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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드워프 마을 - 2
작성일 : 17-01-12 14:56     조회 : 404     추천 : 0     분량 : 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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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은 드워프의 그것답게 상당히 천장이 낮았다. 그래서 다들 가만히 앉아있었다. 에테라는 그새 보리와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리코는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여기저기 살피느라 바빴다. 그래서 타나와 레아와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그럼…… 에테라를 기억 못하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겠구나.”

 

 먼저 말을 꺼낸 건 레아였다. 짙은 녹색 눈동자에서 나오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타나를 꿰뚫는 것처럼 보였다.

 

 “아, 네…….”

 

 “난 할록웰에서 수비학(Numerology) 교수를 하고 있는 레아야. 너는 내 학생이 아니니까 굳이 교수님이라고 안 해도 돼.”

 

 그렇게 말하고는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아무래도 자기 딴에는 농담이라고 한 것 같지만, 소질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수비학이 뭔가요?”

 

 “숫자의 신비를 탐구하는 학문이야. 자세한 걸 알고 싶다면 내 강의를 수강하렴.”

 

 타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아까 보니까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거 같던데, 혹시 할록웰까지 올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와도 좋아.”

 

 타나는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려보았다. 할록웰은 저 끄트머리에 있는 도시였다. 고향인 이곳은 야만세계의 경계 근처에 있었고, 할록웰까지 가려면 문명세계를 가로질러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 상상을 하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 젊었을 때 아버지와 같이 여행을 했다는 이 교수가 자신의 심정을 잘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레아는 타나가 이것저것 묻는 걸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그러는 사이 훨리가 집에 돌아왔다. 그는 씩씩대면서 바로 맥주부터 찾았다. 그리고는 단숨에 그걸 몽땅 들이켰다. 그러고도 분이 다 풀리지 않았는지 얼굴이 시뻘겠다.

 

 “무슨 일 있었어?”

 

 에테라가 물었다.

 

 “레켄 녀석이 또 헛소리를 지껄이잖아.”

 

 “레켄 블랙파이어? 그 드워프답지 않게 호리호리한 녀석?”

 

 훨리는 고개를 끄덕이곤 바로 두 번째 잔을 비워나갔다.

 

 “걔가 나한테 청혼했던 게 생각나네. 그땐 여기 있는 보리만 했는데. 근데 걔가 왜?”

 

 “얼마 전부터 헛소리를 하더니 아직도 그치질 않는 거야. 거기다 뭔 짓을 한 건지 화이트포지 녀석까지 넘어갔어. 뭐, 철과 곡물의 교환비를 조절해 인간들의 경제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하! 개소리. 드워프는 그런 쓸데없는 짓에 신경 쓰면 안 되는 법이야!”

 

 잠자코 듣고 있던 레아가 미간을 접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전쟁이라도 준비하는 거야?”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레아에게 쏠렸다. 그녀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그리고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으레 그렇듯, 이런 것도 모르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적의 무기를 줄이고 우리 편의 식량을 쌓는 이유가 또 뭐있겠어? 거기다 경제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그랬다며? 그럼 뻔하지.”

 

 “아냐, 아냐. 레켄 녀석이 아무리 미쳤다고 해도 그 정도는 아니야. 아마 금 때문일 거야. 금을 더 모으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블랙파이어 녀석들의 탐욕은 다들 잘 알잖아.”

 

 오히려 훨리가 레켄을 변호하고 나서자 레아는 어깨만 한번 으쓱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괜히 논쟁하기는 싫은 눈치였다.

 

 “그러고 보니 내일 녀석이 온다더군. 이라스토 말이야.”

 

 “기막힌 타이밍이네.”

 

 그렇게 말하는 에테라의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게 누군데요?”

 

 리코가 묻자 훨리는 콧방귀를 꼈다.

 

 “야만세계의 왕을 모른다고? 도대체 어느 촌구석 사람인 거냐?”

 

 “부러진 쇄골이요.”

