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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세번째이야기(퍼즐)
작성일 : 17-03-08 01:03     조회 : 486     추천 : 0     분량 : 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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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나는 염소 목소리로 되물었다.

 

  “기억을 못하시나보네. 저번에 담당이어서 혹시나 했는데... 아 수성경찰서 김철민 형사입니다. 병원에 물어보니까. 깨셔서 밖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긴장이 살짝 풀리기는 했지만 그와는 다르게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전화기를 잠시 내리고 급하게 담배를 한 모금 더 피웠다.

 

  사실 형사는 친근한 대상은 아니었다.

 

  더 어렸던 지난 시절에는 한 달에 두 세 번씩 마주하기도 했었다.

 

  그때는 어렵고 피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내가 환자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본능적으로 형사를 거부하고 있었다.

 

  “여보세요?”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다시 전화를 받았다.

 

  “예 밥 먹으러 동생이랑 잠깐 나왔습니다.”

 

  “아 별거는 아니고요. 아버님이랑 장민식씨 경위조사를 할 건데 서로 와주실 수 있습니까?”

 

  “제 제가 술을 좀 마셔서요. 아무런 도움이 못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저절로 입에서 거절과 함께 사과를 해버렸다.

 

  짧은 침묵이 흘렀고 약간의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형사가 말을 했다.

 

  “아... 술을 드셨어요? 환자가 깨자마자?”

 

  “예... 제가 밥 먹을 때는 항상 술을 마셔서요... 죄송합니다.”

 

  또다시 나는 몸을 움츠리며 사과를 했다.

 

  “이게 저희도 일이 많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는 없거든요. 경위서라고 해봤자 길게 쓰고 뭐 오래 걸리는 게 아닙니다. 생각나는 대로만 간단하게 써주시면 되는데... 어차피 오늘 아니면 다음에 또 오셔서 적어야하는데 어떻게 안 되겠어요?”

 

  짜증이 솟구쳤다.

 

  형사는 지금 오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술을 꽤나 마셨기 때문에 둘러대어 미룰 순 있겠지만 반드시 경찰서에 한 번은 들러야 하는 것 이었다.

 

  맨 정신에는 그곳에 들어갈 수 없을 것 이란 생각이 들었고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고 한 모금 더 마셨다.

 

  폐가 혼탁하게 더렵혀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만큼 머리는 개운해졌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가겠습니다.”

 

  “예 그럼 서에서 뵙겠습니다.”

 

  끊어진 전화기를 보며 우두커니 서있었다.

 

  거의 다 피워서 짤막해진 꽁초를 튕겨내고는 나지막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때 동생이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물었다.

 

  “하도 안 오기다 계산했다. 히야 눈데?

 

  “경찰. 지금 오란다.”

 

  동생의 눈동자가 일순간 커졌다.

 

  “진짜? 경찰이? 형 술 좀 많이 마셨잖아?”

 

  “어차피 기억나는 것도 없고 계속 귀찮게 할 거 같아서 그냥 오늘 한 장 써주고 올라고.”

 

  동생은 턱을 매만지며 주변을 왔다 갔다 서성이며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형의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여간 기특해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내 생각에도 지금 가서 조서를 적는 게 낫겠네. 내가 택시를 잡을게”

 

  “너도 가주게? 이열”

 

  “다 당연하지 가족일이잖아... 그보다 히야나 기억 잘해봐. 범인은 잡아야 할 거 아냐”

 

  “그지? 빨리 잡아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이게 마음이 안 내킨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도 조급하지가 않아... 마치 잡으면 안 될 것 같다나 아니지 그 왜 몸이 거부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 아니지 아냐 잡으면 안 되는 게 아니지. 잡아야지. 근데 왜 막 불안하고 그런 거 있잖아. 알지? 그 왜 어차피 경찰이 잡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지만 그... 아무튼 몸이 멜랑꼴리하네... 아 모르겠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내뱉어서 나조차 내가 한 말을 정리하거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기분의 전부였다.

 

  “뭐카노? 술 챘나? 범인을 왜 안 잡아? 히야랑 아부지가 이래 됐는데. 만약 형이 안 잡아도 내가 잡을 기다. 내는 맹세하고 반드시 금마 잡아서 죗값을 단단히 치르게 해줄 기다.”

 

  동생은 당사자인 나보다 더 열의를 띄고 있었고 그런 동생이 나는 대견하고 뿌듯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야 내 지금 많이 취한 거 티 나나? 내 지금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우야노...”

 

  “개안타 그냥 아까 맨치로만 적어라. 그 정도면 충분하다. 괜히 억지로 짜내지 말고... 내가 뒤에 있을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고. 형사 앞에서만 정신 단디 차리라. 빙시처럼 떨지 말고”

 

  “하... 아따. 근데 니가 내였어도 이래 의연 했나?”

