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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판타지스타
작가 : 사열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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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악동!
희대의 스캔들메이커!
헐리웃 액션의 대가!
…….
그리고 발롱도르 후보.

박성국(P.S.G).

그가 필드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의 기대감 어린 시선이
그의 몸에 집중된다.

공을 잡는 것만으로 시선을 끌어모으는 자.
판타지스타(Fantasista)!

 
제 20 화
작성일 : 16-07-19 15:43     조회 : 563     추천 : 0     분량 : 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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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목소리에 힘입어 아이들이 기운을 받았다는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자 이내 임 감독이 ‘구호!’ 하고 소리치며 손을 내밀었다.

 “강성! 강성! 파이팅!”

 그리고 아이들이 그를 따라서 가운데 손을 내밀고는 동시에 구호를 외치자 뒤쪽에 빠져 있던 성국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어우, 소름 돋아!”

 스포츠맨쉽, 팀워크와는 담을 쌓은지라 이런 진중한 모습은 도무지 취향이 아니라는 듯 몸서리를 치는 성국!

 “이런 게 싫어서 내가 축구 안 하는 거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성국이 가장 먼저 운동장으로 걸음을 옮기는 동안 강석이 쪼르르 달려와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너 천배 코치님한테 많이 혼났냐?”

 “입술 터진 거 안 보이냐?”

 입술을 가리키는 성국의 모습에 강석이 정말로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가 알고 있는 천배는 함부로 손을 대거나 욕을 하거나 하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다.

 거기다 천배가 성국을 얼마나 각별히 아끼고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강석이었기에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이내 질투심이 되었던지 강석이 ‘꼴 좋다…’ 하고 입술을 이죽거려 보였다.

 “그래, 이 오글쟁이야. 할 말 다 했으면 절로 가. 머리를 밀어 버리기 전에.”

 의외로 덤덤한 성국의 말에 강석이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듯 진지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 나 또 저 눈 저거.”

 “우리 이기자, 박성국.”

 사람 민망하게 만드는 데 재주 있는 성국이라지만 강석 역시 이번만큼은 진지한 모습이었다.

 비아냥 거리는 성국의 모습에 화를 낼 법도 하다만, 그 말 대신 정말로 이기고 싶다 뜻을 전한 강석의 모습에 성국이 의외다 싶었던지 ‘뭐야……?’ 하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넌 다 별론데 그게 제일 별로야. 아 오글오글!”

 하지만 그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이내 빈정거리며 먼저 걸음을 옮기는 그 모습에 강석이 ‘야, 야! 박성국! 대답해!’ 하고 소리를 높이며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사이 강성중학교 축구부원들이 모두 운동장에 나왔고, 상대인 감천중학교 선수들도 운동장으로 모습을 보이면서 탐라기 전국 중학교 축구 대회 준결승의 서막이 올랐다.

 하얀색 유니폼의 강성중학교와 까만색 유니폼의 감천중학교가 대치한 가운데 어제 만났던 동찬과 그 무리들이 보이자 성국이 씩 웃음 지었다.

 “동찬 스님, 불공 안 드리나? 절 좀 하고 왔냐?”

 시작하기도 전에 성국이 그를 향해 비아냥을 날리자 동찬이 입술을 씰룩이며 응수했다.

 “안 쫄고 왔네, 메시야.”

 비아냥 섞인 그의 말에 성국이 피식 웃음 지었다.

 “니네는 좆밥들한테 쪼나 봐? 이상한 동네네. 촌이라서 그런가?”

 “니 이 새끼……!”

 하지만 도발은 성국이 한 수 위였던 모양이다.

 사람 성격 긁는데 일가견 있는 그의 말에 울컥한 동찬이 씩씩거리며 그를 노려보자 금방이라고 주먹이 오갈 듯 험악한 분위기가 피어올랐다.

 “…너 강동찬이랑 알아?”

 놀란 강석이 혹시라도 사고가 터질까 성국을 떼어 내며 물음을 던지자 성국이 귀찮단 얼굴로 건성건성 대답했다.

 “잘 알진 못하는데 오늘 저 땡중 새끼 부처님 곁으로 보내 드릴라 그러지.”

 곧 성국이 비웃음을 날리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동안 선수들이 각자 위치를 잡고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강석이 공을 가볍게 걷어차며 어제 연습했던 대로 패스를 돌리기 시작했다.

 “자, 침착하게 간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풍생중과 서귀포중이라는 강호를 상대로 시합을 가졌던 게 도움이 되었던 모양인지 강석이 제법 능숙해진 모습으로 소리치자 성국이 ‘저것도 발전을 하기는 하는구나’ 하고 씩 웃음 지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 뿐!

