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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국은 우리를 죽였다
작가 : 투명치즈
작품등록일 : 2017.2.13

우리들의 행복을 위하여 꼭 희생당해야만 하는 누군가들을 위한 이야기. 천국으로 들어가 그들의 행복을 위해 목숨을 받쳐야 하는 소녀와, 그 소녀를 막으려는 청년의 이야기.

"잘 들어요 로빈. 나를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져야 해요."

몽환적인 미스테리 판타지 로맨스, 천국은 우리를 죽였다.

작가 이메일: anggimojji99@naver.com

 
1. 행복 (1)
작성일 : 17-02-13 15:51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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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

 

 

  “다녀올게요, 엄마.”

  “잘 다녀오렴. 꼭 끝나면 돌아와야 해.”

 

  엄마는 항상 불안에 떨고 계신다. 나는 엄마가 불안해하는 게 보기 싫다. 하지만 이것 또한 내 임무이기 때문에 함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엄마는 나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나는 엄마의 말에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얼굴에 웃음기를 품으며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나와 닮은 엄마의 푸른 눈동자는 매일, 자신의 본래의 색을 잃어가는 듯 했다. 엄마의 흰 머리 조차도. 나는 엄마가 행복하길 바라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행복을 위해서 단 한순간을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해당하지 않는다. 나는 거리를 걸으며 주위를 관찰한다. 조그만 인형을 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부모님의 손을 잡고 웃는 아이들, 거리 장터에서 웃음을 유지하며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자신의 친구들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데이트 하는 사람들. 그들은 얼굴에서 웃음꽃을 피워낸다.

 

  “데니! 많이 기다렸어?”

 

  소피아도 나와 같은 소녀다. 그녀와 나는 천국으로 가기 위한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녀의 또렷하고 맑은 목소리가 내 귀 주위를 맴돌고, 나는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향해 웃는다.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좋아한다. 아주 순수하고 깨끗한 초록빛이 도는 에메랄드 눈동자다. 그녀의 머리색 또한 가끔 내가 감탄하게 만들 정도로 예쁘다. 그녀가 나에게 질문하자, 나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고 그녀를 달래듯 말하면서 같이 학교로 들어갔다.

 

  우리 학교에 모이는 전교생은 20명도 되지 않는다. 모두 나와 같은 또래의 소녀들이다. 이 극소수인 아이들과 같이 친하게 지내져 볼만도 한데 그것은 쉽지 않다. 내가 친화력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녀들은 소피아처럼 마냥 순수하고 밝지 않다. 아마 이곳의 대부분은 천국의 왕자님이라는 헛된 소문에 홀려 들어온 때 묻은 소녀들일 것이다.

 

  소피아와 나는 스스로 오겠다고 결심하지 않았던 소녀들이다. 이 학교는 10년마다 한 번씩 자신들의 학교에 나오라는 초대장을 받는다. 이 학교는 보통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와 다른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통 일반 학교처럼 교과서로 무엇을 배우는 것이 아닌, 그것들과 엄청 거리가 먼 것을 배운다.

 

  나와 소피아를 제외한 아이들은 각양각색. 그 중에서도 돈이 많은 집에서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소피아는 이 학교의 초대장을 받게 되었을 때, 그녀의 부모님과 형제들이 그녀를 껴안으며 울었다고 한다. 자신들을 떠나야 하는 소녀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엄마는 매일 밤 흐느꼈다.

 

  10년마다 한 소녀가 천국으로 간다. 천국의 왕자님을 믿고서. 정말로 어리석지 않은가. 하지만 그들의 가족은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소피아와 나는 항상 ‘그들은 가끔 보면 영혼이 없는 존재 같다’ 는 것을 느꼈다. 말투와 행동, 심지어 손짓까지 영혼 없이 행동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그렇게 중요할 정도로 신경 쓰게 만들지는 않았다.

 

  이곳의 수업은 두 시간만 한다. 매일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를 지겹게 만든다. 이곳으로 온 것 때문에 나는 교복을 입으며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 하는 것이 소원 이였건만, 이 학교로 인해 내 소원은 와장창 무너져버렸다. 그래서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하지만 앞서 말 한 것들과는 달리, 학교의 분위기는 대체로 밝다. 햇빛이 잘 들어올 만한 큰 유리창문도 많다. 그리고 이 학교는 쓸데없이 컸다. 우리의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으신다. 검은 면사포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그녀의 성별을 감출 수 없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은 우리에게 달콤한 사탕을 주신다. 그것을 먹은 아이들은 황홀하다는 얼굴을 하며 웃음을 지었다. 나와 소피아는 그 사탕을 싫어한다. 그래서 서로 눈을 마주하며 주머니에 사탕을 넣어버린다. 그녀와 내가 마음이 맞는 이유 중 하나.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이렇게 주머니에 넣어두면 다른 사람들에게 건넬 수도 있지만 그 것은 이상하게도 내키지 않는다. 나는 이 사탕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수업이 끝났다며 교실을 나간다.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선생님을 향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자신들의 짐을 들고 교실을 나온다. 이곳의 복도도 쓸데없이 길었다.

