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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2
작성일 : 17-01-24 19:52     조회 : 396     추천 : 0     분량 : 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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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이거 거물과 만났군. 거 참 재밌는 날이야. 자네랑은 있다가 같이 한잔 하고 싶구만.”

 

 그러면서 그는 앉은 자세를 바꿨다.

 

 “드워프랑은 악감정 없어. 할록웰의 교수는 아까 약속한대로고, 이름 붙이는 자라면 손님이 아니어도 잔을 나눌만 하지.”

 

 아르무스는 한 박자 쉬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거기 있는 인간은 믿을 수 없겠어. 세상에 어떤 후레자식이 낳아준 어머니를 그딴 식으로 말해? 거기다…….”

 

 그가 손을 내밀자 아까 리코의 칼을 뺐었던 수인이 다가가 리코의 칼을 건넸다.

 

 “그 저주받을 문장은 없지만, 똑같이 생긴 칼이야. 이봐, 리코라고 했지? 이걸 얼마나 다룰 줄 아나?”

 

 리코는 스승의 말을 떠올렸다. ‘넷에서 여섯의 적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다.’

 

 “셋까지는.”

 

 명백한 도발이었다. 아르무스는 기가 찬 듯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실소했다. 그가 손을 내젓자 수인들이 천천히 뒤로 물러나면서 공간이 생겼다. 그리고 다른 일행들을 뒤로 끌고 갔다.

 

 “네 말대로 내 전사들을 상대할 수 있다면 살려서 보내주마.”

 

 아르무스는 칼을 리코의 발치에 내던졌다. 리코는 머리를 좌우로 꺾으며 몸을 풀고는 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칼집이 메여있는 벨트를 풀어 한쪽 구석에 던졌다. 어차피 여기서 지면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물건이었다.

 

 “누가 하겠나?”

 

 그러자 몇몇 수인들이 앞으로 나섰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아까 리코의 칼을 보고 화를 냈던 그자였다. 그가 맨 앞에 서자 다른 수인들이 뒤로 물러났다.

 

 “롬, 자네로군.”

 

 아르무스의 목소리에는 신뢰감이 묻어났다.

 

 롬은 조용히 양손에 칼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것은 길이가 롱소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폭이 넓고 약간 굽어있어 치거나 베기 좋아보였다. 손잡이는 한손용답게 짧았는데, 끝이 앞으로 굽어있어 휘두를 때 손에서 빠져나가지 않게 되어있었다.

 

 리코는 롬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나이가 들었는지, 털이 희끗희끗했고, 코끝의 윤기도 다른 수인들만 못했다. 하지만 군살 없는 탄탄한 몸은 젊은이들 못지않은 힘이 느껴졌다.

 

 리코는 특히 그의 손과 팔뚝을 유심히 관찰했다. 경험상 칼잡이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칼을 앞으로 크게 뻗고 먼 거리 싸움을 좋아하는 부류였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팔뚝이 굵었다. 칼을 멈추려고 팔 힘을 쓰기 때문이었다. 다른 하나는 중, 근거리 싸움을 좋아하는 부류였다. 그들은 전신을 유기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팔이 가늘고 어깨도 좁았다. 롬은 리코와 마찬가지로 후자에 속해 있었다.

 

 롬은 리코 앞에 서더니 무어라 말했다. 리코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에테라 쪽을 돌아보았다. 에테라가 멀찍이서 외쳤다.

 

 “몇 살이냐는데?”

 

 리코는 입을 열다가 말고는 칼을 옆구리에 끼워둔 채 양 손가락을 쫙 펼쳤다. 그리고 다시 오므렸다 아홉 개를 펼쳤다. 롬은 그걸 보고 코로 숨을 깊이 내쉬었다.

 

 “원한은 없다.”

 

 그건 경계 안쪽의 말이었다. 인간들은 문명어라 하고, 경계 너머에서는 그걸 인간말이라 했다. 리코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칼을 쥐며 자세를 잡았다.