 여전히 최전방에서 오프사이드 라인을 지키고 있는 성국에게 뒷 상황이란 별로 관심 없는 이야기들에 불과했다.

 이내 성국이 별로 관심 없단 얼굴로 하품을 하자 그를 전담 마크하기로 한 동찬이 어이없단 얼굴로 물음을 던졌다.

 “미친 새끼. 니 지금 졸리나?”

 “어. 니들 같은 것들이랑 붙을 생각 하니까 하품이 계속 나오네.”

 역시나 도발은 성국이 앞섰다.

 본전도 찾지 못할 정도로 역 뻗히게 도발을 하자 동찬이 ‘하!’ 하고 코웃음을 쳐 보였다.

 “잠 좀 깨게 해 주까?”

 “그렇게 좀 해 줘 봐라, 땡중!”

 실실 웃음 짓는 성국의 모습에 동찬이 인상을 팍 구기며 ‘오야……!’ 하고 그의 등 뒤에 밀착했다.

 곧 어제 동찬과 같이 있던 감천중의 수비진들이 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국에 들러붙어 마킹하기 시작했다.

 “존만 한 새끼! 닌 오늘 공 근처도 못 갈 거다!”

 그 모습에 성국이 얼척이 없단 얼굴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미친 게이 새끼들!”

 그사이에 공을 돌리던 강석이 성국의 주변으로 수비가 너무 빡빡하게 붙어 있자 이러면 곤란하다 싶었던지 성국 대신 경태에게 공을 보냈다.

 “경태!”

 그와 동시에 경태가 공을 받아 측면으로 슬쩍 치고 나가자 성국을 감싸고 있던 감천중학교 아이들이 측면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어?!”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강석이 생각보다 수비가 느슨하다 싶었던지 ‘박성국!’ 하고 소리치며 공세를 잇기 위해 문전을 향해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순간 강석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성국을 바라보았다.

 “박성국!”

 뭔지는 몰라도 성국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경기 시작한 지 채 1분도 되지 않은 짧은 순간에 쓰러진 성국이라니!

 그 순간 강석이 잠깐 혼란이 온 듯 ‘뭔데, 뭐야……?’ 하고 당황한 얼굴로 소리치는 사이에 어느샌가 성국의 곁을 떠난 동찬이 경태를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우왓……!”

 성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중학생치고는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그가 저돌적으로 경태에게 달려들자 경태가 그를 피하기 위해서 몸을 틀었다. 하지만 곧……!

 -퍽!

 “으읏!”

 동찬이 어깨로 경태를 날려 버리듯이 거칠게 밀어내고는 공을 빼앗아 버렸다.

 덩치 차이도 덩치 차이지만 힘에서 월등히 밀리는 터라 전혀 몸싸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받아라!”

 그리고 동찬이 가로챈 공을 뒤로 패스한 후 ‘조밥 새끼들!’ 하고 비웃음을 날렸다.

 그동안 성국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왜 쓰러진 것인지 보지 못한 부심이 다가와 상태를 확인하려는 듯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왜 그러나?”

 “아닙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평소 성국의 성격이라면 그걸 참을 리 없을 터!

 그러나 이번만큼은 묘하게 손을 들어 무사함을 어필할 뿐이었다.

 “야! 뭐야, 왜 그래……?!”

 성국답지 않은 모습에 당황한 강석이 그의 곁에 다가와 물음을 던지자 성국이 인상을 잔뜩 구긴 채 대답했다.

 “아… 저 새끼들 이렇게 축구한단 말이지.”

 그리고 배를 어루만지며 피식 웃음을 터뜨린 성국!

 “응? 뭐야? 왜?”

 “됐어, 오글아. 넌 니 자리나 지켜!”

 동찬과 그 무리들이 성국에게 가한 방식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두 명이 시야를 가리면 강동찬이 상대를 가격한다.

 그것도 주먹으로 직접 말이다.

 측면으로 공격이 가해지면서 심판은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직접적으로 가하는 반칙에 성국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메시야, 와? 배 아프나? 똥 마렵나?”

 그리고 동찬과 그 무리들이 모른 척 능글맞게 이야기를 건네자 강석이 상황을 대강 알 것 같다는 듯 화가 난 얼굴을 해 보였다.

 “저 새끼들이 너 때린 거야……?!”

 직감적으로 놈들이 그런 게 틀림없다는 것을 알고 강석이 성국을 돌아보았다.

 그가 알고 있는 성국이라면 벌써 난투극을 벌여도 벌였겠지만 이상하게 성국은 겁을 먹은 듯 다소 움츠러든 모양이었다.

 아까의 사과도 그렇고 성국이 이상하다 싶었던 모양인지 강석이 다시 한 번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야기를 꺼냈다.

