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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1
작성일 : 17-01-23 21:28     조회 : 344     추천 : 0     분량 : 3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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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워있는 거인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 거인은 양손으로 왼쪽 옆구리를 부여잡고 있고, 목이 잘려 머리가 떨어져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계다. 거인의 오른팔이 배 위에 가로로 놓여 드워프들의 산맥이 되었을 때, 왼 팔꿈치는 옆구리에서 조금 벌어져 그 사이에 공간을 만들었다. 그 공간에 있던 바다가 메말라 지금 우리가 소금사막이라 부르는 지역이 되었다.

 

 

 에테라는 자기가 쓴 기행문을 떠올렸다. 그녀는 처음 소금사막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었다. 그때는 우기가 끝난 직후였고, 소금사막은 물이 얕게 고여 거대한 거울처럼 되어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몇 백 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본 절경 가운데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걷고 있는 소금사막은 그때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건기가 한창이라 딱딱하게 마른 바닥은 가뭄이 든 논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고, 내딛을 때마다 무릎과 허리에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거기에 불만을 표할 순 없었다. 그녀와 친구들을 포위해 가는 자들도 묵묵히 이 사막을 가로질러 걷고 있었으니까.

 

 그들은 손바닥 아래의 동굴을 지나 밖으로 통하는 계곡에서 만난 자들이었다. 저마다 종이 다르긴 했지만 모두들 수인이었다. 그들은 에테라들이 싸우던 버그베어를 쓰러트렸지만, 그런다고 그 자리에서 친구가 되지도 않았다.

 

 “모든 일이 이야기처럼 쉽게 풀리면 좀 좋아.”

 

 에테라의 혼잣말에 대꾸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묵묵히 사막 위를 걷고 있었으니까. 그들은 심지어 무기조차 빼앗지 않았다. 아마 오래 걸어야 하는데 짐을 하나라도 더 지기 싫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무기를 가지고 있어봤자 저 많은 수를 상대로 무사히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했다.

 

 저 하늘 높이 뜬 해는 제자리에서 천천히 빛을 잃어갔다. 거인의 눈이 천천히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신들은 거인의 머리를 자르고, 빛나는 눈을 빼서 해로 만들었다. 하지만 손을 놓으며 미끄러진 탓에 그 눈은 제자리에서 천천히 돌기 시작했고, 그래서 낮과 밤이 생겼다.

 

 ‘그런데 남은 한쪽 눈은 어디로 갔을까.’

 

 에테라는 자기가 아는 여러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타의에 의해 먼 길을 의미 없이 걸을 때는 머릿속에 집중 하는 게 최고였으니까. 어떤 이야기에서는 한 신이 그걸 훔쳐 달아났다고 하고, 어떤 이야기에선 거인은 원래 외눈박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에선 원래 자리에 붙은 채 거인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수인들은 일행을 멈추고는 자기네 말로 무어라 지껄였다. 곧 몇 사람이 와서 무기를 거두어 갔다.

 

 리코의 칼을 가져갈 때 약간의 소란이 일어났다. 그의 칼을 본 수인이 성난 소리로 욕을 하자, 거친 고함이 몇 번 오갔다. 욕을 했던 수인은 땅에 침을 탁 뱉고는 리코를 노려보다 무리보다 앞서 나갔다.

 

 “이거 예감이 안 좋은데…….”

 

 에테라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때문에 저러는 거죠?”

 

 리코는 영문을 모르는 눈치였다.

 

 “네 칼 말이야, 혹시 한스 거였어?”

 

 “아, 스승님 거는 아니고 똑같은 모양으로 만든 거에요.”

 

 “마크는?”

 

 “동네 대장간에서 만든 거라 그런 건 없는데요.”

 

 “어쩌면 그냥 넘어갈 지도 모르겠네.”

 

 “왜 그러는 건데요?”

 

 “한스의 과거를 어디까지 알고 있어?”

 

 그러자 리코는 미간을 좁히며 기억을 더듬었다.

 

 “옛날에 잘 나갔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말 타고 갑옷입고 전장을 휩쓸고 뭐 그런 거요.”

 

 에테라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한스는 기사였어. 그것도 20년 전에.”

 

 “그럼…….”

 

 “그래, 수인 동맹과의 대전쟁 때 잘 나갔지. 여기 소금사막을 피로 덮은 그때 말이야. 한스가 썼던 칼은 그때 기사단이 주문한 것이야. 갑옷을 뚫기 위해 그런 모양으로 만들어진 거지.

