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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의 제자 : 멜코의 대모험
작가 : 개울
작품등록일 : 2016.7.23
용의 제자 : 멜코의 대모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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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마을 촌장이 되는 거야!"
소년의 여행은 계속된다.

 
죽음(1)
작성일 : 17-01-10 23:22     조회 : 455     추천 : 0     분량 : 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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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밤 오크들은 술에 취해 떠들다가 마을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잠에 들었다. 유일하게 헬터만이 마을 한 가운데 빈터에 낡은 천막을 치고 잠을 자는 중이었다.

 

  멜코는 사냥을 나간 반나절 사이에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단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거기에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의 죽음, 마을 사람들의 몰살,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일이었다. 멜코는 이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마을은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잊은 듯 고요했다. 그 고요를 틈타 멜코는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와 마을 어른들로부터 배운 사냥술과 추적술 덕분에 멜코는 별 어려움 없이 마을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부분의 오크들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 멜코는 은밀하게 헬터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10명은 누울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천막 안에는 헬터 혼자 있었다. 헬터 역시 술에 취해 자느라 멜코가 들어온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듯 했다. 헬터는 멜코에게서 등을 돌린 채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멜코는 허리에 찬 단검을 뽑았다. 그리고 헬터에게 다가가 높이 치켜들었다. 멜코의 눈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눈동자에서 불꽃이 일며 멜코의 시선이 맹목적으로 오크 장군의 목덜미에 꽂혔다. 그러나 그렇기에 멜코는 볼 수 없었다.

 

  헬터의 눈, 헬터는 자신의 얼굴 앞에 놓인 방패에 반사된 멜코를 보고 있었다. 멜코의 단검이 자신을 향해 내려오자, 헬터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굴렸다.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멜코의 단검은 헬터의 어깨를 스치며 겨우 작은 생채기 하나를 내는데 그쳤다.

 

  멜코는 깜짝 놀랐지만, 곧 두 번째 공격을 시도했다. 멜코는 헬터에게 달려들어 마구잡이로 단검을 쑤셔댔다. 그러나 단검은 우연의 일치로 헬터의 급소만을 피해가며 넓적한 부분에만 상처를 입혔다.

 

  덩치가 큰 헬터는 단검으로 입은 상처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래서 공격을 방어하지 않고, 그대로 일어나 멜코를 한손으로 집어 들었다.

 

  “건방진 놈!”

 

  멜코는 온몸을 움직여 반항했지만, 그것은 어린아이와 어른의 싸움이었다. 헬터의 두꺼운 팔에 휘둘려 멜코는 그대로 천막 밖으로 날아갔다.

 

  멜코는 천막을 찢고서 땅바닥을 뒹굴었다. 덕분에 몇몇 오크들이 잠에서 깨어났고, 잠시 후 그 주변 오크가 전부 일어나게 되었다. 오크들은 칼을 들고 멜코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헬터는 자신의 칼을 들고 천막을 나와 멜코를 향해 외쳤다.

 

  “낮에 내가 죽인 촌장의 아들이구나! 그래, 아비의 복수를 하기위해 온 것이냐? 하지만 안됐구나! 크하하하하, 오늘은 너희 부자가 내 손에 죽을 운명이다. 얘들아, 저 놈을 죽여라!”

 

  헬터가 칼끝으로 멜코를 가리켰다.

 

  멜코는 복수를 포기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멜코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오크 옆으로 움직이며 최대한 빨리 달렸다. 마을 입구 쪽은 이미 오크들로 막혀있는 상태. 멜코는 나무 벽 위로 올라갔다. 높은 곳이기에 그곳에는 비교적 오크의 수가 적었다.

 

  나무 벽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오크 몇이 나무 위로 올라온 멜코를 향해 덤벼들었다. 맨 앞의 오크가 멜코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멜코는 빠르게 단검을 휘둘러 오크의 칼을 막았다. 그러나 오크 특유의 넘쳐나는 힘에 의한 강한 반동을 못 이겨 단검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단검은 바닥에 튕겨 마을 바깥으로 날아갔다.

 

  멜코는 그 즉시 나무 벽에서 가장 가까운 나무로 뛰어내렸다. 나뭇가지를 붙잡아 착지를 하려 했지만, 오히려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바닥과 충돌했다. 멜코는 고통에 못 이겨 엉덩이를 손으로 문질렀다. 엉덩이 뼈가 너무 아팠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었다. 멜코는 벌떡 일어서 숲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등 뒤를 돌아봤다. 저 멀리 어둠속에서 수많은 횃불들이 멜코를 따라오고 있었다.

