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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손바닥 아래 - 1
작성일 : 17-01-18 18:36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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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 너머로 가는 길은 대상들이 이용하는 덕분에 비교적 잘 되어 있었다. 그래봤자 사람들이 자주 밟아 풀이 자라지 않은 정도였지만, 지리를 모르는 타나로서는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그녀는 걸으면서도 떠날 때의 광경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말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다들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그건 그녀가 여자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체 고향을 떠나지 않는 드워프의 풍습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보리가 마중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팔이 붙들린 채 울먹이는 그 아이의 모습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안 봐도 돼? 조금만 더 가면 이제 마을이 안 보일 텐데.”

 

 에테라가 그렇게 말했지만, 타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역시 드워프는 현실적이야. 항상 앞만 본다니까.”

 

 낯선 목소리였다. 일행은 그 말은 한 사람을 찾아 주변을 살폈다. 리코는 벌써 칼까지 뽑아 들었다.

 

 길옆에서 회색 로브를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이라스토와 수행원들이 입었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의 옆구리가 불룩한 게 칼을 차고 있는 모양이었다.

 

 “반신반의 했지만, 이라스토가 정말로 훨리를 죽이려 한 거네. 내 말 맞지? 카미유.”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선 건 레아였다. 그녀는 천천히 칼을 뽑아들어 앞으로 쭉 뻗었다. 카미유라 불린 사람도 후드를 벗고 로브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칼을 뽑아들었다. 그것은 레아의 것과 똑같이 생긴 칼이었다. 그 역시 레아와 마찬가지로 칼을 든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기껏 그만두고 한다는 짓이 강도짓이니, 옛 제자야.”

 

 “강도라니 무슨 말씀을. 저희는 돈에는 관심 없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양 옆에서 회색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주변의 바위 색깔이랑 비슷해서 일행은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습격자들의 숫자는 대여섯 정도 되었고, 하나같이 나무에 가죽을 씌운 작은 원형방패와 손도끼를 들고 있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맨 뒤에 있던 리코였다. 세 명이 뒤에서 습격하는 걸 확인한 그는, 그중 가장 가까이 있는 적에게 다가가다가 왼손으로만 퍼멀을 잡고는 무릎 높이로 칼을 휘둘렀다. 칼이 지나간 자리 뒤로 허연 무릎뼈가 드러났다. 적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양 옆에 있던 자들이 방패를 앞세우며 쓰러진 사람을 부축하는 걸 보고, 리코는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살폈다.

 

 레아와 까미유는 자세를 바꿔가며 서로를 견제하고만 있었는데, 리코는 마법에 대한 안목이 없어 그게 뭘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긴장한 모습과 무너진 탄광에서 레아가 보여준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만의 싸움이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짐작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에테라가 한손검과 버클러를 꺼내들고 싸우고 있었다. 양쪽 모드 방패를 든 탓에 좀처럼 유효타가 나오질 않고 있었다. 에테라는 싸움에 익숙한 듯 방패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대의 공격을 막았고, 공격할 때는 왼손에 든 버클러로 칼을 들고 있는 오른손을 가리며 휘둘렀다. 때문에 상대는 칼과 방패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상당히 고전하고 있었다.

 

 싸움이 가장 빨리 진행되는 건 타나 쪽이었다. 그녀는 어마어마한 기세로 상대의 방패를 내리쳤다. 적은 본능적으로 방패를 들어 올렸는데, 단 일격에 칼이 방패에 깊숙이 박혔다. 보통 방패 같으면 손으로 잡는 부분을 금속으로 된 보스(boss)로 보강했겠지만, 적들의 방패에는 그게 없었다. 방패를 공격한 칼은 중심부까지 깊이 박혀 상대의 손가락 일부를 잘라내었다.