 그 당시 주문을 받았던 조병창에서 잘 싸우란 의미로 잘린 짐승 머리 모양의 마크를 새겼는데, 아마 그것까지 있었으면 넌 아까 그 수인에게 죽었을 거야.”

 

 그건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리코는 씁쓸한 표정을 한번 짓고는 이내 ‘뭐 어쩔 수 없지.’하고 생각했다. 손 밖에서 벌어지는 일은 신경 써 봤자였으니까.

 

 일행은 곧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 앞으로 끌려갔다. 그는 늑대 수인이었고 굉장히 큰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의자 크기만큼이나 주인의 덩치도 컸다.

 

 “괴물의 계곡에서 찾은 자들이라고?”

 

 사투리가 심하긴 했지만, 에테라는 그럭저럭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억양을 봐선 이곳 출신은 아닌 듯 했다. 가만 들어보니 배꼽 아래 지방의 말투가 느껴졌다. 그는 에테라가 일행에게 그의 말을 통역하는 걸 보고도 딱히 제재하지 않았다.

 

 “재밌는 무리군. 엘프에 드워프에 늙은 암컷이랑 젊은 수컷이라.”

 

 그러면서 그는 타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녀석 하렘이라도 되는 거냐? 저 암컷 둘이랑 남창 하나?”

 

 주변의 수인들이 낄낄대며 웃었다. 하지만 우두머리가 손을 들자 곧 웃음이 잦아들었다.

 

 “뭐하는 놈들…… 아니지, 우선 내 소개부터 해야지. 나는 아르무스다. 보다시피 이 무리의 알파지.”

 

 그러자 군데군데에서 늑대 수인들이 짧게 하울링을 했다. 그들의 소리는 보통 늑대랑 다를 바가 없었다.

 

 “너희들은?”

 

 가장 먼저 대답한 건 타나였다. 그녀는 아까 모욕 받은 것 때문에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위대한 레드해머 가문의 자랑스러운 드워프 타나다.”

 

 그녀는 어깨를 펴고 당당한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아르무스는 그런 타나의 태도를 보고 콧방귀만 꼈다.

 

 “그래 우리의 하렘 왕이시군.”

 

 다음은 레아였다.

 

 “레아. 할록웰에서 교수를 맡고 있죠.”

 

 아르무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는 조금 온화해져 있었다.

 

 “그래 그 마법사들의 학교. 들어본 적 있어. 지난 전쟁 때 인간들 편에 서기를 거부했다지? 그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그 점은 내심 존경하고 있어.

 내 약속하지, 당신이 피를 흘리게 하지 않겠네. 자네의 선배들이 과거에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레아는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아르무스의 눈이 리코에게 향했다. 눈이 마주치가 리코가 입을 열었다.

 

 “리코.”

 

 그의 말은 그걸로 끝이었다. 에테라가 굳이 통역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그게 단가?”

 

 아르무스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하지만 리코는 더 뭐 말할 게 있냐는 표정이었다.

 

 “하다못해 고향이라도 소개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 돼먹질 못했군. 네 어미가 몸이라도 파는 거냐?”

 

 몇몇 수인이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리코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보통은 화를 내겠지만 맞는 말이라 못 하겠네.”

 

 통역을 하던 에테라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리코의 말을 어떻게 완곡하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아르무스가 그의 말을 그대로 통역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그대로 전해야만 했다.

 

 “정말이냐?”

 

 리코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아르무스는 혀를 쯧 하고 찼다.

 

 “고향이 어디냐?”

 

 “부러진 쇄골.”

 

 아르무스가 뭔가를 떠올리느라 잠시 말을 멈췄다. 눈을 굴리던 그는 부하에게 “그게 왼쪽이야, 오른쪽이야?”라고 말했다.

 

 “왼쪽이에요.”

 

 에테라가 대답했다.

 

 “신이 오른발로 거인의 왼쪽 어깨를 밟고 목을 베었죠.”

 

 그러자 먼저 질문을 받았던 수인이 화를 냈다. 선이 가늘고 어딘가 얌체같이 생긴 녀석이었다.

 

 “네가 뭔데 끼어들어? 지도장이라도 되냐?”

 

 하지만 아르무스가 그를 막으면서 말했다.

 

 “너는 누구지?”

 

 “정령의 딸 에테라에요.”

 

 그녀의 말에 주위가 술렁거렸다.

 

 “이름 붙이는 자 에테라?”

 

 “그렇게도 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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