떡 뛰기 시작했다.

 

  나는 끝까지 지켜볼 자신이 없어서 고개를 돌려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기괴스런 표정으로 군침을 흘리며 금붕어를 응시하고 있었다.

 

  점차 펄떡이는 소리가 잦아들더니 마침내 침묵의 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클클클클클 아주 잘했어 이제 여기 이 거울을 잘 보고 있게나.”

 

  노인은 내게 그렇게 일러주고는 세면대로 발을 옮겼다.

 

  나는 다가오는 노인을 지나쳐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은 전신거울처럼 아주 컸으며 또한 6등분이 나있었는데 크기는 제각각 이었다.

 

  사실 거울이라고는 했지만 전혀 비치는 것이 없어서 그저 벽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뭘 보라는 거야?’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개를 돌려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죽은 금붕어의 시체를 게걸스레 뜯어먹고 있었다.

 

  나는 충격적인 장면에 눈을 떼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노인의 행위가 끝나고 몸을 이쪽으로 돌리자 행여나 눈이 마주칠까 두려워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나 있었다.

 

  거울이라고 추정되는 물체의 6등분 된 부분 중 왼쪽의 가장 작은 부분이 거울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그 안에는 사람의 손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붉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동성로]

 

  나는 놀라서 노인에게 물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노인이 입 속에서 뼈 씹는 소리를 소름끼치게 내며 다가와 속삭였다.

 

  “잘 보라고 그게 범인이니까 클클클”

 

  노인의 말에 다시 한 번 거울을 바라보았지만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겨우 손 하나 가지고 무슨 수로 그 넓은 동성로에서 범인을 찾습니까?”

 

  “클클클 그거야 자네 사정이지. 제물에 대한 대가는 이 정도라네”

 

  너무나도 황당했다.

 

  ‘금붕어가 너무 작은가? 남자 손 인거 같은데 맞으려나? 하 전혀 모르겠어.’

 

  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골목을 나왔고 그대로 택시를 탔다.

 

  택시 안에서도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있었다.

 

  택시를 내리자 동생이 다가왔다.

 

  “뭐야 왜 아직 안자고 있었어?”

 

  “어? 아 그게... 그래 히야가 걱정돼서 발이 뻗어지지가 않더라.”

 

  나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침대에 누워서도 노인의 섬뜩한 행위와 거울의 손 모양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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