 

  “매일 같은 말, 같은 사탕, 같은 사람만 듣고 보니까……. 으, 별로 좋지 않아. 도대체 우리는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

 

  소피아는 투덜거리며 자신의 양 갈래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영원히? 나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그녀는 그런 농담 하지 말라며 장난스럽게 웃고는 나를 살짝 밀쳐낸다. 나도 그녀의 행동에 덩달아 웃으며 그녀와 장난친다. 나와 그녀는 집이 가까워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있잖아 데니. 내가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오늘 바다에서 떠난 남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래. 거기에 우리 오빠도 돌아 올 거야.”

 

  그녀는 무척 들떠보였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록 오늘 그들이 돌아온다는 것은 처음 알았지만, 나의 아버지도 돌아오는 날 이였기 때문에 나 또한 저절로 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 마을은 일 년에 다섯 번, 마을에 있는 가정들마다 한 명 이상 남자들이 바닷가로 나가서 사냥을 하고 온다. 그렇게 되면 다가오는 겨울에도 비상식량을 만들어 놓을 수 있고, 우리가 흔히 늘 말하는 행복한 나날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끔 살아 돌아오지 못 하는 사람도 몇몇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올 때면 우리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그들을 마중하러 단체로 나간다. 서로에게 입을 맞추거나, 껴안거나, 짐을 조금 덜어준다거나. 우리는 그렇게 가족을 반가워하고, 또 몇 달 뒤에 그들을 떠나보낸다. 그럴 때마다 걱정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오늘날처럼 그들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럼 나중에 선착장에서 봐!”

  “응. 그때 봐.”

 

  소피아는 나에게 손을 흔들며 여전히 맑은 목소리로 나의 이름을 부르고 집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우리 집이 보일 것이다. 나는 들뜬 마음을 안고 집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엄마는 아침보다 조금 밝아진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엄마. 다녀왔어요.”

  “그래 아가, 어서 오렴. 그리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아빠를 마중하러 가자꾸나.”

  “네...!”

 

  나는 서둘러 내 방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내 방을 정리해 주신건지 깨끗해져있다. 나는 옷장을 열어 푸른색 원피스를 꺼내어 입고는 전신거울 쪽으로 뛰어가 내 모습을 단정하게 했다. 눈은 엄마를 닮아 푸르렀고 머리색은 아빠의 금발을 닮았다. 나는 어깨를 넘어서 가슴 위로 올라온 머리를 뒤로 넘겨 예쁘게 땋았다. 그리고 앞으로 튀어나온 잔머리들을 살짝 정리해 준 다음, 나머지 튀어나온 머리는 실 핀으로 고정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뿌우- 하며 배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신나서 방으로 나왔고, 엄마 또한 예쁘게 하고 나온 뒤에 나를 발견하시고 손을 잡아주신다. 그리고 나가자는 눈빛을 보내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엄마를 뒤로 하고 선착장으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소피아도 만나서 같이 손을 잡고 그쪽으로 뛰어갔다.

 

  “아빠다...!”

  “오빠야...!”

 

  나와 소피아는 동시에 외치다 시피 큰소리로 우리 서로 기다렸던 사람들을 가리키고는 마주보며 키득거리고 뛰어갔다. 아빠는 날 발견하셨는지 달려오는 나에게 웃음을 지으시며 팔을 벌린다. 나는 벅찬 마음을 끌어안고 아빠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아빠는 늘 그랬듯 나를 껴안은 채 단단한 팔로 나를 들어 안아 한 바퀴 빙 돌아주셨다.

 

  “데니. 내 아가. 잘 있었느냐?”

  “네. 아빠. 엄청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아빠와 인사를 나누니 엄마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고, 아빠와 엄마는 짧은 입맞춤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피아는 얼굴에 상처가 난 채로 돌아온 오빠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서로 대화하다가 다시 껴안고 대화한다. 나는 그런 그들을 보며 다시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는 아빠의 손을 잡고 엄마와 같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아빠를 불렀다.

 

  “아빠! 돌아가요!”

 

  하지만 아빠는 내게 기다리라고 하셨다. 나와 엄마는 궁금한 얼굴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다가 앞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낯선 청년이 보여서 그를 계속 주시했다. 곧 그는 우리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고, 아빠는 그 청년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큰 소리로 시원하게 웃으셨다.

 

  “우리가 여행하다가 만난 젊은이야. 꽤 괜찮은 녀석이더군. 갈 곳도 없다기에 우리의 마을에서 와서 살라고 했어. 웃어른에게는 내가 가서 같이 말 해 줄 거다. 어이, 로빈. 인사해라. 이쪽은 내 하나뿐인 딸, 열여덟, 데니 카톤. 저쪽은 내 아내 죠나 카톤 이다.”

 

  순간, 나는 그 청년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살짝 붉은 끼가 감도는 주황빛 눈동자를 했고, 키는 엄청 컸으며 피부 톤도 하얗고, 옷은 아빠와 같이 조금 더러워졌지만 머리칼만큼은 새하얀 색이였다. 비록 갈색의 모자를 썼지만, 젊은 청년이 저런 머리색을 하고 있으니 정말 신기했다. 나는 호기심에 그를 조금 더 관찰하려 했다. 그는 모자를 벗으며 나와 엄마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로빈 엘리슨입니다. 올해로 스무 살이에요.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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