 

  잡히면 죽는다! 멜코는 겁에 질려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분명 오늘 오전에는 가뿐하게 달려온 곳이건만, 지금은 왜 이렇게 숨이 찬 것인지 영문을 몰랐다. 뒤따라오는 횃불들의 수도 어찌된 일인지 점점 늘어만 갔다. 멜코는 수시로 뒤를 돌아보다가 깨달았다. 오크들이 멜코를 따라잡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붙잡혀 죽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둠속에서 멜코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달빛뿐이었다. 오크들을 따돌리기 위해 멜코는 큰 돌을 들고, 나무 뒤로 숨었다. 곧 오크들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오크들은 잔뜩 흥분해서 자기들끼리 무어라 소리 지르며 멜코를 찾았다. 멜코는 오크들이 자신과 충분히 가까워지길 기다린 후 높고 멀리 돌을 던졌다. 돌이 나뭇가지에 부딪치면서 큰 소리를 냈다.

 

  “저기 있다!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

 

  오크들은 그 소리를 듣고, 멜코에게서 멀어져 돌이 떨어진 주변으로 갔다. 멜코는 발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한발자국, 한발자국을 신중히 뗐다. 다행히 오크들은 멜코의 생각대로 움직여주고 있었다. 멜코는 조금씩 오크들에게서 멀어졌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완벽하게 놈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전의 악연이 멜코를 방문했다.

 

  여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멜코를 바라보았다. 멜코도 여우를 발견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여우는 교묘한 미소를 짓고는 멜코에게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멜코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작은 이변만 일어나도 오크들은 알아차릴 터였다. 여우는 그것을 아는지 의기양양하게 멜코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으르렁거렸다.

 

  멜코는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검지를 입가에 세웠다. 쉬잇. 그러나 그런 말을 여우가 알아들을 리 없었다. 여우는 마치 웃는 것처럼 소리를 내더니,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올올올올올······. 개나 늑대의 것보다 더 간드러진 여우의 울음소리가 오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오크들은 즉각 방향을 바꿔 멜코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저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

 

  멜코는 무작정 앞을 향해 뛰었다. 수풀 몇 개를 헤치고, 나무를 피하며 필사의 도주를 펼쳤다. 오크들과 겨우 거리를 벌렸지만, 그러기 무색하게 또 금방 거리가 좁혀지고 있었다.

 

  이윽고 멜코가 도착한 곳은 바로 ‘숨구멍.’ 멜코는 다른 곳으로 돌아가려했으나, 이미 오크들에 의해 포위된 뒤였다.

 

  “어딜 가는 거냐, 인간 꼬맹아? 뒈진 애비랑 만나게 해주련······?”

 

  오크들은 히쭉 웃으며 멜코를 조롱했다. 멜코는 뒷걸음질 치며 구덩이 바로 앞까지 몰렸다.

 

  멜코는 고개를 돌려 구덩이 속을 바라봤다. 끝이 없는 어둠,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이. 그 속에서 정체불명의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서늘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땀으로 범벅이 된 멜코의 몸을 식혔다. 이제 남은 선택은 하나뿐. 멜코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하늘이 원망스럽고, 땅이 원망스러웠고, 오크가 원망스러웠다. 그리고······무능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멜코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심장은 더 크게 뛰었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가슴을 뚫고나올 것처럼 요동쳤다.

 

  “걱정 말거라. 애비뿐만 아니라 마을 수컷들을 모두 만나게 해주마!”

 

  오크들이 더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멜코는 구덩이 안으로 몸을 던졌다. 이제 이 ‘숨구멍’이라 불리는 구덩이가 곧 멜코의 묘지가 될 것이었다. 멜코는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어둠을 마주하는 순간 비명이 튀어나오려 했지만, 멜코는 그러고 싶지 않아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려던 목소리는 멜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다시 목구멍 안으로 넘어갔다.

 

  “에이, 괜히 잠만 깼네······.”

 

  오크들은 매우 아쉬워하며 하나둘 마을로 돌아갔다. 만약 잡았더라면 며칠에 걸쳐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을 장난감. 거기에 대장의 목숨을 노린 놈이었으니, 곱게 죽도록 놔둔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오크들은 헬터에게 혼날 일을 걱정하며 몸서리를 쳤다.

 

 

 

  구덩이 안 멜코는 떨어지고 있었다. 불과 수초였지만, 실로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어릴 때 돌아가신 어머니, 억울하게 살해당하신 아버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 다음으로 아쉬운 일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렸다.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인이라도 한 명 만들어 둘걸. 여자 친구 한번 못 사귀어보고 죽게 될 줄이야······.”

 

  멜코의 몸이 없을 줄 알았던 숨구멍의 바닥과 강하게 충돌했다. 그리고 충돌하면서 마지막으로 멜코가 느낀 점은 의외로 아프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멜코는 한순간에 정신을 잃었다. 분명 뚝 끊겼을 텐데도 의외로 마음은 편안했다. 그 찰나의 시간, 틈새의 사이에서 멜코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걸까?

 

  멜코는 기꺼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렇게 ‘죽음’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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