 “이거 심판한테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야?!”

 “됐고 넌 니 자리 가서 너 할 일 해!”

 이내 성국이 다시 가볍게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강석이 ‘박성국!’ 하고 다시 그를 불렀지만 성국은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귀가 새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니 성국 역시 열이 받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너 여기서 주먹질 하면 안 된다……!”

 강석이 이 준결승 자리를, 아무리 저런 더러운 놈들을 만났다 해도 망칠 순 없다 이야기하자 성국이 똑같은 소리 반복하는 게 짜증난다는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넌 니 자리서 니 할 일이나 하라고!”

 그리고 곧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동찬 무리들을 응징해 주겠다 씩 웃음을 지어 보였다.

 “프로가 저런 아마추어 같은 짓 하는 거 봤냐? 프로답게 작살내 줄 테니까 그런 줄 알아.”

 

 ***

 

 전반 8분 째!

 이렇다 할 득점 없이 강성중과 감천중이 대치 상태를 이어 갔다.

 그도 그런 것이 강성중의 주 공격수 성국이 감천중의 동찬을 비롯한 수비수들에게 완벽 봉쇄를 당했고, 상대인 감천중 역시 수비력은 뛰어나도 그렇게 공격력이 뛰어나지 않아 좀처럼 역습 기회를 찾지 못하고 대치가 길어졌던 것이다.

 이렇게 할 유효 슈팅 기회조차 나지 않는 중앙의 혼전이 계속될 뿐이었다.

 “젠장!”

 기실 수비는 월등히 감천중학교가 뛰어나다 하더라도 제법 볼 컨트롤이 되는 강석과 경태를 위시한 강성중학교가 중앙에서는 근소하게 유리한 감이 있었다.

 우선적으로 수비수들이 성국의 발을 묶는데 집중되어 있다 보니 중앙에서 공격에 가담할 인원이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었다.

 거의 반코트 상태로 강성중학교가 밀어붙이면 감천중이 막아 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특별히 눈여겨볼 만한 찬스는 좀처럼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시선을 끈 것이 있다면, 그 10분간 동찬을 비롯한 감천중 수비진들의 집중 수비에 급속도로 체력이 저하된 듯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성국의 존재였다.

 “하아… 하아…….”

 어쩜 그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전반 10분 만에 필드를 몇 번이나 구른 지 모를 정도로 동찬을 비롯한 감천중 수비진들에게 내몰리는 성국이었으니 말이다.

 하얀 유니폼은 어느 샌가 엉망진항이 되어 버렸고, 말끔하던 머리도 헝클어진 지 오래였다.

 집중적인 마크 덕분에 급속도로 체력이 고갈된 모양인지 거칠게 숨을 내쉬는 성국에게 다시 동찬과 감천중 수비수들이 들러붙으며 낄낄 웃음을 흘렸다.

 “많이 힘든가 보네. 아직 시합 한참 남았는데!”

 이미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너저분해진 성국의 모습에 그들 모두가 만족한 듯싶었다.

 그전만 하더라도 기세등등하던 성국이 힘겨워하는 것이 눈에 빤히 보이자 경기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승리감을 느끼며 그들이 성국에게 한마디씩 툭툭 던지기 시작했다.

 “그라모 담배 피지 말아야지? 존만 한 새끼가!”

 “개아리 틀 때부터 알아봤어, 조밥찌그래기가!”

 심판이 듣는다면 주의를 줄 만한 상황이겠지만 기술적인 동찬 무리의 반칙은 그렇게 쉽게 들키거나 하지 않았다.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욕설 속에서 성국이 ‘빠꼼한 새끼들!’ 하고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약 10분 동안 이렇다 할 득점이 없었던 것은 동찬 무리들이 상당히 수비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심판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들어오는 과격한 반칙들이 성국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 메시, 5골 넣는다 카더만 오늘 한 골도 못 넣겠네.”

 “기다려 봐라, 땡중 새꺄.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

 “니 혼자 지금 존나 헐떡이는 거 아나? 니 진짜 체력 저질이네. 캐가 니 떡은 치고 댕기겠나?”

 이내 동찬이 다시 눈치를 살피며 아예 대놓고 그 등을 주먹으로 퍽 하고 치자 성국이 움찔하며 움츠러 들었다.

 전의 기세 좋은 모습과 다르게 그의 눈빛에 스치는 두려움을 읽어 낸 듯 동찬이 씩 웃음 지었다.

 “이 쉐이, 쫄았네……?”

 그 말에 동찬의 친구들이 성국을 보며 비웃음을 날리는 동안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 양상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강석이 손을 들어 보였다.

 “잠깐만요! 이거!”

 어떻게 심판만 그걸 못 보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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