 

 적은 이를 꽉 깨물면서 방패를 놓아버렸다. 검지가 잘려서 바닥에 뒹굴었고, 잘리다 만 중지가 살가죽에 매달려 덜렁거렸다. 적은 일단 다친 손을 위로 들어 올렸지만, 피가 흘러나오는 건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 타나는 칼에 박힌 방패를 떼어내고는 적을 수직으로 내리쳤다. 적은 타나의 공격을 보고 있다가 도끼로 그것을 걷어냈다. 도끼날과 자루 사이에 걸린 칼은 옆으로 치워지며 원래 궤도에서 벗어났다. 적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왼손으로 자기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꺼내려 했다. 하지만 손을 다친 데다 마음이 급해서 칼은 잘 뽑히지 않았다.

 

 타나는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이 주춤하는 사이, 그녀는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칼자루에서 떼어 주먹을 쥐고 상대 얼굴을 향해 꽂아 넣었다. 적이 충격을 받고 휘청거리자 타나는 재차 주먹을 날렸다. 이내 쓰러진 상대 위에 올라타서는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리코는 뒤쪽의 적들을 견제하면서 타나 쪽으로 다가갔다. 다행히 적들은 이쪽으로 덤비지 않고, 한 사람이 앞을 막는 동안 다른 사람이 다친 사람을 지혈하고 있었다.

 

 리코는 타나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타나는 깜짝 놀라며 주먹을 든 채 리코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만하면 충분해. 손 다치겠다.”

 

 리코의 말에 타나는 정신을 차렸다. 바닥에 있는 적은 죽은 건지 아니면 정신을 잃은 건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리코는 턱짓으로 뒤에 있는 적들을 가리켰다.

 

 “저 녀석들이 이쪽으로 오나 보고 있어줘. 나는 에테라를 도울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리코는 에테라에게 합류했다. 2대1이 되자 에테라를 상대로 고전하던 적은 밀리기 시작했다. 그는 살살 눈치를 보다가 다친 사람을 살피고 있는 다른 두 사람 쪽으로 도망쳤다.

 

 “이봐 거기! 까미유라고 했던가? 우리한텐 상대가 안 되는데 그냥 이만 가는 게 어때?”

 리코가 그렇게 외치자 레아도 거들었다.

 

 “내 친구 말 듣는 게 어때?”

 

 “그새 친구도 사귀셨나 보네요. 항상 재미없는 농담만 해서 친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카미유는 보폭을 크게 넓히면서 찔러 들어왔다. 그의 칼날은 레아의 칼을 비껴내며 들어왔고, 레아는 뒤로 크게 물러나면서 그걸 피했다.

 

 “끝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뒷발을 앞발 바로 옆에 붙였다. 그의 칼끝과 팔, 그리고 다리가 정확히 삼각형을 만들었다. 순간 레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자세를 다시 잡으며 칼끝으로 바닥을 쓸었지만,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땅이 푹 꺼지면서 네 사람은 추락하고 말았다.

 

 

 떨어지는 순간 타나는 눈을 꽉 감았다. 내장이 무게를 잃고 위로 들리는 느낌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것도 잠시,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코 안으로 물이 들어찼다. 타나는 본능적으로 팔다리를 허우적거렸지만, 자꾸만 더 깊이 가라앉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겨드랑이 아래로 팔을 끼우고 그녀를 끌어 올렸다. 이윽고 다른 두 사람도 헤엄쳐 와서 그녀를 뭍으로 이끌었다. 타나는 구역질하며 속으로 들어온 물을 뱉어냈다. 가까스로 정신이 되돌아오자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이곳은 지하수가 고인 천연동굴인 듯 했다. 머리 위로 갈라진 틈 사이로 햇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높아서 거기로 나가는 건 무리였다.

 

 “다들 무사하지? 죽었으면 죽었다고 말해.”

 

 레아의 말에 짜증과 허탈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동굴을 따라 헛웃음이 울려 퍼졌다.

 

 “일단 옷부터 말려야겠다. 잠깐만 있어봐.”

 

 에테라는 눈을 감고 양 손을 앞으로 모았다. 그녀가 손 틈 사이로 숨을 불어넣자 그 안에 불덩어리가 생겼다. 손을 펼치자 그것은 횃불 정도까지 커졌다.

 

 “물 때문에 불의 정령이 힘을 못 쓰고 있어. 아쉬운 대로 이거라도 만족해야 해.”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을 땔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거라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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