 

 두 사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수싸움이 시작되었다. 리코는 위로 높이 칼을 들고 있었고, 롬은 오른쪽 칼은 오른쪽 어깨에, 왼쪽 칼은 오른쪽 허리춤에 가져다댔다. 리코는 오른쪽 사선으로 빠지며 상대의 선공을 유도했지만, 롬은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까다로운 상대였다. 리코가 어느 방향에서 공격하든 롬은 그 칼을 막고 다른 손으로 공격할 것이다. 이럴 땐 한쪽 공격을 유도해 그 빈틈을 노려야 했지만, 상대가 속질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양손에 비슷한 길이의 칼을 든 상대는 처음이었다. 사이드소드라고 하는 요즘 유행하는 긴 한손검과 단검의 조합이나, 칼과 버클러를 든 사람을 상대해본 적은 있었지만 지금 이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 상대는 대개 왼손에 든 단검이나 버클러를 방어용으로 사용했고, 때문에 그쪽 손을 앞으로 쭉 뻗고 있었다. 물론 가까이 붙어 레슬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그런 무기들도 큰 위협이 되었지만, 먼 거리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중간 길이의 칼 두 자루는 먼 거리 싸움에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리코는 양손에 각각 다른 걸 드는 사람을 상대할 때 대개 그러는 것처럼, 두 무기 사이를 노리려 했다. 칼끝을 아래로 내리고 앞으로 쭉 뻗자 상체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검술에서 ‘바보’라고 부르는 자세였다. 하지만 이것은 보기에만 바보일 뿐, 사실은 바로 밑에서 뒷날이 올라와 상대를 베어버리는 자세였다. 롬은 리코의 자세를 보더니 잠깐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오히려 거리를 조금씩 좁히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지 멍청아.’

 

 리코는 자신을 욕했다. 밑에서 들어 올리는 칼에 힘이 많이 실릴 리 없었다. 롬 정도의 수준이라면 왼손에 든 칼로 그걸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리코가 칼을 들어 올려 자세를 바꾸자 롬은 다시 뒤로 물러났다.

 

 리코는 다시 칼끝을 위로 향하게 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의 두 손이 머리 위가 아니라 어깨 높이에 있었다. 높이에 상관없이 칼끝을 위로 향하게 들어 올리는 자세를 ‘위쪽’ 혹은 ‘지붕’이라고 부르지만, 손의 위치에 따라 그 쓰임새는 달랐다. 지금 정도의 높이에서는 상대 손이나 팔을 노리고 칼을 가볍게 휘두르기 좋았다. 그 자세에서 리코는 좌우로 몸을 돌리고, 칼을 까딱까딱 거렸다. 상대를 현혹시키려는 움직임이었다. 롬은 여전히 산처럼 대지를 단단히 디딘 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강철과 같은 부동심이었다.

 

 장내는 조용했다. 이 싸움의 수준을 알아볼만한 눈이 있는 건지, 아니면 진중한 롬의 태도에 대한 존경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들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의 싸움에 집중했다. 누군가 애써 참던 재채기를 터트리는 순간, 리코가 빠르게 칼을 뻗었다. 롬은 가슴 높이에서 왼손에 든 칼로 리코의 칼을 쳐냈다. 한손검은 보기엔 짧아 보여도, 걸음과 함께 몸을 틀어 팔을 쭉 뻗으면 양손검 못지않은 거리를 벨 수 있다. 지금이 그 기회였고, 롬은 반사적으로 오른팔을 쭉 뻗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리코의 칼끝이 그의 배에 닿았다. 리코가 궤도에서 벗어난 칼끝을 아래쪽으로 돌려 다시 상대 쪽으로 향한 것이었다.

 

 그건 송곳이 닿은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신경이 찌릿하게 날뛰고, 심장이 빠른 속도로 가슴을 두드려댔다. 이대로 뱃가죽일 뚫리고, 그 틈으로 피와 내장이 쏟아질 차례였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롬은 자신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리코는 롬이 앞으로 걸어 나온 길이만큼 팔을 뒤로 당긴 모양새였다.

 

 “어째서냐?”

 

 리코는 턱짓으로 아르무스 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내 동료에게 피를 흘리게 하지 않을 거라 약속했으니까.”

 

 리코는 롬이 자신의 말을 이해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무기를 거둔 채 등을 보이고 돌아가는 건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게 시합이었다면 분명 커다란 박수갈채가 쏟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긴 적진 한가운데였고, 리코는 살기 위해 홀로 싸우는 중이었다.

 

 “좋아.”

 

 아르무스가 말하자 수인들은 그의 입만 바라보았다.

 

 “셋이라고 했지? 사내가 자신의 말을 지킬 수 있게 하겠다.”

 

 리코의 표정은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그저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내뱉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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