 

 “젠장, 저 끄트머리네. 그럼 모를 만도 하구만. 이라스토는 야만세계에서 스스로 왕을 칭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경계 너머에는 나라라고 할 만한 게 없지만, 다들 그의 말은 귀담아 듣거든. 그래서 왕이야.”

 

 “그리고 우리의 옛 동료고.”

 

 에테라가 덧붙였다.

 

 “이렇게 다 같이 모이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나네.”

 

 그러면서 에테라는 레아 쪽을 쳐다봤다. 순간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레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잔을 들어 올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좋은 하루가 되겠어.”

 

 에테라는 그렇게만 말했다.

 

 

 이라스토가 도착한 것은 아침과 점심 사이 정도였다. 그는 수행원 대여섯 명과 함께 왔는데, 다들 똑같은 회색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이라스토는 그 중에서도 눈에 확 띄었다. 키는 타나가 지금까지 본 어느 누구보다 컸고, 피부는 짙은 갈색이었다. 나이는 레아와 비슷한 연배로 보였는데, 잘 단련된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마중 나온 사람들을 보고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세상에, 이게 다 누구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듣는 것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그런 소리였다.

 

 ‘내 타입인데.’

 

 타나는 그를 보고 맨 처음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윽고 머리를 내저으며 자기 생각을 부정하려했다. 그는 거의 아버지뻘이었는데다, 그녀는 남자와 여자를 딱히 가리지는 않았지만, 침대에는 여자만 끌어들였다.

 

 이라스토는 옛 동료들과 서로 안부를 묻고는 타나를 바라보았다.

 

 “전에 봤을 땐 조그마했는데, 벌써 다 컸구나.”

 

 그의 커다란 손이 타나의 머리를 헝클었다. 타나가 싫은 기색을 하며 머리를 다시 정리하는 걸 보고 그는 굵고 낮은 목소리로 껄껄댔다.

 

 “이쪽은?”

 

 “리코야. 한스의 마지막 제자.”

 

 “마지막이라면, 돌아가셨단 말이네.”

 

 그는 씁쓸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리코를 위아래로 쭉 훑어보았다.

 

 “나중에 같이 한잔 해야겠군. 그 전에 얼마나 배웠는지 좀 볼까.”

 

 그렇게 말하며 이라스토는 리코를 공터로 데리고 갔다. 그는 날을 세우지 않은 칼 두 자루를 빌려서 그중 하나를 리코에게 건넸다.

 

 “제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하곤 이라스토는 갑자기 앞으로 뛰어나가며 칼을 휘둘렀다. 그 기세는 옆에서 보던 타나도 깜짝 놀랄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리코는 침착하게 칼을 휘둘렀다. 두 사람의 칼이 맞부딪히는 찰나, 이라스토는 칼을 거두었다가 반대편을 내리쳤다. 하지만 리코는 신속하게 자세를 다잡았다. 그는 머리 높이에서 칼을 비스듬하게 내리고는 왼쪽으로 빠졌다. 이라스토가 휘두른 칼이 리코의 칼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자 리코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이라스토는 오히려 거리를 더욱 좁혀 들어갔다. 이라스토가 코앞까지 다가오자 리코의 칼날이 닿기 힘들어졌다. 리코는 손잡이 끝의 퍼멀로 이라스토를 찍으려 했지만, 그 전에 이라스토가 자기 칼을 버리고는 리코의 칼자루 중간을 붙잡았다. 둘 사이의 덩치 차가 커서, 리코가 질질 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창 실랑이를 하다가 이라스토는 리코를 놓아주었다. 전혀 지친 기색이 없는 이라스토와 상기된 얼굴로 숨을 헐떡이는 리코의 상태가 대조적이었다.

 

 “그만하면 어디 가서 비명횡사하지는 않겠어.”

 

 그렇게 말하며 이라스토는 리코의 어깨를 토닥였다. 리코는 계속 숨을 고르며 겨우 손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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