 

  “은지. 내가 쓸 거 아니잖아. 헤헤헤”

 

  동생이 웃었고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다시 나를 누르기 시작했다.

 

  “잠만 절로 가서 담배 한 대만 더 피고 드가자”

 

  “아 히야가 얼라가? 기냥 퍼뜩 끝내자”

 

  동생은 나의 팔을 끌어 당겼고 나는 하릴없이 동생의 그림자를 밟았다.

 

  “무슨 일로 오셨죠?”

 

  경찰분이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그 사건경위서 쓰러 왔는데요.”

 

  “성함이”

 

  “장민식이요”

 

  “장민식씨... 2층에 형사과로 가시면 됩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제복에 김철민 이라고 적힌 형사가 맞아주었다.

 

  “민식씨? 이야 덩치가 좋으시네. 머리는 좀 괜찮으시고? 허허허”

 

  나는 가볍게 목례로만 인사하며 형사 앞에 앉았다.

 

  “조사 받는 게 아니고 간단하게 조서만 쓰고 보내드릴 테니까 긴장하지 마요.”

 

  형사는 이름부터 사건 당일 있었던 일까지 형식적인 부분에 대해서 물어봤고 나는 짧지만 생각나는 선에서만 대답했다.

 

  “근처에 아무도 없었단 말이죠?”

 

  “잠 잠시만요...”

 

  이 질문은 분명 동생에게도 받았던 질문이었다.

 

  분명 그때도 무언가가 생각나려고 했었던 느낌이 있었다.

 

  그때 온몸에 전율이 돋으며 머릿속 퍼즐 한 조각이 맞추어졌다.

 

  “있었어요! 분명히 있었어요!”

 

  그 말에 뒤에 앉아있던 동생이 벌떡 일어서서 다가오며 물었다.

 

  “누구야! 아까는 없었다고 했잖아!”

 

  “노인! 웬 할아버지가 거기 있었어!”

 

  “할아버지요? 혹시 몇 살쯤 되어 보였죠?”

 

  “그건 모르겠어요... 그냥 늙어보였는데...”

 

  “인상착의는 기억나나요?”

 

  “아니요. 그것도 잘...”

 

  형사는 바삐 몇 가지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뭐 이정도로 범인을 잡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단서는 될 것 같네요. 그럼 지문감식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지문감식이요?”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동생이 황급히 물었다.

 

  “몰랐어요? 아버님 옆에 피가 잔뜩 묻은 벽돌이 두 동강난 게 있었거든요. 혈흔검사와 지문감식을 요청해 놓았으니 결과만 나오면 수사에도 빠른 진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거 정말 잘됐네요. 감식결과만 나오면 범인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겁니까?”

 

  이번엔 내가 끼어들어 물었다.

 

  “지문만 제대로 나온다면 그렇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실 벽돌표면이 매끄러운 것이 아니어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생은 온몸에 힘이 빠지는지 다시 자리로 뒷걸음 걸으며 풀썩 주저앉았다.

 

  나 역시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드는 건 마찬가지였다.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습관적으로 담배를 한 대 물었다.

 

  “나도 한 까치 만 줘”

 

  동생과 서로 아무 말 없이 한 대를 다 피웠다.

 

  그렇지만 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나 역시 속이 쓰린 건 마찬가지였으므로...

 

  “어디로 갈 건데? 병원? 아니면 집?”

 

  “집으로 가자... 니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

 

  택시를 타자 기사님이 밝게 맞아주었다.

 

  “어디가십니까?”

 

  “일단 달구벌대로 쭉 타주세요.”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택시는 세 남자를 실고 조용히 움직였다.

 

  차를 타자 갑작스레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차가 막히기도 했고 술을 많이 마셨던 탓도 있지만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던 탓이 커보였다.

 

  “민재야 토할 것 같다.”

 

  “민식이 히야 속이 미식거린다고?”

 

  “장난까지 말고 진짜다”

 

  “근데 여기 세울 데도 없다. 쪼매만 참아라. 저기 신천이라도 보고 있어라.”

 

  나는 친환경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한 신천을 바라보며 문득 옛 생각을 떠올렸다.

 

  ‘신천 따라 걸으며 데이트도 많이 했었는데... 또 여기 수성교만 지나면 김광석 거리도 자주 거닐었고...’

 

  택시는 나의 기억에 맞추어 천천히 이동하였고 김광석 거리 앞에서 신호에 멈춰 정차하였다.

 

  나는 거리 입구에 놓인 동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심결에 나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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